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미 아보라지(Assimi Aboladji)는 프랑스 남부 지역에서 가족과 휴가를 즐기던 중 일자리가 사라졌다는 통보 메일을 받고 부랴부랴 집으로 돌아왔다. 2년 동안 1만 1,475건의 배달 업무를 처리하면서 사용한 아보라지의 우버이츠 계정이 아무 경고 없이 비활성화 상태가 되었다. 한순간에 아보라지의 주요 소득원이 사라짐과 동시에 근무 평점 97점은 무의미한 수치가 되었다. 아보라지는 “2년간 열심히 배달 기사로 일하면서 골드 등급까지 받았으나 갑자기 계정이 사라져 충격이었다”라고 말했다.
아보라지만 겪은 일이 아니다. 9월 12일(현지 시각), 아보라지는 다른 배달 기사 수백 명과 함께 우버이츠의 정식 근로 비자를 발급받지 못한 채로 근무한 뒤 계정이 사라진 이들과 함께 시위에 동참했다. 파리에 모인 시위 참석자 수백 명 중 다수는 바이크에 탑승한 채로 “배달 기사를 위한 정의를”, “우버이츠의 근로자 근로 비자 발급을” 등과 같은 구호를 외쳤다. 배달 기사의 분노는 2개월 전인 2022년 7울부터 시작됐다. 시위를 주도한 노동조합인 플랫폼 배달 기사 조합(CLAP) 회장 제롬 피모트(Jérôme Pimot)는 우버이츠가 7월부터 배달 기사 수십 명의 계정을 아무 이유 없이 비호라성화 처리했다고 말한다. 그는 “이후 우버이츠의 배달 기사 계정 비활성화 속도가 빨라졌으며, 지금까지 총 2,500명이 계정 비활성화 처리로 생계유지 수단을 잃었다. 학살과 다름없는 행위이다”라고 분노했다.
시위대는 근로 비자를 발급받지 못한 근로자의 위험한 처지를 악용하고, 배달 기사를 이용해 배달 수요 증가와 하락세에 따라 배달 기사 수를 증원하거나 감축하는 데 이용했다는 점에서 우버이츠를 비난한다. 우버이츠는 배달 서비스 수요가 높았던 코로나 시대에 근로 비자가 없더라도 누구나 자사 플랫폼 배달 기사로 등록하도록 했다. 그러나 지금은 다수 애널리스트의 배달 서비스 수요 감소 전망이 이어지자 배달 기사를 퇴출하는 추세이다. 우버이츠의 최근 매출 분석 결과는 월간 사용자 수와 구매 물품 규모, 전년 대비 성장률이 단 1~3%을 기록한 2022년 6월 기준 3개월간의 배달 서비스 매출 등을 입증한다.
파리 서비스 업계는 오랫동안 정식 근로 비자를 받지 못한 근로자에게 의존해, 노동력 부족 현상을 피했다. 음식점 단체 멜트(Melt)의 공동 창립자인 진 가니제트(Jean Ganizate)는 6월, 르몽드와의 인터뷰에서 “파리의 모든 음식점 주인은 다른 이름으로 근무하는 이들을 두었다”라고 말했다. 당시 가니제트는 근로 비자가 없는 근로자는 취업 시 타인의 거주 허가증을 사용한다.
매트 키어리(Matt Keirle) 우버이츠 대변인은 “문서 위조와 불법 근로에 맞서 싸우고자 프랑스 내 우버기츠 배달 기사의 계정을 두고 철저한 감사를 진행했다"라며, 배달 기사 단속 시기 공개는 거부했다. 이후 우버의 자체 공개 데이터에 따르면, 외부 인증 기관을 통해 진행한 우버이츠 프랑스 배달 기사 6만여 명을 진행한 감사에서 단 4%만이 가짜 문서를 사용하거나 배달 기사 계정을 여러 개 보유한 사실이 드러났다.
일각에서는 우버이츠의 배달 기사 계정 단속 시기에 의문을 제기한다. 아보라지는 “우버가 2년이 지나서 문제 계정을 검토한 이유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그는 2020년, 타인의 서류를 이용해 우버이츠 계정을 생성했다. 당시 프랑스 취업 신청 자격을 갖출 서류가 없었기 때문이다. 아보라지의 배달 기사 근무 신청이 승인되었으며, 2년 동안 아무 문제 없이 근무했다. 8월 23일, 아보라지의 계정이 차단됐다. 우버 측은 프로필 사진과 업로드한 서류 시진이 다른 것이 계정 비활성화 이유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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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 비활성화 조치는 프랑스 노동조합의 분노를 유발했다. 우버이츠는 계정 비활성화가 갈수록 증가하는 중단 추세라고 설명했다. 우버이츠 시위에는 참여하지 않은 프랑스 자영업자를 위한 기관인 독립 노동조합(Independents Unions)의 대표 파비안 토소리니(Fabian Tosolini)는 “우버이츠의 배달 기사 계정 비활성화는 안내 없이 이루어졌다. 많은 배달 기사가 다음 날 아침 앱에 접속할 수 없다는 사실을 확인한다. 그리고 소득 수단이 사라졌다”라고 말했다.
토소리니 대표가 말한 부분은 2022년 7월 28일 자로 우버이츠 계정이 비활성화된 바세쿠 시소코(Bassekou Cissoko)가 겪은 일이다. 시소코는 2019년, 타인의 이탈리아 신분증을 이용해 우버이츠 배달 기사로 등록하면서 근무하기 시작했다. 우버는 2주간 시소코의 서류를 검토한 뒤 가입 신청을 최종 승인했다. 시소코는 3년 동안 주당 98시간 근무했다. 시소코는 “코로나 시대에 모두 바이러스 감염 위험성을 피하려 봉쇄 조치와 함께 외출하지 않았을 때, 배달 기사는 우버와 고객을 위해 일했다”라고 말했다.
우버이츠 계정 비활성화 처리 대상이 된 배달 기사 다수는 이탈리아 신분증을 사용했다. 독립 노동조합 회장 토마스 아온조(Thomas Aonzo)는 이탈리아 신분증은 이탈리아 이외 국가에서 사용할 수 없다. 그러나 아온조 회장은 우버이츠가 2018년부터 배달 기사의 계정 생성에 이탈리아 신분증과 같은 신분 증명 서류를 사용하도록 승인했다. 이탈리아 신분증 카드는 북아프리카에서 이탈리아 사이의 짧은 해역을 건너 유럽에 발을 들인 이들을 포함해 유럽 내 난민 신청자에게 보편적으로 발급하는 카드이다.
프랑스 시위는 우버와 근로 비자가 없는 근로자 간의 관계의 문제를 강조한다. 독일 홈볼트주립대학교 소속 디지털 노동 전문 연구원인 모리츠 알텐리드(Moritz Altenried)가 설명한 바와 같이 종종 사용하기 쉬우면서 여러 언어로 서비스를 지원하는 배달 앱은 타지에서 새로 온 이가 일자리를 찾고자 할 때 주목할 만한 매력적인 일자리 확보 수단이다. 알텐리드는 “플랫폼에도 이민자 출신 근무 인력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현재와 같은 조건에서 현지 근로자를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버이츠가 취업 시 선택권이 거의 없는 일부 근로자를 착취했다는 이유로 비난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0년, 검찰은 우버 이탈리아에 특별 관리팀을 두면서 법원이 지목한 위원회 구성원이 우버 사업을 관리하도록 했다. 우버이츠 사업이 불량 조직 집단으로 알려진 세력으로 구성된 외부 중개 업자를 통해 취약한 이주 노동자를 착취한 사례가 발견됐기 때문이다. 해당 사건은 코로나 시대에 대규모 채용을 관리하지 않는 관행을 일으켰다는 이유로 우버이츠를 제소했다.
우버이츠는 오랫동안 합법적인 근로 비자가 없는 이민자의 불법 근무를 용납하지 않는다고 공개적으로 주장했다. 2019년, 우버이츠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프랑스 직원 100명을 두고 현지 배달 기사의 근로 자격을 임의로 확인한다고 밝혔다. 프랑스 정부는 우버이츠처럼 이민자의 근로 문제를 우려하지 않는 듯했다. 2022년 3월, 우버이츠와 고릴라스(Gorillas) 소유 배달 플랫폼 프리치(Frichti)와 스튜어트(Stuart), 딜리버루(Deliveroo) 모두 일주일 단위로 배달 기사의 신원을 검증한다는 업계 헌장에 서명했다. 프리치와 스튜어트, 딜리버루 모두 헌장 서명 이후 비활성화 처리 한 배달 기사의 계정 수를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노동조합은 근로 비자가 없는 근로자의 계정 비활성화가 배달 기사의 업무를 중단할 수단이 될 수 없다고 본다. 피모트 회장은 “근로 비자가 없으나 이탈리아 거주증 허가를 받은 이주민 중 실명으로 계정을 생성한 이들은 결국 암거래 시장에서 계정을 대여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암거래 시장에서 대여한 계정은 페이스북이나 스냅챗에서 월 600유로에 찾을 수 있다고 전했다.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고자 노동조합과 파리 대표단 모두 긱 경제를 프랑스 규제에 포함하는 방안을 촉구한다. 규재는 프랑스에서 3년간 근무했으며, 24개월간의 급여 명세서가 있는 이들을 영주권자로 고려하는 방안을 포함한다. 지금 당장 자영업자는 자격 충족 대상이 되지 않으며, 우버이츠와 같은 플랫폼 근무자는 공식 급여 명세서를 받지 않는다.
옹호 세력의 주장에 따르면, 규제화는 근로 비자가 없는 이주민 출신 배달 기사가 프랑스에서 합법적으로 근무할 권리를 부여함과 동시에 배달 플랫폼이 필요할 때 노동력에 접근하도록 지원한다. 또한, 이민자 출신 배달 기사에게 안전과 안정성을 부여할 수 있다. 시소코는 “세금을 납부하면서 프랑스의 선량한 시민처럼 존엄성을 인정받으면서 살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