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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케인 이안, 심각한 재해 피해 일으켜...‘알고리즘’으로 이재민 지원금 지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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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케인 이안, 심각한 재해 피해 일으켜...‘알고리즘’으로 이재민 지원금 지급
구글 AI가 위성 이미지 스캔 후 피해가 가장 심각한 지역을 확인했다. 그리고 피해 주민의 개인 연락처로 직접 연락하여 도움을 주었다.
By CHRIS STOKEL-WALKER, WIRED UK

2022년 말, 허리케인 이안이 플로리다 일대를 강타할 당시 강풍과 홍수 피해가 발생했다. 그러나 허리케인 피해 발생일 기준 일주일이 지나자 플로리다주 내 재해 피해가 가장 심각한 지역 3곳 주민 일부는 예상하지 못한 희망의 신호를 발견했다.

플로리다주 콜리어카운티와 샬럿카운티, 리카운티 지역 주민 약 3,500명이 현금 보조금 700달러 입금 푸시 알림을 받았다. 입금 전, 지원금 지급을 위한 별도의 질문은 전혀 없었다. 구글 알고리즘이 빈곤 가정 지원 비영리단체 기브다이렉틀리(GiveDirectly)와의 협력으로 허리케인 이안으로 발생한 피해가 가장 심각한 곳에 거주하며, 수해 복구 지원이 필요한 이재민을 추산한 덕분이다.

기브다이렉틀리는 새로운 긴급 지원을 위해 구글의 자선 기관과 협력 관계를 체결했다. 구글 알고리즘을 활용해 지원금을 받은 이재민은 저소득층 식량 지원 결제 관리 기능을 지원하는 복지 혜택 앱인 프로바이더(Providers) 사용자이다. 기브다이렉틀리는 구글 AI 소프트웨어의 도움을 받아, 수동으로 프로바이더 앱 사용자를 분류할 때보다 더 빠른 속도로 허리케인 이안으로 피해가 극심한 지역에 지원금을 전달할 수 있었다.

기브다이렉틀리가 미국에서 자연재해 피해 지원을 위해 알고리즘을 활용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기브다이렉틀리는 2022년 3월, 이번 허리케인 이안 피해 지원에 앞서 토고에서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전 세계 경제가 하락세를 기록하자 구글 알고리즘을 활용한 지원금 지급 방식을 시범 도입한 적이 있다. 당시 토고 가구는 캘리포니아대학교 버클리캠퍼스 연구팀의 이미지 알고리즘으로 빈곤 징후를 감지한 뒤 빈곤 지역 주민의 휴대전화로 직접 지원금을 지급했다.

플로리다 이재민 지원금 지급 계획은 2019년 말부터 기브다이렉틀리와 6개월 이상 협력한 구글 머신러닝 전문가 4명이 개발한 매핑 툴 ‘델피(Delphi)’를 활용하여 재해 피해 지역을 확인했다. 델피는 허리케인과 같은 자연재해 발생 후 폭풍 피해 실시간 지도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를 포함한 일부 정부 산하 기관의 빈곤 데이터를 중첩해, 도움이 필요한 지역사회를 강조한다. 폭풍 피해 데이터는 또 다른 구글 툴인 ‘스카이(Skai)’로 제공한다. 스카이는 재해 전후 위성 이미지를 분석해, 건물 손상 심각도를 분석하는 과정에 머신러닝을 활용한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구글 자선 기관의 사회 지원용 AI팀 총괄 알렉스 디아즈(Alex Diaz)는 “지도로 사회경제적으로 취약한 곳과 재해 피해가 심각한 곳을 파악할 수 있다. 데이터는 현장 지원과 지원 전달 속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라고 말했다.

스카이의 피해 평가 능력을 평가하는 알고리즘은 수동 라벨링이 된 과거의 자연재해 피해가 발생한 지역의 건물 수백 채의 모습을 담은 위성 이미지로 훈련한다. 그 후 스카이는 전체 피해 지역 중 건물이 손상된 곳을 빠르게 감지한다. 2020년, 재해 대응 AI 학술 워크샵 발표 현장에서 공개된 스카이의 기술을 설명한 연구 논문은 인간 전문가의 피해 지역 분석 작업과 비교했을 때, 스카이의 자동 피해 평가의 정확도는 85~98%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기브다이렉틀리는 플로리다주에서 콜리어카운티와 샬럿카운티, 리카운티에 주소가 등록된 프로바이더 앱 사용자 전원에게 재해 지원금 700달러 입금 푸시 알림을 보냈다. 구글 AI 시스템은 세 지역의 건물 50%가 파괴되었다고 분석했다. 지금까지 900명이 지원금을 신청했으며, 그중 절반이 지원금을 받았다. 재해 지원금을 받은 이재민 전원이 기브다이렉틀리를 통해 지원금을 받았다면, 이재민 개인에게 직접 지급한 지원금은 총 240만 달러로 추산된다.

일각에서는 자동 재해 대응을 회의적으로 본다. 그러나 허리케인이 강타한 때와 같은 자연재해 피해 직후 혼란 상황을 고려하면, 이전과 같이 인간이 직접 대응하는 방식은 완벽한 지원과 거리가 멀다. 디아즈 총괄은 기브다이렉틀리가 구글과 협력하기 전인 2017년 시행한 텍사스와 루이지애나를 강타한 허리케인 하비 재해 분석 데이터를 지목했다. 기브다이렉틀리의 허리케인 하비 재해 지역 분석 결과는 피해 수준이 가장 심각한 지역 세 곳 중 두 곳을 간과했다. 디아즈 총괄은 “데이터 기반 접근방식이 직접 재해 현장을 돌아다니면서 파악하고 입으로 피해 상황을 전하는 것보다 훨씬 더 낫다”라고 언급했다.

일부 자연재해 지원 전문가가 기브다이렉틀리와 구글의 자동화된 알고리즘 기반 재해 지원금 지급 방식을 환영하면서도 몇 가지 문제점을 경고했다. 노섬브리아대학교 국제개발 설계대학원의 연구 펠로인 림 탈후크(Reem Talhouk) 연구원은 자동화 알고리즘 기반 재해 지원금 지급 시스템이 효율적인 원조 방식이라고 평가했다. 또, 공공 기관에 직접 방문하여 길게 줄을 선 뒤 지원금을 받는 것을 원하지 않는 지원금 지급 대상자의 존엄성을 보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자동화 시스템을 광범위한 영역에 채택할 때, 자칫하면 가장 도움이 절실한 주민을 간과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탈후크 연구원은 “알고리즘을 활용한 지원금 전달이 기존 방식보다 더 효율적이다. 그러나 재해 지원 작업 인력과 피해 지역사회 간 연결 관계가 사라진다”라고 분석했다.

탈후크 연구원은 직접적인 개인 관계는 재해 지원이나 지원금 지급 평가에서 일부 주민이 제외되는 일이 없도록 확인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스마트폰이 없거나 스마트폰을 충전할 전력이 없는 상황, 재해 지원금 관련 알림에 대응하기에는 지친 이재민도 지원금 지급 혜택에서 배제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

첨단 기술을 활용한 재해 지원금 전달의 또 다른 위험성으로 기대하지 못한 현금 지급 메시지가 사실이라고 믿기에는 너무 좋은 조건을 전달한다는 점이다. 2022년 9월, 기브다이렉틀리와 구글은 허리케인 피오나 여파 발생 당시 이재민 700명에게 지원금 안내 푸시 알림을 전송했다. 그러나 실제 알림에 따라 지원금을 받은 이재민은 200명도 되지 않았다.

사라 모란(Sarah Moran) 기브다이렉틀리 미국 지사장은 “예상보다 지원금 수령자가 너무 적었다”라고 밝혔다. 모란 지사장은 그 이유로 많은 이들이 메시지를 피싱 공격으로 의심했을 가능성을 언급했다. 현재 기브다이렉틀리는 또 다른 메시지로 지원금 지급 안내 메시지를 다시 전송해, 처음과 같이 현금으로 지원금을 지급한다.

모란 지사장은 구글과의 협력이 기존의 물리적 자연재해 대응 방식에 도움이 되었다고 전했다. 2022년 9월 말, 기브다이렉틀리 소속 자연재해 대응 담당 인력은 구글 시스템으로 확보한 데이터를 이용해, 피해가 극심한 지역을 찾아냈다. 그러나 모란 지사장은 알고리즘이 감지하지 않았으나 피해가 심각한 지역도 발견했다. 도움이 필요한 지역과 주민을 파악할 때, 인간과 알고리즘이 서로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모란 지사장은 “인간과 알고리즘을 활용한 자연재해 대응 방식은 상호보완 관계이다”라고 말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Hurricane Ian Destroyed Their Homes. Algorithms Sent Them Mo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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