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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스타트업, 대규모 정리해고 후 시련의 순간 맞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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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스타트업, 대규모 정리해고 후 시련의 순간 맞이
암호화폐 업계의 힘든 시기가 다른 이들이 겪을 조짐을 보여줄 수 있다.
By ARIELLE PARDES, WIRED US

2022년 5월, 벤처 자본 기업 세콰이어(Sequoia)가 스타트업 창립자 사이에서 전달된 내부 문건을 유포했다. 총 52페이지 분량의 프리젠테이션으로 구성된 문건은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 나스닥 주가 하락, 공급망 문제, 전쟁, 전체적으로 극도로 위축된 경제 등과 같은 악재 탓에 앞으로 들이닥칠 난제를 경고한다. 상황이 더 어려워질 것이다. 그리고 현재 세콰이어는 위기를 직면한 기업의 구세주 역할을 하지 않을 것이다. 세콰이어 파트너는 “지금이 중대한 순간이라고 확신한다. 가장 빠른 속도로 위기에서 벗어날 움직임을 선보이는 기업이 죽음의 폭락장을 피할 확률이 가장 높다”라고 작성했다.

많은 기업이 세콰이어의 조언을 받아들인 듯하다. 창업자와 CEO가 2021년 잉여 예산을 삭감하면서 기업계 분위기는 말 그대로 장례식처럼 침울해졌다. 가장 중요한 사실은 현재의 하락세가 기업 전체 직원 수에도 타격을 주었다. 일자리 삭감 분류 플랫폼인 Layoffstracker.com 집계 결과, 2022년부터 여러 스타트업 직원 1만여 명이 정리해고 대상이 된 것으로 드러났다. 2022년 초로 시기를 변경하면, 정리해고 대상이 된 직원 수는 약 4만 명이다.

대규모 정리해고 사태로 가장 최근 피해를 본 곳은 암호화폐 기업이다. 현재 암호화폐 업계의 인력 감축 규모와 여파가 매우 크다. 6월 14일(현지 시각), 코인베이스는 직원 1,100명을 해고하며, 갑작스레 정리해고 대상이 된 직원의 사내 메일 계정 접근 권한을 모두 중단하고는 사내 슬랙 플랫폼도 잠금 설정했다. 코인베이스가 추후 수 주간 입사를 앞둔 입사 예정자 300여 명의 채용을 취소한 지 단 며칠 만에 시행되었다. 또 다른 암호화폐 스타트업인 블록파이(BlockFi)와 크립토닷컴(Crypto.com)는 6월 13일(현지 시각), 직원 수백만 명을 해고했다. 암호화폐 거래소 제미니(Gemini)도 6월 초, 전체 인력 10%를 해고했다. 암호화폐 스타트업 여러 곳이 6월 초부터 해고한 인원은 총 2,000명을 넘는다. 올해 모든 업계의 해고 인원 중 20%에 해당한다.

암호화폐 업계의 대화는 2021년부터 갑작스레 변하였다. 2021년, 암호화폐 업계는 벤처 자본 기업의 관심을 사로잡고는 급격한 성장 달성을 위한 투자금 수십억 달러 규모의 투자금을 유치하였다. 2021년 4월, 주가 328달러에 주식 상장에 성공한 코인베이스는 암호화폐 업계에서 새로 급부상한 부를 축적할 자본이 되는 듯했다. 블록파이 등 업계 내 다른 기업도 주식 상장이라는 과감한 목표와 함께 인재 대규모 채용에 나섰다. 암호화폐 스타트업 네 곳은 거액을 지출하여 가장 최근 슈퍼볼 시즌 황금 시간대에 광고를 송출했다.

코인베인스는 초거대 규모 성장세에 초점을 맞추면서 2021년 초 1,250명이었던 직원 수를 2022년 기준 5,000명까지 늘렸다. 브라이언 암스트롱(Brian Armstrong) 코인베이스 CEO는 공식 블로그에 “현재 코인베이스가 필요 이상으로 직원을 지나치게 많이 채용했다는 사실이 확실해졌다. 코인베이스가 단기간에 너무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라는 글을 게재하며, 대규모 정리해고를 선언했다.
 
[사진=Pixabay]
[사진=Pixabay]

메릴랜드대학교 로버트 H. 스미스 경영대학원 기업가 전략 부교수 데이비드 A. 커치(David A. Kirsch)는 “암호화폐 산업이 실패할 위험성을 나타내는 초기 신호가 될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커치 교수는 암호화폐 스타트업의 규모 축소를 두고 대다수 스타트업의 약속 이행 정도를 평가하는 지표인 심각한 파괴의 잠재적 신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과거가 미래 흐름을 시사한다면, 과거를 통해 학습하지 못하는 기업은 죽음과도 같은 폭락 추세를 직면할 수밖에 없다.

커치 교수는 지난 몇 년간 과거의 금융 시장 붕괴가 남긴 교훈을 연구해왔다. 또한, 테크 업계의 호황과 거품 붕괴 반복을 설명하는 저서 『거품 붕괴(Bubbles and Crashes)』를 출판했다. 커치 교수는 높은 이익과 성장률을 기록한 부문에서 먼저 거품이 터진다고 주장한다. 2000년, 나스닥 주식 폭락 당시 대다수 전자상거래 기업의 가치가 광범위한 시장 하락세보다 먼저 증발하였다. 펫츠닷컴(Pets.com), 이토이스닷컴(eToys.com) 등 당시 대규모로 성장하면서 화려한 주식 상장에 성공한 기업이 결국 파산을 맞이했다.

오늘날 시장에서 암호화폐 스타트업이 과거의 전자상거래 기업과 비슷한 상황을 직면했다. 커치 교수는 “암호화폐 업계의 거품이 먼저 터질 것이다”라고 예측했다.

암호화폐 옹호 세력은 암호화폐 업계에서 칭하는 이른바 ‘암호화폐 겨울’과 같이 활기가 넘치는 시기와 가치가 급락하는 시기가 반복하는 것이 정상이라고 주장한다. 안드레센 호로위츠 총괄 파트너 크리스 딕슨(Chris Dixon)은 2020년, 암호화폐 시장의 상승세와 하락세 반복 주기를 다룬 글을 작성했다. 비트코인 시세 상승 시 대다수 투자자가 흥분하면서 암호화폐 생태계 투자에 뛰어드는 스타트업과 프로젝트, 개인 투자자가 증가한다. 반대로 2021년 일부 시기와 2022년처럼 비트코인 시세가 곤두박질친다면, 일부 스타트업이 사라진다. 그러나 딕슨은 상승세와 하락세에서 모두 최고의 성과를 거둔 기업이 생존하며, 결과적으로 암호화폐 부문에서 고르지는 않지만, 제법 지속적인 성장세를 기록하게 될 것이라고 본다. (딕슨은 2020년에 공개한 글과 관련한 인터뷰 요청을 거절했다.)

커치 교수는 암호화폐 부문이 더 심각한 하락세 속에서 살아남을 가능성을 확신하지 못한다. 그는 “이전의 암호화폐 겨울이 결과적으로 사소한 일이 될 수도 있다. 암호화폐 겨울과 관련된 이들 모두 진정으로 암호화폐를 신뢰하였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이제는 맷 데이먼(Matt Damon), 톰 브래디(Tom Brady) 등 유명인이 더 많은 이들의 암호화폐 플랫폼 유입을 이끌어, 지속 가능한 성장세 기록이 더 어려워질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번 암호화폐 겨울이 암호화폐의 빙하기와 같은 심각한 하락세로 이어질 수 있다.

암호화폐 업계 거품이 터졌지만, 여전히 암호화폐 부문 전체가 사라지지는 않았다. 2000년 시장 붕괴 당시 대다수 전자상거래 기업이 사라졌다. 다만, 아마존을 비롯한 소수 기업만이 계속 거대한 규모로 성장했다. 지금은 암호화폐를 아예 포기할 때가 아니지만, 어떤 스타트업이 어떤 방식으로 진화를 거듭하면서 실제 수요를 충족하는가 지켜봐야 할 때이다.

현재 암호화폐 업계에 닥친 각종 난제는 암호화폐 업계에만 단독으로 발생한 문제가 아니다. 대신, 현재 암호화폐 스타트업의 고난은 아직 발생하지 않았다면 여러 업계 전반의 힘겨운 시기 발생 신호로 충분히 다루어야 할 것이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After Layoffs, Crypto Startups Face a ‘Crucible Mo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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