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3월 16일(현지 시각), 첫 번째 자발적 피실험자 집단이 당시 실험 중이었던 모더나 코로나 백신 1차 접종을 마쳤다. 모더나가 새로 등장한 바이러스의 유전적 청사진을 생성하고 63일이 지난 뒤의 일이었다. 그러나 모더나의 경쟁사가 시장에서 앞서 나갔다. 화이자 코로나 백신이 개발 1년도 되지 않아 미국 당국의 승인을 받는 기록적인 성과를 거두었기 때문이다. 이전에는 가장 빠른 속도로 개발된 백신은 공식 승인을 받기까지 4년이 걸린 유행성이하선염 백신이었다.
모더나와 화이자가 빠른 속도로 백신을 공급할 수 있었던 것은 mRNA 기술 덕분이다. 백신 개발에 나선 과학자는 기존 백신처럼 바이러스 자체가 면역 반응을 촉진하도록 하는 대신 프로그램으로 실행할 수 있는 유전 코드인 mRNA를 사용했다. mRNA는 신체에 코로나바이러스의 차별화된 스파이크 단백질 여러 종류를 생성하도록 알려주고는 스파이크를 무력화할 항체를 형성한다. mRNA는 재빨리 무너지지만, 스파이크 단백질 형성 기억 자체는 면역 체계에 오래 남는다. 따라서 스파이크 단백질이 다시 생성될 때 면역 체계가 공격에 방어한다.
mRNA 기술의 전망은 융통성이 있다. 백신 제조사는 필요할 때, 필요할 때 완벽하게 백신을 생산할 수 있다는 점을 홍보했다. 만약, 바이러스가 변질되어 기존 백신의 면역 능력을 우회하게 된다면, 전문가는 새로운 mRNA 기술로 교체해 새로 확산된 변이 바이러스에 적합한 mRNA를 생성하면 된다. 그러나 오늘날 델타와 오미크론, 그리고 가장 최근 등장한 오미크론의 하위 바이러스인 BA.4, BA.5 등 각종 변이 바이러스 대유행이 펼쳐지는 가운데, 코로나 백신은 지금도 2019년 말에 발견된 초기 바이러스의 면역 형성을 목표로 한다. 변이 바이러스 억제용 부스터샷이 지금까지 등장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
시카고 의학대학원 학장이자 전염병 전문가인 아차나 채터지(Archana Chatterjee) 교수는 “현재 인류는 급속도로 변이되는 바이러스 백신을 제작 중이다. 각각의 변이 바이러스가 수개월 단위로 확산한 뒤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가 새로 등장한다. 인류가 계속 뒤처지는 바이러스 퇴치 경쟁이 이어진다”라고 말했다.
BA.4와 BA.5 모두 지금까지 등장한 변이 바이러스 중 확산 속도가 가장 빠르다. 미국 식품의약처(FDA)의 자문 기관 역할을 하는 개인 패널 단체인 백신 및 관련 생물학 제품 자문위원회(Vaccines and Related Biological Products Advisory Committee, VRBPAC) 회원이기도 한 채터지 교수는 “코로나바이러스는 지난 2년간 갈수록 전염성이 더 심각해졌다”라고 말했다.
FDA 생물학 평가 연구 센터 소장 피터 마크스(Peter Marks)가 6월 28일(현지 시각) 개최된 VRBPAC 회담 도중 지적한 바와 같이 현재 접종이 가능한 백신은 코로나19 관련 사망과 병동 입원 건수를 대폭 줄였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효과가 줄어든다. 초기 부스터샷은 중증 질환 보호 수준 회복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되었으나 그 효과도 서서히 줄어들었다.
6월, VRBPAC는 백신의 면역 효과 저하라는 모든 요소 때문에 백신 제조사에 2022년 가을과 겨울까지 코로나 부스터샷을 개선해, BA.4와 BA.5 등 하위 바이러스 확산 억제에 적합하도록 제조할 것을 권고했다. 채터지 교수는 VRBPAC의 권고는 하위 바이러스가 미국과 영국 전역의 코로나19 관련 병동 입원 환자 급증이라는 새로운 흐름을 견인했다는 증거를 바탕으로 부스터샷 권고를 결정했다. 미국 정부는 가을 부스터샷 캠페인을 위해 변이 바이러스 전용 백신 수백만 명 분량을 구매할 예정이다.
모더나 전염병 전무 재클린 밀러(Jacqueline Miller)는 모더나가 변이 바이러스 면역력 형성 경쟁을 초기부터 펼쳐온 사실에 주목했다. 첫 번째 변이 바이러스인 알파와 베타는 백신 보급이 시작된 직후인 2020년 말에 발견됐다. 초기 백신은 알파 바이러스 억제 효과가 어느 정도 있었으나 베타 바이러스 면역 효과는 시간이 지나면서 약간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밀러 전무는 “베타 바이러스 면역 효과가 변이 바이러스 조사를 결정하도록 견인했다”라고 말했다.
밀러 전무는 모더나가 신규 변이 바이러스 게놈 배열을 생성해, 인간에게 임상시험을 할 정도로 백신을 충분히 제조하는 데 4~6주가 걸린다고 밝혔다. 화이자의 백신 제조 소요 시간도 비슷하다.
mRNA 백신을 연구한 적이 있는 워싱턴대학교 세인트루이스 캠퍼스 소속 바이러스 면역학자인 마이클 다이아몬드(Michael Diamond) 박사는 “실제 백신 제조 설계 시간은 그동안 논의한 다른 백신 제조 설계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로 진행된다. 변이 바이러스는 전문가가 예측한 것보다 더 빠른 속도로 등장한다”라고 말했다.
[사진=Unsplash]
2021년 여름에 발견돼, 또다시 전 세계의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을 촉발한 델타 바이러스가 재빨리 2020년 말 등장한 베타 바이러스를 대체했다. 모더나와 화이자 모두 재빨리 델타 바이러스 면역력을 갖출 백신을 재생산했다. 델타 바이러스 확산 후 제조한 백신은 초기 백신보다 이윤이 적었으나 이윤 차이는 그리 크지 않았다. 델타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 자체가 초기 바이러스와 큰 차이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21년 11월, 오미크론이 급격히 확산하였다. 오미크론은 스파이크 단백질에 변이 요소 수십 가지를 포함해, 기존 백신의 면역력을 비교적 수월하게 우회할 수 있었다. 결국, 오미크론 등장 후 수개월 동안 코로나19 감염자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였다.
mRNA 부스터샷 향상 과정은 빨리 진행되지만, 대규모 테스트와 생산은 오랜 시간이 걸린다. 변이 바이러스 전용 백신은 여전히 동물과 인간 실험 단계를 거쳐 안전성과 면역 반응 생성 능력을 확인해야 한다. FDA는 백신 제조사가 기존 코로나 백신을 개선할 때 대규모 실험을 거치지 않고, 대신 매년 생산되는 독감 백신처럼 소규모 자발적 피실험자 집단을 대상으로 실험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이후 기업은 자발적 피실험자 집단의 혈액을 변경된 부스터샷으로 생성한 면역 반응과 초기 백신의 면역 반응을 함께 비교해야 한다. 밀러 전무는 모더나가 부스터샷 생산 시작부터 완료까지 총 6주가 소요된다고 밝혔다.
FDA의 승인 시간이나 새로운 백신 제조 공식 형성 시간, 약국 판매 시작 시점 등은 고려하지 않았다. 밀러 전무는 첫 번째 변이 바이러스 전용 부스터샷이 즉시 등장하는 직후 변이 바이러스 제조와 보급 소요 시간이 단축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오미크론은 기존 변이바이러스보다 더 오래 확산돼, 초기 등장한 하위 변이 바이러스인 BA.1 부스터샷 제조 후 화이자와 모더나 모두 BA.4와 BA.5 면역력 형성을 위한 부스터샷을 개발하는 데 더 오랜 시간이 걸렸다. 7월 11일, 모더나는 현재 보급된 백신보다 BA.4와 BA.5 항체 반응 무력화 수준을 강력히 높인 오미크론 전용 부스터샷 후보군 개발 소식을 공식 발표했다.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는 오미크론 부스터샷 후보군이 모더나의 기존 승인 백신보다 변이 바이러스 항체 반응 수준이 더 높다고 밝혔다. 화이자 대변인 킨나 가즈비니(Keanna Ghazvini)는 “화이자의 오미크론 백신은 백신 투입량을 늘렸다. 화이자는 백신 투입량 증가가 전염성이 높은 오미크론과 하위 변이 바이러스 면역력 향상에 필요하다고 내다보았다”라고 말했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현재 미국 내 전체 감염 사례 중 BA.4와 BA.5 감염 사례가 81%에 이를 것으로 추산한다. 물론, 2022년 가을까지 BA.4와 BA.5가 우세 바이러스 종이 될 것이라는 점을 보장할 수는 없다. 다이아몬드 박사는 BA.4와 BA.5가 아닌 다른 바이러스가 우세 종이 되더라도 여러 변이 바이러스 확산 방지에 도움이 될 백신이 초기 백신 제조 공식보다 인체 보호 수준이 더 훌륭할 것이라고 본다. 다이아몬드 박사는 “초기 백신과는 다른 부스터샷 접종이 필요한 이유는 면역 반응 범위를 넓히는 것이다. 면역 반응 형성 범위가 더 넓은 일부 백신은 면역 체계가 그동안 접한 적이 없더라도 실제로 새로 등장할 변이 바이러스를 예측하는 데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배일러대학교 열대의학 국립대학원 학장인 마리아 엘레나 보타지(Maria Elena Botazzi) 박사는 부스터샷을 초기 배열 결과를 반영한 백신에서 오미크론 전용 바이러스로 바꾸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고 말한다. 보타지 박사는 세계 각국 정보가 장기적인 해결책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많은 이들이 추가로 부스터샷을 접종하는 데 관심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필요한 전략이기도 하다.
보타지 박사는 “mRNA 기술은 효과와 안전성 강화, 면역력 반응 수준 저하 등을 이용한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기본 백신 기술이 더 오래 면역 반응을 지속할 것이라고 전했다. 보타지 박사 연구팀은 인도와 보스나와에서 사용 승인 과정을 거친 저가 백신인 코르베백스(Corbevax)를 개발했다. 단백질 부차적 백신으로 알려진 코르베백스는 스파이크 단백질의 작고 변화되지 않은 부분을 사용해, 면역 반응을 확보한다. 면역 반응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는 일부 백신의 구성 성분인 추가 요소도 포함했다.
보타지 교수는 “mRNA 백신이 기존 백신 제조 사고방식을 바꾸었다는 점은 분명하다. 그러나 유일한 해결책은 아니라고 본다”라고 말했다. 가장 최근, 미국의 긴급 승인을 받은 코로나 백신은 메릴랜드주 바이오테크 기업인 노바백스가 개발한 단백질 부차적 백신이다.
세계 각지의 실험실에서는 SARS-CoV-2를 포함하여 사실상 거의 모든 코로나바이러스 변이 바이러스를 보호할 통합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개발을 시도한다.
2022년 가을, 신규 부스터샷이 배포되더라도 시민의 백신 접종을 설득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2차 부스터샷 접종 대상자 중 단 29%만이 부스터샷 접종을 완료했다.
채터지 교수가 언급한 바와 같이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가 등장할 때마다 해당 바이러스에 맞춘 부스터 샷을 제조할 수 있을지는 알기 어렵다. 오미크론 부스터샷으로도 머지않아 등장할 수도 있는 변이 바이러스 감염을 충분히 보호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이후에는 중대한 의문사항이 남아있다. 이에, 채터지 교수는 “코로나바이러스가 만연해진다면 어떻게 될까?”라는 질문을 던졌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