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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에너지 위기 자체 대응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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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에너지 위기 자체 대응 준비
유럽의 통합된 에너지 접근 방식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략하기 전 택한 전략이다. 그러나 에너지 사태로 난항을 겪는 여러 국가가 가스 흐름을 지켜보기만 해야 할 수도 있다.
By CHRIS STOKEL-WALKER, WIRED UK

독일 여러 도시의 2022년 여름휴가 상황이 예년과는 조금 다른 모습이었다. 북부 도시 하노버의 지역 수영장을 찾은 이들이 물속 깊은 곳으로 향하면, 찬물 샤워를 해야 했다. 베를린으로 이동한다면, 기대한 바와는 달리 크게 감탄할 만한 광경을 찾아보기 어려울 것이다. 베를린 당국이 야간에 주요 관광지를 밝게 빛내던 불빛을 켜지 않기 때문이다.

6월 23일(현지 시각), 독일 경제기후부는 중요한 가스 공급 경고를 선언했다. 경제기후장관부는 “현재 긴장 상황이 이어지면서 문제가 사라지지 못할 정도로 상황이 더 악화될 수 있다”라는 공식 성명문을 발행했다. 독일에서 유럽 다른 국가로 가스를 공급하는 주요 파이프라인인 노드 스트림 1(Nord Stream 1)이 8월 말, 예상치 못한 정기점검 작업 대상이 되었다. 일부 비관론자는 러시아가 내린 노드 스트림 1 정기점검 결정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후 우크라이나 지지 의사를 밝힌 유럽에 추가 압박을 가하려 의도적으로 계산한 결정이라고 주장한다. 노드 스트림 1의 한쪽 끝 지점이 러시아에 설치되었기 때문이다.

노드 스트림 1의 가스 공급이 9월 2일 자로 재개될 가능성은 불확실하다. 바로 러시아가 의도한 바이다. 러시아는 이미 노드 스트림 1의 전체 가스 공급 역량 중 20%만 공급할 의도를 내비쳤다. 유럽 여러 국가가 이미 2022년 겨울, 가스 소모량을 15% 줄일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독일이 에너지 사용 감소가 어려운 겨울에 앞서 이미 에너지 사용량 감축에 나서면서 자국을 통해 유럽 다른 국가로의 가스 공급 흐름이 이어지도록 유지한다. 전력 공급 상황도 마찬가지이다. 2022년 8월 마지막 주 독일의 전력 비용이 최고치를 달성했으나 독일은 자체적인 전력 공급량 유지가 더 어려워, 공급이 제한된 프랑스로 전기를 계속 공급한다. 

1996년 처음 발표돼, 2003년과 2009년 강화된 유럽 전역의 계획의 결과이다. 해당 계획은 에너지 공급 경쟁력 강화와 함께 에너지 독점 퇴치, 에너지 공급 보안 보장을 위해 설계되었다. 그러나 이른바 사장 자유화를 완벽하게 구축하려면, 유럽에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시장 자유화는 유럽 시민 누구나 풍부하면서 계속 이어지는 에너지 공급 상황에 아무 문제 없이 의존하도록 보장할 의도를 지녔다. 여러 국가가 대규모 화석연료 생산국과 조건을 합의했을 때 더 강력하게 에너지 공급 상황을 유지할 수 있었으며, 유럽 시장의 에너지 공급을 다룰 목적으로 확립된 무역 중심지에서 정해진 가격으로 계약이 성사되었다. 파리 정치대학 에너지학 교수 티에리 브로스(Thierry Bros)는 “유럽 여러 국가가 연대한다면, 더 강해질 것이다. 바로 연대를 통한 더 강력한 힘이라는 개념으로 계획을 확립했다”라고 설명했다. 연대 과정에 투명성을 더했다. 러시아는 유럽의 연대를 악몽이라고 보았다.

그러나 공급 보안은 공정하면서 저렴한 에너지 공급을 이끌고자 하는 열망과 비교하면, 제2의 목표에 불과했다. 옥스퍼드대학교 에너지 연구소 수석 연구 펠로인 아디 임시로비치(Adi Imsirovic)는 “시장 자유화는 본질적으로 에너지 공급 보안으로 이끌지 않는다. 시장 자유화는 효율성과 저렴한 비용으로 이어진다. 일반적으로 예상할 수 있는 결과이다”라고 말했다.
 
[사진=Pixabay]
[사진=Pixabay]

유럽 에너지 연구 동맹(European Energy Research Alliance)의 간나 글라드키키(Ganna Gladkykh) 연구원이 평가한 바와 같이 각국이 자체적으로 시장을 형성해, 국가 단위 독점과 에너지 정책 보호주의를 펼친 1990년대와 시장과 규제 기관 모두 통합돼, 유연한 가격과 보안을 갖춘 2022년 상황을 비교하면, 현재 유럽의 목표가 성공했다고 확신할 수 있다. 그러나 글라드키키 연구원은 성공했다고 확인할 수 있는 일부 특성은 유럽이 현재 직면한 에너지 공급 문제에 부분적인 영향을 미친 사실도 인정한다. 글라드키키 연구원은 “완벽한 시장은 없다”라고 언급했다.

브로스 교수는 유럽이 직면한 에너지 공급 상황이 시장 실패가 아닌 규제의 문제라고 주장한다. 브로스 교수는 프랑스 시장 자유화와 유럽 내부 에너지 시장과의 통합 과정에 참여한 적이 있다. 시장 자유화 과정을 펼칠 지역을 정한 뒤 시장 관리는 100% 독립된 기관의 규제로 이루어져야 한다. 현재 많은 국가가 국가 차원의 방식을 채택하면서 자국 에너지 통합을 두고 복잡하게 결합된 다양한 결정을 내린다. 국가 에너지 통합은 유럽의 가이드라인에 어느 정도 적합한 방향으로 제공된다. 브로스 교수는 “에너지 통합 개념이 복잡해지기 시작하면, 지금 유럽과 같은 상황을 직면하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일부 국가는 다양한 공급 경로보다 저렴한 가스 비용을 우선순위로 둔다. 유럽연합 에너지 명령은 모든 국가가 가스 공급원 최소 3곳을 갖추어야 한다는 규정을 두었다. 여러 국가가 공급 경로를 최대한 골고루 나누려 하지만, 독일을 포함한 일부 국가는 저렴한 비용 때문에 주요 에너지 공급원으로 러시아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브로스 교수는 러시아 에너지 공급 의존도를 높이려는 결정을 내릴 당시 문제임을 알고 있었으나 다른 유럽 국가도 러시아 의존도를 높이는 신중하지 못한 태도를 보였다고 확신한다. 브로스 교수는 “누군가 원하는 것 무엇이든 할 수 있다면, 자유화 개념이라고 말할 수 없다. 모든 규정을 준수했다면, 유럽의 에너지 공급 보안은 지금보다 더 강력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통합 전선이 되어야 하는 것이 종종 조화롭지 않다는 문제도 있다. 러시아에서 유럽 본토로 가스를 공급해 독일로 도착하도록 하는 파이프라인인 초기 노드 스트림 파이프라인을 확장한 노드 스트림 2 설립은 독일과 오스트리아의 지원을 받았다. 그러나 폴란드와 우크라이나 등 발트해 연안 국가를 포함한 다른 유럽 국가가 반대했다. 결국, 노드 스트림 2 계획은 보류된 상태이다. 그러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략한 뒤 보류 결정을 공식 발표했다.

물론 지금 직면한 여러 문제 중 최소 한 가지는 피할 수 없는 문제로 보인다. 유럽 이외 다른 국가에 에너지 공급 문제 책임이 없기 때문이다. 글라드키키 연구원은 “유럽 내부의 모든 문제를 다룬다. 간혹 용납할 수 없는 모든 외부 요소를 다루지 않는다”라고 언급했다. 외부 요소 중에는 러시아가 주권 국가인 우크라이나를 침략한 행위와 전쟁 이후 반발과 경제적 제재의 여파 등이다. 이어서 글라드키키 연구원은 “특히, 독일은 노드 스트림 2 계획 보류가 러시아의 태도 변화를 유도할 것이라며 지지했다. 오늘날 유럽의 관점이 무지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라고 지적했다.

부분적인 문제 원인은 공급 보안을 보장하는 유럽 에너지 시장이 현실 상황보다 더 빠른 속도로 재생에너지 전환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한 점이다. 글라드키키 연구원은 “투자가 적으며, 충분한 공급 역량을 위한 시설 설립 속도가 너무 느리다는 고질적인 문제가 있다”라고 말했다.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로 향하는 가스 공급을 중단했을 당시 우크라이나 정부에 협력했던 글라드키키 연구원은 어떠한 시장 구조라도 유럽이 우크라이나 전쟁과 같은 긴장 관계 탓에 6개월간 이어진 외부 충격을 견딜 수 있을지 확신하지 못한다. 그러나 유럽이 갖춘 시장 구조는 여러 국가가 이미 국가 단위로 공급난을 직면한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가스가 자국을 통과하여 공급망의 더 아래로 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의미한다. 에너지 공급이 절실할 정도로 에너지 부족난이 심각해도 예외는 아니다. 에너지 공급이 중단된 국가가 없다는 점에서 유럽 전제에는 축복이지만, 국가 단위로 보면 재앙과 같은 일이다. 국가마다 누구나 충분하지 않더라도 어느 정도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다는 기대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유럽 전역을 가로지르는 파이프라인은 총 수천 개이다. 파이프라인은 여러 국가를 연결하면서 유럽에 도착할 때 가스를 최대한 추출한다. 임시로비치 연구원은 “국내 시장이 상호연결성을 갖추었다면, 국가 간 연결 수준과 공급 보안 모두 더 우수하다. 다른 국가와 서로 도움을 주고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국가 간 상호 연결성을 갖춘 접근방식이 에너지 공급 위기가 예견된 겨울에도 생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글라드키키 연구원은 독일의 상황이 기본적으로 잘못된 판단 사례라고 평가하면서도 독일에서만 나타나는 문제가 아니라고 전했다. 유럽 모든 국가가 추운 겨울을 맞이하면서 모든 국가가 에너지 공급이 어려워질 때, 국가 간 서로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다는 생각이 사라질 수도 있다. 글라드키키 연구원은 “이번 에너지 공급 위기가 시장 자유화와 통합 과정 중단으로 이어지면서 국가별로 자체 에너지 공급 보안과 에너지 시장을 갖출 방안을 모색하게 되리라 예측한다. 개인적으로 유럽의 통합된 가스 시장 이론 종말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 바로 블라디미르 푸틴이 의도한 바이다”라고 분석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Europe Set Itself Up for This Energy Cri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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