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카타르 월드컵, 탄소 중립으로 분류 불가능해...왜?
상태바
카타르 월드컵, 탄소 중립으로 분류 불가능해...왜?
배출량 감축 노력을 계속 펼치지만, 2022년 FIFA 월드컵은 탄소 배출량이 매우 많다. 탄소 중립 달성을 향한 길은 의문스러운 탄소 크레딧에 의존하는 것이다.
By WILLIAM RALSTON, WIRED UK

2010년 FIFA 월드컵 개최지 선정 특혜 논란 이후 카타르는 11월 20일 개막 예정인 월드컵을 탄소 중립 월드컵으로 개최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월드컵 개최를 위한 신규 기반 시설과 선수단과 팬이 머무를 숙소와 이동, 실제 경기 운영 등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고려했을 때 탄소 중립 약속은 각종 주요 스포츠 행사를 통틀어 보았을 때 인상적인 특성이다. 그러나 카타르에서는 탄소 중립 목표를 실천하기 어렵다. 높은 화석연료 의존도와 극도로 더운 날씨에다가 월드컵 개최 전 적합한 시설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월드컵 주최측은 탄소 중립을 고수한다. 환경 친화성 거짓 주장 의혹 때문에 카타르의 탄소 중립 월드컵 주장을 둘러싼 각종 회의주의가 만연했다. 카타르의 지속 가능성 전략은 전반적으로 배출량 감축 최대화에 우선적으로 의존하고, 탄소 크레딧으로 나머지 배출량을 상쇄한다. 그러나 처음부터 경기장을 건설해야 하며, 사막 지역에 관중이 가득 찬 경기장을 운영해야 한다는 현실을 고려하면, 탄소 배출량 감축은 분명히 한계가 있다. 탄소 중립 상쇄는 가장 바람직한 시점에도 비판 의견을 직면한다. 그러나 카타르 월드컵의 탄소 중립 달성 방식과 계산법은 특히 의문스럽다.

비영리 단체 탄소 시장 감시기구(CMW)는 2022년 11월 초 발행한 보고서에 “확보 가능한 증거로 조사한 결과, 카타르의 탄소 중립 주장이 매우 의심스럽다. 카타르가 월드컵의 진정한 배출량 수준과 기후 여파를 저평가했을 확률이 높다”라고 기술했다. 질 듀퓨아누(Gilles Dufrasne) CMW 세계 탄소시장 총괄은 카타르 월드컵 주최 측의 탄소 중립 월드컵으로 설명하는 일이 논쟁 대상이 될 수 있지만, 탄소 중립 월드컵이라는 주장이 정확하지 않다고 본다.

카타르는 영토 면적이 작은 탓에 신축 경기장과 숙소에 큰돈을 투자해야 했다. 또, 수입품 의존도가 높아 건축 자체의 환경세 부담 수준이 더 크다. 경기장 잔디도 수입해, 미국에서 탄소 배출량 감축이 가능한 항공편으로 들여온다. 수입한 잔디를 경기장에 심더라도 40℃를 넘는 여름과 달리 평균 기온 20~25℃인 11월과 12월, 경기장 한 곳을 유지하려면, 매일 1만 리터가 넘는 물을 사용해야 한다. 카타르에서 월드컵 개최지로 사용할 경기장은 총 144곳이다. 사막에서는 물을 쉽게 구할 수 없으며, 해수를 담수화할 에너지도 다량 사용해야 한다. 게다가 카타르 전역의 전기 모두 석유와 가스로 생성한다. 월드컵 내내 배출량이 쌓이는 것을 직접 볼 수 있다.

따라서 FIFA 공식 온실가스 배출 보고서가 월드컵 개최 기간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약 360만 톤으로 추산한 것이 놀라운 일이 아니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의 이산화탄소 배출량 총 150만 톤과 일부 국가의 연간 이산화탄소 배출량보다 카타르 월드컵의 이산화탄소 배출량 추산치가 더 많다. FIFA가 공식 발표한 카타르 월드컵의 이산화탄소 배출량 예상치는 카타르에서 배출량을 최대한 감축하기 위해 주목할 만한 노력을 펼쳤을 때를 기준으로 한 결과이다.

카타르의 친환경 야망 중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추정되는 개방형 경기장 8곳이 카타르 월드컵의 배출량 감축 시도의 중심이다. 개방형 경기장 7곳은 월드컵 개최를 위해 처음부터 새로 설립했으며, 나머지 한 곳인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Khalifa International)은 보수 작업을 진행했다. 대다수 경기장이 외곽 지역에서 재사용 및 재활용 소재를 이용해 설립됐으며, 지속 가능한 디자인 인증을 받았다. 다만, 듀퓨아누 총괄은 카타르 주권 부유 펀드(Qatari sovereign wealth fund)가 인증 기관을 소유했다고 언급했다. 게다가 스타디움 974(Stadium 974)는 월드컵 기간 이후 다른 곳에서 완벽한 분해와 재조립할 수 있도록 컨테이너를 건물로 사용했다.

스타디움 974을 제외한 곳 모두 카타르의 열을 통제하기 위해 카타르대학교 에어컨 교수인 사우드 압툴라지즈 압둘 가니(Saud Abdulaziz Abdul Ghani)가 개발한 신규 냉방 시스템을 사용한다. 외부에서 계속 뜨거운 공기를 흡입하고 냉각하는 대신 경기장 내부에서 차가운 공기층을 형성하고는 재사용한다. 그릴은 공기 흡수와 여과, 냉각을 위한 차가운 공기로 가득한 파이프 이동 과정을 거치면서 공기를 흩어지도록 한다. 그리고 경기장 방향 노즐을 통해 선수와 좌석 아래에 설치된 공기확산기를 이용해 관객에게 차가운 공기를 전달한다. 넓은 경기장에 공기를 채우지 않는다. 전체 시스템은 사막의 태양열 에너지로 공급한 전력을 사용한다. 가니 교수는 경기장 냉방 시스템의 에너지 사용량이 시장의 다른 냉방 시스템 대비 40% 적다고 주장한다. 카타르 월드컵 냉방 시스템 개발 작업에 참여하지 않은 극효율성 에어컨 시스템 개발 스타트업 트란새라(Transaera) CEO 소린 그라마(Sorin Grama)는 “카타르 월드컵 경기장의 냉방 시스템은 카타르의 덥고 건조한 기후 조건에 이상적이다”라고 평가했다.

놀랍게도 경기장의 주요 보울(bowl)의 개방된 지붕을 통한 차가운 공기를 잃는 것을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 외부의 더운 공기가 내부의 밀도가 높은 찬 공기보다 더 가볍기 때문이다. 즉, 찬 공기의 거품이 경기장 아래에 갇힌다는 의미이다. 가니 교수 연구팀은 차가운 공기를 유지하고자 공력 해석을 통해 각각의 경기장 형태와 바람의 상호작용 방식을 파악해, 따뜻한 외부 공기를 경기장 내부에 가두지 않고, 경기장의 주요 입구 주변과 입구를 넘어선 영역까지 흐르도록 했다. 그 결과, 경기장은 실내 냉각 공기를 잃지 않으면서도 멋진 외관을 형성했다.
 
[사진=FIFA World Cup Twitter]
[사진=FIFA World Cup Twitter]

카타르 월드컵 경기장이 여러모로 많은 관심을 끌어모았다 점을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탄소 중립 논의를 우려하는 한 경기장에 대한 관심도가 분산될 것이다. FIFA에 따르면, 경기장 기반 시설 건설과 운영은 월드컵 전체 임무의 단 1/4에 불과하다. 전체 배출량 중 절반 이상은 이동량과 관련이 있으며, 약 20%는 숙소와 관련이 있다. 월드컵의 단 한 가지 최대 배출 요인은 카타르로 들어오는 항공편이며, 전체 배출량의 44%를 차지한다.

월드컵 경기장이 배출량 감축을 위한 훌륭한 건축 방식과 냉방 기능을 갖추었지만, 카타르가 월드컵 기간 탄소 크레딧 360만 개를 구매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기존 중립 표준으로 탄소 중립 인증을 구매하는 대신 자체 시스템인 ‘세계 탄소 위원회(Global Carbon Council)’를 설립하고는 투명성과 합법성 관련 의문을 제기했다. 듀퓨아누 총괄은 “표준의 핵심은 중립성과 독립성을 갖춘 외부 기관을 두는 것이다. 따라서 구매 기관과 인증 기관이 직접 연결된 것이 이상하다”라고 말했다.

바로 탄소 중립 월드컵 주장이 문제가 되는 부분이다. 위원회의 크레딧 다수는 세르비아의 풍력 발전소와 같이 재생에너지 프로젝트로 생성된다. 다른 곳에서 배출량을 확실히 감축하는 방식으로 크레딧을 구매한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는 실질적으로 다른 곳에서 온실가스를 추가로 감축하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미래에 시작할 다른 저탄소 프로젝트로 어떠한 형태든 발생하는 에너지 시스템을 없애는 방식으로 탄소를 절약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다른 탄소 시장 표준은 다수 표준의 제도를 제외한다.

월드컵 개막일까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이라는 점에서 탄소 크레딧이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다. 세계 탄소 위원회는 탄소 중립 달성을 위해 최소한의 크레딧 중 15% 수준에 불과한 55만 개의 크레딧만 판매한다. 그린피스 중동 및 북아프리카 지역 프로그램 관리자 줄리엔 즈레이사티(Julien Jreissati)는 탄소 배출량 자체를 내부에서 상쇄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이미 몇 년, 혹은 10여 년이 걸릴 수도 있는 조치로 이미 발생한 배출량을 억제하고는 배출량 균형을 맞추어야 하기 때문이다. 또, 프로젝트가 실제로 예측대로 배출량을 감축한다고 가정한다.

탄소 크레딧과 관련된 각종 추측은 탄소 크레딧 수 추산치가 정확하다고 가정한다. 현실적으로 카타르 월드컵의 배출량은 설명보다 더 많을 수도 있다. 카타르 수도 도하에는 숙소 시설이 부족한 탓에 축구 팬은 어쩔 수 없이 오만과 사우디아라비아 등 주변 국가에 숙소를 예약하고, 경기 일정에 따라 매번 항공편으로 이동해야 한다는 탄소 배출량 감축 시 계산하지 않은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항공 이동 배출량 추산치는 축구 팬이 카타르와 거주 국가를 왕복 이동한다고만 가정했다. 실제로 단거리 항공편 이동 반복 시 예상한 부분이 아니다. 월드컵 주최측은 모든 경기장이 도하 중심부와 가까운 곳에 설립되었다는 점과 함께 카타르의 작은 영토 특성이 월드컵 기간 장거리 이동 시 발생하는 배출량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을 오랫동안 펼쳐왔다. 그러나 사실이 아니다.

CMW 보고서는 주최측이 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신축 경기장 6곳의 배출량을 8가지 측면에서 저평가했다고 지적한다. 배출량이 월드컵 개최 결과 때문이라고 보는 대신 각 경기장 지역의 전체 예상 수명인 60년에 걸쳐 배출량을 평가했다. 주최측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모든 경기장을 월드컵 이후에도 훌륭하게 활용한다면, 합리적이라고 판단할 수 있다. (실제로 FIFA의 유산 계획은 경기장을 지역사회 시설로 전환하고 카타르 현지 리그 팀의 경기장으로 사용하는 방안을 제시한다.) 그러나 영토가 작고, 거주 인구 300만 명도 되지 않는 카타르에서 경기장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방법을 이해하기 어렵다. 즈레이사티는 “카타르가 하루아침에 관광 중심지로 바뀌지 않을 것이다. 모든 투자는 몇 주에 걸쳐 설계되었으며, 지속 가능성이 부족하다”라고 평가했다.

월드컵 방문객 수와 방문객의 출신 국가, 경기장 관리 방식 등을 다룬 신뢰할 만한 데이터를 확보하기 전까지 통계적으로 탄소 중립이 가능한가 확인하기 어렵다. 주최측은 월드컵 폐막식 후 월드컵 배출량을 다시 계산하여 월드컵의 탄소 발자국을 더 정확하게 추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계산 방식 자체는 근본적으로 결함이 있으며, 계산 자체도 어렵다. 월드컵 개막 후 환경 친화성 거짓 주장 가능성 우려와 이주 노동자의 조건, 카타르의 의문스러운 인권 실태도 배제하여 잊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탄소 중립 월드컵을 둘러싼 각종 노력은 진정한 탄소 중립의 어려움을 강조한다. 그러나 각국과 기관 모두 명성 강화나 오명을 지우려 탄소 중립 노력을 시도할 것이다. 혹은 국가나 기관이 자체적으로 탄소 중립 시도를 위해 노력한다고 추측할 수도 있다. 배출량 감축 약속을 달성하더라도 월드컵 기간의 친환경 노력 거짓 정보는 윤리적으로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 적어도 탄소 중립 약속을 실천한다는 점을 알 필요가 있다. 오는 2022년 카타르 월드컵을 즐기되 광범위한 여파를 잊지 않기를 바란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No, Qatar’s World Cup Can’t Be Classed as Carbon-Neutral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RECOMMEND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