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긱 경제법, 캘리포니아 스트립 클럽 산업의 혼란 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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긱 경제법, 캘리포니아 스트립 클럽 산업의 혼란 유발
스트립쇼 댄서 집단이 차량 공유 서비스 플랫폼과 음식 배송 앱 근로자를 보호하는 긱 경제법 때문에 생계가 축소되었다고 주장한다.
By MORGAN MEAKER, WIRED UK

테디(Teddy)는 6년간 캘리포니아주 자영업 댄서로 제법 충분한 소득을 기록했다. 모든 지인이 자신의 성 산업 종사 사실을 아는 것을 원하지 않아 가명을 요청한 테디는 손님이 없어, 갑자기 급여가 감소한 힘겨운 시기도 있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손님이 없을 때 소득이 감소해도 어느 날 갑자기 손님으로 클럽 전체가 복잡해지면서 벌어들인 소득으로 충분히 충당하면서 생활할 수 있었다. 테디는 자신의 임금이 캘리포니아주의 현재 최저 시급인 15달러보다 적었던 날은 없었다고 말했다.

테디는 그동안 최저 시급 이상의 임금을 받았던 때를 플랫폼 노동자를 독립 계약자가 아닌 피고용인으로 인정하는 ‘AB5법(Assembly Bill 5) 이전의 시대’라고 칭한다. AB5법 도입 후 야근 수당과 최저 임금 제도 적용을 받는 근로자가 증가한다. 엘리자베스 워런(Elizabeth Warren) 미국 상원의원을 포함한 AB5법 지지 세력은 AB5법을 긱 경제 착취 해결책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2020년, AB5법 도입이라는 취지로 진행된 논란이 된 캘리포니아주 주민 투표는 아직 우버와 리프트 등 플랫폼 기업에 적용되지 않았다. 대신, AB5법은 요가 스튜디오부터 영화 제작사, 트럭 운전 등 여러 업계의 근로 관계에 변화를 가져왔다.

긱 경제 이외 영역에서 AB5법이 낳은 파장이 재조명받게 되었다. 바이든 행정부가 근로자를 잘못된 지위 분류 문제에서 보호할 취지를 담은 새로운 연방법을 모색하기 때문이다. AB5법과 같은 성격의 연방 법률인 단결권보호법(PRO Act)은 2021년 3월, 미국 하원 의회를 통과했으나 상원 의회에서는 지금까지 계류된 상태이다. 2022년 10월, 노동부에서 자영업자인 미국 시민의 최저 시급 기준 적용 자격이 있는 직원으로 근로 지위를 변경할 새로운 법안을 제안했다.

온라인 이외 영역의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긱 경제 규제 여파를 연구 중인 오리건주의 윌라멧대학교 법학 교수 케이스 커닝엄 파미터(Keith Cunningham-Parmeter) 교수는 “노동부의 법률은 AB5법처럼 여러 업계에 적용되지 않을 것이다. AB5법은 기업에 채용된 근로자 대부분 직원이라는 가정에 따라 제정됐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노동부의 법안은 개인의 소득 관리 방식과 근무 방식을 포함한 일련의 요소를 고려해, 법원이 근로자의 직원 지위 인정 여부를 판단하는 데 활용할 평가 방식을 효과적으로 확립한다.

하지만 AB5법이 의도치 않게 스트립 클럽에 미친 영향은 긱 경제 근로자 지위 분류 문제에만 지나치게 초점을 맞춘 국회의원에게 경고 메시지를 보내는 역할을 한다. 스트립 클럽 업계는 AB5법 시행 후 캘리포니아주에서 가장 극적인 변화를 맞이한 업계 중 한 곳이다. 스트립 클럽 댄서 사이에서는 직원 지위 인정 여부를 둘러싼 찬반 의견이 엇갈렸다. 하지만 스트립 클럽 업계 전체적으로 AB5법 도입 후 댄서 임금이 삭감됨과 동시에 일자리 자체가 불안정해졌다는 사실에 동의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추세이다. 스트립 클럽 댄서와 긱 경제 근로자 간 유사한 점이 있지만, 대다수 댄서는 AB5법 적용을 의미하는 중대한 차이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많은 댄서가 긱 경제 근로자처럼 규제 대상이 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현재 스트립 클럽 댄서 운동가 단체인 ‘스트리퍼스 유나이티드(Strippers United)’에 가입한 테디는 “AB5법이 캘리포니아 스트립 클럽 전반에 매우 끔찍한 영향을 미치는 방식과 상당수 업계 종사자가 일을 그만두도록 유도하는 방식으로 시행된 점은 확실하다. 또한, AB5법 도입 후 스트립 클럽 업계 종사자 소득이 감소했으며, 이전보다 근무 가치가 적은 일자리가 되었다. AB5법은 긱 경제 근로자를 보호한다는 취지로 제정됐으나 사실상 스트립 클럽 댄서를 규제하는 결과로 이어졌다”라고 주장했다.
 
[사진=Freepik]
[사진=Freepik]

2019년, AB5법 도입 후 캘리포니아주 클럽 여러 곳이 댄서 임금 지급 방식을 변경하면서 비공개 무대 후 소득이 대폭 삭감됐다. 많은 댄서가 최저 시급을 보장받지만, 새로 도입된 임금 체계와 근로 시간 감소 결과로 소득이 감소했다고 불만을 토로한다. 테디가 전한 바에 따르면, AB5법 도입 후 클럽은 댄서를 직원으로만 채용할 수 있어, 무대에 나설 일부 댄서를 선택하는 일이 빈번해졌다. 테디는 “과거, 전형적인 스트립 클럽 채용 댄서에 대한 생각을 바꾸는 것을 기피했던 많은 클럽이 매출을 최대한 기록하려 이전과 같은 조건을 갖춘 댄서를 채용하기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테디가 언급한 전형적인 스트립 클럽 채용 댄서의 조건은 대부분 마르고 젊은 백인을 지칭한다.

흑인이면서 자신의 외모에 대해 피어싱, 문신 등으로 전형적인 미(美)의 대안이라고 설명하는 테디는 AB5법 도입 후 갑자기 일자리를 찾기 어려워졌으며, 지난 몇 년 만에 처음으로 음식점 직원으로 또 다른 일자리를 구했다. 테디는 “댄서 일자리를 찾기 어려워진 현실에 낙담했다”라며, 현재 자신이 설 무대 일정이 무기한으로 비어 있는 상태라고 하소연했다.

스트립 클럽 업계에도 업계 자체의 문제가 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많은 댄서가 직원 지위를 인정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독립 계약자로 잘못 분류한 클럽을 제소했다. AB5법 도입은 코로나19 시기에 댄서도 실업 급여 수급 자격 대상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의미하지만, 많은 댄서가 바란 해결책은 아니었다. 테디는 “댄서로 활동하면서 오랫동안 겪은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았다”라고 전했다.

많은 근로자와 연구팀은 긱 경제가 직원 지위를 둘러싼 논쟁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즉, 여러 업계의 독립 계약자가 직면한 문제를 같은 문제로 한 번에 다루게 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커밍엄 파미터 교수는 “모두가 AB5법을 ‘긱 경제 근로자 법’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AB5법 시행 현황을 보면, 플랫폼 근로자와 기존 근로자를 포함한 모든 업계의 근로자를 대상으로 적용된다. 2022년 지금도 저임금 근로자 대부분이 긱 경제 근로자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업계마다 AB5법이 자영업자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는지 의견이 엇갈린다. 작가와 문서 작성 근로자 단체가 AB5법 폐지 운동을 가장 적극적으로 펼치며,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워졌다고 주장한다. 자막 서비스 기업 스피크라이트(SpeakWrite)의 구인 공고에는 “캘리포니아주 AB5법 때문에 캘리포니아주 거주자의 지원을 받지 않는다”라는 조건이 명시되었다. 트럭 운전기사 단체도 AB5법에 불만의 목소리를 냈다. 2022년 7월, 트럭 운전기사 단체가 오클랜드 항구 일대를 봉쇄하면서 AB5법 반대 시위를 벌였다. 당시 시위에 참가한 트럭 운전기사 단체는 직원으로 지위가 바뀐 탓에 근무 시간과 방식의 유연성이 줄어들었다고 주장했다.

커밍엄 파미터 교수가 전한 바와 같이 캘리포니아 고용 부처 관료가 AB5법 도입 전, 근로자 지위가 독립 계약자로 잘못 분류된 근로자 수가 최대 50만 명에 이른다고 추산했다. 커밍엄 파미터 교수는 일부 기업이 AB5법의 취지를 악용하더라도 최저 임금 제도와 야근 방지 보호가 대다수 근로자를 위한 긍정적인 발전 방향이라고 확신한다.

커밍엄 파미터 교수는 “기업이 근로자 지위를 독립 계약자로 잘못 분류하면서 급여와 인건비를 최대 30% 절감했다는 연구 결과가 여러 편 공개됐다. 따라서 스트립 클럽 업계를 포함한 일부 산업이 드디어 근로자 지위를 직원으로 제대로 수정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은 당연한 결과이다. 그러나 다수 기업이 근로자 지위를 직원으로 변경하면서 추가로 부담해야 할 비용을 임금이나 근무 시간 축소 형태로 충당한다”라고 분석했다.

댄서 임금 지급 조건은 클럽마다 다르다. 하지만 여러 클럽이 무대 후 댄서에게 지급하는 임금을 100~120달러 수준으로 유지해, 최저 임금 제도 적용 비용을 충당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최저 임금을 넘어선 소득을 기록하면, 댄서에게 지급하는 비용을 삭감한다.

과거 댄서로 근무한 적이 있으며, 현재 AB5법 도입 후 댄서의 근무 실태를 주제로 한 박사학 논문을 작성 중인 미네소타대학교 대학원생 이라나 터너(Ilana Turner)는 “AB5법을 지지한 국회의원 중 스트립 클럽 운영자가 직원 지위 상태 적용 후 매출을 최대한 유지하려 산업을 재구성할 의도로 법을 자의적으로 이용할 가능성이나 AB5법 도입 후 의도치 않은 여파가 발생할 가능성을 예측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라는 견해를 밝혔다. 터너는 논문 연구를 위해 AB5법 도입 후 소득이 최대 80%까지 감소했다고 밝힌 댄서 35명과 인터뷰했다. 인터뷰에 응한 댄서 중 AB5법 도입 후 소득이 감소하지 않았다고 말한 댄서는 단 한 명이었다.

미국 내 스트립 클럽 댄서 업계 최초 노동조합인 스타 가든 탑리스 다이브바(Star Garden Topless Dive Bar) 노스 할리우드 지부의 노동 운동에 참여하는 댄서인 벨비타(가명)는 AB5법의 의도치 않은 여파는 명백한 스트립 클럽 운영자의 잘못이라고 비판한다. 벨비타는 “클럽이 법을 올바르게 준수했다면, 댄서의 최저 임금 제도는 댄서 개인이 받는 팁 지급 상태를 유지하면서 적용되었을 것이다. 댄서가 원하는 것은 무대 후 공정한 수익 배분이다”라고 강조했다.

벨비타는 많은 댄서가 AB5법 법률 집행 부재 탓에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스트립 클럽 운영자는 이전부터 기본 고용 기준 준수 책임을 부담했어야 한다”라고 언급했다. 스타 가든 탑리스 다이브 바 측은 와이어드의 문의에 답변하지 않았다.

댄서 노동조합은 많은 근로자가 스트립 클럽 업계 상황에 적합하게 제정된 적이 없는 법률에 따라 생계를 유지할 방법을 찾는 데 초점을 맞추자 스트립 클럽 댄서의 상황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증가했다고 전했다. 긱 경제 근로자와 댄서 모두 지난 수십 년 동안 잘못된 근로 지위 분류로 경제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많은 댄서가 눈에 띄지 않는 미묘한 차이도 중요하다고 말한다.

벨비타는 “댄서는 긱 경제 근로자가 아니다. 댄서는 항상 같은 클럽에서 무대에 선다. 또, 일부 댄서는 같은 클럽에서 다년간 무대에 섰다. 따라서 긱 경제 근로자가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The Gig Law Causing Chaos in California Strip Clu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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