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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스타그램, 작가의 자신감 하락으로 이어지는 트렌드 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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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스타그램, 작가의 자신감 하락으로 이어지는 트렌드 주도
인스타그램 게시물을 올리는 이는 비평론자가 아니다. 그러나 부정적인 SNS 리뷰 태그 대상이 되면, 대화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
By AMELIA TAIT, WIRED UK

데이지 부차난(Daisy Buchanan)은 7월의 어느 화창한 토요일 아침, 집 안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다가 스마트폰을 꺼내 들었다. 그리고 인스타그램에 접속하고, ‘리뷰’, ‘보통’, ‘짜증’ 등과 같은 단어를 보았다. 그리고 순식간에 화가 치밀어 올랐다. 잉글랜드 켄트 지역에 거주하는 37세 작가인 부차난은 “당시 머리보다 몸이 먼저 반응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두 눈에서는 눈물이 나오기 시작했다. 부차난이 자신의 저서에 대한 부정적인 리뷰 글을 발견한 직후의 일이다. 그러나 부차난이 형편없는 이름이나 게시글 검색 결과를 열심히 찾아본 것은 아니다. 사실상 인스타그램 리뷰 작성자가 부차난에게 직접 메시지를 보낸 것과 다를 바 없었기 때문이다. 해당 게시글 모두 부차난의 이름을 태그했다.

그와 비슷한 시점에 부차난의 자택에서 몇 마일 떨어진 런던에 거주하는 또 다른 작가인 렉스 크라우처(Lex Croucher)는 스마트폰 알림음이 계속 울리면서 불쾌한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크라우처가 30년 전 출판한 어느 한 저서에 별 1개를 남긴 두 문단으로 작성된 리뷰가 크라우처의 하루를 망쳤다. 해당 리뷰는 기본적으로 크라우처의 저서에서 좋은 부분이 없다는 주장을 펼쳤다. 과거, 부차난과 크라우처 모두 소셜 미디어를 통해 책의 리뷰를 남길 때, 긍정적인 부분을 작성하되 작가를 직접 태그하지 말라고 간절히 요청한 적이 있다.

독자와 리뷰 게시자 모두 지금과 같이 책에 대한 평가의 목소리를 강력하게 낸 적이 없다. 이른바 북스타그램(Bookstagram), 그리고 비교적 최근에는 북톡(BookTok)이 급부상하면서 독서광이 유례없을 정도로 큰 규모로 추천 도서 목록과 특정 도서 내용의 허점을 적극적으로 공유하며, 팬의 이론을 논의하게 되었다. 그러나 많은 작가가 독자에게 소셜 미디어로 공유하는 리뷰가 세계에 자신의 책 중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을 말할 한 가지 수단이 될 수 있으나 반대로 작가에게는 책 전체를 평가하는 내용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자 한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개인이 소셜 미디어에 올린 리뷰 일부가 작가에게는 책에 대한 전체 평가가 될 수 있을까? 아니면, 대대적인 사회 변화인가? 간혹 작가에게는 비평이 필요하다. 특히, 많은 독자가 문제를 발견했다면 더더욱 필요하다. 그리고 작가는 개인이 소셜 미디어에 작가를 태그하며 올린 리뷰 게시글에 지나치게 몰입하여 불쾌함을 느끼고는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사실, 소셜 미디어가 건설적인 비평을 보는 데 도움이 되는 수단인가? 이와 같은 맥락에서 보면, 작가를 친히 태그하는 일이 도움이 되는가? 로맨스 소설 『인새티어블(Insatiable)』『케어링(Careering)』을 출판한 부차난은 작가를 태그한 소셜 미디어 리뷰가 작가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부차난은 “실제 작품에 도움이 되는 건설적인 비평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 그러나 1년 뒤 새로운 작품을 집필하려 한다. 그리고 초안을 세 번째로 수정하는 중에 인스타그램 리뷰를 발견했다. 2년 전 출판한 해당 리뷰를 보고 분노를 느꼈다. 나의 창의성을 빼앗아 갔다”라고 말했다. 부차난은 자신을 태그한 부정적인 리뷰를 발견하고 당혹스러웠다는 사실을 인정했으며, 지금은 자신을 인스타그램에 태그할 수 있는 조건을 최소화하고자 다양한 보안 및 프라이버시 설정을 적용했다.

런던에 거주하는 아동 도서 시리즈 『페이지스&코(Pages & Co)』 작가인 안나 제임스(Anna James)는 도서 리뷰에 작가를 태그하는 일이 독자에게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제임스는 “리뷰의 긍, 부정 성격을 떠나 작가를 태그한 리뷰 자체가 어떠한 대화든 진행될 기회를 차단한다”라며, 독자의 집중력이 저하되면서 작가에게도 고스란히 그 영향이 전달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온라인에서 특정 도서를 주제로 한 대화는 작가가 직접 지켜본다면, 개방성과 유용함을 절대로 갖출 수 없다”라고 덧붙여 말했다. (제임스는 독자가 리뷰와 평점을 공유할 때의 문제점이지 작가와 직접 도서를 주제로 이야기하고자 할 때는 해당하지 않는 문제라고 전했다.)

제임스와 크라우처 모두 최근 들어 인스타그램이 사용자의 다이렉트 메시지로 태그 알림을 보내면서 문제가 심각해졌다고 호소한다. 로맨스 소설 『레퓨테이션(Reputation)』『인페이머스(Infamous)』 작가인 크라우처는 “소셜 미디어에 누군가가 게재한 리뷰에 작가가 태그되었다는 다이렉트 메시지를 볼 때, 실제로 누군가가 직접 연락하는 것과 같은 느낌을 받는다. 도서 데이터베이스 웹사이트 굿리드(Goodreads)나 다른 곳에서 리뷰를 본다면, 자신의 책 리뷰를 본 뒤 감정적 영향을 다스리는 것은 작가의 몫이다. 그러나 타인이 소셜 미디어에서 리뷰를 남기면서 작가를 태그하는 일은 낯선 이가 자택에 침입하고는 우편함에 고함을 지르는 것과 같다”라고 하소연했다.

부차난과 크라우처, 제임스 모두 리뷰는 독자를 위한 것이지, 작가를 위한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도서 리뷰를 남기는 독자는 타인의 리뷰를 어떻게 생각할까? 조지아주에 거주하는 19세 북토커 마야 토피왈라(Maya Topiwala)의 팔로워 수는 1만 6,000명에 이른다. 토피왈라는 “작가의 공간과 독자의 공간이 분리된 합당한 이유가 있다. 그러나 소셜 미디어가 작가와 독자 사이에 분리된 공간의 경계를 허물었다는 점이 분명하다”라고 말했다.

토피왈라는 작가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려 부정적인 리뷰에 작가를 태그하지 않지만, 오해를 사기 쉽다는 점을 인지한다. 예를 들어, 토피왈라가 최근, 개인적으로 좋아하지 않았던 어느 한 도서 리뷰를 올렸을 때, 도서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는 말도 덧붙였다. 또, 다른 독자는 해당 도서를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는 부분도 언급했다. 토피왈라는 “많은 이들이 해당 리뷰 게시물에 부정적인 리뷰라는 댓글을 남기면서 ‘저 책은 읽지 말아야겠다’와 같은 반응을 보여 놀랐다. 만약, 작가를 태그했다면, 작가가 크게 실망했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책 자체와 마찬가지로 ‘부정적인 리뷰’라는 표현도 사람마다 다르게 해석할 수 있다. 그리고 많은 독자가 평점 3점을 남긴 도서에 작가를 태그하여 작가의 기분을 망치는 잔혹한 행동을 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토피왈라는 작가를 태그하는 리뷰와 관련, “일부 신규 독자는 리뷰에 작가를 태그하는 것이 소셜 미디어의 흐름이라고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에, 크라우처는 “간혹 일부 소셜 미디어 사용자는 작가와 다른 사용자의 존재를 잊고, 대규모 브랜드나 기업처럼 여기는 듯하다”라고 추측했다.

제임스는 작가를 태그한 부정적인 리뷰 중 실제 악의적인 의도가 담긴 글은 극소수라고 확신한다. 이어, “전체적으로 작가에게 미치는 영향을 잊고 부정적인 리뷰를 남겼다고 생각한다. 그저 낯선 이가 간혹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오랜 시간이 걸린 개인적인 일로 갑자기 비판을 받는 것이 어떤가 깊이 생각하지 않는 것일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북톡에서는 도서 리뷰를 남기는 많은 누리꾼이 작가와 함께 부정적인 리뷰에 작가를 태그하지 말라고 요청한다. 부정적인 리뷰에 작가를 태그하는 일이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는 합의가 커지는 추세이다. 아마도 갈수록 더 많은 작가가 공개적으로 주장하는 바와 같이 현대의 문제가 과거와 같은 수준으로 순식간에 저하될 수 있다. 토피왈라에게 북톡은 긍정적인 공간이다. 토피왈라는 다른 이들에게 논란을 일으키는 콘텐츠나 형편없는 리뷰, 단순히 시간 낭비라고 느낀 도서 리뷰를 경고한다. 토피왈라가 리뷰를 남기는 주된 동기는 간단하다. 그는 “내가 읽은 책을 좋아할 법한 다른 이들에게 책을 소개해주고 싶어서 북톡 활동을 한다”라고 말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Bookstagram Is Fueling an Unnerving Tr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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