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최고의 스트리밍 서비스 종말, 우리 눈 앞으로 다가왔다?
상태바
최고의 스트리밍 서비스 종말, 우리 눈 앞으로 다가왔다?
HBO 맥스는 에미상 수상 영광을 안은 스트리밍 플랫폼이었다. 디스커버리+와의 인수로 많은 사용자가 좋아하던 작품 품질이 하락하게 될 것이다.
By ANGELA WATERCUTTER, WIRED US

배트걸(Batgirl)은 항상 저주를 받았을 지도 모른다. 조스 웨던(Joss Whedon)은 영화 제작 권리 전체를 받고 1년이 지난 2018년, 배트맨 영화를 포기하며, “사실 내용이 없다”라고 밝혔다. 그 직후 ‘새들의 반란(Birds of Prey)’ 작가 크리스티나 호드슨(Christina Hodson)이 스크립트 작성 계약을 체결했다. 마침내 2021년, ‘나쁜 녀석들: 포에버(Bad Boys for Life)’ 감독 아딜 엘 아르비(Adil El Arbi)와 빌랄 팔라(Bilall Fallah)가 함께 메가폰을 잡고, 영화 제작에 나섰다. ‘인 더 하이츠(In the Heights)’의 주역인 레슬리 그레이스(Leslie Grace)가 배트걸이라고 알려진 바바라 고든 역을 맡았다 그러나 최근, 워너 브라더스가 영화를 개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어떠한 실수도 없다. 수백만 달러를 투자한 상태에서 영화 촬영과 제작을 마친 상태이며, 워너 브라더스는 스트리밍 서비스로도 직접 공급하지 않을 것이다. 이미 극장이 아닌 HBO 맥스 영화로 개봉될 의도로 제작됐다. 이제 영화 배트걸은 워너 브라더스가 그동안 다른 영화를 공개한 것처럼 극장과 스트리밍 서비스에 동시 개봉하는 방식을 포함해 어떠한 형태로든 세상에 나오지 않을 것이다. 배트걸은 미개봉 작품으로 남아있을 것이다. 8월 2일(현지 시각), 뉴욕포스트는 배트걸이 개봉은커녕 시사회도 진행되지 않을 것이며,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최초 보도했다. 엘 아르비 감독과 팔라 감독은 인스타그램에 “매우 슬프고 충격적인 소식”이라는 심경을 전했다. 두 감독 모두 관객이 공을 들여 제작한 영화 배트걸을 보는 것이 중요하며, “신의 은총이 있다면, 언젠가는 개봉될 것”이라고 덧붙여 전했다.

배트걸 미개봉 소식이 알려진 직후 배트걸 팬 커뮤니티는 2022년 4월 자로 끝난 워너 브라더스와 디스커버리의 43억 달러 규모 기업 병합의 피해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리고 배트걸만 피해를 보는 것으로 끝나지 않을 듯하다. HBO 맥스가 콘텐츠 강화에 1년간 투자하면서 에미상 최고의 스트리밍 서비스 수상 후보로 이름을 올렸으나 워너 브라더스와 디스커버리의 병합으로 HBO 맥스에 불똥이 튀었다. 디스커버리 CEO 데이비드 자슬라브(David Zaslav)는 예산을 마구 삭감하는 것으로 유명한 인물이다. 배트걸 미개봉 결정 소식이 확산되자 배트걸이 HBO 맥스의 영화 제작 비용 일부를 되찾을 세금 공제 역할을 하게 될 가능성도 사라졌다. 마찬가지로 HBO 맥스 단독 작품이 아닌 극장 개봉 작품에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는 바람도 사라졌다. 한 주가 지나면서 분노에 찬 영화 팬은 또 다른 맥스 오리지널 작품인 문샷(Moonshot)과 더 위치스(The Witches) 등도 HBO 맥스 플랫폼에서 사라진 사실을 확인했다.
 
[사진=HBO Max 트위터]
[사진=HBO Max 트위터]

8월 4일(현지 시각), 워너 브라더스 디스커버리(Warner Bros. Discovery)는 2022년 2분기 실적 발표 현장에서 2023년 여름이면 HBO 맥스와 디스커버리+를 단일한 스트리밍 서비스로 통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자슬라브는 스트리밍 서비스로 제공하는 프로그램의 양보다는 질에 더 집중하고자 한다고 말하며, 극장 개봉 작품을 강조했다.

극장 개봉 작품에 새로 초점을 맞추면, 드니 빌뇌브(Denis Villeneuve) 감독을 포함한 일부 감독이 매우 기뻐할 수도 있다. 그러나 HBO 맥스가 작품 규모를 떠나 광범위하면서도 인상적인 영화를 보유했다는 사실을 무효화할 수는 없을 것이다. 더 솔직하게 말하자면, 매우 품질이 낮은 스트리밍 서비스 중심지가 될 것이다. 배트걸 미개봉 결정을 둘러싼 한 가지 역설적이면서도 황당하지 않은 사실이 있다면, 워너 브라더스가 영화 개봉 가치가 없다는 판단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는 부분이다. (워너 브라더스는 스나이더 컷 공개를 위해 저스티스 리그(Justice League)에 7,000만 달러가 넘는 거액을 지출했다.) 자슬라브는 디스커버리 작품 품질 향상을 위해 새로이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으나 디스커버리는 지금까지 대흥행작을 제작하지 못했다. 디스커버리 작품과의 통합을 강화하는 일은 가치 있는 목표이지만, 팬에게 실망감을 줄 수 있는 상황에서 예산 절약을 위한 현명한 방법은 아니다. 모든 팬이 배트걸을 좋아할까? 아무도 모를 것이다. 그러나 HBO 맥스는 많은 이들이 노골적으로 증오를 드러냈으나 반대로 충성심이 깊은 열성 관객층도 함께 확보한 여러 가지 성과를 거두었다. 필자의ㅏ 동료 제이슨 파햄(Jason Parham)이 ‘그저 괜찮은 TV’라고 말하는 등 현재 사용자의 평가에 자부심을 가진 듯한 넷플릭스와는 달리 적어도 알고리즘이 만든 것과 같은 추천 콘텐츠를 제공하려는 시도에 열을 올리지는 않는다. 간혹 섹스 앤 더 시티를 재실행하는 것 같기도 하고, 미국 드라마 석세션(Succession)을 재실행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간혹 바보같기도 하지만, 듄(Dune)과 같을 때도 있다.

HBO 맥스와 디스커버리+의 통합 예정 소식이 알려지면서 관련 사항을 언급하는 사례가 매우 많다. HBO 맥스는 훌륭한 TV와 품질이 낮은 작품을 모두 보유했으며, 디스커버리+는 사실상 품질이 낮은 작품을 제작했다. 워너 브라더스 디스커버리도 2022년 2분기 실적 발표 현장에서 “HBO는 약속을, 디스커버리+는 안전을 위한 선택”이라는 주장에 인정했다. 만약, 실제로 대흥행작을 제작하고자 한다면, HGTV 가정용 개선 프로그램과 같은 작품의 비중을 줄여야 한다. 하지만 HBO 맥스는 핵스(Hacks)와 같은 프로그램으로 실제 매출을 기록한 덕분에 꽤 많은 구독자를 보유했다. 현재 맥스 오리지널은 구독자가 다른 스트리밍 서비스로 변경하도록 유도한 충격의 일주일을 선사한 기관이 되었다. 케이블타운(Kabletown)의 여운에서 빠져나와 새로이 발견한 작품인 FBOY 아일랜드(FBOY Island)로 시선을 돌리는 것과 같다.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2022년 7월 개최된 코믹콘에서 호평을 받지 못한 뒤 배트걸의 미개봉 결정 소식은 디스커버리가 장기간 활용할 수 있는 무료 홍보 수단이 된 듯하다. 안타깝게도 널리 성행하는 부정적인 일이자 워너 브라더스가 원하는 바이기도 하다. 디스커버리는 워너 브라더스가 제작하는 영화와 TV 프로그램에 개의치 않을 것이다. 바로 핵심이기도 하다. 모든 제작사가 매출을 원하지만, 세금 감면 혜택을 바라면서 작품 미개봉 결정을 내리는 일은 관객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일이다. 워너 브라더스는 여느 제작사와 마찬가지로 매출 손실로 이어진 작품을 여러 편 개봉했다. 그러나 성과가 좋지 않더라도 개봉했다. 일각에서는 품질이 낮은 작품에 애착을 보인다. 바바라 고든은 조커와 똑같이 주목받을 자격이 있다. 배트걸도 조커처럼 대흥행작으로 주목받거나 주목받지 못할 권리가 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The Impending Demise of the Best Streaming Service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RECOMMEND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