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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장기 코로나 환자, 다른 질환 징후 인지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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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장기 코로나 환자, 다른 질환 징후 인지 못해
발열, 호흡 곤란, 피로 모두 일반적인 증상이지만, 일부 코로나19 장기 환자는 코로나 증상 때문에 다른 질병 감염 징후를 놓친다.
By GRACE HUCKINS, WIRED US

닉 피터맨(Nic Petermann)은 아세트아미노펜을 과다 복용한 탓에 암 진단을 받았다. 26세인 피터터맨은 수개월 동안 탈진과 수면 중 식은땀, 발열 반복, 복통 등을 완화하려 주기적으로 한밤중에 일어나 목욕으로 통증을 달래려 했다. 피터맨이 온라인을 통해 확인한 독감과 같이 고질적으로 반복되는 증상은 2021년 1월 감염된 코로나19의 장기 여파일 수도 있다. 통증을 겪은 뒤 기이한 증상이 사라지기는 했으나 초음파는 아무 도움이 안 됐다.

2022년 6월, 통증은 견디기 어려울 정도로 심해졌다. 결국, 피터맨은 원격 진료 긴급 상담 연락처를 찾아 즉시 병원으로 연결한 뒤 아세트아미노펜을 얼마나 복용했느냐는 의사의 질문을 받았다. 피터맨은 심층 검사 이후 다음과 같은 답을 알아낼 수 있었다. 코로나19 장기 여파인 듯했던 증상을 포함하여 그동안 피터맨을 괴롭힌 증상은 호지킨 림프종 4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었다. 피터맨은 다음날 화학 치료를 시작했다.

현재 피터맨의 증상은 완화되었으나 장기간 발생한 여파를 다루기 위해 여전히 수개월 동안 이어지는 집중 화학 치료를 받아야 한다. 피터맨이 그동안 겪은 증상이 코로나19 장기 증상 탓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더라면, 조기에 제대로 된 치료와 진단을 받았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통증 증상을 확인했을 때, 독감과 같은 증상은 언급하지 않았다. 직접 극복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피터맨과 비슷한 증상을 앓는 환자 대부분이 다른 질병을 뒤늦게 발견하는 것은 아니다. 장기 코로나19 증상은 매우 널리 보편적으로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더 까다로운 조건을 적용한 연구를 보았을 때, 수백만 명이 코로나19 감염 후 코로나19 장기 증상을 앓는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코로나19 장기 환자 중 호지킨 림프종 증상을 호소한 이는 드물다. 그러나 수십 가지 증상이 코로나19 장기 증상의 여파일 가능성이 있는 가운데, 코로나19 장기 증상을 고혈압과 당뇨, 혹은 루푸스, 다양한 경화증 등 자가면역 질환, 암 등과 혼동할 수 있다. 코로나19가 때문에 기존 증상이 악화된다는 사실을 더하면, 코로나19 장기 증상 여부 판단이 매우 까다롭다.

다양한 대안 증상 원인을 검토하는 과정에는 코로나 장기 증상 진료에 앞장서는 임상의의 책임감이 따른다. 임상의는 환자 1명당 신중하게 다른 진단을 받고, 의료진은 환자 증상이 발생하게 된 가능성이 있는 모든 원인을 고려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정확한 차별화된 진단은 환자 진료 외에도 불확실한 장기 코로나 증상을 의학적 관점에서 추가로 이해하는 데도 필요하다. 스탠퍼드 포스트 급성 코로나19 증후군 클리닉(Stanford Post-Acute Covid-19 Syndrome Clinic) 공동 소장인 린다 겅(Linda Geng)은 “코로나19 장기 증상으로 모든 증상을 진단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객관적인 검사가 전혀 없는 현재 장기 코로나 증상은 여전히 진단 배제 대상으로 남아있다. 다른 가능성이 사라진 뒤에 코로나19 장기 증상을 진단한다. 최신 데이터로 입증된 바와 같이 장기 코로나 증상을 증상 원인의 가능성에서 배제할 때, 장기 코로나 증상이 아닌 다른 질병 진단을 받게 될 환자가 증가할 것이다. 2022년 7월, 네이처에 게재된 연구 논문은 영국 환자 200만여 명을 조사한 결과, 코로나19에 감염된 적이 있는 환자 중 단 5.4%만이 장기 코로나 증상을 겪은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은 환자 4.5%도 1개 이상의 장기 코로나 증상을 앓은 것으로 드러났다.

다시 말해, 장기 코로나 증상은 코로나19에 감염된 적이 없는 환자 사이에서 일반적인 증상이라는 점이 의미가 있다. 따라서 앞서 언급한 네이처 연구 논문의 제1 저자인 샤밀 하룬(Shamil Haroon) 버밍엄대학교 공중보건 부교수는 코로나19와 관계없이 장기 코로나 증상을 겪을 수도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하룬 부교수는 연구로 확인한 환자 비율이 실제보다 훨씬 더 적을 확률이 높다는 부분을 인정했다. 많은 의사가 환자 차트의 공란에 다양한 환자 증상을 작성하기 때문이다. 그중 연구에서 조사하지 않은 증상도 다수 포함되었다.)

이와 비슷하게 8월, 란셋(The Lancet)에 게재된 어느 한 연구 논문은 네덜란드에서 최근 코로나19에 감염된 환자 21%가 코로나19 감염 후 한 가지 이상 증상이 악화되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반면, 비슷한 증상을 호소한 무증상자의 비율은 9%이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코로나 증상이 악화된 환자의 비율이 높다는 점은 장기 코로나19 전문의가 확인한 사실이다. 많은 환자가 주로 초기 진료 기관과 같이 다른 곳에서 먼저 검사를 받았으나 장기 코로나19 이외 다른 질병 가능성이 거부된 후 진료소를 찾는다. 뉴욕 마운트시나이 웨스트의 포스트 코로나 진료소 현장 협력자인 퍼디난도 카나바리(Fernando Carnavali)는 장기 코로나19 이외에 다른 증상 원인 배제 뒤 뒤늦게 진료소를 찾는 사례가 흔한 편이라고 전했다. UCLA 장기 코로나 보건 프로그램(UCLA Health Long Covid Program) 소장 니샤 비스와나단(Nisha Viswanathan)은 그동안 진료한 환자 1/4은 장기 코로나19가 아닌 다른 질병 진단을 받는다고 추산했다.

긴급 대응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베스 이스라엘 디코니스 의학 센터 주요 질환 및 코로나19 생존자 프로그램(Beth Israel Deaconess Medical Center Critical Illness and Covid-19 Survivorship Program) 소장인 제이슨 말리(Jason Maley)는 “폐의 급성 혈병 때문에 발생하는 호흡 곤란 증상이나 심장마비가 원인이 된 가슴 통증과 같은 증상을 놓쳐서는 안 된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종종 장기 코로나 증상 이외에 다른 질병 진단을 받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며, 각각의 증상을 여러 차례 설명하도록 환자에게 질문하는 바람직하지 않은 문제가 발생한다. 환자는 진료 결과 반대 서류를 6차례 이상 작성해야 할 수도 있다. 각각의 항의 중에는 증상의 다양한 잠재적 원인을 설명하며, 진단 가능성의 조합확산 결과를 제시한다. 카나바리 소장은 “진단 차이가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정확한 진단 시 직면한 문제이다”라고 말했다.

정확한 진단이 불가능하다는 뜻은 아니다. 특별 진료소 의사는 장기 코로나의 몇 가지 특징을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장기 코로나 환자를 오랫동안 보았다. UT 헬스 오스틴(UT Health Austin) 산하 포스트 코비드19 프로그램 의학 국장인 마이클 브로드(Michael Brode)는 그동안 진료한 장기 코로나 환자 대부분 감염 후 6주 이내로 증상이 발현된다고 설명했다. 6주 이상 증상 발현이 지연된다면, 다른 질병이 원인일 가능성을 의심한다.

한 가지 유형으로 결합된 여러 증상이 의사에게 장기 코로나 이외에 다른 질병을 의심할 만한 증거를 제시할 수 있다. 브로드 국장이 담당한 장기 코로나 환자 대부분 피로와 이른바 ‘브레인포그(brain fog)’라고 알려진 두통 및 집중력 저하 등과 같은 증상을 호소하면서 신체나 정신, 감정적 노력 이후 극도로 피로를 느끼는 운동 후 피로감(post-exertional)도 호소했다. 실제로 브로드 국장은 어느 한 환자가 피로와 브레인포그 증상을 호소하지만, 운동 후 피로감을 느끼지 못하자 다른 질병이 증상의 원인일 가능성을 의심했다. 결국, 해당 환자가 양성 뇌종양이라고 진단했다.

양성 뇌종양 진단은 썩 유쾌한 일은 아니다. 적어도 양성 뇌종양은 장기 코로나 증상과 달리 치료가 가능하다. 전문의는 일상생활 변화와 재활 운동 이외에 장기 코로나 증상을 완화할 다양한 수단을 갖추지 못했다. 일상생활 변화와 재활 운동으로 장기 코로나 증상 정도가 달라질 수는 있지만, 약이나 수술만큼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 장기 코로나 증상으로 착각한 뒤 암 진단을 받은 환자인 피터맨은 “실제 증상 원인과 치료 방법을 알 때, 안도감을 느낄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장기 코로나 진단도 일종의 위로와 증상 원인 검증 역할을 한다. 말리 소장은 “진료소를 찾은 환자 다수가 장기 코로나 증상이라는 설명을 듣고 난 뒤 안도한다”라고 전했다.

장기 코로나 이외에 다른 질병 가능성을 배제한 접근 방식을 바탕으로 한 진단 과정은 분노를 유발할 수 있다. 일부 환자는 무언가 잘못되었다고 느낄 때도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일반적인 검사 과정만 거친다. 브로드 국장은 환자에게 “일반적이라고 해서 모든 것이 일반적인 과정만 따른다는 의미는 아니다. 특별한 진단 과정이 없다는 의미이다”라고 말한다. 브로드 국장을 찾는 많은 환자가 내부 떨림 증상과 같이 흔하지 않은 증상 탓에 처음부터 브로드 국장도 증상 설명을 믿지 않을 것이라고 가정한다. 브로드 국장은 환자에게 증상이 실제 존재하며, 다른 장기 코로나 환자도 같은 증상을 호소한 사례가 있다고 설명한다.

모든 환자가 장기 코로나 환자 전문 진료에 접근하는 것은 아니다. 대다수 미국 주에는 장기 코로나 진료소가 극소수에 불과하다. 간혹 장기 코로나 전문 진료소가 없는 지역도 있다. 일부 환자는 기본 진료를 지원할 의사를 찾을 수도 없다. 결국, 장기 코로나 임상의가 미국 의료 체계의 격차를 채우는 역할을 한다. (카나바리는 장기 코로나 환자가 아닌 지나치게 심각한 비만 때문에 즉각 치료가 필요한 환자를 진료한 사례를 전했다.) 그러나 장기 코로나 전문 진료소는 미국의 붕괴된 보건복지 체계에서 만성 질환 진료를 전면적으로 다룰 의도로 설계된 곳이 아니다. 비스나와단 소장은 “미국의 보건복지 체계가 만성 질환 치료 지원이 필요할 가능성을 예측하지 못했다는 점을 시사한다”라고 말했다.

장기 코로나 전문 진료소는 많은 환자가 피터만의 사례처럼 오랫동안 진료를 지연하도록 두지 않는다. 이미 장기 코로나 증상을 다루었기 때문이다. 장기 코로나 전문 진료소에 근무하는 의사가 장기 코로나 의심 사례를 자주 접했기 때문에 날이 갈수록 장기 코로나와 다른 질병을 훌륭하게 구분하여 진단한다. 다만, 환자는 이후 다른 전문의를 찾아야 할 수도 있다.

영국 시민인 피터만은 영국의 사회 보건복지 제도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그런데도 암 진단을 받는 데 수개월이 걸렸다. 피터만은 처음부터 진단 과정을 시작해야 한다면, 의사에게 자신의 통증 이외에도 증상과 관련된 모든 사항을 자세히 물어볼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스캔 이미지로 어떠한 이상 징후도 발견하지 못한다면, 다른 질병일 가능성도 물어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피터만은 “진료 도중 잘못되었다고 느낀다면, 끝까지 답을 찾으려 노력해야 한다”라고 언급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For Some Patients, Long Covid Symptoms Mask Something El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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