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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장례식, 영국 최대 규모의 경찰 작전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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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장례식, 영국 최대 규모의 경찰 작전 시작
건물에는 총으로 무장한 경호 인원이 배치되었다. 비행 금지 구역에는 드론을 배치했다. 일시적으로 CCTV를 실행한다. 영국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장례식을 앞두고 2012년 런던 올림픽 당시보다 더 복잡한 보안 계획을 세웠다.
By MATT BURGESS, WIRED UK

런던 중심부 램버스구의 특별 작전실 내부에는 메트로폴리탄 경찰과 긴급 서비스 출동 인력, 영국 정부통신본부(GCHQ)와 MI5 등 정보기관 요원, 지방 당국 관계자가 모였다. 모두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장례식을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

36년간 경찰과 군대에서 근무한 전직 영국 테러 반대 국가 협력 위원인 닉 앨드워스(Nick Aldworth)는 “특별 작전실은 매우 넓은 공간이다”라고 말했다. 앨드워스의 설명에 따르면, 특별 작전실에서는 여러 경비 및 치안 팀이 여러 공간에서 업무를 수행하면서 최종 의사 결정권을 지닌 수석 경찰관에게 정보를 제공한다. 1시간 단위로 두 차례 주요 회의가 진행돼, 가장 최근의 새로운 안내 사항을 전달한다. 앨드워스는 “전체적으로 지휘관이 전략적 조언을 받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특별 작전실은 9월 8일(현지 시각), 70년 동안 왕위에 앉았던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96세로 서거하자 애도하는 시민을 보호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광범위한 보안 및 감시 작전을 펼칠 핵심 기관이다. 영국 최대 경찰 기관인 메트로폴리탄 경찰은 감시 작전이 대규모이면서도 기이한 규모로 펼쳐지며, 역사상 최고 범위의 감시 작전 중 하나일 것이라고 전했다.

스코틀랜드 왕실 저택에 여왕의 관을 놓은 순간부터 영국 시민은 관의 이동 행렬을 따라 군주를 향한 경의를 표한다. 500만 명이 스코틀랜드에서 런던까지 여왕의 마지막 비행을 따랐다. 수천 명이 도로와 보행자 길에 가득 줄을 섰으며, 수십 명의 여왕의 장례식 처음부터 끝까지 참석하여 여왕의 관이 지나가는 모습을 보았다. 며칠 동안 수만 명이 런던에 1마일이 넘는 긴 줄에 서서 24시간 이상 대기한 뒤 웨스트민스터 홀에 배치된 여왕의 관을 보며, 애도를 표했다. 수백만 명이 웨스트민스터 홀 현장을 온라인으로 지켜보았다.

9월 19일(현지 시각), 세계 각국의 정상이 왕실 가문과 함께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국장에 참석하면서 애도의 물결이 이어질 것이다. 수백만 명이 런던을 찾아 장례식에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장례식에는 총 1만 명이 넘는 경찰 인력이 배치되며, 수백 명이 영국 전역에서 런던과 윈저로 파견된다. 군인은 장례식이 무사히 끝날 때까지 항시 대기할 예정이다.

앨드워스는 “런던의 모든 경찰 기관이 장례식에 동원될 것이다”라고 언급했다.

9월 19일로 예정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장례식에서 여왕의 관은 웨스트민스터 홀에서 2만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국장이 진행되는 웨스트민스터 사원까지 짧은 거리를 이동한다. 이후 윈저까지 약 20마일 이동하기 전까지 여왕의 관 뒤를 따르는 행렬에 왕실 가문 일원이 동참한다. 여왕의 관을 묻기 전까지 행렬과 추모가 이어질 것이다.

메트로폴리탄 경찰의 특수 작전실의 벽은 영상 중계 화면을 송출하는 TV로 가득하다. 앨드워스는 “영화에서나 볼 법한 장면과 같은 모습이다”라고 말했다. 특수 작전실 내부 비디오 피드에는 버킹엄궁과 그 주변의 CCTV 영상이 포함되었다. (런던에는 CCTV 카메라 약 100만 대가 설치돼, 전 세계에서 감시 수준이 가장 높은 도시 중 한 곳이다. 여왕의 장례식 도중에는 모바일 CCTV 카메라를 추가로 설치한다) 정전 사태와 같은 이유로 특수 작전실 운영이 불가능하다면, 10마일 떨어진 곳에 있는 백업 센터를 활용할 수 있다.
 
[사진=The Royal Family]
[사진=The Royal Family]

장례식 전에도 여왕의 서거를 둘러싼 보안 작전이 대규모로 진행되었다. 며칠 동안 런던 일대의 조문 행렬에 길게 줄을 서면서 애도한 시민은 공항을 방불케 하는 삼엄한 보안 감시를 통과한 뒤 여왕의 관이 놓인 공간에 들어갈 수 있었다. 또, 런던 일대에서는 경찰의 추가 순찰이 이어졌다. (조문객의 줄은 유튜브 생방송 영상으로 추적하였다.) 런던 중심 지역 도로는 차량 진입을 통제한 채로 폐쇄되었다.

여왕의 관을 행렬과 함께 런던 일대로 옮기면서 왕실 가문 일원을 곳곳에서 쉽게 볼 수 있었다. 왕실 가문 관계자는 대중 앞을 걸어 다니며, 지역 관료를 만나 악수했다. 방탄유리로 별도로 방어하지 않은 상태였다. 대신, 경찰관이 약 5m 거리의 행렬에서 길게 줄을 섰다. 그와 동시에 대중 관리 훈련을 받은 경찰 인력은 보안 위협과 의심스러운 행동을 찾아내려 길게 줄을 선 시민을 감시하였다. 대중 사이에는 사복 경찰이 배치되었다. 폭발물과 총기류 감지 훈련을 받은 탐지견도 군중 사이에 배치되었다.

대규모 장례식이 진행되는 웨스트민스터 사원 일대에서는 강력한 보안 검사가 이루어졌다. BBC는 웨스트민스터 사원 인근의 모든 맨홀 뚜껑을 연 채로 폭발물 설치 여부를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가로등을 모두 열고 수색 작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경찰 수색 인력과 무장 인력 모두 런던 중심부 건물 꼭대기 층에 배치됐으며, 메트로폴리탄 경찰은 언제든지 활용할 수 있는 헬리콥터 3대를 배치했다. 런던 중심부와 윈저 일대의 드넓은 비행 금지 구역에는 드론이 배치됐다. 장례식 현장의 항공 교통을 단속하려는 조처이다.

다수 전문가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장례식을 앞둔 보안 작전이 2012년 런던 올림픽 당시와 비교할 만한 수준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실제로 여왕의 장례식과 올림픽 당시의 보안 전략은 큰 차이가 있다. 올림픽 당시 보안 작전은 비교적 더 수월하게 예측할 수 있었다. 다수 관료가 행사 개최 시점과 장소, 경기장과 행사 현장 일대를 찾는 예상 인원수를 예측할 수 있었다. 행사 현장에 들어가기 전, 보안 검사를 진행했다. 이번 여왕 장례식 참석자 수는 예측할 수 없으며, 길거리에 길게 줄을 선 시민을 대상으로 별도의 보안 검사를 하지는 않는다.

리버풀존무어스대학교 첨단 순찰 연구소 수석 강사인 피터 윌리엄스(Peter Williams)는 상호 원조 합의에 따라 영국 전역의 경찰이 런던에 파견돼, 메트로폴리탄 경찰을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주간과 야간, 12시간 단위로 순찰 투입 인력을 교대한다. 영국 전역 경찰의 순찰 인력 교대 관리는 매우 복잡하다”라고 말했다. 제대로 된 역량을 갖춘 인력을 필요한 규모로 적절한 곳에 제때 투입하는 일이 중요하다.

경찰은 장례식 전, 왕실 비판 시위대를 체포한 뒤 의회 바깥에서 아무 내용도 작성되지 앟은 서류를 든 변호사에게 상세한 상황 설명을 요구했다. 이후 일부 시민 자유 단체는 경찰을 강력히 비판하며, 경찰이 압력을 철회한 뒤 절대적으로 필요할 때만 시위에 개입한다고 주장했다.

장례식을 앞둔 시점 가장 분명하게 드러난 최대 위협은 테러 공격 발생 위험성이다. 메트로폴리탄 경찰 경정 출신인 팜 산두(Parm Sandhu)는 “장례식에 참석한 대중이 테러 공격의 표적이 될 수 있다. 장례식 자체도 테러 공격 동기가 될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지난 10년간 영국과 유럽 전역의 테러 위협은 IS와 같은 조직이 협력한 조직화된 대규모 테러 공격에서 칼이나 차량을 동원한 단독범의 위협으로 바뀌었다. 윈저로 향할 여왕의 장례식을 앞두고 경찰은 금속 및 콘트리트 보안 장벽을 추가로 설치했다. 테러범이 장례식 현장에서 추모하는 시민을 향해 의도적으로 차량을 끌고 돌진하는 일을 막기 위한 적의 차량 완화 전략의 일환이다.

현재 영국 정부의 테러 위협 단계는 총 5단계 중 중간 수준에 해당하는 상당한 수준이다. 공격 발생 위험성이 있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2022년 2월 자로 완화된 위협 수준은 영국 전역에 적용된다. 앨드워스는 “여왕의 장례식과 같은 대규모 행사에서는 행사 특별 위협 수준을 적용한다”라고 말했다. 여왕의 장례식 전후로 특별한 위협 수준을 적용하며, 정보기관이 위험성이 있다고 발견한 이들을 모두 감시한다.

장례식에는 무장 경찰의 수요도 높을 것이다. 9월 12일(현지 시각), 메트로폴리탄 경찰 연방 의장 켄 마쉬(Ken Marsh)는 “현직 인력의 수를 고려하면, 일반 경찰보다는 무장 경찰의 임무 요구사항이 훨씬 더 많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영국 전역의 경찰관 14만 2,526명 중, 4.3%에 해당하는 무기 소지 권한이 있는 경찰관은 영국 전역에서 장례식 경비에 호출되었다.

장례식에 참석하는 세계 지도자도 보안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다. 9월 18일(현지 시각)까지 장례식 전체 참석자 명단이 공개되지 않았으나 전 세계 유력 지도자 일부가 런던으로 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나루히토 일왕,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비롯한 전 세계 왕실과 정치계 최고 지도자가 장례식에 참석한다고 밝혔다. (러시아와 벨라루스, 북한 등 일부 국가의 지도자는 초청받지 않았다. 시진핑 주석은 장례식에 초청받았으나 중국 관료는 중국 내부에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운구 행렬 현장을 볼 수 없도록 차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정부는 외국 정상과 왕실에 전세기가 아닌 상용화 항공기를 이용한 방문을 요청했다. 런던에 도착한 뒤에는 정부가 제공하는 버스에 탑승할 것을 요청했다. 버스는 런던 서부지역에서 출발하지만, 구체적인 출발 위치는 알려진 바가 없다. 장례식까지 이동 방식을 중심으로 외교적 반발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폴리티코 보도에 따르면, 5개국 지도자가 영국의 장례식 이동 방식 제안을 거부했다. 그중 한 명은 바이든 대통령이다. 영국 관료는 바이든 대통령이 대통령 안전 유지를 위해 개조된 캐딜락 차량인 비스트(Beast)에 탑승한 채로 장례식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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