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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어디서나 무료 운행 지원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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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어디서나 무료 운행 지원 시작
스페인에서 독일까지, 그리고 룩셈부르크에서 에스토니아까지 날이 갈수록 대중교통 무료 운임을 시범적으로 도입하는 국가가 증가하는 추세이다.
By NICOLE KOBIE, WIRED UK

매달 대중교통으로 이동하는 데 수백 달러를 지출하는가? 조만간 거주 지역에 따라 버스와 전철, 트램 모두 100% 무료로 탑승하게 될 날이 올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대중교통 운영 기업의 매출이 감소할 것이다. 하지만 일부 기업은 대중교통 무료 운임 정책이 차량 이동과 도시의 원활한 이동에 도움이 되는가 알아내고자 매출 감소라는 위험을 감수하고자 한다.

대중교통 무료 운임 정책이 효과가 있을까? 지금까지 확보한 증거를 보았을 때, 성공 사례와 실패 사례 모두 절반 존재한다. 버스표가 없는 버스는 대중교통 이동의 평등한 접근성 향상부터 버스표 발권 시스템이나 운임 시행 비용 절감 비용을 이용한 버스 운행 유지 등 새로운 장점이 있다.

탑승자가 운임을 부담하지 않는 것이 이상하다고 느낀다면, 전문가는 공중 보건과 도서관, 공교육 기관 등 일부 시민만이 자주 사용하지만 모두가 똑같이 사용료를 부담해야 하는 시설을 생각해보아라. 제니 맥아더(Jenny Mcarthur)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도시 기반 시설 연구원은 “수단에 상관없이 무료로 돌아다닐 수 있다면, 모두 공공재이다”라고 말했다. 대중교통 운임 정책을 고려할 필요성이 매우 크다. 도로 교통수단은 전 세계 탄소 배출량 1/10을 차지한다. 게다가 연료 가격이 급등하여 이미 압박이 심한 가계 재정에 더 큰 부담을 준다.

전 세계 대도시와 국가가 무료 운임 정책을 추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이유이다. 가장 최근 대중교통 무료 운임 정책을 채택한 스페인은 일정 경로에 수개월 동안 기차 운임을 무료로 변경해, 생활비 급등 위기 현상이 펼쳐지는 가운데 많은 시민의 출퇴근길 비용 부담을 완화하고자 한다. 독일 당국은 월 9유로짜리 대중교통 이용권을 발행했으며, 아일랜드는 75년 만에 최초로 대중교통 운임을 삭감했다. 이탈리아는 저소득층 근로자를 대상으로 60유로와 일회성 대중교통 바우처를 지급했다. 룩셈부르크와 에스토니아는 대중교통 운임을 폐지해, 출퇴근하는 시민이 수년간 자가용 차량을 이용하지 않고 목적지까지 이동하도록 한다. 바로 오스트리아가 2021년, 전국 어디서나 하루에 3유로로 모든 대중교통을 탑승하도록 지원하는 ‘클리마티켓(Klimaticket)’을 발행하는 동기가 되었다.

무료 운임 정책은 대중교통 탑승객 증가로 이어졌으나 무조건 기존 자가용 차량 운전자의 대중교통 탑승으로 이어진 것은 아니다. 에스토니아에서는 그동안 도보나 자전거로 이동하던 시민이 무료 대중교통을 사용하는 사례가 증가했다. 대중교통 무료 운임 정책을 시행하는 다른 여러 국가에서도 관측된 비슷한 추세이다. 많은 보행자와 자전거 탑승객의 배출량이 대중교통보다 더 적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문제가 되는 부분이다.

단기 시범 운행으로는 무료 운임 정책의 영향을 확인하기 어렵다. 코펜하겐에서는 1개월간의 대중교통 탑승권 운임 면제 시행 초기에 자가용 차량 사용률이 급격히 감소했다. 그러나 대중교통 무료 운임 정책 종료 직후 많은 시민이 이전처럼 자가용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항상 똑같은 변화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2022년 6월, 독일 교통 흐름 초기 분석 결과, 월 9유로 티켓 정책 도입 초기 도로를 주행하는 차량이 감소했으며, 대다수 도시 연구 결과를 통해 대중교통 주행 속도가 더 빨라졌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2020년, 룩셈부르크는 세계 최초로 대중교통 무료 운임 정책을 시행했다. 그러나 정책 시행 전에도 룩셈부르크의 대중교통 탑승권 비용은 매우 저렴했다. 게다가 룩셈부르크는 전체 인구 약 63만 명으로, 전 세계 다수 주요 대도시보다 작고 매우 부유한 것으로 알려진 국가이다. 그리고 정책 도입 2년 뒤 교통 흐름은 대중교통 무료 운임 정책 시행 전과 큰 차이가 없거나 더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 부분적인 원인은 룩셈부르크에서 생활하기에는 경제적 여유가 없는 시민이 국경을 건너 타국으로 출퇴근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중교통 무료 운임 정책이 대중교통 사용자 수 증가로 이어질 수 있으나 반드시 도로를 주행하는 차량 감소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스페인에서는 배출량 감축을 직접적인 목표로 두기보다는 인플레이션과 연료 비용 인상 부담 완화를 위해 무료 대중교통 운행을 시작했다.

무료 기차표 제공은 연료 가격이 인상한 데다가 교통이 혼잡할 때 혹은 휴가를 떠날 때 운전자가 자가용 차량을 포기할 만큼 매력적인 정책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차량을 구매할 경제적 여유가 없는 저소득층 시민에게는 무료 대중교통이 비용 절감 수단이 될 수 있다. 또한, 버스표나 기차표를 구매하기 어려울 정도로 경제적 사정이 여유롭지 못한 이들에게는 도보 대신 대중교통 탑승을 선택할 기회가 될 수 있다. 맥아더 연구원은 “무료 운임 정책은 대중교통 운임이 매우 비쌀 때, 대중교통 탑승을 합리화할 보편적인 요소이다. 대중교통 운임이 비쌀 때는 쇼핑을 할 때만 대중교통을 탑승하고, 비용 부담 문제 때문에 그 외 여가 활동을 즐기러 이동하지 않는 원인이 된다”라고 말했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현지 사정도 중요하다. 호주에서는 태즈메이니아 정부가 상승 부담을 상쇄하고자 5주간 버스를 무료로 운행했다. 성공적인 계획이라는 평가를 받았으나 다수 연구원은 버스 무료 운행 정책을 다른 지역에도 확장한다면, 부유층 시민이 더 혜택을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호주의 대중교통은 도시 내부나 교외 중심지 거주자가 도시 중심지로 이동할 때 더 많이 사용하기 때문이다. 즉, 부유층 밀집 지역 주민이 고소득 직업을 위해 이동할 때 버스에 무료로 탑승한다는 뜻이다. 중심지에서 먼 지역에 거주하는 이들은 개인 차량에 의존하여 먼 곳에 있는 직장으로 향할 확률이 더 높다. 대중교통 무료 운임 정책이 저소득층보다는 고소득층 주민에게 더 큰 이익이 된다는 의미이다.

스페인에서는 대중교통 무료 운임 정책이 메디아 디스텐시아(Media Distancia)와 세르까니아스(Cercanías)라고 알려진 지역 운행 기차에 접근할 수 있는 도시 지역 주민에게 압도적으로 큰 혜택을 제공할 수 있다. 환경 운동 단체 Confederación de Ecologistas en Acción 소속 운동가 파블로 무뇨즈 니에토(Pablo Muñoz Nieto)는 “세르까니아스 일일 이동량 중 85%는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 내 이동이다”라며, 지역 운행 기차가 투자 부재 문제로 난항을 겪은 탓에 여러 도시에서 운행할 수 없다는 사실을 덧붙여 전했다. 이어서 “거주 지역에 운행하는 기차가 없을 때, 무료 기차표로 어떤 혜택을 누릴 수 있겠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미국에서는 부유층과 빈곤층 간 분열이 종종 인종 구분으로 이어진다. 즉, 대중교통 무료 운임 정책으로 인종 평등 수준을 높일 수 있다는 의미이다. 금전적인 부분에서는 인종 평등에 도움이 되지만, 더 깊이 살펴보아야 할 문제가 있다. 지역사회 단체장인 데스티니 토마스(Destiny Thomas)가 주목한 바와 같이 미국 이동 체계는 대중교통 탑승권 구매 비용이 없는 이들에게 거액의 벌금을 부과하는 등 수익의 주요 원천으로 빈곤 범죄화에 의존한다. 2019년, 워싱턴 DC 시의회는 대중교통 탑승권이 없어 법원에 소환된 이들 10명 중 9명은 흑인 시민이라는 사실에 따라 대중교통 무임승차자의 벌금을 삭감하고, 징역형 선고 가능성을 폐지했다. 대중교통 운임 자체가 없다면, 대중교통 운영사는 차별적 법률 집행 위험성을 피할 수 있다.

무료 운임 정책을 도입하면, 티켓 시스템 개발과 운영 비용 부담도 사라진다. 보스턴에서는 대중교통 무료 운임 시범 도입을 연장한 부분적인 이유는 10억 달러 상당의 신규 티켓 발급 시스템 운영 비용 때문이다. 버스 운임으로 확보할 수 있는 연간 소득이 단 6,000만 달러임을 고려했을 때, 시스템 운영 투자 비용이 과도한 편이다. 보스턴에서 버스 노선 하나만 티켓 시스템 제거를 시범 도입하자 승객 탑승 시간이 더 빨라진다는 예상치 못한 장점을 발견했다. 맥아더 연구원은 “이동 속도와 안정성이 향상돼, 전체적인 대중교통 서비스가 향상된다는 뜻이다. 대중교통 운영사가 대중교통 접근 과정에 큰돈을 지출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무료 운임 정책이나 대중교통 탑승권 비용 인하 정책 모두 역효과를 낳을 수도 있다. 독일에서는 월 9유로 대중교통 패스를 발행한 첫 번째 주말, 대중교통 탑승 정원이 초과하면서 서비스 장애와 직원의 수천 시간 추가 근무 등과 같은 문제가 발생했다. 무뇨즈 니에토는 스페인에서는 기차 운행 횟수가 증가하지 않는다면, 탑승과 하차가 어려울 정도로 복잡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게다가 특정 대중교통에만 무료 운임 정책을 시행한다면, 다른 대중교통을 사용하지 않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여 전했다.

운임을 인하할 때, 대중교통 서비스를 강화하려면 비용 부담이 이어지기 마련이다. 대중교통 서비스 강화 비용은 어디선가는 부담해야 한다. 스페인에서는 2년간 70억 유로의 가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는 에너지 기업과 은행의 횡재세로 대중교통 무료 티켓을 지급할 것이다. 폴 채터튼(Paul Chatterton) 리즈대학교 도시 미래학 교수는 “기차 보조금 비용 지원은 매우 비싸다. 그러나 수많은 시민의 도시 이동을 돕고자 한다면 부담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전 세계 대중교통 체계는 이미 공공 자금으로 어느 정도 보조금을 지원한다. 프랑스에서는 대중교통 예산 중 10%를 대중교통 운임에 지출한다. 룩셈부르크는 대중교통 2시간 탑승권 비용이 2유로로 매우 저렴해, 전체 예산 10억 유로 중 운임 수익 단 3,000만 유로만 감소한 덕분에 손쉽게 기차 무료 운임 정책을 도입할 수 있었다. 그러나 런던 대중교통국(TfL) 예산 2/3는 운임 수익이다. 즉, 중앙 정부가 런던 대중교통 운임을 모두 무료로 전환하고자 한다면, 대폭 감소하는 운임 수익을 부담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대중교통 운영 자금 지원을 위해 운임 수익에 크게 의존하는 대중교통 체계는 코로나 시대에 매우 큰 압박에 시달렸다. 상당수 대중교통 네트워크가 지금도 직장인의 복합 근무 제도 전환에 따른 재정적 어려움으로 크게 시달리고 있다. 예를 들어, 월요일에 사무실이 비어 있다면, 출퇴근을 위한 대중교통 수요도 매우 적을 것으로 볼 수 있다. 맥아더 연구원은 “대중교통 운영의 모든 자금 지원 모델은 지금까지 출퇴근 시간대의 매우 높은 대중교통 수요에 대거 의존했다. 지난 50년간 출퇴근 시간, 직장인의 대중교통 수요는 매우 안정적인 흐름을 기록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출퇴근 시간의 수요에 의존하던 자금 지원 모델이 붕괴되었다”라고 설명했다.

대중교통 무료 운임 정책의 한 가지 대안은 특정 시민 대상 운임 할인이다. 학생이나 청년층, 노인 등을 대상으로 운임 면제 혹은 인하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미 보편적인 관행으로 자리 잡기도 한 할인 혜택이다. 경제적 여유가 있는 시민을 위한 대중교통 운임 지원 대신 저소득층이나 대중교통 체계가 있어도 사용률이 낮은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대중교통 무료 탑승권을 지원해야 한다. 혹은 2022년 여름, 독일이 시행한 것처럼 저렴한 고정 운임 제도를 채택할 수도 있다. 채터튼 교수는 “많은 시민이 고정 운임 제도를 지원하는 대중교통 서비스의 가치가 뛰어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대중교통 운영 기업이 매출을 어느 정도 확보할 방안이기도 하다”라고 언급했다.

대중교통 무료 운임 정책으로 도로를 주행하는 차량을 100% 없애기는 불가능해도 시민의 이동 방식이 탄소 배출량 감축과 지역 대기질 개선 측면에서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바뀔 수 있다. 더불어, 차량 운전자는 더 여유로운 교통 이동이 가능해질 것이다. 무료 운임 정책으로 저소득층의 빈곤 구제를 할 수 없으나 저소득층의 비용 지출액을 줄이면서 누구나 필요할 때마다 어려움 없이 이동하도록 도울 수 있을 것이다. 대중교통 무료 운임 정책 시행 후에는 그에 따른 비용 부담이 발생할 것이다. 그러나 비싼 탑승권 시스템 투자 필요성이 사라지면서 이동과 사회에 더 큰 이익을 줄 수 있다.

그러나 비용과 대중교통 탑승객 수 관련 수치를 제외하고 대중교통을 보건 복지, 교육 접근성과 함께 인권 문제로 볼 수도 있다. 맥아더 연구원은 대중교통이 도시 생활에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는 “대중교통은 시민의 이동을 도울 매울 효율적인 수단이다. 버스와 기차 모두 탑승객은 물론이고, 대중교통을 탑승하지 않는 시민에게도 효율적인 이동 수단이다”라고 전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The Case for Making Public Transit Free Everywh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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