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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생식 기술, 의도치 않은 여파 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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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생식 기술, 의도치 않은 여파 낳다
애플은 애플워치의 배란 측정 기술이 출산 통제 기술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소비자는 배란 측정 기술로 수집한 정보를 어떤 방식으로 안전하게 사용하는지 알지 못한다.
By AMANDA HOOVER, WIRED US

2022년 가을, 애플워치 신제품이 공개되었을 당시 한 가지 흥미로운 기능이 등장했다. 바로 손목 체온을 기준으로 여성의 배란 여부를 예측하는 기능이다. 애플은 배란 측정 기능이 사용자의 신체 이해도를 높이는 데 도움을 주거나 사용자가 임신할 최적의 시기를 알아내는 데 도움을 준다고 주장했다. 또한, 애플워치의 정보를 출산 제한 계획에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문제는 애플의 설명보다 사용자의 행동이 더 어렵다는 점이다.

애플워치 시리즈 8, 애플워치 울트라에서 지원하는 배란 측정 기능은 유사한 기술이 출산 제한 대체 수단으로 급부상한 시점에 등장했다. 일부 의학 전문가가 테크 기업이 제공하는 출산 예측 기술을 악용해, 결과적으로 생식 기능의 복잡함을 이해하지 못한 이들이 원치 않는 임신을 하게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게 되었다. 최근 미국 전역의 낙태권 제한 때문에 원하지 않는 임신 상태를 중단하기 어려운 데다가 개인의 월경 주기 데이터 수집과 보관이라는 안전하지 않거나 위험해질 수 있는 선택이 되도록 한다는 사실도 의료 전문가의 우려를 더한다.

보스턴대학교 의과대학원 가족계획 연구원이자 부인과 전문의인 케이트 화이트(Kate White) 박사는 “신체 정보와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이 더 많다는 점은 긍정적인 일이다. 하지만 전반적인 맥락이 없는 정보는 위험하다. 개인적으로 애플은 사용자가 출산 목적으로 배란 측정 기능을 사용하는 것을 원하지 않지만, 올바른 사용법을 설명하는 정보는 제공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정보 격차는 사용자가 페이스북 그룹이나 틱톡 등 인플루언서 세계의 불분명한 정보에 월경 주기 추적 기술에 전략적 피임을 잘못 추가하는 비공식 정보 출처를 이용하는 방식으로 개인적으로 출산과 관련된 사항을 조사하도록 유도한다.

생식 추적은 호르몬을 이용한 출산 제한을 금지하는 종교 집단이 오랫동안 이용한 출산 제한 방식 중 하나이다. 천주교에서도 널리 홍보한 방식이기도 하다. 하지만 피임약을 기본 출산 제한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을 거부하는 만큼 생식 능력 인지 방식을 모색하는 이들이 증가하는 추세이다. 호르몬을 이용한 출산 제한 방식은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할 위험성이 있으며, 드물지만 치명적인 피떡(blot clot)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일부 전체론적 의학 전문가는 호르몬 출산 제한을 막는 배란 경험이 건강에 큰 이익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의학계 전문가 사이에서는 널리 채택하는 방법이 아니다.

비관적인 견해와 여성 보건 복지의 전체적인 투자 부족 문제가 여성 생식 능력 기술의 호황을 견인했다. 호르몬을 사용하지 않는 여성 생식 능력 관리 솔루션 기업 데이지(Daysy)는 기초 체온 측정 후 데이터 분석 작업을 거친 뒤 배란 예측 결과를 보여주는 320달러짜리 체온계를 선보였다. 하지만 내추럴 사이클(Natural Cycles)과 데이지 등 여성 생식 기술 시장을 이끄는 모바일 앱은 틈새시장의 고객층을 위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직접 비용을 부담한다. 내추럴 사이클은 체온 입력 값을 바탕으로 생식 가능성을 계산하는 앱이며, 1년 치 구독료는 99달러이다. 애플워치도 이와 비슷한 배란 측정 기술을 추가해 새로운 사용자층을 확보하고자 한다.
 
[사진=Apple]
[사진=Apple]

애플은 공식 웹사이트에 “출산 제한 목적으로 월경 주기 추적 기술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라는 경고와 함께 배란 여부 추측은 단순한 추측 정보라고 명시했다. 애플의 배란 측정 기능은 실제 배란 여부를 정확하게 알려주지 않기 때문에 다낭성 난소 증후군과 같이 배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각종 의학 진단에 사용해서는 안 된다. 애플은 와이어드의 의견 공개 요청 시 배란 측정 기술과 관련된 영상과 웹 페이지 공개를 미루었다.

배란 측정 기술은 다음과 같이 배란 여부를 예측한다. 애플은 애플워치를 밤새 착용해 5초 단위로 체온 변화를 측정한다고 설명했다. 배란 전에는 체온이 약간 감소하며, 배란기에는 체온이 높아진다. 애플워치의 알고리즘은 체온 변화를 측정하고 며칠이 지나면, 사용자에게 배란 가능성을 알린다.

그러나 애플워치와 아이폰으로 사용할 수 있는 애플 헬스 앱은 이미 월경 주기 측정 및 생식 예측 기능을 지원한다. 사용자는 앱에 월경 주기와 신체 증상을 입력하여 사용할 수 있다. 앱은 과거 배란과 월경 예측 없이 사용자의 배란 추측일을 알린다. (애플은 헬스 앱의 월경 주기 측정 기능을 출산 제한 형태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월경 주기 정보에 따른 분석 형태를 이용한 배란 예측은 피임 시 사용하는 주기 피임법과 비슷하다. 미국 산부인과 협회(American College of Obstetricians and Gynecologists)는 주기 피임법은 호르몬 출산 제한 방식과 차단 피임법보다 실패율이 높다고 발표했다.

월경 주기 추적 앱이 최소 10년간 존재한 반면, 체온 데이터를 이용한 알고리즘으로 배란 여부를 예측하는 모바일 앱은 비교적 최근 등장했다. 내추럴 사이클은 미국 식품의약청(FDA)과 유럽 당국의 출산 제한 수단이라고 홍보한다. 데이지와 다른 부분이다. 또 다른 앱인 클루 버스 컨트롤(Clue Birth Control)도 FDA 공식 인증을 받았다.

규제 승인 수준의 차이는 있지만, 배란 예측 관련 앱과 서비스 모두 월경 주기와 체온 등 신체 지표를 이용한 배란 예측으로 구성된 ‘생식 능력 인지 방식’이라는 전반적인 문구의 다양한 형태에 해당한다. 사용자는 임신 계획이나 피임 시도와 같은 데이터 분석 기반 예측을 바탕으로 피임 도구를 사용하지 않은 성관계를 할 수도 있다.

다수 배란 예측 앱이 알고리즘 기반 예측을 출산 제한 용도로 사용하는 것을 경고한다. 그러나 과거, 클루 버스 컨트롤 앱 개발 작업에 참여한 적이 있는 유타대학교 생식 능력 연구원인 레베카 G. 사이몬스(Rebecca G. Simmons) 박사는 실질적으로 많은 사용자가 출산 제한 목적으로 배란 예측 결과나 월경 주기 예측 앱을 사용한다고 지적했다. 사이몬스 박사는 “많은 사용자가 배란 여부를 예측할 의도로 사용할 수 있다면, 다른 목적으로도 앱을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배란 예측 정보가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실질적으로 이해할 만큼 인간의 신체와 건강 이해력이 충분한 편은 아니다. 생식 능력 관련 기술 전반의 문제이기도 하다. 하지만 애플은 가장 규모가 크면서 접하기 쉬운 생식 기술을 제공한다”라고 말했다.

사이몬스 박사는 애플이 배란 측정 기능을 최신 애플워치 기기에 통합한 것과 같은 사례로 생식 기술을 더 자주 보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사이몬스 박사는 “일상 속 기술과 함께 더 많은 사용자가 생식 기술을 보편적으로 접하는 것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대중의 생식 기술 실행 방식 이해 측면에서는 부정적으로 본다”라고 설명했다.

애플워치부터 핏빗 트래커까지 배란 추적 기기를 손목에 추가로 장착한다면, 사용자의 생식 기술 사용 방식과 생식 능력 인식 효과와 관련된 데이터양을 늘리는 것이 도움될 것이다. 그러나 생식 기술 지원 발전과 함께 생식 데이터 수집을 둘러싼 각종 우려가 제기된다. 2022년 6월, 미국 대법원의 로 대 웨이드(Roe v. Wade) 판례 번복의 결과로 미국 여러 주에서 낙태가 불법이 되었다. 법률 집행 기관은 그동안 일부 사건에서 낙태 정보를 찾으려는 사용자의 검색 이력과 문자를 기소 증거로 이용한 적이 있다. 특히 배란 상태 변화를 알려주는 앱을 포함한 모든 월경 주기 추적 기술은 불법 임신 중단 기소를 위한 무기가 될 수도 있다.

애플은 아이클라우드에서 2단계 인증을 사용하는 이들을 위해 모든 보건 데이터에 단대단 암호화를 적용하며, 기기로 수집한 데이터는 암호화돼 패스워드를 입력해야만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사용자가 위험한 상황에 노출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는 데이터를 추적하는 월경 주기 추적 앱과 생식 능력 추적 앱의 개선된 부분이다. 

미국 산부인과 협회 펠로 제니퍼 친(Jennifer Chin)은 “생식 기술을 활용하는 앱은 사용하기 편리하다. 그러나 생식 기술을 제공하는 앱을 사용하는 이들이 자연적인 가족계획에 사용할 때 단점이 존재할 수 있으며, 개인 프라이버시라는 국가 단위의 우려사항도 있다는 점을 인지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The Unintended Consequences of Apple’s Fertility Te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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