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세계 공급망, 중국산 리튬 의존 중단 불가능...왜?
상태바
세계 공급망, 중국산 리튬 의존 중단 불가능...왜?
중국이 전 세계 리튬이온 배터리 공급망을 장악했다. 이제 여러 경쟁 국가가 서둘러 리튬 공급 장악력을 강화하려 서두른다.
By AMIT KATWALA, WIRED UK

호주 서부 해안가에 있는 키나나(industrial port) 공업 항구는 전 세계 에너지 산업의 축소판이다. 키나나 항구는 1955년부터 현지 최대 정유 공장 밀집 지역이 되었다. 정유 공장은 당시 앵글로 페르시안 오일 컴퍼니(Anglo-Persian Oil Company)라는 이름으로 사업을 운영한 BP(British Petroleum) 소유 공장이었다. 당시 BP는 호주 서부 지역 연료 공급량 70%를 담당했으며, 낙후된 탱크의 금속 겉껍질이 해안가를 따라 널리 배치되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바닷물에서 녹슬기 시작했다.

키나나 항구 일대의 정유 공장은 2021년 3월 자로 폐쇄되었으나 인근 지역의 적색토에는 석유 이외에 다른 자원도 매장되었다. 호주는 전 세계에 공급하는 리튬 약 50%가 밀집된 국가이다. 트럭과 기계가 또다시 가동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리튬 보호는 미래 청정에너지 자원 확보 노력의 일부 계획에 포함되었다. 그와 동시에 중국이 전 세계 리튬 공급 경쟁을 장악하는 추세이다.

지난 30년간 리튬은 귀중한 자원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지금도 이 기사를 볼 때 많은 이들이 사용하는 스마트폰과 노트북을 비롯해 조만간 세계 각지의 도로를 달릴 전기차까지 여러 제품에 탑재하는 배터리의 중요한 자원이다. 그러나 비교적 최근까지 호주에서 채굴한 리튬은 다른 국가에서 정유와 가공 과정을 거쳤다. 리튬 가공 기술 부문에서는 중국이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능력을 보유했다. 리튬 가공 기술 분야에서 중요한 국가인 중국은 2021년, 전 세계 리튬 채굴량 총 9만 3,000메트릭톤 중 약 40%를 차지했다. 중국 전역의 기가팩토리 수백 곳이 중국 시장과 BMW, 폭스바겐, 테슬라 등 해외 자동차 제조사에 공급할 전기차 배터리 수백만 대를 대량 생산한다.

블룸버그NEF(BloombergNEF)는 중국의 리튬이온 배터리 시장 점유율은 최대 80%에 이를 수 있다고 추산했다. 세계 최대 규모 전기차 배터리 생산 기업 10곳 중 6곳은 중국 기업이다. 그중 한 곳인 CATL은 전 세계 전기차 배터리 30%를 생산한다. 중국의 전기차 배터리 시장 장악력은 공급망을 통해 확대되는 추세이다. 중국 기업은 채굴과 생산 간의 복잡한 단계에서 거액의 정부 투자금을 바탕으로 혜택을 받아 리튬 매장량이 풍부한 여러 국가와 우선순위 계약을 체결했다. 결과적으로 전기차 시장에서 전 세계가 중국의 동향에 긴장하게 되었으며, 미국과 유럽은 더 늦기 전에 서둘러 중국 리튬 의존을 중단하려 한다.

전기차 배터리 하나당 리튬 함유량은 30~60kg이다. 2034년이면, 미국에는 전기차 생산을 위해 매년 정제되지 않은 리튬 50만 메트릭톤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2020년 전 세계 리튬 공급량보다 더 많은 수준이다. 일부 전문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과 러시아 제재 전쟁 확산으로 이어지는 지정학적 갈등과 함께 촉발된 석유 위기 사태 반복을 우려한다. 석유 위기 사태가 반복된다면, 서양 자동차 제조 업계가 전기차 전환 시 차량 동력 공급을 위한 배터리가 필요한 상황에서 중국이 배터리 공급망을 폐쇄할 수 있다.

앤드류 배론(Andrew Barron) 스완지대학교 저탄소 에너지 및 환경 전문 교수는 “중국이 자국 시장에만 배터리를 계속 공급한다면, 중국 이외 다른 국가에서는 리튬이온 배터리 가격이 인상될 것이다”라며, 전망을 제시했다. 이어, 서양 국가의 배터리 생산 역량 확대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더 중요하질 것이라고 덧붙여 말했다.

서양 국가의 중국산 리튬 의존 중단은 느린 속도로 추진되지만, 서서히 형태를 갖추어 가고 있다. 만약, 모든 계획이 차질 없이 이루어진다면, 2025년에는 미국 내 기가팩토리 13곳이 신설될 예정이다. 또한, 유럽은 2035년까지 기가팩토리 35곳을 추가로 설립할 예정이다. (주로 테슬라의 베를린 인근 기가팩토리 논란과 관련된 운송 문제와 시위, 님비 현상 등과 같은 문제 직면이라는 큰 문제가 있다.)

하지만 배터리 생산을 위한 기가팩토리에는 다량의 리튬이 필요하다. 2022년 3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국가안보 지원에 따라 국방물자생산법(Defense Production Act)을 행사해 리튬을 포함한 배터리의 핵심 원자재 자국 생산 자금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미국과 유럽을 아우르는 대서양 일대에서는 유럽연합이 유럽 내에서 청정 배터리 공급망을 생성하려는 동시에 리튬 재활용에 초점을 맞춘 법안을 마련하고자 한다.
 
[사진=Pixabay]
[사진=Pixabay]

그러나 채굴과 생산 사이에 중요한 요소를 간과하였다. 리튬 광석을 배터리에 필요한 순수한 탄산리튬이나 수산화리튬으로 변환할 때, 막대한 비용을 부담해야 하며 그 비용도 막대하다. 공장이나 기가팩토리 현장에서 리튬을 가공하는 데 수년이 걸린다. 리튬 가공 기술 부문에서 미국이 중국을 따라잡으려면 수십 년이 걸리며, 지출 비용은 1,750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중국은 전 세계 리튬 가공 시설 2/3 이상을 통제하며, 배터리 시장 장악력 극복은 여러 해에 걸쳐 긴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것 이상의 일이다.

리튬 가공 중간 과정 투자의 시급성 이외에도 전기차 배터리 생산에 리튬을 사용하기 전, 미국과 유럽의 신규 채굴 광산에서 채굴한 리튬을 아시아로 운송하여 가공 작업을 완료해야 한다는 문제가 있다. 리튬 가공 중간 단계에서는 배출량이 증가하면서 에너지 독립성을 저하한다. 또한, 결과적으로 중국에 리튬이온 배터리 생산 공급망 장악력을 건넬 수 있다.

표면적으로 보았을 때는 키나나 항구의 공장 가동 중단이 올바른 길을 향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동안 신규 배터리 가공 공장을 오래된 정제 시설 위에 설립하였다. 2022년 5월에는 최초로 스포듀민(spodumene)이라는 리튬 광석을 배터리 생산에 적용할 준비가 된 수산화 리튬으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호주에서 리튬을 가공하고 자유롭게 판매할 수 있는 수준의 역량을 갖추지는 못했다. 호주 공장은 합작 벤처이며, 주요 주주사는 전 세계 리튬 생산량 약 50%를 차지하는 중국 채굴 및 생산 기업 천제리튬(Tianqi Lithium)이다.

전 세계 배터리 공급망 어디에나 중국 기업이 자리를 잡았다. 천제리튬은 칠레 최대 채굴 기업인 SQM과 호주 최대 리튬 광산인 그린부시스(Greenbushes) 지분을 보유했다. 천제리튬과 중국 경쟁사인 강봉리튬(Ganfeng Lithium)은 아르헨티나와 볼리비아, 칠레를 칭하는 남미 리튬 트라이앵글 전역과 계약을 체결했다. 배터리 생산에 필요한 다른 희귀 자원 확보 방식도 비슷하다. 중국은 세계 최대 코발트 매장 국가인 콩고민주공화국의 채굴 업계 70%를 통제한다. 리튬과 마찬가지로 코발트도 리튬이온 배터리의 중요한 자원이다.

중국은 전 세계 리튬 공급량 폐쇄 이외에도 자국 생산 확대 전략을 펼치기 시작했다. 이제 중국은 호주와 칠레에 이어 리튬 최대 생산 국가가 되었다. 다만, 현재 전 세계 리튬 공급 시장에서 중국의 점유율은 10% 미만이다.

중국의 리튬 공급망 장악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 2015년, 중국은 ‘중국제조 2025’ 전략의 일환으로 리튬을 국가 우선순위로 지정했다. 600억 달러로 추산된 전기차 정부 보조금 덕분에 시장을 형성하면서 배터리 공급망을 확보했다. 배터리 생산 기업은 중국 리튬 자원 확보를 위해 수십억 달러를 투자했다. 이와 같은 전략은 세계 다른 국가에서는 불가능한 전략이다.

중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의 리튬 공급량 확보 계획은 시장 상황에 휘둘리면서 리튬 가격 변동성에 따라 공급량 확보 속도 저하와 공급 확대가 반복되었다. 중국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수입산 화학 물질이나 구성요소에 의존하지 않고 리튬 원자재에서 배터리 완제품까지 확보할 수 있는 국가이다. 주주 가치를 최대화하기보다는 리튬 비용 인하를 강조하는 정치적 환경이 주된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중국은 리튬 자국 확보 욕망을 충족할 만큼 리튬을 충분히 생산하지 않는다. 게다가 실제로 리튬 전체 원자재 중 단 10%만 배터리 생산 과정에 사용한다. 중국은 지금도 수입산 코발트와 니켈, 구리, 흑연에 의존하여 지금은 리튬 자원 공급 상호 협력을 어느 정도 보장할 수 있다. 배터리 소재 애널리스트이자 『리튬: 세계의 배터리 장악력과 신에너지 혁명 경쟁(Lithium: The Global Race for Battery Dominance and the New Energy Revolution)』의 저자이기도 한 루카즈 베드나르스키(Lukasz Bednarski)는 “전 세계 배터리 원자재 공급망은 상호 혼합된 체계로 이루어졌다. 서양 국가와 중국은 배터리 원자재 확보를 위해 어느 정도 상호 의존 관계를 형성했다”라고 말했다.

배론 교수가 분석한 바와 같이 서양 세계와 중국 중 어느 한 쪽도 무역 전쟁 시작에 관심을 보이지 않아, 결과적으로 약간 불편한 교착상태가 형성되었다. 배론 교수는 “중국이 전기차 배터리 수출 중단 결정을 내리면, 서양 세계는 중국에 니켈 수출 금지를 시행할 수 있다. 중국은 순도가 가장 높은 니켈을 생성할 정제 시설이 없다”라고 설명했다.

서양 세계와 중국 모두 에너지 독립성을 갖추고자 투자하면서 권력 균형이 변화할 수 있다. 서양 세계는 원자재 채굴 광산과 공장 설립 경쟁을 펼치지만, 중국은 아직 아무도 접근하지 않은 신장지구 리튬과 티베트 고원 소금 광산을 이용하기 시작했다. 중국의 자원 확보 과정에는 인간의 희생이 이루어질 수 있다. 뉴욕타임스는 신장 지구 채굴 운영 시설에서 강제 노동을 동원했다는 증거를 발견했다. 만약, 위구르족 인권 보호를 위해 마련된 제재가 서양 세계의 신장 지구 채굴 화학 물질 수입 중단으로 이어진다면, 갈등의 화약고가 될 수 있다.

리튬은 기본적으로 드문 자원이 아니다. 리튬 가격 인상 추세에 따라 각종 최신 기술을 경제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해수에서 리튬을 추출하거나 리튬의 필요성이 아예 사라지도록 할 새로운 배터리 화학물질 확보로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단기적으로 공급망 압박이 전기차 전환에 타격을 줄 수 있다. 베드나르스키는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시장 공급량이 일시적으로 부족하다면, 걸림돌이 발생할 수 있다”라고 언급했다.

원자재 가격 인상 시 중국 자동차 제조사가 큰 이익을 누리게 될 것이다. 니오(Nio)와 중국이 소유한 유럽 브랜드 MG 등 일부 중국 자동차 브랜드가 이미 서양 국가에 시장 최저가 수준인 전기차를 출시했다. 배론 교수는 “중국이 소유한 서양 기업이 유럽이나 미국 경쟁사를 상대로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큰 이익을 누릴 것이다”라고 말했다.

키나나 항구 리튬 공장이 가동된다면, 연간 호주 수산화리튬 운송량은 약 2만 4,000t에 이를 것이다. 그러나 호주에서 채굴한 뒤 한국과 스웨덴에서 배터리를 생산한 뒤 유럽, 미국에 판매하게 되는 전기차에 사용하게 되는 리튬은 모든 단계에서 중국에 의존하게 된다. 오래된 정제 시설은 100년간 이어진 전 세계를 재구성한 화석연료 공급에 서둘렀던 과거와 현재 이어지는 새로운 경쟁으로 우뚝 서 있다. 그리고 중국이 전 세계가 새로이 펼치는 리튬 확보 경쟁을 이끌고 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The World Can’t Wean Itself Off Chinese Lithium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RECOMMEND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