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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속 배송 스타트업, 급격한 몰락 맞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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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속 배송 스타트업, 급격한 몰락 맞이해
코로나 시대에 식료품 15분 배송 완료를 약속한 기업이 우후죽순으로 등장했다. 그러나 이제는 15분 배송 서비스를 철회한다.
By ARIELLE PARDES, WIRED US

초고속 배송 스타트업 조크(Jokr)는 창립 단 8개월 만에 유니콘 기업으로 우뚝 섰다. 그리고 6개월 뒤 하락세를 맞이했다. 조크는 뉴욕시를 식료품을 주문 후 15분 이내로 무료로, 최소 주문 금액 제한 없이 배송한다는 약속을 내세운 화려한 광고로 뒤덮었다. 그리고 뉴욕을 넘어선 전 세계 대도시 전역에 급속도로 확장하는 추세를 이어가고자 벤처 자본금 총 4억 3,000만 달러를 조달했다. 보스턴부터 보고타까지 청록색으로 뒤덮인 의상을 착용한 배달 기사가 스쿠터를 탑승한 채로 빠른 속도로 이동하며, 아이스크림과 파스타 소스 통 등 고객이 주문한 상품을 운반했다.

그와 동시에 조크는 자금 손실을 기록했다. 디 인포메이션이 검토한 데이터 분석 결과, 2021년 상반기 기준 매출은 170만 달러였으나 손실 금액은 총 1,360만 달러로 집계됐다. 2022년 4월에는 유럽 사업을 철수했다. 창업 후 14개월이 지난 시점이자 뉴욕에만 소형 물류창고 100곳을 설립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지 1년이 지난 6월 14일, 직원 50명을 해고했다. 조크는 지금도 상파울루와 멕시코시티, 보고타 등 일부 도시에서 사업을 운영한다.

또 다른 신속 배송 스타트업도 급격한 하락세를 맞이했다. 2022년 5월, 신속 배송 업계 대기업인 고릴라스(Gorillas)와 게티르(Getir)는 직원 수천 명을 정리하고 하면서 유럽 전역의 황금 배송 서비스 운영 도시를 재조정했다. 2021년 기준 시가총액 150억 달러를 기록한 고퍼프(Gopuff)는 2022년 여름, 유통 센터 총 500곳 중 76곳이 사라졌다. 그러나 지금까지 언급한 기업 모두 운이 좋은 편이다. 신속 배송 업계의 다른 기업인 뷰익(Buyk), 프리지 노 모어(Fridge No More), 제로 그로서리(Zero Grocery) 등은 파산 신청을 하며, 매우 빠른 속도로 등장한 만큼 한순간에 사라졌다.

신속 배송 스타트업의 몰락은 2022년의 암울한 분위기를 반영한다. 지난 2년간 벤처 자본 기업은 뉴욕에 갑자기 등장한 신속 배송 스타트업 6곳에 80억 달러에 육박하는 자본금을 투자해, 빠른 성장과 기회 확보를 유도했다. 이제 투자사의 수익 요구가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이다. 토마스 아이젠만(Thomas Eisenmann) 하버드대학교 경영대학원 교수는 신속 배송 스타트업의 갑작스러운 상황 역전이 2000년대의 닷컴 붕괴 사태와 같은 타격을 일으켰다고 본다. 닷컴 붕괴 당시 1시간 이내로 식료품과 DVD 배송을 약속한 코즈모(Kozmo)와 같이 언론의 주목과 함께 유망 스타트업이라는 평가를 받던 기업 상당수가 벤처 자본 기업의 투자금 수백만 달러를 조달하고 단 몇 년 뒤 사업을 중단했다. 아이젠만 교수는 “2000년대 코즈모와 같은 기업과 지금의 신속 배송 스타트업이라는 새로운 유형의 기업 간 달라진 점이 있는가? 당시에도 장기적으로 성공을 거두지 못했으며, 지금도 성공하지 못한다”라고 말했다.

아이젠만 교수는 스타트업의 실수 사례를 강의하며, 2021년에는 ‘스타트업이 실패하는 이유(Why Startups Fail)’라는 논문을 작성했다. 아이젠만 교수는 신속 배송 기업이 초기 상승세와 성장세의 지속 가능성이 없는 실패의 보편적인 형태에 취약하다고 주장했다. 첫 번째 고객의 관심 급증 현상은 비교적 쉽고 자유롭게 얻을 수 있다. 많은 소비자가 매우 큰 혜택을 약속하는 신규 서비스를 사용해볼 의사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고객 유지와 신규 고객 확보를 원한다면, 명확한 가치 전망이 필요하다. 신속 배송 스타트업에는 동네 소형 식료품점을 직접 찾아 원하는 상품을 구매하는 대신 반창고나 바나나와 같은 상품의 주기적인 신속 배송이 필요한 고객을 찾고, 신속 배송을 위해 더 큰돈을 부담할 의사가 있는 고객을 찾아야 한다는 의미이다.

아이젠만 교수는 신규 고객 증가 둔화 현상이 나타날 때, “신규 고객 확보를 위해 매번 주문할 때마다 식료품 20달러 무료 서비스 제공을 약속하기 시작한다”라고 언급했다. 여기서부터 경제학적 관점에서 상황이 급격히 악화된다. 불투명한 새로운 경제적 전망과 최근의 인플레이션 인상률이 더해져, 소비자의 신규 프리미엄 서비스 사용 시도와 채택을 설득하기 적합하지 않은 시기가 되었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식료품을 단 몇 시간 만에 배송하는 서비스의 이윤은 이미 매우 적은 수준을 기록했다. 온라인 식료품 배송 플랫폼 장바구니에 100달러 수준의 상품을 담으면, 70달러는 고객이 주문한 상품의 도매가격으로 전달된다. 나머지 30달러는 냉동고와 보관 창고, 선반에서 상품을 골라 바로 포장하는 매장 직원에게 분배된다. 맥킨지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북미의 전형적인 식료품 시장이 매장 고객을 통해 얻는 이윤이 4%이지만, 온라인으로 주문할 때는 13% 수준의 손실을 기록한다. 식료품 사업 운영 기업과 손을 잡고 기존 매장의 기반 시설과 재고를 이용하는 인스타카트(Instacart) 등 온라인 배송 기업의 상황은 비교적 나은 편이지만, 마찬가지로 사업 수익성이 그리 뛰어난 편은 아니다.

온라인 식료품 배송 서비스 수요는 지난 2년간 급격히 증가했다. 그 주된 이유는 코로나19 확산세에 따라 더 많은 소비자가 매장을 직접 방문한 쇼핑을 꺼렸기 때문이다. 2020년 기준 온라인 식료품 주문 건수는 전체 50% 가까이 증가했다. 또, 맥킨지는 신속 배송 서비스 수요가 41% 증가한 것을 확인했다. 해당 내용을 다룬 보고서의 공동 저자이기도 한 맥킨지 파트너 비쉬와 찬드라(Vishwa Chandra)는 “신속 배송 서비스에는 소비자가 필요하다. 그러나 신속 배송 스타트업의 경제를 유지할 방법을 두고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신속 배송 스타트업은 이른바 어두운 매장(dark store)인 직원이 상품을 모아둔 기존 유통 매장보다 더 빨리 물품을 골라 주문 상품을 담도록 설계된 소형 물류창고에 상품을 두면서 사업을 향상할 수 있었다. 그리고 판매가 4달러인 식빵을 6달러에 판매하는 등 소비자에게 더 비싼 가격을 청구할 수도 있다. 그러나 도시 전역의 15분 배송 서비스를 지원하기 충분한 수준으로 어두운 매장을 확립하려면, 거액을 투자해야 한다. 모든 어두운 매장에 주문 즉시 항상 정확한 상품 배송을 보장할 정도로 재고를 채우는 것도 까다로운 일이다. 찬드라는 “어두운 매장 운영이 비용 효율성이 더 크지만, 투자 수익을 충분히 얻을 수 있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신속 배송 스타트업은 기존 기업보다 각각의 주문 요청 건에 대한 배송료를 더 많이 지출한다. 원하는 목적지로 단 몇 분 만에 도착하려면, 밤늦은 시간 간식거리를 찾듯이 충동구매를 할 수 있다고 느껴야 한다. 그러나 75달러짜리 상품을 배송하거나 5달러짜리 아이스크림을 배송할 때나 차량이나 자전거로 이동하는 배송 기사에게 건네는 배송료는 똑같다. 여러 주문 요청 건을 배열해, 한 번 이동할 때 최대한 많은 요청 건을 처리하면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그러나 15분 이내 배송을 약속한 상황에서는 실질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그 결과는 어떨까? 아이젠만 교수가 말한 바와 같이 대다수 신속 배송 서비스가 모든 거래 건마다 손실을 기록하게 되었다.

다수 신속 배송 서비스 기업이 신규 고객 유치에 나서면서 아낌없는 혜택을 제공하며, 스스로 손실을 기록하는 경제 구조의 문제를 더 키웠다. 2021년, 뉴욕 신속 배송 스타트업 1520은 최소 주문 금액 제한이 없거나 배송료를 청구하지 않는 등의 혜택과 함께 15분 배송 서비스를 제공했다. 1520 공동 창립자인 마리아 다닐체바(Maria Daniltceva)는 1520의 사업 모델이 ‘매우 효율적’이라고 설명하며, 유통 매장 공간 투자 비용을 부담할 필요가 없다는 점에서 식료품점의 이윤을 향상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2021년 말, 1520은 자금 부족 문제로 시달리다가 사업 운영을 중단했다.

그동안 신속 배송 스타트업이 경쟁하듯 선보인 아낌없는 할인 혜택 제공이 계속 이루어지지는 않을 듯하다. 2023년까지 살아남는 신속 배송 스타트업은 경제적 운영 능력과 신속 배송이 모두 가능하다는 사실을 입증해야 할 것이다. 식료품 당일 배송 서비스 업계의 선두 기업인 인스타카트는 기존 서비스를 15분 배송 보장에 적용한다. 15분 배송 서비스 경쟁에서 우위를 점한 기업은 경제적 현실을 부인하지 않고 온갖 수단을 동원해서 약속한 시간 내에 배송을 완료해야 할 것이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The Speedy Downfall of Rapid Delivery Startu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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