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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각 틱톡, 무엇을 다룰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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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각 틱톡, 무엇을 다룰까?
틱톡 사용자 중 색의 냄새를 맡거나 음악을 보거나 소리를 맛볼 수 있다고 주장하는 이가 증가한다. 그런데 사실일까?
By AMELIA TAIT, WIRED UK

제임스 찰스(James Charles)가 노래하는 목소리는 플라스틱 병에 담긴 5달러짜리 보드카와 같은 맛이다. 은유적 표현이 아니다. 틱톡 사용자 @tessfstevens가 제임스 찰스라는 인터넷 속 인물의 노래를 들을 때 느끼는 맛을 말 그대로 표현한 것이다. 틱톡 사용자 @henpuffs는 하비(Harvey)라는 이름은 불에 구운 BBQ 소스와 같은 맛이 나며, 데이지(Daisy)라는 이름은 햇빛에 둔 버터와 같은 맛이라고 주장한다. 마일리 사이러스(Miley Cyrus)의 목소리는 어떤 모습일까? 2021년, @sarahkraning이라는 틱톡 사용자는 마일리 사이러스의 음색이 진한 초록빛에 약간의 하늘색 빛이 감도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말한 틱톡 사용자를 비롯한 많은 이들이 두 가지 감각을 교차하는 공감각을 지녔다고 주장한다. 즉, 색상의 냄새를 맡거나 음악을 보거나 소리를 맛볼 수 있다는 의미이다. 이와 같은 감각적 콘텐츠는 틱톡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공감각(#synesthesia)이라는 해시태그의 누적 조회수는 2억 8,900만 회를 넘었으며, 모두 자신의 이름에서 느낄 수 있는 맛이나 가장 좋아하는 노래의 색상을 표현해달라고 문의한다. (틱톡 사용자 최소 한 명이 공감각 문의에 대한 대가로 페이팔 기부금 지원을 요청한다.)

그런데 잠깐만 다시 생각해보자. 공감각은 희귀한 것이지 않은가? 누군가가 단어의 맛을 보는 언어-미각(Lexical-gustatory) 감각을 지닌 이는 전 세계 인구 중 0.2% 미만이다. 그런데 틱톡에서는 공감각을 지녔다고 주장하는 이가 그토록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 그리고 많은 이들의 비호감을 산 유명인에게서는 아무 문제 없이 나쁜 맛을 느끼면서 대중이 좋아하는 이들에게서는 따뜻한 옥수수식빵과 스노플레이크와 같은 맛을 느끼는 이유는 무엇일까? 과거, 해리성 정체 장애를 앓고 있다고 주장한 틱톡 사용자 여러 명이 정신질환 상태를 속여 인기를 얻었다는 이유로 비난받았다. 최근의 공감각 틱톡에도 같은 현상이 발생하는 것일까?

이처럼 현재의 공감각 콘텐츠는 공감각을 둘러싼 오랜 회의주의적 관점의 일부분이다. 1993년, 신경학자인 리처드 E. 사이토윅(Richard E. Cytowic)이 공감각을 지닌 전 세계 인구는 단 10만 명이라는 추산 결과를 최초로 제시했다. 비교적 최근에는 영국 서섹스대학교 멀티센스 공감각 연구실에서 전 세계 인구의 4.4%가 공감각을 지녔다고 발표했다. 『공감각: 가장 기이한 것(Synaesthesia: The Strangest Thing)』의 저자인 신경과학자 존 해리슨(John Harrison) 박사는 “공감각이 실제로 보편적이라는 의구심이 있다”라고 말했다.

해리슨 박사는 1980년대, 심리학자인 사이먼 배런 코헨(Simon Baren-Cohen) 박사와 처음 공감각 연구를 시작했을 당시 사실상 런던의 신경안과학회에 코웃음을 쳤다고 밝혔다. 해리슨 박사는 “불과 몇 년 후, 뇌 사진 여러 장을 들고 신경안과학회를 다시 찾아갔다. 그때, 학회의 모든 관계자가 ‘그 사진에 무언가가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라며, 과거의 상황을 전했다.

1995년, 해리슨 박사와 배런 코헨 박사는 공감각 보유자 6명을 대상을 PET 정밀 검사를 하면서 단어와 어조를 말하는 것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공감각 보유자 모두 소리를 들었을 때, 시각 피질의 감정이 풍부한 상태인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해리슨 박사는 검사 결과에 놀랐다고 밝혔다. 피검사자의 감각 경험이 주관적으로 형성된 것이 매우 놀라웠다고 말했다. 이후 갈수록 뇌 이미지 연구가 더 많이 진행됐다. 해리슨 박사는 낭만적 신경이 주류로 이동한 현상을 보았다고 전했다.

해리슨 박사는 길거리 혹은 틱톡에서 평범한 이들을 보면, 공감각이 있다고 주장하는 이들은 자산과 시간 여유를 떠나 공감각이라는 약속만 한다고 말했다. 경험의 객관성은 공감각자도 자기 경험을 스스로 의심한다는 의미이다. 공감각 하위서브에는 “공감각이 가짜인 것 같다”, “내가 누군가를 속이는 것인지 확실히 모르겠다”, “누군가를 속이는 것인가?” 등과 같은 글이 게재되었다. 일부 레딧 이용자는 단순히 특별하거나 멋진 모습으로 보이기를 원하는 것에 우려를 제기했다.

그렇다면 틱톡의 공감각자와 관련, 중요한 부분은 무엇일까? 해리슨 박사는 40년 전, 공감각자를 처음 만났을 당시 조롱받을 것을 우려해, 공감각이 있다는 사실을 밝히는 것을 꺼리는 모습을 보였다고 전했다.
 
[사진=Pixabay]
[사진=Pixabay]

물론, SNS 속 영향력에 눈이 먼 이들이 추구하도록 유혹을 줄 수 있는 요소이지만, 공감각 틱톡은 단순히 스스로 강화할 수도 있다. 해시태그는 감각 상태의 인식을 제기하면서 그 대가로 더 많은 사람이 공감각을 지닌 사실을 인지하도록 한다. 미니애폴리스의 29세 아티스트이자 청각과 시각 공감각이 있는 틱톡 사용자인 사라 크라닝(Sarah Kraning)은 대학 심리학 강의를 통해 공감각이라는 상태를 처음 접했다. 크라닝은 “매우 감정적이면서도 큰 영향을 미쳤다”라고 말했다.

크라닝은 어린 시절, 친구와 가족에게 자기 감각을 이야기하면 비웃음을 사거나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을 보고는 공감각을 이야기하지 않았다. 크라닝은 소리를 들을 때, 색상과 질감, 패턴을 볼 수 있으며, 교사가 시험 도중 음악 연주를 할 때 큰 어려움을 느꼈다. 이제는 듣는 것을 바탕으로 제작한 예술 작품을 판매하면서 팔로워 51만 2,000명을 보유한 틱톡에서 공감각을 주기적으로 이야기한다. (크라닝은 이 기사의 첫 문단에서 마일리 사이러스의 목소리가 약간의 하늘색 빛이 감도는 진한 초록색과 같다고 표현한 틱톡 사용자이다.)

크라닝은 2007년, 텍사스대학교에서 개발한 일련의 공감각 배터리(Synethesia Battery) 테스트를 한 적이 있다. 해당 테스트는 크라닝의 청각, 시각 공감각이 일관적이라고 판단했다. 크라닝은 “테스트 결과를 이해한다. 공감각 교육을 받은 적이 없다는 사실을 이해한다”라며, 회의적으로 말했다.

하지만 틱톡 사용자는 크라닝과 같은 이를 친절하게 맞이했다. 크라닝은 “공감각을 지닌 이를 수용하면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는 것을 재확인한 순간이었다”라고 말했다. 크라닝에게 틱톡은 공감각을 알리면서 인식을 기르도록 할 수 있는 수단이었다. 그는 “어린 시절에는 항상 외로웠다. 많은 사용자가 댓글을 남기면서 실제로 무언가를 본 것과 같다는 느낌을 말할 때, SNS가 가장 강력한 때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모두가 보이는 것 혹은 냄새나 맛을 보는 것 그대로인 것은 아니다. 영국 뉴캐슬 출신 23세 술집 직원인 헨리 그레이(Henry Gray)는 팔로워 1만 2,000명을 보유한 틱톡 계정 @henpuffs를 운영한다. 그레이는 틱톡을 통해 사용자의 이름을 듣고 떠오르는 것을 말해주며, 사용자는 보답으로 페이팔에 기부금을 보낸다. 그레이는 그동안 게재한 영상 중에는 ‘커스티(Kirsty)’라는 이름에서 소변 냄새가 난다고 말한 무언가 의심스러운 듯한 영상이 있다. 해당 영상의 코미디 스타일 영상은 누군가가 “친구 부모님께서 이혼하신 뒤 매우 슬퍼한다. 커스티라는 이름의 맛을 알려줄 수 있는가?”라는 답글을 남긴 뒤 올린 영상이다.

그레이는 친구에게 영상 댓글을 요청한 사실을 인정했다. 실제로 부모님께서 이혼하셨다고 밝힌 커스티라는 친구는 없다. 그러나 그레이는 공감각을 지닌 인물이다. 그레이는 어린 시절부터 특정 단어에서 맛과 자극을 느끼면서 이미지를 떠올릴 수 있었다. 그는 어린 시절, 사촌인 에밀리(Emily)와 같이 테이블에 앉아 딸기 푸딩을 먹으면서 에밀리에게 “지금 먹는 푸딩, 엄청 좋아하겠네!”라는 말을 했던 때를 기억한다. 당시 그레이가 에밀리의 이름에서 느낀 맛이기도 하다. 그레이는 자기 이름이 도시락 상자에서 약간 뭉개진 소프트 햄과 치즈가 들어있는 샌드위치 같은 맛이라고 말했다.

그레이는 이메일을 통해 “무심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커스티라는 이름을 들으면 소변 냄새가 날 때가 많다”라고 말했다. 그레이는 친구에게 부탁한 댓글을 본 뒤 커스티라는 이름의 감각을 말한 것이지만, 틱톡 영상으로 남긴 반응 자체는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런데 친구를 동원하여 영상을 게재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내 계정은 주로 사용자에게 웃음과 흥미를 주기 위한 영상을 올린다”라고 말했다. 또, 그레이는 틱톡에서 존재감을 원하기도 한다. 작전은 성공적이었다. 커스티라는 이름을 이야기한 영상의 조회수가 70만 건을 돌파했다.

그레이는 스스로 ‘매우 창의적’인 인물이라고 말하면서 유머러스한 접근방식이 대중의 공감각에 대한 인식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하지만 그레이는 간혹 아무 맛도 나지 않는 이름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했으며, 간혹 아무 맛도 없는 이름을 이야기하는 영상을 올린다. (그러나 기부금을 전할 때는 그에 대한 반응을 하지 않는다.) 그레이는 간혹 코미디 목적을 과장하기도 한다. 그는 “예를 들어, 베타니(Bethany)가 웨이퍼 비스켓이라면, ‘지방’과 ‘두꺼움’을 더해, 전국의 모든 베타니를 모욕하기라도 하듯이 조금 더 재미있게 설명하고자 한다”라고 말하며, 결과적으로 사용자가 베타니 이름을 이야기한 영상을 주변 친구와 더 많이 공유하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어서 “그러나 전체적으로 실제 느끼는 감각을 이야기한다”라고 말했다.

이후 영상을 본 대중은 유머 감각을 더하거나 사실이라고 보기에는 너무 좋은 영상에 정확함을 완벽하게 더하면서도 전반적으로 공감각이라는 감각에 회의적인 시선을 추가하지 않도록 신중한 모습을 보인다. 줄리아 심너(Julia Simner) 서섹스대학교 공감각 연구소 소속 신경심리학 교수는 “공감각이 있다고 주장하는 이들의 능력을 무시하지 않을 것이다. 공감각이 있는 이들은 종종 어린 시절 주변 인물의 무시를 받는 탓에 힘든 시간을 보낸다”라고 말했다.

여전히 공감각 연구를 둘러싼 여러 가지 의문점이 남아있다. 대부분 공감각이 발생하는 정확한 원인을 지지할 근거와 관련이 있다. 그러나 공감각자의 세계에서 틱톡은 위안을 주면서 공감각이라는 개념 인식을 기르고 흥미를 줄 공간이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What’s the Deal With Synesthesia TikT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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