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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산업, 정직하게 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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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산업, 정직하게 변한다
아무도 폰지사기를 걱정할 필요가 없는 암호화폐 산업은 어떨까?
By GILAD EDELMAN, WIRED US

NBA 플레이오프 도중 암호화폐 거래소 FTX 광고 영상이 송출됐다. FTX 광고에는 스테픈 커리가 씨리얼을 먹고 파스타를 만들면서 얼음 조각상을 만드는 등 한가로운 일상을 보내는 모습이 등장한다. 그와 동시에 샤킬 오닐은 광고 해설을 통해 커리가 암호화폐와 관련해 알아야 할 모든 정보를 알고 있다고 말하지만, 커리는 좌절한 채로 오닐의 해설을 부인한다. 커리는 마지막에 카메라를 보면서 “나는 암호화폐 전문가가 아니다. 그리고 암호화폐 전문가가 될 필요도 없다. FTX와 함께한다면, 안전한 암호화폐 매수와 매도, 거래에 필요한 모든 활동을 할 수 있다”라고 말하며, FTX 앱을 실행한 스마트폰을 들어 올린다.

커리와 FTX가 정직했다는 점에 칭찬한다. 커리가 등장하는 새로운 광고는 누구나 분명히 주목했어야 하는 부분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바로 암호화폐, 그리고 NFT 열풍에 편승하면서도 무엇을 판매하는지 거의 알지 못하는 수많은 유명인에 주목했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기업 후원이라는 거래 특성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운동선수가 광고에 출연하는 이유는 특정 상품 판매가 아닌 돈 때문이라는 사실을 누구나 알고 있다. (훌루는 실제로 사실과 모순되는 일련의 흥미로운 상업 광고를 제작했다.) 필자는 지난 시즌 4,500만 달러를 받고 NBA 선수로 활약한 커리가 서브웨이 샌드위치를 많이 먹는 것에 의구심을 지녔다. 그러나 커리가 최근 상업 광고로 홍보한 스테이크와 치즈, 올 아메리칸 클럽(All-American Club) 사이에서 선택할 수 있다고 본다. 반면, 커리나 톰 브래디, 패리스 힐튼, 찰리 디아멜리오, 스눕독, 맷 데이먼 등이 암호화폐 투자 시 누군가가 구매하는 요소를 설명할 수 있다는 점이 놀라울 수 있다.

그리고 커리가 등장한 FTX 광고의 정직함은 암호화폐 산업이 오랜 시간을 할애해야 하는 새로운 표준을 정하는 냉소주의로 상쇄한다. 암호화폐 광고는 2021년 호황과 함께 각종 디지털 자산 가격이 상승세를 기록하자 쏟아지기 시작했다. 슈퍼볼 시즌은 암호화폐 산업이 거액을 투자하여 대규모 상업 광고를 제작한 것으로 유명하다. 가장 주목할 만한 사례는 코미디언 래리 데이비드(Larry David)가 등장해 암호화폐를 일시적인 유행으로 치부하면서 “래리처럼 되지 마라”라는 자막이 등장하는 FTX의 광고이다. 몇 차례 관측과 함께 지목된 바와 같이 FTX 광고와 같은 암호화폐 업계의 광고가 암호화폐의 기본적인 장점을 생략한다는 점이 눈에 띈다. 대신, 래리처럼 지금 당장 암호화폐 매수에 나서지 않는 시청자가 후회할 것이라고 언급하며, 기회를 놓친다는 우려를 서서히 불러일으킨다.

기회를 놓친다는 우려 자극 광고는 적어도 소비자가 투자 전 암호화폐를 학습할 가능성을 열어 둔다. 커리가 등장한 FTX 광고는 거짓을 배제한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어떤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지 않는 것과 무지한 것은 다르다. 그러나 광고는 암호화폐를 이해하지 못해 그동안 투자를 주저하던 이들을 대상으로 한다. 암호화폐 지식수준이 높지 않아 투자를 꺼리던 이들에게 남기는 메시지는 “걱정하지 마라. 스테판 커리도 암호화폐 전문가는 아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 실제 투자자 중 암호화폐 전문가는 없을 수도 있다!”라는 메시지를 남긴다. 다른 이들이 암호화폐에 무지한 상태에서 투자에 뛰어든다면, 암호화폐 투자로 손실을 기록할 확률이 높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암호화폐 투자를 시작하도록 유도한다. FTX는 와이어드의 문의에 답변하지 않았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전설적인 투자자 워렌 버핏은 “이해할 수 없는 산업에는 절대 투자하지 마라”라는 조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버핏이 그와 같은 말을 한 적이 있는지 확실하지 않지만, 과도한 투자를 하지 말라는 의미가 되었다.) 기존 투자자는 대중이 투자하는 기업이 시간이 지나면서 가치 상승세를 기록하리라는 도박을 한다. 근본적인 향상과 함께 기업이 상승세를 기록해 수익이 높아진다면, 기업의 상승세 이익을 위해 기꺼이 투자하려는 이들이 증가하면서 지분 가치가 상승할 것이다. 기업의 수익 창출 방식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주식 흐름 방식을 합리적으로 판단할 근거가 없다. 그러나 커리가 등장한 광고에서 분명히 드러난 바와 같이 암호화폐 산업은 투자 전 기본 정보 파악이라는 중간 단계를 생략한다. 근본적인 요소를 잊는다. 일반 투자자에게는 특정 암호화폐 구매 결정이 앞으로 누군가가 투자하고자 하는 대상에 순수하게 투자하는 것으로 보인다. 철학적으로 기존 주식 시장 투자보다는 암호화폐와 더 가까운 밈 주식 대유행 현상의 정신이기도 하다. 

순수하게 실제 투자하고자 한 금액보다 더 큰돈을 지출할 의사가 있는 미래 투자자를 찾는 데만 의존해 가치 변동이 이루어지는 투자 형태도 있다. 이를 폰지사기라고 일컫는다. 비판 세력은 거의 모든 암호화폐가 오래 존재한 만큼 암호화폐를 폰지사기와 연결한다. 최근, 폰지사기 관련 비판은 예상치 못한 소식통이 제시했다. FTX CEO 샘 뱅크만 프라이드(Sam Bankman-Fried)는 2022년 4월 말, 오드 랏츠(Odd Lots) 팟캐스트에 출연했다. 토론 도중 블룸버그 경제 칼럼니스트 매트 레빈(Matt Levine)이 뱅크만 프라이드에게 이자 농사 설명을 요청했다. 이자 농사는 이자가 매우 높지만, 순식간에 가치가 폭락할 수도 있는 투자자가 유동성 풀을 매수하는 암호화폐 투자 형태이다.

뱅크만 프라이드는 레빈에게 엄청난 마케팅 거짓 발언을 하면서도 정작 아무것도 하지 않는 박스 제작 기업을 상상해보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해당 기업이 누구나 구매할 수 있는 토큰을 발행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기업이 제작한 박스에 투자를 이어가야 할 매력적인 이유를 정확히 얻지 못했다. 결국, 기업은 박스에 자산을 투자하여 자금을 빌려주는 모든 이들에게 토큰을 더 분배하겠다고 약속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토큰 유행이 200억 달러 상당의 시가총액 달성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레빈이 지적한 바와 같이 실제 가치는 0달러가 되는 것이 맞다.) 그렇다면, 가치가 있는 토큰을 위해 박스에 투자하고자 하는 이가 증가하면서 더 많은 이들이 박스에 투자하여 가치가 더 상승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뱅크만 프라이즈는 “많은 투자자가 투자를 결정한 자산만 보유한 가치 있는 박스이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있다고 지적할 이들이 있는가?”라고 말했다.

이에, 레빈은 “스스로 제법 냉소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방금전까지 말한 이자 농사 원리는 내 견해보다 훨씬 더 냉소적이다. 폰지사기에 가담해 꽤 높은 수익을 얻는 것이다”라고 언급했다.

놀랍게도 뱅크만 프라이드는 레빈의 말에 크게 반대하지 않았다. 그는 “매우 타당한 반응이다. 또, 유동성이 꽤 우울한 면이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보다 훨씬 더 암울한 일은 암호화폐 시장에서 아무 일도 발생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주요 암호화폐 거래 플랫폼 최고위급 임원이 이자 농사의 단점을 제법 비판적으로 이야기하며, 인기 팟캐스트에서 자신이 폰지사기에 어느 정도 발을 들인 사실을 인정한 일이 암호화폐 부문의 위기나 신뢰도 상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렇지 않다. 뱅크만 프라이드의 설명은 많은 투자자가 아무것도 없는 박스에 투자하는 것에 개의치 않는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물론, 자산을 투자한 박스에서 추후 더 많은 돈을 찾을 수 있다고 판단할 때의 일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암호화폐 시장을 주식 시장과 비교하는 것 자체가 실수일 수도 있다. 어쩌면 도박과 비교하는 것이 더 적합할 수도 있다. 사실 슬롯 기계가 하는 일도 아무것도 없다. 말 그대로 돈을 먹고 뱉는 박스일 뿐이다. 도박 산업은 대부분 성공에 모든 것을 건다는 보편적인 지식이 있어도 승승장구한다.

도박과 마찬가지로 암호화폐 투자 시 아무것도 없는 박스에 돈을 넣는 위험성을 피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 암호화폐 경제에서는 아무것도 없는 곳에 투자하는 위험성을 피하기 어렵다. 개인적으로 투자하지 않더라도 암호화폐 세계에 발을 들일 수 있다. 은퇴 자금으로 슈퍼볼 광고에 도박하지 않지만, 2021년 가을에 버지니아주 페어팩스 카운티의 공공 연금 펀드 기업 두 곳이 암호화폐 펀드에 투자했다. 그리고 현재는 이자 농사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랫동안 암호화폐에 회의적인 견해를 지닌 월가 은행도 마지못해 큰 수익을 놓칠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직접 암호화폐 산업에 깊이 발을 들이기 시작했다.

암호화폐의 운명에 더 깊이 개입한 부분은 경제뿐만이 아니다. 암호화폐 부문 상승세는 처음으로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백만장자와 억만장자 탄생이라는 결과를 생성했다. 그중 일부는 정치적 야망이 있는 이들이다. 워싱턴포스트의 최근 보도 내용과 같이 암호화폐 투자자와 암호화폐 산업 고위급 임원 여럿이 곧 다가올 중간선거에 수백만 달러를 투자해 암호화폐 산업이 선호하는 규제 방향을 지지할 후보 선출을 도울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그리고 30세에 총 240억 달러 상당의 자산 가치를 기록한 뱅크만 프라이드가 미국 정치계에 남기는 발자취를 늘리고 있다. 뱅크만 프라이드의 기부는 암호화폐 친화적 규제보다는 코로나19 대비 목적이 더 큰 것으로 드러났다. 이타심을 실천하는 뱅크만 프라이드는 자기 자산 다수를 가장 큰 영향력을 펼칠 수 있는 명분을 위해 지원했다. 암호화폐 박스의 역할 중 하나는 타인의 계좌에서 자기 계좌로 자산을 이체해, 적절한 이체가 이루어지는 것을 보면서 자산 이체 방향을 지정하는 것이다. 뱅크만 프라이드는 타인의 자산으로 자산을 투자한 이가 직접 할 수 있는 행동보다 더 좋은 일을 많이 하는 데 지출하는 듯하다. 나머지 투자자는 뱅크만 프라이드와 최근 등장한 다른 암호화폐 부자가 올바른 일을 하기를 바란다. 어찌 되었든 대다수 투자자는 암호화폐 전문가가 아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The Crypto Industry Is Getting Too Hon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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