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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 불안정, 이제는 ‘보건 위기’로 다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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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 불안정, 이제는 ‘보건 위기’로 다뤄야 한다
새로운 연구를 통해 암 환자가 주거 불안정 상태를 직면할 때, 암으로 사망할 위험성이 두 배 더 높다는 사실이 입증되었다. 더불어 불안정한 주거 상황이 얼마나 해로운지 강조한다.
By KASRA ZAREI, WIRED UK

세레나 필립스(Serena Phillips)가 뉴욕에서 환자 관리자로 근무하면서 항암 치료 단계 과정을 따르면서 극복하도록 도왔을 당시 거주지 등록이 되지 않은 중년의 이민자 출신 유방암 환자를 보았다. 유방암을 앓던 환자는 건강보험 가입 상태와 경제적 사정을 떠나 모든 환자의 질병을 진료하던 병원을 찾은 적이 있다. 그리고 당시 주거 상태가 불안정하였다.

환자는 병상 입원 시 일주일당 100달러 상당의 병원료를 부담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당시 한겨울이었으며, 꾸준히 받던 화학 치료 부작용으로 신경계가 손상돼 추위에 더 민감해진 상태였다. 그러나 환자는 화학 치료를 받던 도중 꾸준히 일하면서 시급 70달러를 벌어 고정 지출 금액을 부담하였다. 결국, 주거 불안정과 빈곤 문제는 물론이고, 문제의 가장 근본적인 원인인 문화 장벽과 언어 장벽까지 직면하였다. 이 때문에 보건 혜택과 사회 복지와 수당 접근성이 제한되었다.

수십 년간 진행된 연구로 경제적 어려움을 비롯한 사회적 위험 요소가 개인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이미 입증되었다. 그리고 최근에는 암 환자 중 주거 불안정 수준이 심각한 환자일수록 건강이 악화될 위험성이 더 높다고 발표한 연구 논문 한 편이 공개되었다. 해당 연구 논문의 제1 저자이기도 한 오리건주 포틀랜드 지역의 카이저 평생 보건 연구 센터 연구원인 매튜 바네가스(Matthew Banegas)는 “사회적 위험성은 개인의 보건 복지 체계와 여러 사회 체계와의 상호작용에 악영향을 미친다. 건강 상태에 사회적 위험 요소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천천히, 그리고 확실히 알게 되었다”라고 말했다.

바네가스 연구원의 연구팀이 발표한 논문은 개인 정신건강부터 HIV와 에이즈 치료 과정의 지장까지 주거 불안정 상태의 다른 부정적 효과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진행됐다. 기존의 여러 연구 결과만 보더라도 주거 불안정 상태가 보건 위기로 이어지는 듯하다.

연구팀의 연구는 미국 내 총 1,200명이 넘는 암 환자가 암 진단 당시 주거 불안정, 식량 불안정, 생활고, 이동의 어려움 등 암으로 사망할 위험성을 높이는 것으로 확인된 다양한 위험 요소 노출 여부를 파악했다. 연구팀은 암 진단 당시 주거 불안정 상태라면, 주거 환경이 안정적일 때보다 암으로 사망할 위험성이 2배 더 높다는 결론을 내렸다. 주거 불안정 상태는 노숙, 월세 부담 어려움, 주택 면적 대비 지나치게 많은 인원 거주, 혹은 소득 대부분을 주거 비용으로 부담해야 하는 상태를 아우른다.

다만, 연구팀은 주거 불안정 상태 자체가 암 사망률에 영향을 미치는 방법은 평가하지 않았다. 연구팀의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존스홉킨스대학교 블룸버그 공중보건 대학원 보건 정책 및 관리 교수 크레이드 폴랙(Craig Pollack)은 “사회적 위험 요소가 암 치료에 영향을 미치는 방법은 다양하다”라고 설명했다. 일례로, 주거 불안정 상태 때문에 겪는 스트레스는 암이 악화될 위험성을 높인다. 주거 불안정 상태로 치료에 지장이 생길 때는 건강 검진을 받을 기회나 완치율이 높은 치료를 받을 기회 자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주택이 개인의 주거 복지 접근 중심지 역할을 하므로 주거 불안정 상태는 의료 혜택 접근을 가로막는 요소가 될 수 있다.

암 질환 상태에 영향을 미칠 안정적이면서도 저렴한 주거 조건은 아직 정확하게 확인된 바 없다. 그러나 연구팀은 주거 문제와 암 사망률 간의 관련성을 입증할 증거가 증가하는 추세라고 덧붙여 전했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현재 조지아주립대학교 데이터 과학자로 근무 중인 필립스는 “사회적 위험 요소가 등장할 때마다 암 치료 기회를 놓치거나 치료 시기가 지연될 확률이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치료 지연은 제때 건강 검진을 받아 암을 조기에 발견하여 치료와 진찰 기회를 놓칠 위험성 여부와 필요한 치료를 받지 못할 위험성 여부 등 다양한 형태로 이어진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주거 불안정 상태가 암 사망률에만 유독 영향을 미치는지는 확실히 입증되지 않았다. 브루킹스 연구소(Brookings Institution) 경제학 수석 연구 펠로인 스튜어트 버틀러(Stuart Butler) 박사는 “주거 불안정 상태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는 단순히 다른 형태로도 발견할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주거 불안정 상태는 그 자체로도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제적 불안정성의 지표가 될 수 있다. 바네가스 연구원은 “사회적 위험 요소가 다른 요소와 관련성이 없이 단독으로 발생할 일은 드물다. 보통 주거 불안정 상태라면, 다른 문제에도 시달릴 확률이 높다. 실제 문제는 생각보다 복잡하다”라고 말했다.

주거 불안정 상태와 암 사망률 간 관련성의 정확한 본질이 확실하지 않지만, 주거와 건강 간의 관계 자체만으로도 주거 안정성이 건강에 더 큰 장점이 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주거와 건강 간 관계는 실질적으로 다루어야 할 중대한 문제이다. 미국은 주거 지원으로 주거 불안정 상태에 놓인 이들을 지원하는 사회 지원 제도를 시행한다. 그러나 실제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이들의 범위와 지원 자격 대상자 범위가 제한돼, 여전히 주거 불안정 상태에 놓인 미국 거주자를 위한 저렴한 주택 지원 격차가 매우 크다.

버틀러 박사는 “이제 주거 지원에 나설 가장 적합한 이를 확인할 질문을 던져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주택 중개업 관리자나 병원 최고위층 관리자, 혹은 포괄적인 사회적 억압 문제 해결 기관 모두 주거 지원 투자를 사업 모델의 통합된 부분으로 판단하지 않는다. 암 치료 지원을 포함한 미국 보건 체계로 주거 불안정 상태에 처한 이들을 지원할 수 있다. 그러나 사회적 위험 요인은 해결책을 제시할 정책과 자금 지원이 필요한 광범위한 문제이다. 버틀러 박사가 말한 바와 같이 주거 불안정 상태와 같은 문제 해결에 필요한 규모로 투자를 확보할 완벽한 해결책은 없다.

일부 기관이 더 깊은 영역에서 지원 대책을 강구하는 방안이 주거 불안정 상태를 겪는 이들에게 도움을 줄 확률이 더 높다. 어쩌면, 암 사망 위험성이 더 높은 이들을 구제할 수도 있을 것이다. 2019년 게재된 어느 한 연구 논문은 미국 일부 지역에서 흑인이 주택 담보 차별을 겪는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즉, 대출 기관의 고객 인종 차별이 발생한 지역의 흑인과 백인 환자 간 암 사망률 격차가 더 크다고 해석할 수 있다. 폴랙 교수는 주거 불안정 상태를 겪는 이들의 비율이 지나치게 높은 집단은 오랫동안 미국 사회에서 소외돼, 암 진단과 치료 비용을 부담할 여유 자금이 더 적다고 설명했다.

비플랍 다타(Biplab Datta) 어거스타대학교 공중예방보건연구소 부교수는 “단 한 가지 요인이 아닌 인종과 민족, 주거 상태를 포함한 다양한 요인이 더해지면서 암 사망률 격차에 영향을 미친다”라고 주장한다. 이어서 잠재적인 해결책으로 암으로 사망할 위험성이 더 높은 인구 집단을 확인하고, 해당 인구 집단이나 지역 사회의 주거 불안정성 정도가 더 심각한가 확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정책을 통해 암 사망률과 주거 불안정 상태가 높은 집단을 위해 암 진단 조건과 치료의 질, 스트레스 완화 등 중대한 문제 개선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필립스는 뉴욕에서 근무할 당시 담당한 미등록 이민자 출신 환자가 사회적 위험 요소라는 장벽으로 어려움을 겪었으나 유방암 발병 상태를 제때 확인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모든 환자가 암을 제때 발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암을 제때 발견하지 못하는 사례는 계속 등장할 것이며, 주거 불안정 상태도 미국 사회 전역에 만연한 문제로 남아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It’s Time to Treat Housing Insecurity as a Health Ri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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