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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 선택한 옛 동료, 퇴사자 업무 대신 처리하는 재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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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 선택한 옛 동료, 퇴사자 업무 대신 처리하는 재직자
대규모 퇴사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기업에 남은 이들이 추가 수당을 받지 않고 퇴사자의 업무를 대신 처리한다.
By MEGAN CARNEGIE, WIRED UK

베를린에 거주하는 콘텐츠 관리자인 마고(가명)는 2022년에는 직장인 소프트웨어 스타트업에서의 업무가 조금 더 수월해지기를 바랐다. 그러나 몇 달간 직장 전체에 퇴사 분위기가 이어지다가 5월 초에 채용 동결 상태가 되었다. 마고는 “기업에 필요한 인력을 찾을 수 없어, 팀 전체에 과중한 업무 분배가 이루어졌으며, 일부는 업무를 진행할 수 없었다. 많은 직원이 ‘더 적은 보상을 받고 더 많은 일을 한다’라고 말했다. 기본적으로 같은 목표를 향하면서도 회사를 돕는 직원이 더 많은 임금을 받지 않는다. 게다가 팀 예산을 절반으로 줄이라는 지시도 받았다”라고 말했다.

기업의 인력 부족 사태 해결책으로 마고의 근무 시간이 연장되었으며, 주말에도 근무한다. 마고는 “업무 흐름 중단과 수면 시 어려움을 겪는다. 식습관에도 영향을 미쳤다. 일이 내 삶 전체를 장악했다. 테크 업계의 하락세 때문에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다면, 해고 대상이 되거나 기업이 몇 년 후면 사라질 것이라는 불안감이 있다”라고 전했다. 경영진은 우선순위로 여기는 부분 개선을 주장했으나 마고는 모든 직원이 인력 부족 격차를 채워야 한다는 압박에 시달리므로 분위기가 정체되었으면서 심각하다고 전했다.

현재 채용할 수 있는 테크 업계 노동 인력은 대거 감소했다. 데이터피플(Datapeople)의 2022년 채용 보고서 분석 결과, 2021년 기준 총 1만 곳이 넘는 미국 기업의 테크 분야 일자리 채용 공고가 두 배 가까이 증가했으나 평균 입사지원자 수는 1/4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의 테크 분야 인재 부족 현상은 역대 가장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의 IT 인재 부재는 201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며, 2021년 기준 인재 부족률은 전년 대비 총 12% 증가한 9만 6,000명으로 집계됐다. 캐나다 기업 70%는 테크 직무 직원 추가 채용이 필요하며, 필요한 역량을 갖춘 인재 채용에 난항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테크 분야 인재 부족 현상은 전 세계에서 나타나는 문제이다. 전 세계 디지털 분야 지도자 67%는 소속 조직이 변화 속도 향상 유지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조직에 남은 직원에게 기업의 인재 채용 어려움은 곧 퇴사자의 빈자리를 채우려 하면서 서서히 피로가 몰려온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2021년 4월 말, 채용 공고 플랫폼 토탈잡스(TotalJobs)가 공개한 데이터는 영국 근로자 1/3이 인력 부족 때문에 현재 업무량이 제대로 처리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경영 컨설팅 기업 이글 힐 컨설팅(Eagle Hill Consulting) 조사 결과, 미국 직장인 49%는 번아웃 증상을 호소하며, 2/3는 번아웃 원인이 인력 부족이라고 밝힌 사실을 확인했다. 특히, 여성과 젊은 세대일수록 번아웃으로 고통을 겪는 이들의 비율이 높다.

새로이 나타난 추세가 아니다. 2021년 초 대규모 퇴사 추세가 시작되면서 채용 격차 때문에 남은 직원의 업무 책임이 더 커졌으며, 일부 직원은 전일제 담당자 역할 여러 가지를 돌아가면서 처리한다. 비영리단체 인력 자원 관리 사회(Society for Human Resource Management) 미국 지사가 확인한 바와 같이 직장을 떠나지 않은 미국 근로자 약 50%가 대규모 퇴사 당시 업무량이 증가했다. 그러나 2021년 퇴사율이 대대적으로 신규 채용률과 비례하지만, 2022년에는 퇴사와 인재 채용 흐름의 새로운 양상이 펼쳐지는 시대를 맞이했다. 영국 직원 47%가 2021년 11월, 인력 부재를 채우기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을 밝혔으며, 1/4 이상은 앞으로 수개월간 인력 부재가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사진=Pixabay]
[사진=Pixabay]

조직에 남은 이들이 이제 번아웃 증상과 분노를 느끼며, 탈출구를 찾는다. 영국 맨체스터에 거주하는 아이드리스(가명)는 마지막으로 직장 내 소속 팀의 인력이 100% 충원된 때가 언제인지 기억하지 못한다. 2020년 초, 보험 기술 스타트업 제품팀 직원으로 입사한 뒤 직장에서는 세 차례에 걸친 대규모 퇴사 흐름이 발생했다. 아이드리스는 “처음 대규모 퇴사 흐름이 발생한 때는 2020년 말이다. 당시 코로나19 확산세가 대거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가 분명했다. 많은 이들이 한동안 회사에서 활동했으므로 당시 퇴사자가 줄지어 등장한 것을 이해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아이드리스는 “힘들었지만, 신규 채용 약속 때문에 계속 열심히 일했다. 어느 순간부터 나도 인재 채용 과정에 참여했다. 당시 신규 채용자를 관리할 수 있다는 점은 좋았지만, 업무 시간을 오래 잡아먹었다”라고 전했다. 그러나 아이드리스의 제품 생산 관리자는 직원 면접 준비와 면접 진행, 업무 생성, 채용 논의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았다. 아무도 알아주는 이가 없는 추가 업무가 이루어졌다. 아이드리스가 원격 근무를 했기 때문이다. 결국, 그는 여러 차례 밤샘 근무를 해 인력 부족 격차를 채우면서 직장 내 업무 마감 기한을 준수해야 했다.

적합한 입사 지원자가 없어, 인재 채용 과정이 중단되면서 아이드리스가 근무하는 직장은 다른 곳으로 옮겼다. 그러나 아이드리스는 지금도 직원 세 명의 업무를 혼자 처리한다.

기업이 직원을 채용하지 않는다면, 충실하고 경력이 풍부한 직원의 정신적 제어 능력 상실 문제를 겪게 된다. 인력 자원 관리 사회는 직원 27%가 직원 부족 사태 탓에 이어진 혼란 도중 기업 충성도가 줄어든 사실을 확인했다. 아이드리스는 이미 링크드인을 통해 채용 담당자 몇 명에게서 연락을 받았으며, 조만간 다른 스타트업에서 첫 번째 면접을 볼 예정이다. 아이드리스는 “현재 직장이 직원을 채용하지 못하고 직원의 개인 생활에 영향을 주면서 나를 존중하지 않는다고 느낀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남겨진 직원은 더 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다. 주가 폭락과 인플레이션 우려, 이자율 인상, 지정학적 문제 등 각종 악재가 더해지면서 세계 각국의 테크 기업이 직원 정리해고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루트 인슈런스(Root Insurance), 리노(Rhino), 펠로톤(Peloton), 레이스워크(Lacework) 등 미국 기업은 2022년 1분기, 직원 20%를 해고했다. 유럽에서는 누리(Nuri), 클라라(Klara), 게티르(Getir), 카주(Cazoo), 호핀(Hopin) 등이 정리해고를 공식 발표했다. 모두 전체 직원 중 10% 이상을 해고할 예정이다. 크라우드소스 추적 플랫폼 Layoffs.fyi에 공개된 바와 같이 2022년 5월 한 달간 정리해고 대상이 된 테크 업계 직원은 총 1만 6,395명이다.

데니스 루소(Denise Rousseau) 카네기멜론대학교 조직 행동 및 공공정책학 교수는 “대부분 기업 규모 축소로 피해를 보는 이들에게 주목한다. 그러나 정리해고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조직에 남는 이들도 마찬가지로 피해를 본다. 남아있는 직원에게는 업무 재분배 이외에 가장 큰 문제는 기업이 안정적이지 않아, 신뢰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따라서 대다수 직원이 이직을 생각한다. 직원의 기업 애착도가 이미 느슨해진 상태이다”라고 설명했다.

루소 교수는 정리해고를 한 기업이 급격한 변화 시기에 각종 여파에 적응하게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정리해고 소식이 보도될 때 직원 입사를 대거 유도하는 경쟁사로 떠나는 직원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인력 채용 시장 반응도 다른 직원을 따라 퇴사를 선택하도록 할 수 있다. 2022년 2월, 베네팩스(Benefax)가 공개한 설문 조사를 통해 40세 미만 직원 66%가 동료를 따라 퇴사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대규모 퇴사나 정리해고 등 원인이 무엇이든 직원 부족 사태 발생 시 기업은 남은 직원의 신뢰 회복에 집중하고 더 가치 있는 시간을 보내야 한다. 상대적으로 중요한 의무를 줄이는 것이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하다. 루소 교수는 “의무 줄이기와 뛰어난 업무 재구성의 중요한 가치를 항상 간과한다”라고 지적했다.

루소 교수는 “기업이 의무를 줄일 수 없다면, 문제가 발생할 것이다. 그리고 기업이 직원보다 중요한 것을 더 자세히 알고 있다고 추측하는 것은 잘못된 정보이다. 기업은 직원에게 중요한 부분을 직접 물어보아야 한다. ‘건설적이면서 훌륭한 조직 개편을 위해 어떤 일을 해야 할까?’, ‘현재 기업이 보유한 것과 함께 훌륭한 성과를 거둔다는 정신에 따라 연대와 지지를 재구성하는 것은 어떨까?’ 등과 같은 질문을 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대부분 외주 작업으로 더 나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테크 서비스 기업 커밋(Commit)은 인력 부족 문제가 특히 심각한 소프트웨어 개발 부문의 외주 작업이 2023년이면 70%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았다.

더 풍부한 혜택이나 보상 인상, 더 유연한 업무 일정 등으로 남아있는 직원이 업무를 하도록 추진할 수 있다. 하지만 루소 교수는 직원 격차를 채우기 위한 보상으로 임금 인상을 제시하는 것을 경고한다. 그는 “임금은 일시적으로 가치와 충성도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가치가 줄어들 것이다. 개발 단계부터 미래 적응, 기업 안정화 후 업무 부담 완화까지 직원을 위해 고려해야 할 전체적인 선택 사항이 있다. 문제 해결책으로 기업에 협상 영역과 틀을 넓혀야 한다. 위협 요소를 두고 협상에 나서면 안 된다”라고 설명했다.

* 이 기사에 등장하는 일부 인물의 이름은 가명이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They Quit. Now You're Picking Up the Sl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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