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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동사니 정리 영상 시청, 어떤 점이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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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동사니 정리 영상 시청, 어떤 점이 좋을까?
신경학적인 이유 때문에 옷장 정리 유튜브 영상을 계속 클릭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By ABBY ALTEN SCHWARTZ, WIRED US

한 가지 고백할 사실이 있다. 혼자 있으면서 긴장감을 느낄 때는 하던 일을 멈추고 휴식을 취하면서 아이폰을 꺼낸다. 그리고 스트레스틀 해소할 특정 유형의 영상을 시청한다. 바로 집 안 잡동사니 영상이다. 

쌓여있는 셔츠를 능숙한 모습으로 깔끔하게 갠 모습과 수직으로 나열한 물건 혹은 간식을 매장에서 가져온 포장 용기에서 깔끔한 아크릴 컨테이너로 예쁜 라벨과 함께 정리하는 모습을 보면 죄책감을 덜 수 있다. 보는 것과 같이 중요한 목적은 없지만, 깔끔하게 정리하는 순간을 엄선한 영상은 갈수록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오아시스를 발견한 것과 같은 짜릿함을 선사한다. 10분간 수납장을 정리한 영상을 본 뒤에는 냉장고 선반 정리 영상과 세탁실 정리 영상도 본다. 마음의 평안과 함께 정신이 맑아지는 것을 느낀다.

부정적인 소식을 계속 찾아볼 때의 위험성은 여러 차례의 논문으로 자세히 제시되었다. 또한, 디지털 콘텐츠를 의도적으로 소비하면서 정신 건강상의 장점을 얻을 수도 있다. 필자가 본 영상은 어떤 종류의 영상인가?

미네소타에 거주하는 심리학자 크리스티 필립스(Kristi Phillips) 박사는 “인간의 뇌는 질서를 좋아한다. 또, 주변의 자극 요소가 적다면, 평안함을 높일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집 청소 릴스와 틱톡 영상, 최근 들어 인기 상승세를 기록한 TV 시리즈도 그다지 연관성이 없는 듯한 콘텐츠도 인기가 높다.

현실 세계에서는 누구나 정리를 즐기지만, 실제로 일상생활에서 더 복잡한 부분일수록 계속 정리를 미루게 된다.

필립스 박사는 정리를 즐기면서도 행동을 미루는 심리가 정리 영상을 계속 보게 되는 특별한 흥미를 선사한다고 설명했다. 필립스 박사는 “개인이 생활하는 공간을 청소하려 하면서도 감정적으로 정리해야 하는 물건에 애착을 갖게 된다”라고 말했다. 정리해야 할 물건과 관련된 기억이든 단순히 돈을 지출한 무언가를 버리는 것에 느끼는 죄책감이든 각각의 물건을 정리해야 하는 작업이 정신적인 무력감을 줄 수 있다.

필립스 박사는 정리 영상을 언급하며, “물건 정리를 빨리 끝내는 것을 보면서 할 수 있다는 희망과 긍정적인 심리를 자극한다”라고 전했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특별한 생각을 하지 않는 순간 혹은 신중한 개입
패션이나 뷰티, 실내 디자인 등 무엇이든 전후 비교 영상을 보면, 전반적으로 매력을 느끼게 된다. 필자는 신경학적 관점에서 발생하는 일을 더 자세히 이해하고자 스탠퍼드대학교 신경과학 교수이자 알토 뉴로사이언스(Alto Neuroscience)의 창립자 겸 CEO인 아미트 엣킨(Amit Etkin)과 대화를 나누었다.

엣킨 교수는 뇌의 표면층인 대뇌 피질이 계획과 집중, 이성적 사고, 기억, 학습 등 여러 가지 상위 기능과 감정 기능, 감각 기능, 행동 기능을 담당하는 체계라고 설명했다. 뇌가 불확실함을 발견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감정은 신호를 통해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 반응한다.

기후 행동부터 정치적 불협, 경제 변동성, 장기간 이어지는 코로나19 확산 문제 등 이유가 무엇이 되었든 지난 몇 년간 전 세계가 겪는 스트레스 수준이 높아진 상태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모두 뇌가 더 집중력을 높이도록 자극하는 불확실성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엣킨 교수는 “불확실성이라는 신호는 보통 인지 통제 수준 증가로 이끄는 신호이며, 정리 영상을 보고 통제하게 되는 이유라고 추측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 질서정연하면서 예측할 수 있는 장면을 보면서 뇌의 불확실성 반응을 방해하고,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주된 요소에서 집중력을 덜 수 있다는 의미이다.

주의한 채로 디지털 콘텐츠 사용하기
캔자스주에 거주하는 심리학자인 사샤 햄다니(Sasha Hamdani)는 코로나 확산세 초기 당시 틱톡과 인스타그램 계정을 개설했다. 햄다니는 개인 SNS 계정으로 개인적 관점과 임상의학적 관점에서 다룬 주의력결핍 과다행동장애(ADHD)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햄다니는 필자가 집중하여 본 정리 영상이 아주 조금 만족감을 준다고 설명했다. 번아웃 증상을 느낄 때 빠르게 성취감을 느끼면서 일종의 통제감을 찾을 수 있다. 햄다니는 “그 외에 주의해야 할 부분은 더 크면서 장기적인 문제이다”라고 말했다. 햄다니는 릴스와 틱톡 콘텐츠를 통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콘텐츠는 처음부터 즉시 참여할 수 있도록 제작되었다고 덧붙였다.

식료품을 보관하거나 수납장을 일렬로 배열하는 모습을 동시에 본다면, 말이 되지 않는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빠른 정리 속도와 신속한 나레이션, 전문적인 조명, 인기 배경 음악을 이용해 같은 활동을 하는 영상을 보여준다면, 즉시 관심을 갖게 될 것이다. 햄다니는 “흥미로운 영상이다. 짧은 시간에 다량의 데이터를 보여줄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정리 영상을 보고 행동 동기를 얻게 되는 것은 좋지만, 비현실적인 비교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때, 콘텐츠 제작자가 영상 속에서 보여준 것과 같은 행동을 항상 하지 않는다는 부분을 지적했다. 햄다니는 “영상에서 보여준 것과 같은 행동이 시청자의 행동 실천으로 이어지도록 할 방법이 있는가? 또, 정리 영상을 개인 습관과 일상에 당장 적용하기 위해 최대한 활용해, 행동 실천에 더 쉽게 적용하거나 미학적인 만족감을 더 선사할 방법이 있는가?”라고 제시했다.

모든 전문가가 강조한 바는 균형의 중요성이다. 의도적인 소비와 시간 추적 유지, 운동과 아침 햇빛을 포함한 신선한 공기로 생체 리듬 초기화하기 등을 언급할 수 있다. 필자와 대화를 나눈 전문가 모두 취침 전 몇 시간 동안 화면을 종료하고, 더 나은 수면 위생 유지와 디지털 소비의 사회, 업무, 가족 책임으로부터 방해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

햄다니는 스마트폰을 사용한 뒤 스스로 사용 습관을 확인하라고 조언했다. 자신이나 자신의 삶에 대한 피곤함이나 불안감, 불만족 등을 느낀다면, 시청한 콘텐츠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시각화는 변화의 전조가 될 수 있다
집 안 정리 영상이 일부 시청자에게 정리 습관 개서이라는 동기부여를 할 수 있으나 반대로 정리를 회피하는 문제로 이어질 수도 있다. 엣킨 교수는 자신의 옷장을 정리하는 대신 타인이 옷장을 정리하는 영상을 보는 일이 변화를 원하지만, 실제로 옷장 정리라는 행동 변화로 이어지지 않은 ‘예상 가능한’ 심리 상태를 나타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변화를 준비하고 있으나 종종 준비 단계에서 멈추게 된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행동 변화의 가장 큰 장벽 중 하나가 어떠한 형태든 변화를 예상하는 단계에서 실천 단계로 바뀌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필자는 정리 영상을 시청하면서 스스로 행동 변화를 회피하는 것이 아닌지 더 깊이 검증하였다. 처음에는 추적이 어려웠다. 필자는 깔끔한 편이며, 매일 침실을 정리한다. 설거짓거리를 싱크대에 쌓아두는 일이 거의 없다. 심지어 1년 전에는 콘마리(KonMari) 방식으로 옷장을 정리했다. 그리고 정리 직후와 거의 비슷한 상태를 유지했다. 그리고 문득 생각이 났다.

6개월 전, 필자 부부는 삶의 다음 단계를 진지하게 이야기했다. 자녀가 성인이 될 날이 가까워지는 가운데, 필자 부부의 5년 계획은 25년간 생활한 가정으로 축소될 확률이 높다. 필자는 정리해야 할 서랍장이 없다. 집 전체가 분류와 평가, 보관 혹은 판매, 정리 여부를 결정해야 할 추억과 소지품으로 가득하다. 갑자기 감정적으로 압도되었으며, 필자가 완벽하게 정돈된 린넨 옷장에 집착하게 된 이유를 이해하게 되었다.

필자는 엣킨 교수와 대화하면서 뇌의 새로운 시냅스를 형성하는 놀라운 능력인 신경가소성을 물어보았다. 엣킨 교수는 “행동 변화가 없다는 점은 뇌의 변화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라고 확답했다. 결국, 필자는 집 안 정리 영상을 보는 것이 불확실성 때문에 느끼는 스트레스에서 마음의 평안으로의 전환을 도울 수 있다면, 신경가소성이 지닌 힘을 최대한 활용해 흥미를 낮추는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하게 되었다. 아마도 올바른 영상을 본다면, 곧 현실이 될 생활 방식 변화를 받아들이는 데 더 가까운 변화로 향할 수 있을 것이다.

필자는 필립스 박사에게 신경가소성에 대한 필자의 추측을 물어보았다. 필립스 박사는 “뇌에 필요한 모든 것과 사용하는 표현, 보는 것 모두 감정과 동기에 큰 영향을 미친다”라고 말했다.

앱이 알고리즘을 사용해 피드를 사용자 개인에게 맞춤 제공하듯 디지털 소비 습관을 맞춤 설정하고, 뇌의 알고리즘과 다시 연결해 진짜 필요한 것을 활용해야 할 필요가 있다. 필자는 틱톡에 접속해, #emptynestlife, #downsizing, #beachliving 등과 같은 해시태그를 검색했다. 단 몇 분 뒤 지하 창고로 가서 사진 앨범과 VHS 테이프 더미, 가방, 밧줄걸이를 보았다. 선반에서 박스와 마구 뒤엉킨 케이블, 전력 코드를 치우면서 공간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Why Watching Decluttering Videos Feels So G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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