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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볼라 재발병 시작, 퇴치 작전 필요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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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볼라 재발병 시작, 퇴치 작전 필요없다?
공중 보건 당국이 우간다의 에볼라 확산 억제를 위한 분주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우간다의 상황은 전 세계에 긴급 경고 메시지를 남긴다.
By ESTHER NAKKAZI, WIRED UK

2022년 9월 15일(현지 시각), 또 다른 전염병의 발병이 시작했다. 고열 증상과 경련 증상을 겪던 24세 남성이 우간다 무벤데 지역 병원에 입원했다. 환자는 두 눈에서 피를 흘렸으며, 피가 섞인 구토와 설사 증상을 보이기도 했다. 결국, 9월 19일 자로 사망했다. 이튿날, 연구실 실험을 통해 의료진이 예상할 수 있었던 최악의 상황을 확인하게 되었다. 에볼라가 재발했다.

하지만 이번 발병 상황은 다르다. 에볼라는 군중 사이에서 확산되는 질병이다. 가장 보편적인 에볼라 바이러스종의 전염을 막을 백신 개발은 이미 성공했다. 하지만 다른 변이바이러스 백신은 없다. 절망적인 사실은 우간다 보건 당국이 무벤데 지역 병원에서 사망한 환자의 시체에서 채취한 바이러스가 수단에서 발생한 바이러스종이라는 사실이다. 해당 변이바이러스는 백신이 없다.

다른 지역에서도 에볼라 관련 사망 사례를 보고했다. 추가 사망자 중 아동 3명과 성인 3명은 우간다 무벤데 지역 병원 사망자의 가족이다. 모두 9월 11일~15일 사이에 사망했다. 우간다 보건부는 무벤데 내 에볼라 사망 지역으로 신속 대응 인력을 파견해, 역학 조사를 진행했다. 지역 주민을 통해 사망 원인으로 추정할 만한 정보를 수집했다. 사망자의 신체를 직접 조사한다면, 조사 인력의 감염 위험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10월 16일, 우간다 보건부는 에볼라 발병 사례가 총 60건이라고 발표했다. 그중 11건은 지난 2주간 추가 보고된 사례이다. 공식 확인된 사망자 수는 의료진 4명을 포함한 총 24명이다. 또, 에볼라 완치자 수는 24명이다.

사망자 수만큼 완치자 수도 많은 편이지만, 전혀 놀라운 사실이 아니다. 에볼라는 드물지만, 감염자 약 50%가 사망할 정도로 매우 위험한 질병이다. 큰 박쥐를 에볼라바이러스의 자연 숙주로 추정하지만, 생사와 상관없이 바이러스가 감염된 동물이나 인간의 혈관을 통한 영장류와 설치류, 인간의 바이러스 전염도 가능하다.

에볼라는 아프리카 전역에서 40년 넘게 때때로 확산된 질병이다. 가장 심각한 확산 사례는 2만 8,000여 명이 감염돼 1만 1,000명 이상이 사망한 2013년~2016년 감염 사례이다. 에볼라 확산 당시 가장 보편적인 에볼라바이러스인 자이르(Zaire) 바이러스 종의 실험실 백신 연구가 진행됐다. 당시 개발한 백신은 바이러스 감염 억제 효과가 있었다. 이후 보건당국의 승인을 받았으며, 바이러스 확산 방지에 도입됐다. 하지만 에볼라와 같이 드문 변이바이러스 예방 백신 개발 작업에는 항상 바이러스 퇴치와 또 다른 변이바이러스의 등장이 반복되었다. 현재 우간다의 에볼라 확산세 원인이 된 수단 바이러스는 지난 20년 동안 인간의 감염 사례가 극소수로 기록되었다. 수단 바이러스 퇴치 작업이 진행 중이지만, 지금까지 퇴치는커녕 완벽한 검사가 일절 진행되지 않았다.

폰티아노 카리부(Pontiano Kaleebu) 우간다 바이러스연구소(Uganda Virus Research Institute) 소장은 자이르 백신으로 수단 바이러스에 대응하는 전략을 선택할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 카리부 소장은 “자이르 백신을 이용한 수단 바이러스 확산 방지 전략은 이미 실험실 연구 단계에서 효과가 입증되었다. 항체 무력화는 어떠한 반응도 일으키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카리부 소장의 설명이 의미하는 바는 크게 두 가지이다. 바로 감시와 물리적 통제가 바이러스 확산을 제한할 유일한 수단이라는 점과 수단 바이러스 퇴치 효과가 있는 백신을 최대한 빨리 발견해야 한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등장한 백신 후보군 중 워싱턴DC에 본거지를 둔 비영리 단체 사빈백신연구소(Sabin Vaccine Institute)가 개발한 1회 접종 백신인 ChAd3 에볼라 수단(ChAd3 Ebola Sudan) 백신이 가장 오래되었다. 사빈백신연구소는 세계보건기구(WHO), 질병대비혁신동맹(Coalition for Epidemic Preparedness Innovations)을 포함한 여러 기관과 협력해, 현재 우간다의 에볼라 확산 상황 대응 효과를 확인할 ChAd3 에볼라 수단 백신 임상시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그러나 현재 접종할 수 있는 백신 물량은 단 100회분이다. 보건 당국은 백신 공급이 제한된 상황에서 에볼라 감염 확진자와 접촉한 사례를 확인했을 때 즉시 백신 접종을 진행할 계획이다. 과학계에서는 접촉자를 백신 임상시험 피실험자 집단으로 선정하기를 원한다. 그러나 정확한 검사 규정 마련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카리부 소장은 현재 백신 수요가 더 많으므로 사빈백신연구소의 백신 생산 속도를 높이기를 바란다. 하지만 우간다 수도 캄팔라 외곽지역 소재 마케레레대학교 보건과학대학원 호흡기질환 전문의 브루스 키렌가(Bruce Kirenga)는 임상시험에 사용할 백신 물량 자체는 적지만, 유용한 데이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키렌가는 “임상시험은 계산 능력을 활용하여 진행된다”라며, 연구팀이 백신이나 의약품의 효과를 확인할 때 동원해야 할 최소한의 인원 총합을 언급했다. 백신의 중증 질환 전염 혹은 사망 예방 효과 유무 확인과 같이 질병 상황의 극적인 변화가 필요한 긴급한 상황에서 훌륭하게 설계된 임상시험에 무조건 대규모 인원을 피실험자로 동원할 필요는 없다. 

옥스퍼드대학교가 개발한 자이르 바이러스와 수단 바이러스 감염 예방 백신 후보군도 에볼라 확산 대응을 돕기 위해 공급되었다. 그러나 WHO는 옥스퍼드대학교가 개발한 백신 후보군의 임상시험이 추후 2주간 진행되지 않을 것이라고 공지했다. 즉, 지금 당장 우간다 당국이 의약품 개입이 없는 방식에 의존한다는 의미이다.

접촉자 추적은 확진자와 밀접 접촉한 이를 추적할 때 활용한다. 10월 16일(현지 시각) 기준 우간다 당국이 공식 발표한 에볼라 접촉 건수는 총 1,500건이 넘는다. 이제 전체 접촉 사례 중 약 1/3은 추적하지 않는다. 21일간 추적한 결과 어떠한 증상도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니엘 키야바인즈(Daniel Kyabayinze) 우간다 보건부 공중보건국장은 확진자와 접촉한 사례 이외에도 감염 추적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키야바인즈 국장은 “에볼라 확산 최적화라는 긍정적인 신호이다”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밀접 접촉자를 포함한 바이러스 추적이 에볼라 대규모 감염 제한의 징조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10월 12일(현지 시각), 보건부는 캄팔라 병원에서 에볼라에 감염된 남성이 고향에서 캄팔라로 이동한 뒤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3일 뒤 무벤데 지역과 카산다 지역이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한 3주간의 봉쇄조치 시행을 공식 발표했다. 술집과 나이트클럽, 종교 시설 모두 폐쇄됐다. 화물차의 타지역 이동만 허용한다.

감염 위험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 되자 에볼라 현지 당국은 숙련된 인력을 시신 수습 작업 현장에 파견한다. 파견된 인력은 시신 수습 현장에서 사망자가 접촉했을 확률이 있는 모든 시민의 상세 정보를 확보하면서 접촉자 추적 작업도 돕는다. 보건국은 의료진의 에볼라 대처법 훈련과 지역사회 내 에볼라 대응 자원봉사 인력 모집, 과거 에볼라 대응 현장에 투입된 인력의 바이러스 확산 통제 노력 현장 배치도 지원한다.

우간다 인근 국가도 에볼라 감시 수준을 강화했다. 우간다와 르완다, 콩고민주주의공화국의 국경이 맞닿는 지역에서는 에볼라 바이러스 감시와 확인된 접촉자 격리 조치를 함께 시행한다. 우간다 국경 보건 통제 인력은 여행객 사이에서 에볼라 긴급 상황을 관리한다. 어려운 작업이다. 오팀 패트릭 라마단(Otim Patrick Ramadan) WHO 아프리카 지부 긴급 보건국장은 “현재 채택하는 검사 방법은 자이르 바이러스와 수단 바이러스 억제 효과가 없다”라고 전했다. 자이르 바이러스 퇴치 권고 대상이기도 한 질병 퇴치를 위해 면역 체계를 모으는 두 가지 단일클론성항체 치료법 모두 수단 바이러스 억제 효과가 없다.

우간다 당국이 에볼라 확산 대응 노력을 힘겹게 이어가는 상황에서 WHO는 우간다의 에볼라 퇴치 전망을 낙관한다. 10월 6일(현지 시각), 마치디소 모에티(Matshidiso Moeti) WHO 아프리카국장은 “우간다 보건 당국의 전문 지식 덕분에 비교적 빠른 속도로 에볼라바이러스를 감지하고 있다. WHO는 우간다 당국의 전문 지식에 의존해, 에볼라 감염 확산을 중단할 수 있을 것이다. 우간다가 에볼라를 효과적으로 통제하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코로나19가 급격히 증가하는 전염병의 위협을 상기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면, 에볼라는 비교적 조용히 진행되면서 코로나19와 마찬가지로 심각한 경고 메시지를 보낸다. 이러한 측면에서 전 세계가 대유행병 시대를 맞이한 것이 다행이라고 볼 수 있다. 추후 SARS-CoV-2만큼 전염성이 강한 동시에 에볼라만큼 치명적인 질병이 창궐한다면, 그 결과는 역사의 흐름 과정을 바꿀 수도 있을 것이다.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려면, 에볼라 확산 상황을 통해 교훈을 얻고 전염병이 시작된 곳을 찾아야 한다. 에볼라와 코로나19 모두 인류가 지구의 야생 지역 전 영역을 서서히 장악했기 때문에 동물 숙주를 통해 인간에게 전염되었다. 오팀 국장은 “인간은 식량이나 자원을 채굴할 곳, 여가 활동을 즐길 곳을 찾는다. 인간과 동물의 상호작용이 빈번하게 이루어지는 만큼 동물의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전염될 확률이 증가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Ebola Is Back—and Vaccines Don’t Work Against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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