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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상징 ‘BMW i3’에 작별을 고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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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상징 ‘BMW i3’에 작별을 고할 때
중대한 영향력을 지닌 전기차 BMW i3가 단종된다. 그러나 더 멋지거나 적절한 듯한 대체 모델은 없다.
By JASON BARLOW, WIRED UK

2008년 초 어느 한 수요일 오후, 소규모 인원이 독일 뮌헨의 벽돌로 지은 건물에 모였다. 해당 건물은 바로 건축가 칼 슈반처(Karl Schwanzer)가 지은 것으로 유명하며, ‘4개의 실린더 건물’이라고도 알려진 BMW 본사인 BMW 타워(BMW-Turm)의 눈에 띄지 않는 공간에 설립된 건물이다. 이마가 튀어나오고 머리카락이 벗겨졌으며 전문가와 같은 분위기가 있는 강단 있는 인물인 BMW 수석 엔지니어 울리치 크란츠(Ulrich Kranz)가 BMW 타워 앞뒤를 오갔다.

당시 BMW CEO였던 노르베르트 라이트호퍼(Norbert Reithofer)는 모빌리티 연구소를 신설하여 BMW의 비공식 기관을 효과적으로 운영하려 크란츠를 적임자로 임명했다. 당시 연구소 설립 계획은 고위급 경영진만 알고 있었다. 크리스 뱅글(Chris Bangle)이 BMW의 차량 설계를 완벽히 재구성했으나 크란츠가 이끄는 연구소는 BMW의 멋진 내연기관과 후방 핸들링 스마트로 밀접하게 구분할 수 있었다. 마케팅 담당 인력은 ‘궁극적인 주행 기계’에서 ‘효율적인 역학’으로 메시지를 전환하는 중이었으나 라이트호퍼는 메시지 변경이 시작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당시 라이트호퍼는 상상할 수 없는 미래까지 미리 내다보았다. 그는 많은 이들이 상상하지 못했던 기존 엔진이 사라지는 시대를 생각했다.

크란츠는 라이트호퍼가 구상한 미래를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비공식적으로 구성된 크란츠의 연구 조직은 공식 조직이 되었으며, 적당한 예산 지원도 시작되었다. 당시 목표는 처음부터 스포츠카와 초대형 차량에 초점을 맞춘 BMW의 전기차 개발 프로젝트였다. 크란츠는 전기차 개발 계획에 크게 관심이 없었으며, 경영진에게 피와 땀, 눈물을 흘리면서 전기차 개발에 몰두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결국, 전기차 개발을 중단하고 싶다면 당장 자리를 떠나도 된다고 말했다. 자리를 떠났던 이는 없었다.

당시 BMW에 새로 합류한 인재였던 현 BMW i 시리즈 차량 설계 책임자인 카이 랭어(Kai Langer)는 “전기차 개발이 BMW의 새로운 기회라는 사실을 모두가 알고 있었다. 거대한 선박과 함께 고속 보트를 동시에 작동하는 것과 같은 일이었다”라며, 과거를 회상했다.

오래전의 일이 아닌 듯하지만, 전기차 개발 시도는 2008년까지만 하더라도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테슬라의 로드스터(Roadster)가 유일하게 생산 단계에 진입한 전기차 모델이었으며, 주요 전기차 위탁 생산 기업은 전기차 생산이라는 대대적 변화 개념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전환하기 전이었다. 따라서 자동차 제조 업계의 최대 기업 중 한 곳인 BMW가 도시의 배터리형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차량 양산이라는 결과로 이어진 전기차 개발 프로젝트에 착수한 일은 대규모 기술적 도박이었다.

그 결과, BMW i3와 i8이 탄생했다. 두 가지 모델 모두 독일 자동차 제조 업계 대기업인 BMW가 전기차 생산이라는 재빠른 움직임과 과감한 변화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중요한 투자를 하였다. 2013년 출시된 기억에 남을 만한 컨셉 차량의 발자취를 따랐던 BMW i3 생산이 중단되었다. BMW i3는 지금까지 전기차 시장에서 앞서 나가 BMW 경쟁사가 따라잡아야 했던 성과이다. 사실, 여러모로 지금도 소비자는 여러 기업이 BMW i3를 따라잡을 시점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BMW]
[사진=BMW]

전기화를 향한 꿈
실질적으로 중요한 성과를 거둔 소형 차량인 BMW i3는 더 큰 미래를 향한 전반적인 계획 그 이상을 상징한다. BMW i3는 지속 가능한 차량을 향한 신성한 접근 방식을 갖춘 모든 i 시리즈 모델의 첫 번째 혁신을 선보인 모델이다. i 시리즈의 접근 방식은 빠른 속도로 진화하는 전기 구동 시스템과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축, 생산 도중 수자원 소모량 감축, 차량 제조 과정의 100% 친환경 에너지 사용, 디지털 지원 서비스 확장, 차량 생산을 위한 가벼운 소재 개발 등을 아우른다.

차량 생산을 위한 가벼운 소재 개발은 지금도 차량 중량과 구조적 특성이 전기차 중에서는 매우 인상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i3의 핵심이었다. 가벼운 소재는 크란츠가 알고 있던 바와 같이 BMW i3 개발을 향한 관문이었다. 크란츠는 독일 남동 지역에 있는 BMW 란츠후트 공장 소속 전문가와 오랜 시간을 보내며, 배터리 동력 전기차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차량 무게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모색했다. (i3는 초기에 22kWh 배터리를 채택했으나 추후 주행거리를 개선하면서 42kWh 배터리로 변경했다.)

차량 무게라는 난제를 해결할 답은 i3의 영리한 구성에 있다. 드라이브 모듈(Drive Module)로 동력 전달 장치와 섀시, 배터리를 결합했다. 라이프 모듈(Life Module)은 BMW가 탄소 섬유 강화 폴리머(CFRP)로 생산하기로 결정한 차량 패신저 셀(passenger cell)에 적용했다. 1981년, 포뮬러 원(Formula One)의 맥라렌(McLaren)이 처음 선보였으며, 2022년 최고급 슈퍼카에도 적용된 탄소 섬유는 가볍고 강력하면서도 차량 생산에 활용하기는 복잡하고 생산 비용도 비싼 편이다. BMW는 차량 품질 관리와 유지를 위해 미국 공급사 SGL에 투자했다. 그러나 베를린에서 100마일 떨어진 남서부 지역인 라히프치히 공장에서 로봇 173대와 접착 결합을 활용한 완전 자동화 과정으로 i3를 생산 중이었다. i 시리즈는 미래에 수십억 유로의 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도박이었다.

BMW 설계팀도 전기차 엔지니어링 다짐에 매우 놀랐다. 이제는 완벽하게 차량의 형태 언어를 재구성할 수 있다. 랭어는 시작 단계가 매우 자유롭고, 대체로 자유분방한 과정을 따랐다고 전했다.

그는 “BMW 설계팀은 거대 도시용 차량 설계를 담당했다. 그동안 거대 도시 주행 차량만 담당했다. 도시는 추가 공간을 확보하지 않은 상태에서 갈수록 인구 밀도가 커졌다. 그렇다면, 이동수단을 인구 밀도에 따라 변경할 수는 없을까? 모노박스는 공간 효율성이 가장 우수하면서 발자국이 가장 작았다. BMW 설계팀은 우주선 설계도 그렸으며, 기존 형태와 같은 차량 설계 작업도 했다. 개선된 외관을 갖춘 차량을 원했다. 무수히 많은 공상과학 영화가 디스토피아 영역을 향했으며, 차량 설계도 마찬가지였다. 매우 과감한 변화가 이루어질 수도 있다. 사실, 무언가 익숙한 모습을 갖춘 차량보다 과감한 변화를 선보인 차량이 도로에 주행하도록 하는 일이 더 쉽다. 하지만 BMW는 책임을 갖고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소통하고자 했다. 엔지니어 인력과 매우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며 협업하면서 창의성을 최대한 발휘했다. 따라서 탄소 섬유를 차량 무게 문제의 해결책으로 채택했다”라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주류 자동차 모델 중 차량의 구조를 드러내는 보기 드문 접근 방식으로 향하게 되었다. 랭어는 “전형적인 독일 엔지니어에게는 탄소 섬유 채택과 차량 소재로 생산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다. 생산 비용 인상으로 이어졌다. 엔지니어 인력은 당시 존재하지 않았던 빠른 건조가 가능한 레진과 동시 가열 및 압축이 가능한 여러 가지 도구를 발명했다. 매우 훌륭했다. BMW는 당시 엔지니어 인력이 발명한 도구를 공개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결과를 절대로 숨길 수 없었다”라고 전했다.

당시 거둔 결과는 지금도 새롭다는 평가를 받는다. 거의 시대를 초월한 결과이다. 일관성이 없는 창문 라인은 설계 순수주의자가 화를 낼 수도 있는 부분이지만 차량 내부의 통기성이 개선되었다. 차량 생산 방식을 다시 생각하도록 한 요소이기도 하다. 랭어는 “실제로 차량 내부의 발전과 혁신이 더 어렵다. 결합해야 할 요소가 매우 많기 때문이다. i3는 초점이 맞춰져 있고, 칙칙해 보이지 않는다. BMW는 차량 설계를 담당하며, 여전히 차량의 감정적 역할에 빠져있다. 2008년 당시 세그웨이(Segway) 컨셉은 새로운 컨셉이었으며, 기술적으로 매우 인상적이었지만, 다소 어리석어 보이기도 했다. BMW가 원한 것은 차량 운전자가 멋지다는 인상을 줄 수 있는 차량 설계였다”라고 말했다.

자유로운 디자인
i3의 외부 디자인은 i 시리즈 개발팀 일원이 되었을 때, BMW 재직 기간이 4년이었던 한국계 미국인인 리차드 김(Richard Kim)이 담당했다. 리차드 김은 현재 모듈형 전기차 개발 스타트업 카누(Canoo) 최고 디자인 책임자이자 공동 창립자이다. i3 제작 과정 참여 경험은 스타트업 창업을 준비하기 위한 역할이 되었다.

리차드 김은 “BMW i3 생산 작업은 재즈와 같았다. 소규모 인력이 모인 팀으로 구성돼, 모두 각자 맡은 역할을 하고 다양한 각도에서 도움을 제공하려 했으나 어느 순간 함께 모여 조화를 이루었다. 당시 i 시리즈 개발팀에 합류하게 된 이유는 차를 사랑하면서도 지나치게 집착하지 않기 때문인 듯하다. 차량의 상세한 부분을 모두 아는 것은 아니지만, 크게 개의치 않는다. 정보가 부족하다고 느끼지 않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다만, 전체적인 업계 디자인과 문제 해결 방식을 좋아한다. i 시리즈 개발 작업 덕분에 i3는 BMW의 장기적 계획을 향한 상황에서 필요한 무엇이든 선보이게 되었다. BMW의 유산이나 역사, 심지어 차량 개발 과정도 통합하지 않았다. 단순히 직선과 수평, 수직 라인을 선보일 아이디어를 만들고자 했다”라고 밝혔다.

이어서 “디자인은 목적과 관련이 있었다. 중형 엔진 슈퍼카의 목적은 주행 속도의 짜릿함이지만, 거대 도시를 주행할 차량은 진전과 전기화, 기술, 사용자 경험과 관련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다른 도구와 해결책이 필요하다”라고 덧붙여 언급했다.

BMW는 i 시리즈 개발 계획의 운에 투자하고, 이후 탄소 섬유 소재 채택이라는 약속 수준을 줄였다. 그러나 리차드 김은 i3의 유산을 어디서나 찾아볼 수 있다고 거듭 주장한다. i3의 중요성은 차량 자체를 넘어선 영역으로도 확장되었다.

리차드 김은 “즉시 상용화 차량으로 판매할 수 있는 차량 수는 i 시리즈의 장기 전망만큼 중요하지 않다. i3가 모든 영역에서 추진한 차량 디자인 변화를 보면, 실제 투자가 이루어진 부분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차량 내부 설계와 사용자 인터페이스는 부차적인 요소였으나 BMW는 i3와 함께 그 중요성을 높였다. 차량 탑승객은 에너지와 불안 수준을 관리하고 균형을 맞추었다. 모든 불안감을 잠재우면서 영리하게 진짜와 같은 소재를 활용했다. 획기적인 변화이자 BMW가 여러 세대에 걸쳐 지원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라고 말했다.

소비자는 BMW i3에 지겨움을 느낀 적이 없었다. 사실, BMW i3의 기이한 발자취는 i3의 수명 중 어떠한 시점보다도 더 높이 존중받았다. BMW i3의 판매량은 25만 대 이상으로, 기대보다는 저조한 실적이었으나 구매자 모두가 완벽히 즐겼다. BMW는 i3를 직접 대체할 계획이 없지만, i3의 영향력 자체는 매우 크다. 랭어는 “i3의 요소는 BMW의 모든 프로젝트에 포함되었으며, 2025년 선보이고자 하는 한 단계 향상된 전기차인 뉴 클래스(Neue Klasse)에도 등장할 것이다. BMW 인력의 차량 개발 작업에도 i3의 요소를 반영할 것이다. 후속 차량 모델은 후속 모델일 뿐이다. i3 대체 모델 출시 여부의 질문에 굳이 대체 모델을 선보여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되물었을 것이다. 다른 질문을 시작할 필요가 있다”라는 견해를 전했다.

현재 BMW 차량 개발 사장이자 최고 기술 관리자인 프랭크 베버(Frank Weber)는 “BMW를 주목하는 이들의 수와 i3를 보고 ‘이 전기차는 무엇인가? 절대 전기차가 기존 차량을 대신할 수 없다’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후 매년 BMW의 i3 모델 생산량이 증가했다. 매년 i3 생산량이 증가하면서 더 매력적인 모습을 선보였다. i3를 마지막으로 생산한 현재, 그동안 출시된 i3를 보아도 절대로 오래된 차량처럼 보이지 않는다. i3는 독특한 차량이며, BMW에 많은 도움을 주었다. i3는 ‘미래가 변화하고 있다’라는 메시지를 남겼다”라고 말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Goodbye to the BMW i3—an Icon of the 21st Centu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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