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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에 공개된 ‘이 사진’, 폭탄 공격으로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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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에 공개된 ‘이 사진’, 폭탄 공격으로 이어져
러시아 군인의 공격은 오픈소스 데이터 의존도가 증가하면서 간혹 치명적인 여파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입증한다.
By MATT BURGESS, WIRED UK

의문의 러시아 예비군인 바그너(Wagner) 부대는 전 세계 대학살을 일으킨 주범이다. 2014년 크림반도 합병 당시 중앙아프리카와 시리아, 리비아에서 러시아 바그너 부대를 발견했다. 2022년 3월, 영국 정보국은 바그너 부대가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 공식 군부대와 함께 작전을 수행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바그너 그룹은 2022년 8월 초, 우크라이나 포파스나에서 공격을 받았다. 8월 8일(현지 시각), 친러 성향의 어느 한 언론인은 텔레그램에 바그너 현지 본부라고 주장하며, 사진을 공유했다. 그 후 바그너 그룹의 위치도 공개했다. 텔레그램에 공유된 사진 중 삭제된 사진에는 기지 주소를 드러내는 이정표가 있었다. 우크라이나 군대가 데이터를 입수한 뒤 작전을 개시했다.

온라인에 사진이 유출되고 며칠 뒤 우크라이나 군대가 텔레그램에 유출된 바그너 부대 기지를 파괴한 뒤 미국산 로켓 시스템으로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정부 관계자는 텔레그램에서 공유된 사진을 이용해 바그너의 기지로 추정되는 곳을 찾아냈다고 밝혔다. 바그너 기지 공격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전면전 도중 발생한 가장 최근의 공격 중 한 사례이다. 우크라이나는 공개적으로 데이터를 접할 수 있는 오픈소스 정보를 이용해 군사 공격 표적이나 작전 전략을 파악했다.

애널리스트와 탐사 보도 매체 벨링캣(Bellingcat) 기자를 포함한 탐정이 지난 몇 년간 오픈소스 조사 기법을 고안하여 전문적인 수준으로 발전시켰다. 오픈소스 정보(OSINT)는 소셜 미디어 게시글과 항공기 추적 데이터, 위성 이미지 등 다양한 공개 데이터를 활용해, 전쟁 범죄 징후부터 인권 침해 사건까지 세계 각지에서 발생한 사건을 조사하도록 한다.

정보의 다양한 출처에서 얻은 사소한 상세 내용 여러 개를 결합하면, 조사자가 사건 현장의 상황을 더 구체적으로 이해하도록 한다. 예를 들어, 여러 그루의 울창한 나무와 같은 사진의 특징을 비교한 뒤 이를 위성 이미지와 연결하여 분석하면, 실제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 오픈소스 정보 조사는 과거, 러시아의 MH17 항공편 추락 사고 개입, 아동 살해 의혹을 받는 카메룬 군인 추적 결과를 밝혀내고, 세계 각국의 인권 침해 문제를 퇴치하기도 했다.

오픈소스 조사 상당수가 사건이 발생한 곳과는 거리가 먼 온라인에 게재됐다. 사건 발생 시점이 수개월, 혹은 수년 지난 후 공개되는 사례가 많았다. 오픈소스 정보 조사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후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기존 전쟁의 여러 규칙을 바꾸었다. 위성 이미지로 러시아 군대가 우크라이나 국경 인근 지역의 조직적 영향력 형성 사실을 드러냈다. 또, 러시아 군대 지휘관 신원을 파악하고, 우크라이나 포로를 죽인 용의자도 추적했다.

킹스 칼리지 런던 전쟁 연구 전문 강사인 잭 맥도날드(Jack McDonald)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서 지금 볼 수 없는 일 상당수가 오픈소스 정보로 조사 대상과 군사 기지, 군사 장비 등의 위치 파악을 통해 드러난다"라고 설명했다. 오픈소스 정보는 우크라이나 군대에 중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반격을 펼치도록 한다. 맥도날드는 이번 전쟁의 최대 당면 과제가 우크라이나 정부의 디아(Diia) 공공 서비스 앱 목적 재구성이라고 말했다. 디아는 우크라이나시민 누구나 러시아 군대의 동향 파악 정보를 보고하도록 하는 'e-Enemy' 기능을 포함하였다.

바그너 부대 사례와 같이 군대긴 오픈소스 정보를 이용한 공격을 개시할 때, SNS에서 엄선한 정보에만 의존하지 않는다. 우크라이나 군대가 바그너 본부 사진이 유용했다고 밝혔으나 공격 개시 전, 미리 입수한 다른 정보도 활용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오픈소스 정보 사용 방법 관련 문의에 답변하지 않았다. 대신, 러시아 관광객이 러시아 공군 시스템 앞에서 촬영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온라인에 유포된 사진 한 장을 공유했다.
 
[사진=Pixabay]
[사진=Pixabay]

웨스트포인트 군사사이버 연구소(Army Cyber Institute)의 매기 스미스(Maggie Smith) 부교수는 "군대는 동적 공격을 개시하거나 공격 표적 지정을 정당화하고자 할 때, 충실한 지지 세력을 보유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자신의 견해가 미군 전체 의견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스미스 부교수는 "오픈소스 정보가 특정 활동 발생 지역을 보여주어, 조사하고자 하는 영역에 초점을 맞추면서 더 나은 정보 가시성과 더 나은 개인적 요소 파악, 조사 대상 정보 파악 수준에 집중하기 위해 해당 영역의 정보 자산을 더 강력하게 지목한다"라고 설명했다.

바그너 부대 공격 이외에도 군사 활동 기지가 적어도 일부분 온라인에 공개된 적이 있다. 6월, 군사 작전 영향력 견제 비영리단체인 정보 회복성 센터(CIR)는 친러 성향의 오픈소스 정보 단체가 우크라이나 뉴스 채널 영상을 이용해, 키이우에 전쟁 물자 생산 공장을 설립했다. 당시 공장 건물은 러시아 미사일 타격으로 민간인 3명이 사망했다. 우크라이나인도 위치 정보 식별이 가능한 사진을 게재해, 비판을 받았다.

온라인에 게재하는 것은 무엇이든 군대가 군사 계획이나 작전에 이용할 수 있다. 스미스는 "지상의 지휘관은 주어진 시간마다 군대가 무수히 많은 데이터를 생성한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스미스 부교수는 "휴대전화나 누군가의 웹 접속 활동으로 방출되는 신호는 적에게 위치와 잠재적 훈련 주기 등 각종 정보를 유출할 수 있다. 군인 중 누군가가 게재한 사진은 그 종류가 무엇이든 적이 위치와 보유 자산 정보를 파악할 때 이용할 수 있다"라고 전했다. 과거, 피트니스 앱 스트라바(Strava) 앱을 통해 수집한 공개 데이터로 군사 기지 위치와 앱을 사용한 군인 이름, 심박수 기록 등이 유출된 사례가 있다.

왕실 국가 서비스 국방 및 보안 연구소(Royal United Services Institute for Defence and Security Studies) 소속 오픈소스 정보 연구 펠로인 지안구이세페 피리(Giangiuseppe Pili)는 군대가 지난 몇 년간 오픈소스 정보를 활용했으나 최근 들어 활용 가능성이 빠른 속도로 가속화되었다고 전했다. 피리는 "오픈소스 데이터의 데이터 융합 능력이 대대적으로 변화했다. 다양한 정보 출처를 현실적인 방식으로 실제 상황을 담은 사진을 보여주는 한 가지 사진으로 결합한다"라고 말했다. 오픈소스 데이터 분석 속도도 이전보다 더 빠르다.

데이터가 이전보다 정확하다는 사실 확인과 함께 SNS에서 수집한 오픈소스 데이터를 사용하는 군대의 프라이버시 문제도 존재한다는 사실을 추가로 전했다. 맥도날드는 "오픈소스 데이터 수집 한계가 무엇인지, 혹은 제한점이 있는지 모른다"라고 지적했다. 이어서 시민이 적군 정보를 손에 넣은 뒤 보고할 때, 시민이 군사 공격 표적이 될 수도 있다고 덧붙여 전했다. 시민과 게릴라군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부분이다.

오픈소스 정보는 군사 목적으로 현장에서 사용하며, 우크라이나는 전투 지역 잔해를 정리할 목적으로도 사용한다. 전쟁 잔해 제거 자선 단체 HALO 트러스트(HALO Trust)의 안드로 매튜슨(Andro Mathewson) 연구원은 우크라이나에서 오픈소스 데이터를 활용해 지뢰를 제거하며, 러시아군이 전투에 사용한 무기 종류를 파악한다고 밝혔다. 매튜슨 연구원은 "HALO 트러스트의 분석 결과는 작전 계획과 지뢰 제거 계획 맞춤 수립, 시민의 HALO 트러스트 위기 교육 정보 제공 역할을 한다"라고 말했다.

매튜슨 연구원은 HALO 트러스트가 4월, 우크라이나 점령 지역의 전쟁 잔해 제거에 집중하고자 키이우로 본사를 이전했다고 전했다. HALO 트러스트는 "오픈소스 데이터를 찾던 중 트랙터 여러 대를 감지한 뒤 마카로프 지역에서 대전차지뢰 때문에 농작물을 수확하던 농부가 사고를 겪은 사례를 다룬 데이터와 결합했다. 트랙터 폭파 당시 상황을 담은 영상과 대형 분화구, 손상 후 바퀴가 빠진 차량 사진 등과 종합하여 데이터를 분석했다"라고 밝혔다. HALO 트러스트는 SNS 게시글과 오픈소스 데이터를 함께 분석한 뒤 일부 인력을 우크라이나 현지로 파견하여 전쟁 잔해 제거 작업에 돌입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Their Photos Were Posted Online. Then They Were Bomb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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