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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팬이여, 누군가가 당신을 감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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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팬이여, 누군가가 당신을 감시한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 개최지를 포함한 전 세계 경기장에서 프라이버시 침해 원인이 될 수 있는 생체 감시 기술로 관객을 감시한다.
By VAS PANAGIOTOPOULOS, WIRED US

2022년 월드컵 개최 기간 내내 카메라 1만 5,000여 대가 카타르 전역의 경기장 8곳과 도하 일대 길거리에서 경기를 관람하러 온 전 세계 축구 팬을 감시한다.

2022년 8월, 카타르 월드컵 주최 기관의 최고 기술 관리자 니야스 압둘라히만(Niyas Abdulrahiman)은 AFP와의 인터뷰에서 “미래 경기장 운영 방식을 볼 수 있다. 카타르 월드컵이 경기장 운영의 새로운 표준과 추세와 함께 전 세계 스포츠 행사에 기여할 것이다”라고 자랑스러운 듯한 모습으로 말했다.

카타르 월드컵 주최측만 생체 기술을 구축해 축구 팬의 활동을 감시하는 것이 아니다. 지난 몇 년간 유럽 전역의 축구 구단과 경기장에 보안 및 감시 기술이 구축됐다. 덴마크 브뢴비 경기장(Brøndby Stadium)은 2019년부터 티켓 구매 인증 시 안면 인식 기술을 이용했다. 네덜란드에서는 NEC 네이메헌(NEC Nijmegen)이 고퍼트 스타디움(Goffert Stadium) 접근 허용을 위해 생체 기술을 사용해왔다. 프랑스 프로 축구 구단 FC 메스(FC Metz)가 세인트 생포리앙 출입 금지 대상인 팬을 찾으려 안면 인식 기기를 사용했다. 영국에서는 2019년, 맨체스터 시티가 텍사스 기업 블링크 아이덴티티(Blink Identity)와 계약을 맺고 에티하드 스타디움에 안면 인식 기술을 구축했다.

또, 스페인에서는 아틀레티코 오사수나가 엘 사다르 스타디움 접근 상황 감시와 통제를 위해 안면 인식 기술을 사용했다. 발렌시아CF는 2021년 6월, 다음 시즌 메스테야 스타디움에 적용할 안면 인식 기술 개발 및 구축을 위해 생체 기술 기업 FacePhi와 협력 관계를 체결햇다.

FacePhi의 생체 인식 기술은 이미 발렌시아CF 팬의 자동 접근 제어 시스템 시범 운영 프로젝트로 사용한 적이 있다. 시스템은 구단 자체 앱을 통해 QR코드를 사용하여 경기장 입장을 허용한다. (FacePhi 대변인은 발렌시아CF의 시범 프로젝트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거부했다. 다만, 발렌시아CF와 시스템 정식 구축 단계를 논의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여러 구단에서 사용하는 생체 인식 기술은 얼마나 정확할까? 지난 몇 년간 축구 경기장에서의 생체 인식 기술 사용과 관련된 문제가 발생했다. 2017년, 영국 카디프에서 열린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에서 안면 스캔 기술이 2,000명이 넘는 관객을 범죄자로 잘못 식별했다. 결국, 법원 판결에 따라 안면 스캔 시스템은 폐기됐다. 그러나 2022년 들어 여러 경기장에 다시 배포되는 추세이다.

2019년, 네덜란드 구단 덴보쉬는 경기장 출입구에 스마트 카메라를 배치했으나 어느 한 20세 팬을 폭력을 행사한 적이 있어 경기장 출입이 제한된 팬이라고 잘못 식별하고는 경기장 출입을 금지한 일이 있었다. 유럽 디지털 권리(European Digital Rights, EDRi) 비영리 단체 수석 정책 자문 위원인 엘라 자쿠보스카(Ella Jakubowska)는 2021년도 발행된 보고서를 강조하며, “안면 인식 기술의 심각한 결함이기도 한 신원 식별 오류 발생 시 아무 잘못이 없는 팬이 응원 팀 경기장 출입이 금지되거나 벌금형에 처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자쿠보스카는 “기존 CCTV 시스템이 범죄율 감소 효과가 있다는 주장도 신뢰성이 매우 낮다. 대신, 보통 눈에 띄는 장점이 없이 안전해 보이는 상황을 생성한다”라고 덧붙였다.

서서히, 그러나 꾸준히 보편화된 생체 기술 시스템이 ‘보건 안보화’가 대중의 안전과 마케팅을 위한 시스템에 통합된 경기장 인프라의 새로운 규범을 대표한다. 스포츠 경기장과 생체 인식 감시의 보편화 간 상관관계를 다룬 연구 논문 저자이기도 한 호주 모나시대학교 미디어 교수 브렛 허친스(Brett Hutchins)는 “모든 요소가 경기장 감시 기술의 상호 연결된 활용 사례를 나타낸다. 모두 상호 교환이 가능하면서 간혹 동시에 이루어지기도 한다”라고 설명했다.

허친스 교수는 “공공 안전은 생체 감시 시스템 확산을 오랫동안 정당화했다. 또, 코로나19 확산세 때문에 보건 관리 차원에서 체온 측정 감시 기술을 사용했다”라며, “마케팅 측면에서는 대규모 행사이거나 투자 비용이 비싼 행사 참석자의 간편한 고객 경험 제공을 이야기하며, 화장실과 음료 구매 대기 줄의 원활한 이동 등 모든 부분을 아우른다”라고 설명했다.
 
[사진=Freepik]
[사진=Freepik]

생체 인식 기술 적용이 불가피한 일이었을까? 이에, 허친스 교수는 “문제는 생체 인식 기술과 인프라를 구축하면, 갈수록 자연스러운 경기장 경험이 사라진다”라고 말했다. 이어, “생체 기술을 이용하여 경기장에서 불특정 다수를 감시하는 기관은 분명하면서도 눈에 띄는 방식으로 감시 사실을 공지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허친스 교수는 가장 중요한 사항으로 생체 인식 기술 적용과 시스템 사용 및 데이터 관리 및 사용 관행을 다룬 강력한 법안과 규제 도입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유럽 국회의원은 대규모 생체 인식 기반 감시를 규제하려 했다. 2021년 4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인공지능(AI) 관련 규제 법안을 제출했다. 현재 유럽 국회의원은 공개적으로 의견을 형성하며, 유럽 의회는 2022년 12월 중으로 법안 제출 사항을 논의할 예정이다.

자쿠보스카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의 AI법 초안은 생체 인식 신원 확인이 기본적으로 위험한 기술이지만, 규정이 매우 미미한 제5조 규정인 AI를 사용한 감시 금지를 추진하려 한다. 오히려 실제 생체 감시 기술을 금지하기보다는 생체 기술 기반 대규모 감시 시행 방식의 청사진을 제시한다”라고 진단했다.

법안 통과를 결정할 최종 투표는 진행되지 않았으나 유럽 의회 소속 의원은 공공 기관이나 민간 기업의 공개 접근이 가능한 장소에서의 원격 생체 신원 식별 기술 사용을 전면 금지하는 법안을 지지해왔다. 따라서 최종 법안을 채택할 확률이 높다. 그러나 생체 신원 식별 기술 사용 금지가 생체 시스템의 감정 인식 기술 사용을 금지하지는 못한다. 연령, 성별, 민족 등 특성에 따라 개인 프로필을 생성하는 것과 같이 생체 범주화도 금지하지 못한다. 자쿠보스카는 “생체 시스템 기반 감정 인식이나 개인 프로필 생성 모두 AI법을 통한 금지가 시급하다. 대다수 사례에서 위원회의 규정은 생체 시스템 기반 기술 사용 행위가 위험성이 높은 것처럼 다루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또, 그는 “생체 인식 기술 금지에는 예외 규정이 있어서는 안 된다. 매우 좁은 범위에서 예외를 적용하더라도 대규모 안면 인식 인프라가 배포돼 필요하다고 간주할 때마다 얼마든지 원하는 대로 생체 인식 기술 이용 사례를 전환할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덧붙였다. 정의 측면에서 생체 인식 시스템은 특정 장소를 드나드는 모든 시민의 안면이나 신체를 스캔한다. 따라서 엄밀히 말하자면 중범죄 용의자나 가해자의 경기장 출입을 제한할 방법이 없다.

미국에서는 바이든 행정부가 AI 권리장전(AI Bill of Rights) 청사진을 제안했다. 다수 전문가가 효과적이지 않다고 판단한 AI 권리장전은 대중 감시 목적의 안면 인식 기술 사용과 같이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에서의 AI 배포 금지를 분명하게 포함하지 않았다.

카타르 월드컵 개막에 앞서 월드컵 기간 카타르 입국자 모두 두 가지 앱을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는 공지가 발표되었다. 다수 보안 전문가는 카타르 당국이 입국자에게 설치를 요구한 앱 모두 기본적으로 사용자 기기에 저장된 모든 정보를 당국에 건네게 된다고 경고했다. 또한, 전 세계 스포츠 행사에서의 프라이버시 규제가 시급히 필요하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허친스 교수는 “규제가 없다면, 접근할 수 있는 모든 데이터를 제거하고는 무제한으로 데이터를 보유할 수 있다. 바로 해커 세력이 공격을 개시하고자 할 때 악용하기 좋은 요소이자 데이터 수집 목적으로 다른 사용자 정보를 찾을 목적으로 서서히 감시 기술 이용 범위를 넓히도록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자쿠보스카는 “법률 집행 기관은 직접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생체 인식 툴과 기술을 추구하면서도 법치주의와 인권을 준수한다. 시민 사회와 인권 변호사, 유엔 인권이사회 등이 널리 비난한 생체 기술 데이터를 이용하는 데 의존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생체 인식 기술 툴이 한 번 등장하면 각국 정부는 활용 범위를 넓혀야 한다고 주장할 것이다. 바로 대규모 감시를 향한 관문이다”라고 경고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Soccer Fans, You’re Being Watch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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