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코로나 브레인 포그의 비밀, 서서히 사라지기 시작
상태바
코로나 브레인 포그의 비밀, 서서히 사라지기 시작
과학계가 코로나19 이후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인 기억력 문제와 흐릿한 인지 문제의 이면에 있는 신경학 분야의 난제를 이해할 수 있는 수준에 가까워지고 있다.
By MAGGIE CHEN, WIRED US

앨리슨 가이(Allison Guy)의 2021년 시작은 좋았다. 가이의 건강 상태는 그 어느 때보다도 최고였다. 가이는 어느 한 보존 비영리 단체의 커뮤니케이션 관리자라는 직업에 매우 만족했다. 아침 일찍 일어나 창의성을 발휘할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가이는 당시 모든 일상이 매우 좋았다고 말했다. 그러던 중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초기 감염 소식이 썩 좋은 것은 아니었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증상이 악화됐다. 4주 후 전일제 근무를 시작할 정도로 회복했으나 아침에 눈을 뜰 때마다 심각한 피로감을 느꼈다. 피로감은 절대 사라지지 않았다. 그리고 구체적인 원인을 지목하기 어려운 증상이자 종종 코로나 브레인 포그(brain fog)라고도 칭하는 정신적 예민함도 사라졌다. 브레인 포그는 일반적으로 사고 속도 저하나 기억력 저하를 의미한다. 가이는 "2021년 중 대부분 '샤워를 해야 하는 날인가? 아니면 일어나서 스스로 냉동 보관한 저녁 식사를 전자레인지에 돌려야 하나?'와 같은 일상 속 각종 문제를 판단하느라 오랜 시간을 보내야 했다"라며, 코로나19 회복 이후를 회상했다. 가이는 코로나 브레인 포그 증상을 오랫동안 앓고 지나는 일이 매우 지옥 같은 일이라고 말했다.

정의가 어려운 코로나19 증상 대부분 몇 주, 몇 달, 몇 년 시간이 지나면서 계속 이어진다. 이제 연구팀은 국제 학술지 셀(Cell)에 게재한 논문과 함께 코로나19가 뇌에 미치는 영향을 생물학적 수단으로 어느 정도 밝히고자 한다. 스탠퍼드대학교 미셸 몬지(Michelle Monje) 교수와 예일대학교 아키코 이와사키(Akiko Iwasaki) 교수가 이끈 논문을 통해 연구팀은 코로나19의 가벼운 증상과 함께 바이러스가 일부 뇌세포의 정상적인 활동을 방해하여 고통 신호를 받는 상태로 남게 된다고 판단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가 코로나19 감염 후 겪은 인지 문제를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되며, 몇 가지 잠재적인 치료법을 제공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신경 암 연구원인 몬지 교수는 지난 20년간 '케모 브레인(chemo fog)'이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진 화학 치료를 유발하는 인지 증상의 신경생물학적 요소를 이해하려 했다. 코로나19가 주요 면역 활성화 바이러스로 급부상하자 몬지 교수는 케모 브레인와 비슷한 피해 발생 가능성을 우려했다. 몬지 교수는 "인지 장애 발생 사례 보고가 이어진 직후 케모 브레인와 매우 비슷한 증상이라는 사실이 확실해졌다. 집중력과 기억력, 정보 처리 속도 저하, 중역 정보 처리 기능 저하 등 똑같은 증상이 발견됐다. 임상의학적으로 많은 환자가 겪었으며, 학계에서 연구해온 케모 브레인 증상처럼 보였다"라고 설명했다.

2020년 9월, 몬지 교수는 면역학자인 이와사키 교수에게 연락했다. 이와사키 교수 연구팀은 생물안전도 3단계인 바이러스 연구 시설 덕분에 이미 코로나19 실험 쥐 모델을 갖춘 상태였다. 실험 쥐 모델은 인간과 매우 가까운 곳에서 연구가 이루어졌으며, 실험 쥐 모델 실험은 코로나19 감염 수준이 비교적 가벼운 이들의 증상을 흉내 내려 진행됐다. 이와사키 교수 연구팀은  바이러스 벡터를 이용해 인간 ACE2 수용기를 세포로 쥐의 기관과 폐에 투입했다. 수용기는 코로나19 발병 원인이 되는 바이러스가 들어와 세포를 묶는 지점이다. 이후 연구팀은 쥐의 코에 코로나19 감염 원인이 되는 바이러스를 약간 분사하면서 확산 수준을 제어해 바이러스가 호흡기 체계에만 확산되도록 하였다. 쥐는 코로나19 감염 후 일주일이 지나면 완치했으며, 감염 후 체중이 감소하지 않았다.

생물 안전 규제와 국제 협력의 어려움이 더해져, 코로나19 때문에 필요한 보안 사전 주의사항 준수는 흥미로운 연구를 추진하는 데 제한을 가하는 요인이 되었다. 대다수 바이러스 관련 연구를 이와사키 교수 연구실에서 진행한 덕분에 예일대학교 연구팀은 미국 전역에서 샘플 배송이 하루면 완료된다는 이점을 최대한 이용해 몬지 교수의 스탠퍼드대학교 연구실로 샘플을 보내, 분석 연구를 진행했다. 간혹 고프로 카메라를 이용해 실험 영상을 촬영해 모두가 똑같은 연구 상황을 지켜보도록 해야 했다. 몬지 교수는 "우리 연구팀이 연구에 성공했다"라고 말했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실험 쥐가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연구팀은 쥐의 혈액, 뇌척수액(뇌 주변에 흐르는 액체) 내 시토킨 수치를 측정했다. 시토킨 수치 측정은 코로나19 감염 후 7주 동안 매일 진행했다. 시토킨은 면역 체계에 가려진 지표이자 감염을 통제할 중요한 요소이다. 특정 시토킨이 뇌척수액 수치를 높인다. 연구팀은 그와 동시에 피질하 회백질의 소교세포 활동이 증가한 사실도 확인했다. 피질하 회백질은 신경 섬유에 풍부한 부드러운 흰색 조직이며, 뇌 전체 양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바로 코로나 브레인 포그의 원인이 될 수도 있는 부분이다.

소교세포는 중앙 신경체계의 스캐빈저(scavenger)와 같다. 소교세포는 여러 중요한 역할 중 죽은 뒤 필요하지 않은 신경 잔해물을 마구 제거하며 뇌를 정리하는 면역 세포이다. 몬지 교수는 "회백질에는 축색돌기관이라는 독특한 하위 소교세포가 있다. 이는 특수한 유전학 서명이 있으며, 고통 유발이나 유독한 자극과 같은 광범위한 방해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라고 말했다. 

소교세포는 각종 자극에 대응하여 끊임없이 반응한다. 그 한 가지 결과로 필요한 뉴런이나 다른 뇌세포를 잡아먹어 뇌의 항상성을 해치는 것을 언급할 수 있다. 코로나19 감염과 관련, 연구팀은 소교세포의 반응이 감염 후 7주가 지난 시점에도 발생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몬지 교수 연구팀도 화학치료 후 비슷하게 실험 쥐와 인간 환자의 뇌 표본에서 소교세포 활동이 증가한 것을 확인했다. 소교세포의 지나친 활동은 기억력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뇌 영역인 해마가 건강한 기억력 유지를 위한 새로운 뉴런 생성 활동을 방해한다. 

연구팀은 소교세포의 활동 증가 원인을 정확히 알아내기 위해 소교세포의 활동에 영향을 미친 시토킨 수치를 관찰했다. 특히, 몬지 교수 연구소의 박사후 연구원이자 연구논문 공동 저자인 앤소니 페르난데즈 카스타네다(Anthony Fernandez Castaneda)는 새로운 뉴런 생성 저하와 학습 능력이나 기억력 장애를 유발할 수 있는  CCL11을 발견했다. 카스타네다 연구원은 "CCL11 발견 사실이 매우 흥미로웠다. 코로나19 완치자가 겪은 인지 증상을 설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실험 두 번째 단계에서 CCL11을 별도의 실험 쥐 집단에 투입했다. 이후 CCL11이 있는 실험 쥐의 뇌 조직에서 소교세포의 반응 발생 여부와 뉴런 생성이 적은 영역을 관찰했다. 그 결과, 해마를 관찰하게 되었다. CCL11이 뇌의 기억력과 관련된 영역의 매우 특수한 세포 집단에만 반응한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그리고 연구팀은 코로나19 경미한 감염 증상이 수초성 핍지교 세포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였다. 수초성 핍지교 세포는 뉴런 주변을 감싸 뉴런간 커뮤니케이션 수준을 향상하는 역할을 하는 수초를 생성하는 뇌세포이다. 과거, 몬지 연구소의 또 다른 박사후 연구원이자 연구 논문 공동 저자인 앤나 게라티(Anna Geraghty) 연구원은 화학치료가 수초성 핍지교 세포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 적이 있다. 화학 치료를 받은 쥐의 수포 상실이 단기 기억력 상실과 집중력 저하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라티 연구원은 "뉴런 활동에 변경하여 대응할 능력이 상실해, 결과적으로 실험 쥐의 영구적인 인지 장애가 발생했다"라고 설명했다.

게라티 연구원은 크리스마스 연휴에도 늦은 밤까지 연구실에 남아 코로나19가 쥐의 뉴런을 감싸는 수초에 미치는 영향 분석을 마무리했다. 그 결과, 코로나19에 감염된 실험 쥐는 성숙한 교세포의 약 1/3을 상실했으며, 통계적으로 통제 집단의 실험쥐보다 수포 수가 훨씬 감소했다. 수포 상실 수준은 연구실에서 실험 쥐와 화학 치료 후 인지 능력을 연구할 때 발견한 것과 같은 결과였다. 게라티 연구원은 연구 결과를 몬지 교수에게 문자로 알리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게라티 연구원은 "개인적으로 '매우 놀라울 정도로 흥미로운 데이터를 발견했다!'라고 생각할 정도로 매우 중요한 순간이었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와는 관련이 없는 캘리포니아대학교 샌프란시스코 캠퍼스 인지 신경학자인 조안나 헬무스(Joanna Hellmuth) 교수는 연구팀의 실험 쥐  데이터가 매우 설득력이 있다고 평가하며, 추가 연구를 통해 연구팀이 얻은 결과를 가이를 포함한 코로나19 장기 환자와 인지 증상을 앓는 인간 환자에게 적용할 방식을 찾아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치료에 가장 먼저 적용할 약물을 찾아내는 일은 브레인 포그 증상의 생물학적 원인을 이해할 때 얻을 수 있는 장점 중 하나일 것이다. 헬무스 교수는 "브레인 포그는 일상 용어이며, 브레인 포그로 고통을 겪는 이들이 신경학 장애를 앓는다는 지위를 인정하지 않는 역할을 한다"라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연구팀의 이번 연구와는 관련이 없는 밴더빌트대학교 메디컬 센터 폐 및 집중 치료 전문의인 웨스 엘리(Wes Ely) 박사는 브레인 포그 원인을 밝힐 연구가 추후 치료 방법 개발로 이어질 수 있다고 확신한다. 엘리 박사는 "연구팀의 연구는 뇌 건강을 재구성할 제약학과 신경심리학, 인지 회복 치료 방식을 향한 토대를 마련했다"라고 말했다.

몬지 교수는 이미 동물 모델 실험을 진행 중인 일부 케모 브레인 신약 후보가 코로나19 관련 인지 증상 치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몬지 교수는 코로나19 실험 쥐 모델로 연구 중인 케모 브레인 신약 후보가 실제 도움이 될 것인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장기간 코로나19 증상이 신경 장애에 영향을 미치는지, 혹은 백신 접종 후 심각한 감염과 함께 발생하는 인지 기능 문제 차이 등을 조사하고자 한다. 또한, 코로나19 실험 쥐 모델에서 발견한 바와 돼지독감 발병 원인으로 널리 알려진 또 다른 유명한 바이러스 H1N1의 신경 반응 비교도 진행하고자 한다. 연구팀은 코로나19 실험 쥐 모델과는 달리 H1N1 실험 쥐 모델에서 교세포가 감소하고, 회백질의 소교 세포 활동이 증가했으며, 일반적으로 7주 뒤 정상화된 것을 발견했다. 또한, 코로나19나 H1N1 중 어떠한 바이러스에 감염되든 실험 쥐 모델을 통해 뇌척수액의 CCL11 수치가 증가한 것을 확인했다. 몬지 교수는 이번 연구가 상세 사항 추가 연구를 위한 이른바 '전망 공유 메커니즘'이 되기를 바란다.

몬지 교수와 이와사키 교수 연구팀의 성과가 학계의 코로나19가 뇌에 미치는 영향을 더 훌륭하게 연구하고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러나 실제 환자를 치료하기까지는 몇 년이 걸릴 것이다. 가이는 코로나19 이전과 같은 상태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다. 가이는 2022년에 또 다시 코로나19에 감염됐다. 가이는 "의학계의 노력과 치료법이 등장하기를 바랄 뿐이다"라고 말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The Secrets of Covid ‘Brain Fog’ Are Starting to Lift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RECOMMEND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