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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 업계의 정리해고, 인력 다양성 확보 도움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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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 업계의 정리해고, 인력 다양성 확보 도움 안 돼
최근 들어 여러 기업이 직원 다양성 진전을 도모했다. 그러나 경기 침체 우려로 정리해고에 나서면서 유례없는 수준으로 직원에게 가장 큰 피해를 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었다.
By VITTORIA ELLIOTT, WIRED US

코로나19 여파 속에서 테크 기업의 이윤과 주가가 지난 2년간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으나 이제는 코로나19 저항 자신감이 취약한 상태로 전환됐다. 경제적 우려가 테크 업계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운영 비용 삭감, 채용 한파, 정리해고 시작 등을 촉발했다. 7월 11일(현지 시각), 워싱턴포스트는 메타 내부 문건을 인용, 관리자를 대상으로 성과가 낮은 직원 퇴출을 독려한 사실을 확인했다. 다른 여러 기업과 마찬가지로 힘겨운 시기를 대비하려는 것이다.

테크 업계와 벤처캐피털을 포함한 기업 여성 임원 네트워크 형성 기관인 아테나 얼라이언스(Athena Alliance)의 CEO 코코 브라운(Coco Brown)은 “현재 테크 업계의 대규모 인력 감축 동향을 보면, 2000년대 초반의 닷컴 버블 사태가 떠오른다. 당시 기업이 허리띠를 졸라 메기 위한 첫 번째 움직임을 보이면서 성장세를 통제하려는 모습을 보였다”라고 설명했다. 즉, 테크 기업의 임금과 사내 복지 혜택 감소를 의미한다. 더불어 인력 다양성도 감소할 확률이 높다.

테크 기업의 인력 다양성 향상에 힘쓰는 이들은 기업의 운영 비용 삭감 탓에 결과적으로 여성과 성 소수자, 유색인종 채용을 통한 인력 다양성을 서서히 개선하려는 노력을 펼치지 않게 될 가능성을 우려한다.

토론토대학교 로트만경영대학원 산하 성별 및 경제 연구소 소장인 사라 카플란(Sarah Kaplan) 교수는 “역사적으로 소외된 집단이 채용된 직무 대부분 가장 큰 추가 비용 지출이라는 판단이 이루어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카플란 교수는 기술직에 채용된 학생을 볼 때, 여성의 담당 직무는 상대적으로 명성이 낮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카플란 교수는 “남성 엔지니어는 코드 개발 직무에 채용된다. 반면, 여성 엔지니어는 코딩 작업이 지위가 가장 높은 편에 해당하는 사용자 인터페이스 작업을 담당하게 된다. 기업이 직원 다양성 개선 노력을 펼쳐도 항상 가장 중요한 지위와 보상이 가장 풍부한 영역에서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2018년, 퓨 리서치는 테크 업계의 직원 다양성 수준이 가장 낮은 직무 중 하나는 과학·기술·공학·수학(STEM) 분야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같은 해, 구글 직원 중 흑인 직원의 비율은 단 2.5%, 히스패닉과 라틴계 직원 비율은 단 3.6%라고 보고했다.

흑인 테크 생태계를 집중적으로 다루는 미디어 연구 기관 더 플러그(The Plug)는 2020년 발생한 조지 플로이드 살인 사건을 계기로 테크 기업 200여 곳이 직원 다양성과 평등, 포괄성 노력을 향상하겠다고 약속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후 구글의 최신 직원 다양성 연구 보고서로 흑인 직원 비율과 라틴계 직원 비율이 각각 5.3%, 6.9%로 증가하는 등 어느 정도 개선되었다. 하지만 카플란 교수는 테크 기업이 제공하는 다양성 측정 결과로는 근본적 변화 발생 여부를 실제로 확인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아마존이 발표한 수치는 아마존 내부에서 다양성 수준이 가장 높은 직무는 중요도가 가장 낮은 ‘현장직과 고객 지원’ 직무에 해당한다. 카플란 교수는 “아마존의 다양성 모두 창고 운영 현장에서만 이루어졌다. 구내식당이나 그와 비슷한 시설을 갖춘 기업은 구내식당 근무 인력의 다양성도 포함하여 집계한다. 구내식당 직원 중에는 소외된 소수 민족이나 사회, 경제적 지위가 낮은 집단의 구성원 비율이 더 높다”라고 설명했다.

테크 기업에서는 엔지니어링 직무 이외에도 사업 개발과 고객 성공, 커뮤니케이션, 마케팅 등 일부 직무도 여성과 역사적으로 소외된 소수 민족 집단의 비율을 더 늘리려 한다. 브라운은 해당 업무 모두 지난 몇 년 사이에 명성과 중요성이 증가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테크 업계 내 흑인과 남미 출신 기술자의 초기 경력 발전을 돕는 비영리 단체인 코드 2040(Code 2040) CEO 미미 폭스 멜튼(Mimi Fox Melton)은 사업 개발과 고객 성공, 커뮤니케이션, 마케팅 담당 직원의 해고 확률이 더 높다고 말한다. 기업에는 제품 개발이나 유지 담당 인력보다 중요성이 더 낮기 때문이다.

폭스 멜튼은 “대부분 인사관리 부서와 채용 담당 부서에 유색인종과 소수 민족 직원 채용률이 더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채용 한파 속에서 많은 기업에는 채용 후보자가 필요하지 않으며, 인사관리와 채용을 담당한 유색인종 직원이 정리해고 대상이 될 것이다”라고 내다보았다.
 
[사진=Freepik]
[사진=Freepik]

카플란 교수도 와이어드와의 인터뷰에서 관리자는 직원 해고나 담당 직무를 없앨 때, 특정 인구 집단이 겪는 편견 확인을 위한 과정을 고려하지 않을 때가 많다고 말했다. 카플란 교수는 “중립적으로 설계된 체계도 결국, 여성과 유색인종에게 불이익을 줄 수 있다”라고 덧붙여 전했다. 성과 검토 과정에서 여성, 특히 유색인종 여성이 동료보다 비슷한 업무 성과를 저평가 받아, 실제 노력보다 기업 기여도가 낮다는 평가를 받을 확률이 높다는 사실을 입증한 연구 결과가 있다. 신입 직원 해고와 기업에 장기 근무하면서 충성도가 높다는 사실이 입증된 직원을 해고 위기에서 보호하는 것이 이론적으로는 합리적인 논리라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카플란 교수는 실질적으로 장기근속 직원보다는 신입 직원을 해고하는 과정이 비교적 최근 다양성을 위해 추진된 노력의 일환으로 채용된 직원 해고 확률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폭스 멜튼은 “성장 초기 단계에서는 대다수 기업이 전문가의 조언에 따라 직원을 채용했다. 현재 백인 직원 75%는 백인으로만 구성된 업계 인맥을 보유했다. 즉, 기업이 설립 초기보다 백인 직원만 채용할 확률이 더 높다는 의미이다”라고 말했다.

테크 업계가 직원의 초호화 사무실 복귀 유도 노력도 결과적으로 직원 다양성 저하로 이어질 것이다. 터프츠대학교 플레처 법외교학교(Fletcher School of Law and Diplomacy) 세계 기업 학장인 바스카르 챠크라보르티(Bhaskar Chakravorti) 교수가 분석한 바와 같이 코로나 시대에 촉진된 원격 근무 혁명은 많은 기업이 소외 집단 출신 직원 채용에 도움이 되었다. 메타가 가장 최근 발표한 다양성 보고서는 원격 근무가 사내 인재 집단의 다양성 향상을 위한 핵심이라는 사실을 인지했다.

챠크라보르티 교수는 “기업이 애틀랜타주나 텍사스주, 남부 지역 등과 같이 유색인종 비율이 높은 지역에서 인재를 채용하고 유지한다면, 직원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유색인종을 포함한 여러 소수 집단 출신 직원은 사회 인력망, 고향, 지역사회와 더 가까이서 근무하기 때문이다. 이는 유색인종 직원에게도 도움이 되는 부분이다. 보스턴과 같이 유색인종에게는 친화적인 환경을 갖추지 않아 고립 수준이 높은 대도시로 이주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챠크라보르티 교수는 구글을 포함한 여러 테크 기업이 직원의 사무실 복귀를 추진하지만, 일부 여성과 유색인종 직원은 자발적으로 퇴사를 선택한다고 전했다. 구인구직 플랫폼 플렉스잡(FlexJobs)는 여전히 여성은 수많은 가사 업무와 육아를 담당하며, 원격 근무가 평등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여성 68%는 일과 삶의 균형 때문에 원격 근무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무실 복귀는 일과 삶의 균형에 위협이 된다. 챠크라보르티 교수는 “사무실 복귀는 여성에게 더 어려운 일이다”라고 말했다.

2021년, 협업 플랫폼 슬랙이 정보, 지식 직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조사에서 흑인 직원 97%는 영구적으로 사무실 출근과 원격 근무를 병행하는 복합 근무 방식이나 100% 원격 근무를 원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백인 근로자 중 같은 답변을 한 응답자의 비율은 79%였다. 많은 흑인 직원이 원격 근무를 할 때 스트레스가 비교적 적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 부분적인 원인은 다른 사회적 맥락 간 상호작용 규정 변경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폭스 멜튼은 “일상에서 미묘한 차별을 겪은 사무실 근무 환경과 재택근무 사이에서 선택해야 한다면, 재택 근무를 선택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챠크라보르티 교수는 재택근무가 편안하더라도 기존 사무실 근무 환경과 마찬가지로 여성과 유색인종을 차별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주로 사무실에서 시간을 보내는 이들은 백인 남성 관리자이기 때문이다. 관리자가 이후 중요한 프로젝트를 위임할 담당자를 선택할 때, 가까운 곳에서 자주 얼굴을 본 직원에게 편향적인 결정을 내릴 확률이 높다. 챠크라보르티 교수는 “물론, 사무실에 근무하는 인력이 프로젝트를 이끌기 적합할 수도 있다. 그리고 1년 후 원격 근무 인력과 사무실에서 관리자와 자주 얼굴을 본 직원 중 누가 먼저 승진할까? 바로 먼저 중요한 업무를 책임진 직원이다”라고 말했다. 다시 말하자면, 소외 집단 출신 직원이 선호할 수도 있는 복합 근무 방식이 결국 기존의 차별을 강화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폭스 멜튼은 테크 업계의 직원 정리해고와 채용 한파가 지난 몇 년간의 테크 업계 직원 다양성 향상 노력에 아무 도움도 되지 않을 것을 우려하지만, 한편으로는 기업이 정리해고를 결정한 뒤 다양성 수준이 낮아지는 흐름에 저항할 수 있다고 본다. 이와 관련, “지금까지 코드 2040과 협력한 여러 테크 기업은 코드 2040의 유색인종 출신 구직자에게 지속적인 관심을 보였다. 직원 수요가 줄어든 적은 없었다. 실제 다양성 향상을 약속한 기업은 직원 다양성 강화가 단순한 경제적 약속에만 해당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이해한다”라고 말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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