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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 드론, 우크라이나에 유례없는 무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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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 드론, 우크라이나에 유례없는 무기 제공
감시 활동부터 수색 및 구조 작업까지 상용화 드론이 러시아 공격에 맞선 우크라이나 국방부에 전례 없는 수준의 영향을 준다.
By MATT BURGESS, WIRED UK

눈발이 날리는 우크라이나 북부 트로스티아네츠(Trostyanets) 마을의 길거리에 러시아 미사일 시스템이 계속 발사된다. 탱크와 군용 차량이 주택과 마을 철로를 따라 무기 시스템 양측에 주차되었다. 그러나 무기는 작동하지 않는다. 우크라이나 드론이 수십 미터 위에 남아서 공격 상황을 기록한다. 드론은 첨단 무기 시스템이 아닌 누구나 구매할 수 있는 작은 상용화 장비이다.

2022년 말, 블라디미르 푸틴이 우크라이나를 침략한 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모두 모든 모양과 크기의 드론을 동원했다. 가장 큰 규모의 드론은 항공 감시용으로 사용해 지상의 표적을 공격할 수 있는 대규모 군용 드론이다. 반대로 소형 상용화 드론은 별도의 전문 훈련 없이 누구나 띄울 수 있으며, 여행 가방 크기의 박스를 장착한 채로 하늘을 이동한다. 대형 드론과 소형 드론 모두 과거 대치 상황에 동원된 적이 있으나 현재 우크라이나에서 소형 상용화 드론을 사용한 것은 유례없는 일이다.

소셜 미디어에 공유, 게재가 이루어지는 드론 영상은 전쟁의 잔혹함을 담아내며, 전쟁 도중 발생한 일을 공개한다. 드론은 전쟁으로 황폐화된 우크라이나 도시 부차(Bucha)의 전투 현장을 담아냈다. 해당 영상으로 탱크가 여러 줄로 길거리 전체를 행진하며, 군인이 탱크와 함께 나란히 이동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상용화 드론은 언론인이 키이우와 마리우폴의 실제 전투 규모를 자세히 작성하는 데 도움을 주면서 불에 탄 건물 잔해 옆을 비행했다.

카메라에 포착된 러시아 군인이 시민을 향해 총을 겨누면서 공중에 공격 중단 신호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군대는 러시아 군대의 폭발물을 제거하며, 실시간으로 움직임을 관측하고는 러시아 군대를 기습 공격한다. 어느 한 영상 속에서는 러시아 군인이 남긴 군용 차량을 드론이 발견한다. 러시아 군인은 군용 차에서 도망쳐 눈 속으로 뛰어든다. 또 다른 영상은 드론이 공중에 떠서 헬리콥터가 비행하는 즉시 추락하는 모습을 기록했다.

우크라이나 드론 기업 드론UA(DroneUA) 창립자 발레리 이아코벤코(Valerii Iakovenko)는 “드론은 그동안 예측한 전쟁 전개 방향을 바꾸었다. 이제 정보가 중요하며, 적군의 움직임이나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데이터를 수집하여 전송하고는 무기 발사 계획을 변경한다. 파괴 반대 작전이 중요하다. 물론, 수색과 구조 작업도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아코벤코는 우크라이나 군대가 정찰용 드론 총 6,000대 이상 운영하며, 드론으로 일론 머스크의 스타링크 위성 시스템과 연결해 영상을 게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2014년에 드론이 정보 부대의 집중 중심 사항이 되었다. 그러나 오늘날 우크라이나 군대가 사용하는 드론 규모는 과거와 비교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러시아는 2014년, 우크라이나를 침략해 크림반도를 합병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모두 전쟁 도중 군용 드론을 사용한 적이 있으며, 우크라이나는 미국이 기부한 드론을 받았다. 군용 드론은 종종 장기간 고도가 높은 지점을 비행하면서 선박을 포함한 여러 표적에 무기를 발사한다. 그러나 다수 연구원이 말한 바와 같이 소형 상용화 드론을 전쟁에 대거 동원한 사례는 이례적이다. 소형 상용화 드론은 쉽게 망가질 수 있으며, 비행 지점에서 먼 곳까지 이동하거나 장기간 상공에 떠 있기 어렵지만, 간혹 전략에 도움을 주었다. (시리아를 포함해 과거 여러 전투에서 상용화 드론을 동원한 사례가 있지만, 우크라이나처럼 다량으로 동원한 사레는 없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민간 드론 연구원 파인 그린우드(Faine Greenwood)는 트위터와 텔레그램, 유튜브 등 여러 소셜 미디어에 공유된 영상을 이용해 우크라이나 내 상용화 드론 활용 사례 약 350건을 추적하여 기록했다. 그린우드 연구원도 기록한 영상 다수는 군대가 촬영한 영상이다. 간혹 민간인과 언론인이 촬영한 영상도 있다. 기록된 사건은 우크라이나에서 실제 드론을 활용한 사례 중 소수에 불과하다. 이아코벤코는 전쟁 범죄가 성립할 수 있는 영상을 수집하는 활동 이외에도 공격을 받은 건물을 정찰하면서 손상되거나 붕괴된 건물의 전력 공급 복구를 돕는다고 설명했다.

유럽 외교 관계 위원회 수석 정책 펠로 울라이크 프랭크(Ulrike Franke)는 “소형 상용화 드론과 함께 저렴한 공중 감시 장비나 심지어 공습 능력을 갖춘 무기를 확보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드론은 육군이 즉시 주변 군대를 감시하면서 무기 조준 지점을 재조정하고는 적군의 진전 상황을 막거나 생명을 구할 수 있는 행동을 취하는 데 도움을 준다. 프랭크는 “개인이나 소규모 게릴라 집단이 갑자기 공중 감시 능력을 갖추게 되었다. 10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드론 덕분에 전략적 발전과 승리가 있었던 부분이 확실하다”라고 말했다.

드론 영상은 정보 활동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직접적인 감시 데이터를 제공하는 것 이외에도 전쟁 종료 후 책임감에도 이바지했다. 그린우드 연구원은 “민간인을 대상으로 자행한 전쟁 범죄 정보에 실제로 적용할 수 있는 정보를 드론으로 수집한 첫 번째 사례이다”라고 말했다. 재판에 활용할 수 있는 영상 종류를 둘러싼 의문은 있지만, 그린우드 연구원을 포함한 다수 전문가가 전쟁 범죄 재판 증거를 수집하면서 우크라이나 드론으로 촬영한 영상을 보관한다.

우크라이나에서 사용한 상용화 드론 중 가장 뛰어난 드론은 중국 기업 DJI의 드론, 그중에서도 매빅 라인업이다. DJI의 소비자용 드론은 구매와 비행이 가장 쉬운 드론으로 알려졌다. 그린우드 연구원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군대 모두 DJI 드론을 사용한 사실을 관측했다고 밝혔다. 전쟁 초기 우크라이나 당국은 러시아 군대가 우크라이나 드론 감지 시스템을 이용해 우크라이나 군을 공격했다는 이유로 DJI를 기소했다. 그러나 DJI는 러시아 군대에 드론을 공급한 사실을 강력히 부인한다. 또한, DJI가 러시아 군대를 도왔다는 확실한 증거가 등장한 적은 없다.

2022년 4월 말, DJI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국에 드론 판매를 일시 중단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DJI는 군사 목적으로 자사 드론을 홍보하지 않는다고 거듭 주장하며, 군사 목적으로 사용하도록 드론을 변경할 수 있다는 주장을 부인했다. DJI 대변인 애덤 리스버그(Adam Lisberg)는 “DJI는 특정 국가를 겨냥할 의도로 드론 판매 중단 조치를 시행한 것이 아니다. 자사 원칙에 따른 공식 성명을 발표한 것뿐이다. DJI는 피해를 일으킬 목적의 드론 사용을 혐오하여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에서의 드론 판매를 일시 중단해, 자사 드론을 전투에 사용하는 사례가 전혀 없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데 도움이 되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DJI가 군사 목적 드론 사용 의혹을 부인했으나 실제로 DJI 드론은 전쟁 도중 무기화되었다. 러시아와 무인 자동화 군사 시스템을 집중적으로 연구하는 비영리단체 CAN 고문인 새뮤얼 벤뎃(Samuel Bendett)은 “상용화 DJI 드론을 군사 목적으로 대거 동원하는 사례를 예측한 이는 없었을 것이다. 이번 사례는 모든 대치 상황 도중 드론 확산을 아예 막아야 하는지 의문을 제기하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세계 각지의 자선 단체와 기업, 개인이 우크라이나 군대에 드론을 기부했다. (그린우드 연구원은 러시아 군대도 드론 기부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 근거로 친러 성향 전투 집단의 상용화 드론 사용 논의를 담은 텔레그램 메시지를 지목했다.)

전쟁에 상용화 드론이 동원된 사례는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이 처음이 아니지만, 드론은 전쟁과 같은 적대적인 환경에서 사용하도록 설계된 기계가 아니다. 벤뎃은 “드론의 단점은 군사 등급으로 제작된 장비가 아니라는 사실이다”라며, 비행 중인 드론을 격파하도록 설계된 반(反) 드론 기술이 전쟁 도중 동원된 드론을 공격할 수 있다는 점을 덧붙여 전했다. 와이어드가 이번 기사를 작성하고자 인터뷰한 드론 전문가 모두 비행 중인 드론이 초기 예상처럼 격파된 사례는 없었다고 말했다. 특히, 러시아 군대가 드론을 공격한 사례가 없었다고 언급했다.

벤뎃은 “전시 상황에 간단한 상용화 드론을 비행하면, 군사 작전 위험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그린우드 연구원도 민간인과 언론인, 인도주의 작업 인력이 상용화 드론을 사용할 때 위험성이 더 커진다고 경고했다. 그는 “상용화 드론과 격전 지역의 큰 문제는 인도주의 원조 작업 인력이 주의하는 바와 같이 드론을 비행하는 이와 별도의 현장을 볼 수 없다는 점이다. 실제로 드론으로 보는 장면은 인도주의 작업자가 보는 장면과 똑같다”라고 말했다. 민간인이 띄운 상용화 드론은 군인이 띄운 드론과 큰 차이가 없다.

그린우드 연구원은 민간인의 드론을 공격할 때, 인도법 적용 시 발생할 일에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린우드 연구원은 “원조 작업자가 드론을 띄우고, 다른 민간인이 드론을 볼 때는 적군이 띄운 드론이라고 추측할 것이다. 그렇다면, 원조 작업자가 띄운 드론을 공격 표적으로 삼고 격파해도 괜찮은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Small Drones Are Giving Ukraine an Unprecedented Ed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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