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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영면...인터넷이 기억하는 여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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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영면...인터넷이 기억하는 여왕은?
기술에 능숙한 영국 국가 원수였던 엘리자베스 2세는 1,000여 가지 밈의 여왕이기도 했다.
By CHRIS STOKEL-WALKER, WIRED UK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서거는 수년 전부터 예견된 일이었으며, SNS에서 계속 확산된 소문으로 현실이 될 것이라는 조짐이 보였다. 전 세계의 존경을 받고, 오늘날 온라인에서 이야기된 여성이 여왕에 대한 중요한 논의를 통제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96세로, 한 세기를 대표한 여왕은 세계인이 상상하는 것보다 기술에 매우 능숙했다. 나이만으로 선입견에 따라 평가받는 것을 거부했던 여왕은 전자기기 모듈을 통해 기술을 열렬히 지지했다. 엘리자베스 여왕은 기술을 열렬히 지지했다. 여왕은 1976년, 영국 몰번 소재 왕실 신호 및 레이더 구축 센터에 방문했을 당시 처음 이메일을 전송했다. 바로 아르파넷(ARPANET)의 전조의 일환이다.

여왕의 사용자명은 여왕 폐하 엘리자베스 2세를 의미하는 ‘HME2’였다. 당시 여왕의 이메일 계정 생성을 도왔던 피터 커스틴(Peter Kirstein)이 2012년, 와이어드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사실이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이메일만 조기에 받아들인 것이 아니다. 1997년에는 왕실 가문의 첫 번째 웹사이트를 개설했다. 영국 언론이 인터넷 기사를 채택한 것보다 3년 더 앞서 인터넷 웹사이트를 받아들인 것이다. 그리고 2007년, 여왕은 1957년 처음 방송된 크리스마스 방송(Christmas Broadcast)이라는 보기 드문 영상과 함께 왕실 가문의 유튜브 채널을 개설했다. 2014년에는 처음 트윗을 게재했다. 그리고 건강 악화와 코로나19 봉쇄 조치 때문에 공식 대외 활동 참석 상당 부분이 제한되자 아이패드를 사용하고 줌 화상회의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기도 했다.

양키 왈리(Yankee Wally)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왕실 가문 지지 성향을 지닌 유튜버 새디 퀸랜(Sadie Quinlan)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인터넷에 매우 능숙했던 인물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퀸랜은 메건 마클(Meghan Markle)을 부정적으로 평가한 영상 때문에 비판받은 적이 있다.) 퀸랜은 “여왕은 기술 발전 동향을 아는 듯하며, 정확하지는 않지만 현실 세계보다는 인터넷에서 더 많은 일이 계속 발생한다는 사실을 아는 듯했다.

하지만 지난 몇 년간 왕실 가문의 “절대 불평하지도, 설명하지도 않는다”라는 모토를 통해 기술을 앞서 채택한 것 이상의 모습을 보였다. 여왕은 밈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동료에게 재치있는 의견을 제시하고자 하는 많은 SNS 사용자가 열렬히 사용했기 때문이다. 에딘버러대학교에서 밈을 연구하며, 밈 연구 네트워크(Meme Studies Research Network)를 운영하는 아이딜 갤립(Idil Galip)은 “인터넷은 다소 이상한 방식으로 여왕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개인적으로 여왕이 동물을 사랑했다는 사실이 여왕의 밈이 선풍적인 인기를 얻게 된 중요한 부분이라고 본다. 인터넷 사용자 다수가 웰시코기를 좋아한다. 여왕도 마찬가지였다”라고 설명했다.

개막식과 공개 행사가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 데다가 흥미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삶도 여왕이 밈이 될 기회를 여러모로 제공하는 계기가 되었다. 2016년, 여왕이 90번째 생일을 기념하며 소를 보는 모습부터 2021년, 세레머니용 검으로 생일 케이크를 자르는 모습까지 여왕이 대중에게 얼굴을 비칠 기회는 매우 많았다. 갤립은 “많은 사람이 왕실의 냉소적인 분위기라는 높은 장벽에 갇힌 여왕이 알고 보면 평범한 사람과 같다는 모습을 보는 것을 좋아했다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여왕이 이상적인 밈 주인공 후보가 된 이유는 진지한 공개 석상에서의 모습과 진지함이 덜한 행동 간 격차이다. 갤립은 “여왕의 일상 속 모습은 많은 이들이 예상한 바와는 달랐다. 마치 학교에서 엄한 교사가 아무도 생각하지 못한 순간에 농담을 던지는 것과 같은 모습이었다. 사회라는 특성을 제거하고 보면, 아무리 엄하고 거리가 멀어 보이더라도 실제로 개성이나 관심사, 유머 감각이 있다는 점은 많은 이들에게 놀라운 부분이었다”라고 말했다. 여왕이 스스로 농담하며, 여왕이라는 진지함을 깨는 의외의 모습도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사진=Pixabay]
[사진=Pixabay]

여왕이 대중에게 더 친숙해진 중요한 계기는 2012년, 런던 올림픽 개막 시작의 일환으로 제임스 본드 역을 맡았던 배우 다니엘 크레이그와 함께 본드걸로 출연한 영상을 촬영한 일이다. 해당 영상은 실제로 스턴트 배우이지만, 여왕이 비행기에서 뛰어내리는 모습을 보여준다. 10년 뒤, 즉위 60주년 행사의 일환으로 영속시킨 윤리적으로는 옳지 않은 유머이기도 하다. 또, 버킹엄궁전에서 컴퓨터로 생성한 패딩턴 베어와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는 모습을 담은 영상도 제작했다.

두 편의 영상 모두 특히, 여왕이 그동안 통치 사실 다수가 이해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매우 놀라운 부분이다. 퀸랜은 여왕의 별세 전 “여왕은 많은 부분에 침묵을 지켰으며, 얼굴로 많은 부분을 분명하게 보여주기 때문에 널리 공개되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이는 2012년, ‘원 이즈 낫 어뮤즈드(One is Not Amused)’ 밈으로 등장하기도 했다. 여왕은 대중이 사실을 추측하도록 두었다. 이해하기 어려우면서도 신비한 인물이다”라고 말했다. 밈을 연구 중인 웨스트민스터대학교 언론학 강사인 아나스타샤 데니소바(Anastasia Denisova)는 신비함 때문에 여왕의 밈이 계속 등장했다고 전했다. 데니소바는 “여왕은 밈의 객체를 계속 추가하는 역할을 했다. 여왕의 정체성 표현 방식은 매우 강력해, 체 게바라와 키아누 리브스, 윌리 웡카 등의 모습과 함께 합성돼 밈으로 재탄생하기 완벽한 인물이 되었다”라고 분석했다.

갤립은 보통 생각할 만한 특성을 뒤엎는 기이한 모습은 여왕이 온라인에서 인기를 유지하는 데 일조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최고의 농담은 놀랍거나 예상하지 못한 짧고 강렬한 농담이다. 인터넷 밈도 마찬가지이다. 보통 냉소적인 사람의 이미지와 관련이 있는 캡션을 병치하면서 웃음을 유도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지병과 나이, 그리고 국가 최고 통치자라는 지위가 더해지면서 여왕의 건강은 오래전부터 SNS에서 추측성 게시글이 반복하여 생성되었다. (여왕의 재위 도중 영국 총리 15명이 선출되고, 해리 트루먼 전 대통령부터 조 바이든 현 대통령까지 미국 대통령이 바뀌었다.) 여왕의 건강 악화와 거짓 별세 소식 등도 SNS에서 널리 확산되었다. 앨러배마대학교 커뮤니케이션 및 정보과학 부교수인 제스 매독스(Jess Maddox)는 여왕의 회복력과 장수 사실도 여왕의 밈이 풍부한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밈은 모두가 공유하고 관련성을 지을 수 있는 집단의 경험 때문에 큰 인기를 얻는다. 집단의 집단의 경험은 간혹 끊임없는 불확실성과 관련이 있다. 여왕은 70년간 통치했으며, 여왕의 별세 소식은 충격에서 벗어날 이가 드물 정도로 전 세계에 충격을 줄 것이다. 불확실함은 밈으로 제작하게 될 가능성이 풍부하다”라고 설명했다.

여왕의 병세가 악화될수록 여왕의 건강 상태가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공식 발표가 밈이 되었다. 코로나 시대에 비교적 건강했던 모습도 수많은 밈으로 생성되었다.

여왕의 별세 소식은 왕실 가문과 영국 사회의 중대한 전환을 의미하며, 영국의 국가 통치자와 그 가족이 대중과 상호작용하는 방식의 전환도 의미한다. 기술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인 여왕은 감정을 공개하지 않고, 대중과는 거리를 두었다. 여왕의 왕실 가문 손주인 해리 왕자와 메건, 윌리엄 왕자와 왕세자비 캐서린 미들턴 모두 인스타그램 등 SNS를 통해 일상을 기꺼이 공개한다. 대중과의 소통 방식은 다르지만, 본질적으로 소통 방식이 모두 인터넷과 관련이 있다.

퀸랜은 여왕의 별세 소식 보도 전, “여왕을 절대적으로 존경한다. 여왕은 내가 아는 전부이다. 심지어 내 삶이 뒤집히고, 180도 달라지더라도 여왕은 인생에서 어떤 일을 겪든 항상 존재했다”라고 밝혔다. 퀸랜은 여왕보다 30살 더 젊다. 퀸랜은 9월 8일 오후(현지 시각), 버킹엄궁의 공식 발표 전, “여왕께서 아직은 돌아가시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여왕의 어머니께서 104세까지 사셨기 때문에 여왕께서는 최소한 100세까지는 돌아가시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여왕의 별세와 관련된 소문은 나의 개인적인 생각을 산산조각낸다”라고 말했다.

물론, 96세로 평생 눈을 감게 된 여왕과 관련된 농담과 밈을 사용하던 수많은 인터넷 사용자도 여왕의 별세 소식에 애도를 표할 것이다. 그러나 모든 이들이 여왕을 기억할 것이다. 밈을 통해 계속 여왕을 기억할 것이다. 밈으로 여왕을 기억하면서 함께 살아간 세상을 연구하면서 여왕이 70년 이상 통치하면서 세계가 어떻게 바뀌었는지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매독스 부교수는 “인터넷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밈으로 기억할 것이다. 그러나 여왕의 밈을 생성하고 공유하면서 불확실함을 이야기하고, 세계가 변화하는 것을 반영할 것이다”라는 생각을 밝혔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Queen Elizabeth II Has Died. Here’s How the Internet Will Remember 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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