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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여름에 읽어야 할 최고의 소설, AI·감시·왜소한 외계 생명체 이야기 그려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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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여름에 읽어야 할 최고의 소설, AI·감시·왜소한 외계 생명체 이야기 그려내
조지 손더스 작가가 범죄 소설 출간을 시도하기를 바라는가? 그렇다면, 데이비드 무스그레이브 작가의 첫 번째 소설 『람다(Lambda)』를 읽어 보아라.
By KATE KNIBBS, WIRED US

어느 한 신입 경찰관이 난민을 테러주의 세력으로 지정할 수 있는지, 그리고 실제 난민 세력 중 살인 범죄를 저지를 이들이 숨겨져 있는지 찾기 위해 난민 조직 감독 담당 업무에 배정되었다. 엄밀히 말하자면, 데이비드 무스그레이브(David Musgrave) 작가의 첫 번째 소설인 『람다(Lambda)』의 이야기를 정확하게 묘사한 것이다. 매우 간단한 이야기로 구성된 소설 같지 않은가? 그러나 『람다(Lambda)』의 첫 장을 보면, 이야기는 말하는 칫솔을 망가뜨려 경찰과 대치하는 등의 문제를 겪게 되는 평행 세계의 영국을 배경으로 한다.

『람다(Lambda)』의 복잡한 2019년 평행 세계에서는 말하는 칫솔인 ‘투스프렌드IV(ToothFriendIV)’ 등 인공지능(AI)이 권리를 인정받는 감정적 객체가 될 정도로 발전하였다. 반면, 경찰은 범죄로 기소된 이를 수사기도 하고 더 나아가 암살하는 AI 시스템을 시험한다. 다만, 정부는 이를 ‘완화’, ‘중립화’, ‘비활성화’, ‘기관 종료’ 등과 같은 표현으로 지칭한다. 소설가 필립 K. 딕(Philip K. Dick) 작가의 작품이라고 착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무스그레이브 작가의 첫 번째 소설인 『람다(Lambda)』는 이야기를 위해 차용한 모티프보다 더 야심 차며, 무스그레이브 작가의 공상 과학과 관련된 첫 번째 공상과학 소설이 초기 작품으로 주목받도록 한다.

『람다(Lambda)』에는 어린 시절부터 살인 용어에 매우 익숙해진 가운데 자라난 카라 그레이(Cara Gray)라는 경찰관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카라는 범죄 수사를 위한 좌익 성향 협동 단체 소속 어느 한 운동가의 삶에서 갑자기 경찰이 되었다. 그리고 세베락스공화국(Republic of Severax)이라는 사막의 악성 사이버 범죄 도피처와 관련된 벗어나기 힘든 의문스러운 정부 활동 해결 임무에 투입된다. 카라의 경찰관이라는 직업 경력이 복잡해질수록 개인적인 삶은 피폐해진다. 카라는 사람을 싫어하는 코드 개발자인 피터(Peter)와 연인 관계를 맺는다. 피터는 카라가 아닌 말하는 칫솔과 세베락스라는 단 두 가지 요소에 집착한다.  (무스그레이브 작가는 어딘가 불쾌한 테크 전문가인 피터의 특징을 훌륭하게 묘사했다. 피터는 개인 의견을 추가하려 다큐멘터리 영화를 방해하는 모습을 보인다.)

카라는 초현대적인 훌륭한 경찰이 아니다. 사실, 놀랍고 가슴 아플 정도로 실적이 저조하다. 카라는 경찰이 된 후 첫 번째 임무를 계획대로 완수하지 못하자 의문투성이인 인간 10만여 명으로 이루어진 람다(lambda)를 감시하는 프로젝트 담당자로 바뀌었다. 카라가 감시해야 할 이들은 유전학적으로는 인간이지만, 크기는 매우 작고 다리 대신 꼬리가 달려있으며 사회적 구조를 이해하지 못하는 인간과 물고기 특성을 함께 지닌 채로 진화한다. 람다 감시 임무를 시작할 때, 이미 람다의 사회 통합을 지원하기 위한 광범위한 기관 차원의 노력이 펼쳐졌다. 람다는 몇 년 전, 아이슬란드와 영국 해안가에 도달했으나 정착 방식은 확실히 이해하지 못한 상태이다. 람다는 어디에건가 헤엄을 치며, 아이슬란드와 영국 일대에 도착하기 전까지 이동 중 굶주린 그린란드 상어를 피해야 했던 것만 기억난다. 일부 람다는 부모에 대해 단순히 람다 4세대라고만 알려진 사실만 모호하게 알고 있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람다가 등장하기 시작하고 몇 년이 지나자 람다는 난민과 비슷한 지위를 얻어, 정부의 자유로운 이동과 주택, 일자리 지원을 받는다. 그러나 람다 혐오 정서가 갈수록 커지며, 카라는 일부러 물이 넘치는 아파트 지하에만 거주하고 서로를 형제나 자매로 칭하는 람다라는 소외 집단과 알게 된다. 람다는 종종 저임금 서비스직 취업 지원 과정에서 공격받으며, 종종 겁이 많은 모습으로 자라게 된다. 카라는 활발하면서 친절한 람다인 개빈과 친해진다. 개빈은 부모의 정체를 더 자세히 알수록 절망감을 느끼며, 매일 분노와 람다 혐오 정서로 가득한 육지의 인간에게 살해될 위험성이 커진다는 사실에 겁에 질린다. 카라와 같이 람다 감시 임무를 담당한 경찰은 람다 혐오 범죄 행위가 명백히 금지되었다. 카라는 개빈의 족보를 찾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아이슬란드 연구원과 연락하게 된다.

그 뒤에는 많은 이야기가 펼쳐지며, 무스그레이브 작가의 멋진 이야기 선택 방식은 묘사 기법만큼 복잡하고도 미묘하다. 람다라는 낯선 생명체를 억압된 집단의 상징으로 적용한 것이 매우 획기적이지는 않다. 지금까지 등장한 공상과학 작품 중 절반가량이 적용한 방식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람다 묘사와 이야기를 작성하는 것 자체가 군더더기 없이 간결하고 과감하면서도 매우 기이하다. 사회운동가에서부터 경찰까지 카라가 경험한 변화와 거의 이전처럼 되돌아가는 듯한 모습은 갑자기 이야기를 중간에 끊는 상업 광고와 같은 부분이 몰입을 방해한다. (조지 손더스 작가의 단편 소설을 잠깐 맛보는 듯한 느낌을 주는 부분이기도 하다.) 광고로 이야기를 중간에 잠깐 끊는 부분은 소프트웨어로 생성한 소설을 읽는다는 사실을 시사하며, 무스그레이브 작가는 “캐롤라인이 반시계 방향으로 12도 회전했다”와 같이 확실히 어색한 표현을 선택하여 인간이 아닌 기계가 말하는 듯한 내레이션을 암시한다. 또, “카라의 빠른 눈동자 움직임으로 카라의 반사율이 높은 갈색 홍채를 흡수했다”라는 표현도 말한다. 『람다(Lambda)』는 그 누구도 말한 적이 없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놀라울 정도로 자주 등장하는 ‘빠른 움직임’이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한다.

‘미스터 헬로우(Mr. Hello)’라는 인물의 독백이 등장한다. 『람다(Lambda)』는 종종 시작과 끝부분에 독백을 넣고, 곳곳에 독백을 추가하기도 한다. 자연스럽지 않으면서 우울한 독백은 미스터 헬로우의 기존과는 다른 성장 배경과 외로운 삶의 방식을 묘사한다. 또, 무지한 로봇이 부주의하면서 손쉽게 실제로 접근할 수 없는 진실을 말할 때 ‘웨스트월드(Westworld)’의 호스트 인터뷰와 비슷하다. 사실, 『람다(Lambda)』의 어조는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다양한 요소가 과도하면서 무겁고 간혹 매우 비정상적인 방향으로 흘러간다는 점에서 ‘웨스트월드’와 비슷한 부분이 많다. 그러나 최고 수준의 진정한 범죄 소설과 같은 결말이 없다는 단점이 있다. 대신, 마무리 부분이 매우 느슨한 열린 결말로 끝난다.

여전히 『람다(Lambda)』가 미스터리를 효과적으로 풀어내지 못하였으나 창의성과 분위기 형성 능력으로 빛을 발한다. 필자는 지난주에 『람다(Lambda)』를 처음 읽었을 때 훌륭한 결말 중 기억에 남는 부분이 거의 없었다. 그러나 무스그레이브 작가가 평범하지 않은 세계와 함께 남긴 강렬한 이미지는 오래 기억에 남을 것이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The Summer's Best Read Is About AI, Surveillance, and Tiny Alie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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