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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톡·트위치 스트리머, 잠과 돈 맞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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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톡·트위치 스트리머, 잠과 돈 맞바꾼다
‘상호작용하는 수면 스트리머’는 항상 밝거나 소음 속에서 깨어 있기를 원하는 플랫폼 사용자의 기부금을 받는다. 돈을 위해 잠을 포기할 가치가 있을까?
By AMELIA TAIT, WIRED UK

매달 둘째 주 토요일 자정부터 새벽 4시 20분 사이면, 26세 청년 미켈 닐센(Mikkel Nielsen)은 소음과 밝게 빛나는 조명, 전기 충격으로 고통에 시달린다. 카메라는 닐센의 방 안 만화가 그려진 침구류를 비추며, 1,000여 명이 시청하는 가운데 잠을 자려 한다. 보통 트위치 시청자 100여 명이 스트리밍 도중 기부금을 보낸다. 기부금은 닐센의 환경에 영향을 미친다. 시청자는 1달러를 건네면서 메시지를 입력할 수 있다. 그리고 봇이 닐센에게 시청자의 메시지를 큰 소리로 읽어주며, 잠을 방해한다. 95달러를 건네면, 닐센이 손목에 착용한 전기 충격 팔찌로 갑자기 자극을 보내면서 잠을 깨운다.

닐센은 트위치, 틱톡에서 인기 상승세를 기록하는 콘텐츠 크리에이터 유형에 해당하는 상호작용을 하는 수면 스트리머이다. 2020년, 와이어드는 수면 스트리머가 급격히 증가한 추세를 보도했지만, 당시에 다른 크리에이터보다 한 발 더 앞서 수면 콘텐츠를 제작한 이들은 단순히 고요한 상태에서 숙면을 취하는 영상을 촬영하기만 했다. 하지만 어느 한 남성이 비명을 지르면서 매트리스를 주먹으로 내리치고, 스피커로 고음의 스마트폰 소음을 내는 모습을 담은 영상과 비교하면 매우 구시대적인 영상이라는 인상을 받게 된다. 수면 콘텐츠 크리에이터는 방 안 구조를 변경해, 온라인 기부에 따라 반응한다. 갈수록 수면을 방해하는 기부가 증가하며, 소음은 갈수록 커지고 짜증을 더 유발한다.

호주 틱톡커 제이키 보엠(Jakey Boehm)은 현재 수면 스트리머로 활동 중이다. 2022년 5월 한 달, 스트리밍만으로 번 돈은 총 3만 4,000달러에 이른다. 수면 콘텐츠의 선구자로 알려진 유튜브 채널 아시안 앤디(Asian Andy)를 포함한 다른 수면 스트리머는 ‘7시간 자면서 1만 6,000달러 벌었습니다(HOW I MADE $16,000 WHILE SLEEPING FOR 7 HOURS)’와 같은 영상을 게재하며, 수면으로 돈을 버는 것을 만족한다고 과시한다. 본질적으로 다수 수면 스트리머는 다른 스트리머의 콘텐츠를 따라 한 이들이다. 필자는 최근, 사용자를 위한 틱톡 피드 추천 페이지에서 아마추어 수면 스트리머의 콘텐츠 여러 개를 접했다. 그동안 필자가 본 수면 스트리머의 영상은 밀가루를 가득 담은 풍선을 머리에 올린 채로 잠을 자는 남성부터 단 150달러를 벌기 위해 자신에서 물을 뿌리는 양동이를 둔 채로 잠을 자려는 여성의 영상까지 다양하다. 어느 한 남성은 팔로워 1,000명에게 수면 스트리밍을 시작하도록 도움을 달라고 요청한다. (틱톡은 한계에 도달할 때까지 사용자의 라이브스트리밍을 허용하지 않는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시청자에게는 스트리머의 잠을 방해하는 일이 즐거운 일이다. 그러나 스트리머는 시청자의 즐거움을 위해 극한의 상태까지 이르게 된다. 보엠은 수면 스트리머 활동 초기, 시청자에게 프린터를 제어할 권한만 주었다. 그러나 이후 스트리밍을 위한 방의 환경을 서서히 개선했다. 기부금을 건넨 시청자는 비눗방울 기계를 조작하고 튜브에 바람을 넣을 수 있다. 잠을 잘 기회를 잃고 돈을 버는 기분은 어떨까? 진짜 성공한 수면 스트리머의 생활은 어떨까? 그리고 성공하지 못한 수면 스트리머의 자극적인 행위를 촉발하는 요소를 우려해야 할까?

트위치와 틱톡, 유튜브 구독자 총 140만여 명을 확보한 닐센은 “매번 수면 스트리밍을 할 때마다 수면 부족 때문에 항상 스트레스가 가득한 상태에서 웃는다”라고 말했다. 닐센은 스트리밍을 한번 시작할 때, 방해받지 않고 잘 수 있는 시간이 약 6분이라고 추산한다. 그리고 스트리밍 이후에도 숙면할 수 없다. 닐센은 새벽 4시 20분에 방송을 끝내고 음악을 재생하면서 새벽 5시 30분까지 영상 편집 작업을 한다. 그리고 정오까지 잔다.

닐센은 루미아 스트림(Lumia Stream)이라는 프로그램을 사용해 스마트 조명과 SNS 계정을 연결했으며, 시청자는 주기적으로 조명 밝기를 최고 수준으로 높인 뒤 닐센이 잠에 깨는 것을 본다. 닐센은 ‘If This Then That’이라는 프로그램도 다른 기기와 연결해, 트위치에서 기부금을 받으면 전기 충격 팔찌가 작동하거나 시끄러운 소음과 함께 유튜브 영상이 재생되도록 했다. 한 번은 닐센의 이웃 주민의 남자친구가 새벽 3시에 닐센의 집을 찾아와 소음 항의를 했다. 그러나 그 후 이웃에게 200달러짜리 술을 사주면서 사과했다. 이후 이웃의 소음 항의는 없었다.

닐센은 스트리밍 활동 수익을 밝히는 것을 원하지 않지만, 생계를 유지하기 충분한 수준으로 번다고 밝혔다. 그는 “월 2회 수면 스트리밍 방송을 하면, 임대료와 공과금을 낼 돈을 충분히 모은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주기적으로 상호작용을 하지 않는 유튜브 영상을 올리면서 더 큰돈을 벌 수 있다고 밝혔다. 광고 수익 덕분이다.

브루크 에린 더피(Brooke Erin Duffy) 코넬대학교 교수는 잠을 포기한 수면 스트리밍이 문제가 된다고 말했다. 더피 교수는 소셜미디어 경제를 연구한다. 또, 디지털 노동의 어려움을 다룬 서적 『좋아하는 일을 위해 돈을 벌거나 벌지 못하는 것((Not) Getting Paid to Do What You Love』의 저자이기도 하다. 더피 교수는 “큰 인기를 누리며 성공한 수면 스트리머는 광고 후원이 아닌 기부금으로 수익이 한정된다. 따라서 스트리밍 수익만 연결되었을 때는 수익 안정성이 낮다”라고 지적했다.

필자는 더피 교수에게 타인의 콘텐츠를 마구 따라 하는 이들이 수면 스트리머라고 홍보하는 이들의 수익 확보에 어려움을 줄 가능성을 이야기했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삶의 질을 약간 희생해야 할 수 있지 않은가 질문했다. 이에, 더피 교수도 동의했다. 이어서 “온라인 콘텐츠의 매우 특수한 틈새 장르와 마찬가지로 수면 스트리밍은 특정 집단의 야망을 자극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 수면 스트리밍을 통해 잠을 포기한 대가로 큰돈을 손에 쥐는 이는 극소수이다. 그동안 소득을 어느 정도 확보할 수 있었던 다수 스트리머가 고정 시청자를 두고 스트리밍을 시작하면서 일시적인 유행 관행으로 돈을 번다”라고 설명했다.

닐센은 수면 스트리밍으로 재정적, 감정적 보상을 모두 받는다. 닐센은 시청자가 자신의 영상을 보게 되면서 힘겨운 시기를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기쁘게 생각한다. 닐센은 “숙면을 시도하는 것만으로도 타인에게 행복감을 선사할 수 있다. 시청자는 수면 스트리밍 영상을 보면서 힘든 문제를 잊고 20분간 웃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따라서 닐센은 조만간 수면 스트리머 활동을 중단할 계획이 없다.

이어서 닐센은 “지금은 내 집 마련 후 더 흥미롭고 나은 콘텐츠를 제작하고자 한다”라고 밝혔다. 닐센은 침대 바로 아래에 거대한 서브우퍼를 두고자 한다. 그는 “언젠가는 수면 스트리머 활동을 이어갈 수 없는 날이 올 것이다”라고 인정하며, “그리고 한동안 쉬다가 다시 스트리머로 복귀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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