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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 플라스틱 협약, 지구에 절실히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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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 플라스틱 협약, 지구에 절실히 필요하다
한 차례 합의만으로 플라스틱 오염의 재앙 종료라는 마법을 현실이 되도록 할 수 없다. 그러나 올바른 방향을 향한 단계가 될 수는 있다.
By MATT SIMON, WIRED US

2022년 11월 마지막 주, 과학자와 환경 운동가, 정부 대표, 그리고 당연한 이야기지만 로비 운동 단체 관계자까지 우루과이에 모여 플라스틱 관련 국제연합기구(UN) 협약 내용을 두고 협상을 시작했다. 협상 시작 단계일 뿐이며, 협상 이후 협약이 어떠한 형태로 형성될 것인지 확실하지 않다. 하지만 일부 협상 내용 중에는 유독 심각한 문제가 되는 화학성분 사용 제한과 단계적 폐지 방안이 포함되었다. 2022년 3월 자로 공개된 결의안 초안은 화학성분과 관련된 문제를 제기하는 분위기를 형성했다. 그리고 “높은 수준에다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플라스틱 오염 수준이 전 세계 단위로 심각한 환경 문제를 일으키며, 환경과 사회, 경제적 차원의 지속 가능한 발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라며, 문제를 인정했다.

가방과 병의 소재인 매크로플라스틱(macroplastics)과 합성 의류 섬유와 같은 마이크로플라스틱(microplastics)을 모두 포함한 플라스틱 오염 수준이 정점에 달했으며, 날이 갈수록 증가한다고 말하는 것은 관료주의적인 주장이다. 인류는 1년간 플라스틱 1조 파운드를 생산하며, 2045년이면 연간 플라스틱 생산량이 2배 증가할 전망이다. 생산된 플라스틱 중 실제로 재활용된 플라스틱은 단 9%이다. 현재 미국의 플라스틱 폐기물 재활용률은 5% 미만이다. 나머지는 토지에 매립되거나 소각된다. 혹은 환경으로 유출된다. 부유한 선진국은 자국의 플라스틱 폐기물을 개발도상국으로 수출하는 악습관이 있다. 개발도상국에서는 종종 공터에서 폐기물을 불에 태우면서 지역사회에 유해한 물질이 확산된다. 플라스틱은 탄소 배출의 주범이기도 한다. 결국, 플라스틱은 화석연료가 된다.

오염 문제를 연구한 환경 운동가와 과학자 모두 플라스틱 재활용률을 늘리는 것이나 바다를 떠다니는 쓰레기더미를 수거할 대형 튜브가 플라스틱 오염 문제의 해결책이 아니라는 점에 동의한다. 플라스틱 폐기물 오염 해결책은 플라스틱 생산량 감축이다. 하지만 2024년까지 협상이 진행될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평화 조약으로 종전이라는 결과를 얻어내듯 협상 결과에 따라 제시된 협약으로 플라스틱 제조 종료로 이어지지는 않을 듯하다. 대신, 즉시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겨냥하여 인간이 폴리머 중독 문제를 의도적으로 다루도록 서서히 유도할 것으로 보인다. 뉴질랜드 캔터베리대학교 플라스틱 과학자 디오닌 알렌(Deonie Allen) 박사는 “플라스틱이 없는 세상을 만들지는 못할 것이다. 플라스틱이 사라진 세상은 예측 가능한 미래가 아니다. 다만, 현재 인간의 플라스틱 사용 방법 변경을 선택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환경으로 유입되는 플라스틱의 끊임없는 유입을 개울이라고 생각해보자. 하류에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면, 해변을 청소하는 것처럼 환경에 존재하는 폐기물을 제거해야 한다. 말 그대로 더 상류에서 플라스틱이 해양에 도달하기 전, 강 바지선을 배치하면서 플라스틱 폐기물 이동을 차단할 수 있다. 그러나 인간이 향할 수 있는 가장 먼 상류는 플라스틱을 처음부터 생산하지 않는 것이다.

결의안 초안 공개 후 국제 과학자 연구팀이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를 통해 협약에 플라스틱 생산 제한 규정을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한 이유이다. 플라스틱 문제를 다룰 UN 협상에 참석한 국제환경법 연구소(Center for International Environmental Law) 소속 플라스틱 및 석유화학 캠페인 관리자인 제인 패톤(Jane Patton)은 “UN 협약에서 실제로 추진하고자 하는 바는 플라스틱 생산 상한선 법률 요구 사항과 의무 명령 시행이다. 앞으로 플라스틱 생산 방식 변화를 추진하면서 플라스틱 생산 과정과 공급망에서 유해 화학물질을 제거하고자 한다”라고 밝혔다.

결의안 초안은 실제로 플라스틱의 생산부터 폐기까지 의미하는 전체 수명 문제를 다룰 것을 촉구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협상단이 실제로 플라스틱 생산 상한선 설정 합의에 성공하였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국제 사회가 똑같이 적용하는 제한 사항에 합의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하지만 각국이 플라스틱 생산 변화 관련 자체적으로 정한 약속을 공식 발표할 수 있다.
 
[사진=Freepik]
[사진=Freepik]

낮은 상한선을 정한 채로 시작하더라도 갈수록 필요한 작업의 한계가 커질 수 있다. 알프레드 베게너 연구소(Alfred Wegener Institute) 소속 마이크로플라스틱 연구원이자 사이언스 논문 공동 저자인 멜라니 버그만(Melanie Bergmann) 박사는 플라스틱 공급량이 감소하면, 재활용의 지속 가능성이 더 높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버그만 연구원은 협상 회담에서 “새로운 플라스틱 생산량을 줄일 때는 재활용 플라스틱의 가격과 수요가 상승한다. 따라서 재활용이 실질적으로 경제적인 일이 된다. 현재는 재활용 소재보다 화석연료 공급 원료로 플라스틱을 생성하는 것이 더 저렴하다”라고 말했다.

지금도 많은 과학자가 플라스틱의 화학 성분을 플라스틱 오염 논의의 중점으로 삼아 특정 화합물이나 유독성이 심각한 폴리머 금지 방안을 두고 협상한다. 어느 한 연구는 PVC나 폴리스티렌을 포함한 다양한 형태의 플라스틱을 생성할 때 사용하는 화학 물질 1만여 가지 중 약 1/4이 문제를 일으킬 물질임을 확인했다. 즉, 유기체와 환경에 계속 축적되거나 영구적으로 존재하는 유해 물질을 알고 있다는 뜻이다. 인간에게 특히 경고할 만한 요소는 내분기계 교란 물질(EDC)이라는 제법 흔한 물질이다. EDC가 극소량 쌓이더라도 암과 호르몬 문제와 연결될 수 있다. 2022년 초 공개된 어느 한 연구는 플라스틱의 프탈레이트 성분이 매년 미국 성인 10만 명의 이른 사망을 유도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실제 수치보다 적게 추산한 값을 기준으로 한다.

문제의 핵심은 플라스틱 기업이 제품 목록을 제공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플라스틱 소재를 역설계하여 플라스틱의 실제 성분을 찾는 일은 화학 전문가의 몫이다. 오션 프론티어 연구소(Ocean Frontier Institute) 소속 플라스틱 과학자이자 사이언스 신규 논문의 공동 저자 중 한 명인 스티브 앨런(Steve Allen) 연구원은 결의안 초안 협상단이 플라스틱의 화학 성분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과거 발표된 어느 한 논문은 플라스틱을 햇빛에 노출할 때 신규 화학 합성물 수천 가지를 방출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앨런 연구원은 “논의 시 플라스틱의 화학 성분을 없애는 것이 플라스틱의 가장 위험한 플라스틱 소재를 제거하는 길이다”라고 언급했다.

인간은 EDC에 계속 노출된다. 식수와 플라스틱병으로 데운 이유식을 포함한 각종 식품 모두 플라스틱과 계속 접촉하며, 결의안 초안으로 다루고자 약속한 또 다른 유해 물질인 마이크로플라스틱 때문이다. 마이크로플라스틱은 해양 깊은 곳까지 스며들고는 대기를 통해 수천 마일 이동한다. 어느 한 연구는 마이크로플라스틱의 해양 이동 문제는 매년 미국 상공에 플라스틱병 수십억 개가 떨어지는 것과 같은 수준이라고 추산했다. 사실상 인간 주변의 모든 물체가 플라스틱으로 생산되거나 플라스틱으로 코팅되기 때문이다. 카펫과 딱딱한 목재 바닥, 의류까지 전체 소재 중 2/3은 플라스틱이다. 인간은 연간 플라스틱 입자를 수십만 번 흡입하고, 더 많은 플라스틱을 먹고 마시게 된다. 이를 고려하면, 과학계에서 인간의 폐 조직과 혈액, 태반, 그리고 영아의 첫 대변에서도 플라스틱을 검출하는 것이 놀라운 일은 아니다. 다시 말해, 아동이 출생 전부터 플라스틱에 노출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지난 몇 년간 플라스틱 관련 논의 내용이 바뀐 이유이자 이번 협상에서 확실하게 다루고자 하는 부분이다. 이제 플라스틱 오염은 해변이나 바다거북이로만 나타나는 문제가 아니라 인체 오염으로까지 이어지는 문제이다. 협상에 참석한 국제 오염물질 제거 네트워크(International Pollutants Elimination Network) 기술자 겸 정책 조언가인 비토 부온산테(Vito Buonsante)는 “플라스틱 폐기물을 단순한 쓰레기 문제로만 이해하는 것을 넘어서 플라스틱을 수백 가지 유해 화학성분으로 구성된 물질로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마이크로플라스틱 오염 중단은 매우 어려운 문제가 될 것이다. 플라스틱 업계의 강력한 통제력으로 플라스틱 소재 제품을 일상생활과 시민 사회의 모든 측면에 투입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병을 더 작은 입자로 분해하는 등 분명한 자원에 더해 페인트 칩과 담배꽁초, 차량 타이어에서 방출하는 입자와 같이 숨겨진 물질도 있다. (엄밀히 말하자면, 합성 고무도 플라스틱이다.)

과학계는 마이크로플라스틱이 유기체와 생태계를 해친다는 증거를 이미 확보했다. 워싱턴주에서는 타이어의 마이크로플라스틱 입자가 도로에 방출되면서 타이어 마이크로플라스틱의 화학물질 6PPD 때문에 연어가 떼죽음을 당한 사례가 보고됐다. 후속 연구를 통해 화학물질이 무지개송어와 민물송어도 타이어 마이크로플라스틱 때문에 떼죽음을 당한 사실이 확인됐다. 마이크로플라스틱이 갑각류 동물을 죽음에 이르게 한다는 다른 연구도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이다. 바로 현재 지구 환경에서 발생하는 일이다. 플라스틱 생산을 계속 중단하지 않는다면, 독성 물질의 부담이 갈수록 심각해질 것이다.

2022년 12월 2일까지 진행되는 콘퍼런스에서는 150개국 대표단이 다음 2년간 지속될 예정인 협상 원칙을 정하도록 할 것이다. 그중에는 플라스틱 생산 상한 기준과 같이 최종 협약의 법적 책임도 제시하고, 절차 규정 설명도 제시할 것이다.

플라스틱 오염 퇴치 논의를 향한 초기 단계에 있으므로 최종 협약 내용이 곧 완성될 것으로는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다. 하지만 인간뿐만이 아니라 지구의 모든 유기체의 건강을 위해 플라스틱 오염 퇴치 협약 이행이 시급하다. 그린피스 플라스틱 글로벌 프로젝트 총괄인 그레이엄 포브스(Graham Forbes)는 “문제 규모는 상상하기 어려운 문제이다. 플라스틱이 인간의 혈액에 흐르고 있으며, 태아의 신체에도 있다. 인간 존재의 모든 측면에 뿌리 깊이 존재한다. 플라스틱은 특정한 사례에서는 유용하지만, 인간과 플라스틱 간의 관계를 전면 중단하는 방향으로 초기화할 필요가 있다”라는 견해를 피력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The Planet Desperately Needs That UN Plastics Trea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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