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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보호론자로 유명한 찰스 3세 왕 즉위, 기후에 의미하는 바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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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보호론자로 유명한 찰스 3세 왕 즉위, 기후에 의미하는 바는?
웨일스 공으로 오랫동안 환경 운동을 이어온 기록이 있는 찰스 3세 왕의 왕위 계승이 공공 정책에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By TOM WARD, WIRED UK

“10대 시절이었던 1960년대 당시 곧 발생할 일을 매우 우려했으며, 모든 것이 파괴된 때를 기억한다. 나무와 산울타리가 베이고, 습지가 건조해졌다… 백열 때문에 지구 기온이 상승하는 과정과 기술이 자연을 의도적으로 기피한 것이다. 자연을 완벽히 부인한 탓에 자연이 파괴되었다.”

보통 환경 운동가의 입에서 듣기 쉬운 말이 아니다. 하지만 찰스 3세 신임 왕은 몇 년 전, 자연 보호에 헌신한다고 밝히면서 위와 같이 말했다. 찰스 3세 왕의 환경 보호 다짐 연설 영상은 50년 만에 신임 왕이 기후 행동주의를 선언한 순간을 의미한다. 찰스 3세 왕은 지구온난화를 기껏해야 비공식적인 주요 문제로 여기던 1970년대, 환경을 대하는 인간의 태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촉구하는 연설로 영국 왕실에 즉위하였다. 간혹 1970년에는 나무를 베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인식이 있었다.

1970년 연설 이후 찰스 3세 왕은 73세가 된 지금까지 오랜 시간에 걸쳐 환경 문제에 헌신해왔다. 환경 문제는 젊은 시절부터 찰스 3세 왕의 마음속에서 심각한 문제로 차지한 요소이다. 찰스 3세 왕은 지금까지 지속 가능성과 유기농법, 재생에너지, 생물 다양성을 지지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또한, 도시 설계와 기업의 상품 생산 방식 재고도 독려했다. 찰스 3세 왕은 일주일 중 며칠 동안 육류를 섭취하지 않았다. 찰스 3세 왕의 차량인 고풍스러운 애스턴 마틴(Aston Martin) 차량은 잔여 와인과 치즈훼이로 움직인다. 찰스 3세 왕이 웨일스공이었을 당시 런던에서 거주한 왕실 저택에는 태양광 패널이 설치되었다. 왕실 가문이 매년 여름, 머무르는 스코틀랜드 애버딘셔 저택인 밸모럴(Balmoral)은 수소전기 터빈과 바이오매스 보일러를 사용한다. 2021년,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현장에서 찰스 3세 왕은 전 세계 지도자에게 “지구가 십억 년간의 진화를 거친 뒤 배출량을 감축하고 탄소를 포획한다면, 자연이 인류 최고의 선생님이 될 수 있을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또, “자연 자본 복구와 자연 기반 해결책 개발 가속화, 순환 바이오 경제 활용이 인류의 노력 중 결정적인 요소가 될 것”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찰스 3세 왕이 신임 국가원수가 된 2022년은 환경 문제가 대중적 논의와 정치적 논의가 매우 중요한 문제로 떠올랐다. 또, 인류는 갈수록 자국 지도자에게 기후 위기 광고에 따른 행동을 촉구한다. 그러나 리즈대학교 기후 물리학 교수 겸 유나이티드 뱅크 오브 카본(United Bank of Carbon) 이사인 피어스 포스터(Piers Forster)의 주장과 같이 찰스 3세 왕은 기후 문제를 중요한 문제로 내세우는 전 세계 유력 인물과 달리 기후변화 퇴치를 위한 행동 측면에서 실제 문제 해결에 나선다.

포스터 교수는 “찰스 3세 왕은 다보스 포럼 등 여러 현장에서 전 세계 지도자 앞에서 기후변화 문제 대응의 필요성 촉구 연설을 여러 차례 진행했다. 찰스 3세 왕이 단순히 기후변화를 위한 행동이라는 화려한 말만 내세우기보다는 지구에서 행동으로 문제 해결에 나선다는 점이 매우 인상적이었다”라고 밝혔다. 포스터 교수는 찰스 3세 왕이 실제로 주목할 만한 요소로 농업과 토지 사용 변화에 열정적인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터 교수는 “찰스 3세 왕은 온실가스 배출과 비료 사용, 토양과 생물 다양성 부재 등과 같은 문제 때문에 대규모 농업을 탐탁지 않게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농업 탈탄소와 생물 다양성 향상, 토양 개선 모두 영국 정부의 진전 노력이 저조했던 부분이기도 하다.

그러나 찰스 3세 왕이 왕위를 물려받은 뒤 친환경 관련 정책 시행이 속도를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지속 가능성 비영리 단체인 포럼 포 더 퓨처(Forum For the Future) 창립자이자 『Hope in Hell: A Decade to Confront the Climate Emergency』의 저자인 조너선 포리트(Jonathon Porritt) 경은 찰스 3세 왕이 지금 당장 군주가 된 후 효과적인 변화를 채택할 힘이 적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찰스 3세 왕이 친환경 문제를 국가 차원의 행복을 위한 중요한 문제로 고려할 수는 있지만, 실제 영향력은 제한적인 것이다. 이에, 포리트 경은 “찰스 3세 왕은 대규모 석유 및 가스 산업 주요 기업 여러 곳이 모인 악의 제국에 직접 맞선 환경 운동에 개입하지는 않을 것이다. 헌법상 군주의 역할을 넘어선 영역의 일이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사진=The Royal Family]
[사진=The Royal Family]

뱅거대학교 헌법 및 행정법 강사인 스티픈 클리어(Stephen Clear)는 “현직 선출직 의원이 법안 통과 능력을 갖는다”라는 규정이 있다고 설명했다. 군주는 법률이 되기 전, 법안에 왕실의 찬성 의사를 표시할 수는 있다. 그러나 왕실의 찬성 의사는 실제 군주의 조언이 없는 형식상의 승인일 뿐이다. 왕이나 여왕이 의회를 통과한 법률을 항상 승인한다. 개인적으로 법률을 반대해도 예외는 없다.

하지만 클리어는 찰스 3세 왕의 관심 정책을 다룬 문건에 주목하며, 찰스 3세 왕이 평소와 같이 행동할 수도 있다고 제시했다. 찰스 3세 왕이 2004년과 2005년, 유전자 변형부터 지구온난화, 농업, 사회적 억압까지 각종 우려사항을 적어, 당시 각 정부 부처 장관에게 보낸 서한이다. 비공개 상태로 전송하고, 뒤늦게 공개된 해당 문건은 왕실 가문의 정치적 중립성이라는 관행 때문에 논란이 되었다.

반면, 클리어는 찰스 3세 왕이 앞으로의 접근 방식 변화 및 중립성을 유지하면서 논란을 일으키지 않는 현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고 확신한다. 실제로 찰스 3세 왕은 왕위 즉위 즉시 활동 변화를 선언했다. 찰스 3세 왕은 국가 연설에서 “새로운 책임과 함께 삶도 달라질 것이다”라며, “더는 자선단체와 개인적으로 깊이 관심을 갖던 문제에 시간과 에너지를 할애하기는 어려울 것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찰스 3세 왕은 왕이라는 지위에서 기후 정책에 더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바로 과거 대영제국의 일부였던 국가로 구성돼, 영국 군주가 이끄는 단체인 코먼웰스(Commonwealth)를 통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것이다. 포리트 경은 “코먼웰스는 특히, 기후와 생물 다양성 측면에서 중요한 환경 문제에 참여한다”라고 말했다. 찰스 3세 왕은 코먼웰스 소속 국가가 중대한 기후변화 문제를 다루기 위해 효과적으로 협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지속 가능성 서비스 기업 에보라 글로벌(Evora Global)의 공동 창립자 크리스 벤넷(Chris Bennett)도 코먼웰스가 찰스 3세 왕의 미래 계획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 벤넷은 현재 찰스 3세 왕이 옹호할 만한 문제를 추측하기만 할 수 있으나 찰스 3세 왕이 이빨 빠진 호랑이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벤넷은 “여왕과 코먼웰스 수장의 정기 회의와 전반적인 협력 목표를 보면, 지구헌장인 ‘테라 카르타(Terra Carta)’를 공동 지지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테라 카르타는 2021년, 찰스 3세 왕이 웨일스공일 당시 설립한 지속 가능한 시장 계획(SMI)의 일환으로 지속 가능성을 향상하기 위한 기업 운영 안내를 위해 확립되었다. 기업이 자연과 인류, 지구에 우선 적용할 100가지 행동 지침을 제시한다. 산텍(Santec), 존 루이스(John Lewis), 유라시안 리소스 그룹(Eurasian Resources Group) 등이 먼저 가입했으며, SMI는 코먼웰스 소속 국가 54개국이 모두 지지한다.

벤넷은 테라 카르타 서명과 함께 함께 여러 프로젝트와 프로그램이 등장한 점에 주목했다. 그 핵심 중 하나는 UN과 금융 서비스 전담팀의 공동 출범으로 탄생한 SMI의 또 다른 산물인 탄소 중립 뱅킹 동맹(Net-Zero Banking Alliance)이다. 벤넷은 “여러 은행 기관이 탄소 중립을 약속하고, 실천 기관의 탄소 중립 뱅킹 지침과 같은 실질적인 수단을 제공했다”라고 설명했다. 탄소 중립 뱅킹 동맹에 가입한 98개 은행 기관은 전 세계 은행 자산의 40%를 책임진다.

환경 정책을 위한 초석이 이미 마련된 가운데, 찰스 3세 왕이 코먼웰스 가입국의 금융 시스템을 통해 친환경 행동을 계속 독려할 수도 있다. 결과적으로 자연 보호와 강화를 위한 다양한 프로젝트와 기업, 기술에 활용할 더 많은 자본을 얻게 될 것이다.

그러나 찰스 3세 왕이 지닌 친환경의 가장 큰 장점은 찰스 3세 왕의 유산과 이미 영국의 새로운 세대와 코먼웰스 시민을 대상으로 펼친 여러 운동의 영향력일 것이다. 포리트 경은 “찰스 3세 왕은 지난 50년간 청년층과 환경 보호를 위해 무수히 많은 협력 활동을 펼쳐왔다. 찰스 3세 왕의 자선 단체 중 상당수가 청년층에 초점을 맞추며, 청년층은 기후변화 대응에 열정적으로 신경 쓰는 모습을 보인다”라고 말했다.

영국과 호주, 캐나다, 카리브해의 다수 도서 국가, 아시아 및 아프리카 국가 등 코먼웰스 소속 국가의 인구는 전 세계 인구의 1/4인 240억 명 이상이다. 즉, 찰스 3세의 영향력이 버킹엄궁을 넘어서 먼 곳으로도 뻗어가면서 여러 차례 영향력을 미친다는 의미이다. 포리트 경이 지적한 바와 같이 찰스 3세 왕이 옹호하는 환경 명분은 찰스 3세 경과 같은 시대를 보낸 수많은 청년층이 인식한 부분이기도 하다.

포리트 경은 “젊은 세대에게 환경 문제를 신경 쓴다는 사실을 보여줄 만한 영향력을 지닌 위치에 오른 노년 세대는 많지 않다. 대부분 노년층이 환경 문제에서 미래 세대에 피해를 주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찰스 3세 왕은 다를 것이다. 지난 50년간 다른 방식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말해왔기 때문이다. 간혹 찰스 3세가 환경 문제 변화를 위해 열정적이면서 진실성 있는 행동으로 개입한 사실을 누구나 알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포리트 경은 찰스 3세 왕의 권력 자체가 제한적이면서 광범위한 책임을 부담해야 하지만, 젊은 세대와의 관계가 생태학적 다툼을 위해 중요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어쩌면, 청년층은 찰스 3세 왕이 환경 책임에서 신뢰할 수 있는 지도자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적어도 상징적인 부분을 고려하면, 환경 문제에 열정적인 지도자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희망을 품을 수 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What Charles the ‘Activist King’ Means for the Clim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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