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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분 회의, 갈수록 인기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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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분 회의, 갈수록 인기 얻는다
회의 시간 단축이 디지털 번아웃 퇴치에 도움이 될 것이다.
By MEGAN CARNEGIE, WIRED UK

2022년 4월, 업무 관리 플랫폼 아사나(Asana)는 내부 실험을 시작했다. 직원을 대상으로 회의 시간 가치 평가를 요청한 뒤 참석자 5인 이하인 반복 회의를 취소했다. 모든 회의가 가치 있다는 평가를 받기 전까지는 48시간 동안 회의 일정을 잡지 않았다.

아사나 생산성 전문가 레베카 힌즈(Rebecca Hinds)는 “많은 직원이 이전과는 다르게 회의 시간을 단축했다. 30분 동안 진행하던 회의는 15분으로 단축했으며, 회의 종료를 시사하는 말은 줄어들었다. 마지막 단계에서는 감사 이후 회의 시간 가치를 평가했다"라고 말했다. 힌즈는 회의 시간 단축 후 월평균 11시간, 1년 약 17일, 주 3회에 이르는 시간을 절약하게 되었다고 덧붙여 전했다.

아세나가 직원 1만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 직원 40%는 1년 전보다 영상 통화 시간이 증가했으며, 52%는 회의 도중 여러 업무를 동시에 처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영국과 호주 직장인 약 50%, 미국 직장인 1/3은 회의 후 평일에 정신적, 신체적 피로를 느낀다.

화면을 장시간 사용한 탓에 발생하는 디지털 피로감이 증가하는 추세이다. 취업 포털 인디드(Indeed)가 공개한 조사 결과, 2021년 4월, 미국 직장인 52%가 번아웃을 호소했다. 또, 67%는 코로나 시대에 번아웃 증상이 더 심각해졌다고 밝혔다. 원격 근무 이후 번아웃이 더 심해졌다고 밝힌 응답자 비율은 38%이다.

디지털 피로 퇴치 시도와 함께 기업 관리자 사이에서 회의 시간을 15분으로 단축하려는 움직임이 인기를 얻었다. 2021년 7월, 베를린 B2B 금융 자동화 플랫폼 모나이트(Monite)는 관리 직원과 팀 동기화, 문제 해결 회의에 15분  회의를 적용했다. 모든 회의는 주기적으로 번갈아 가며 선정되는 중재자나 지도자 역할을 담당한 이가 참여한 채로 진행되며, 회의 흐름 도중 안건을 자세히 설명하기도 한다.

직원 5명 중 4명은 15분 회의를 활용한다. 모나이트 공동 창립자이자 CEO인 이반 마리아신(Ivan Maryasin)은 이미 15분 회의의 장점을 깨달았다. 그는 "회의 시간이 길어지면서 발생하는 문제가 명확히 드러난 줌 화상회의를 주로 이용할 때를 더는 무시하지 않는다. 이전에는 1시간으로 회의 시간을 정해도 결국 80분 동안 회의를 이어간다. 회의 시간이 20분 연장된 후 최고위급 관리자는 이미 문제를 무시하면서 다른 작업을 이어갔다"라고 말했다.

영국 소프트웨어 개발 스타트업 디스트리뷰티드(Distributed)는 코로나 시대에 100% 원격 근무에 돌입했으며, 원격 근무 시작 직후 15분 회의를 채택했다. 디스트리뷰티드 공동 창립자 칼럼 앤더슨(Callum Anderson)은 "계산하면, 8명이 참석한 회의를 1시간 동안 이어가는 것이 하루 동안의 전체 근무 시간과 같으며, 막대한 기업 운영 비용과 관련이 있다. 따라서 복합 근무와 원격 근무 인력을 둔 상황에서 시간 단축과 함께 핵심에만 집중한 회의가 훨씬 더 간단하다"라고 설명했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많은 기업이 15분 회의를 채택하기 시작했으나 집단 심리학자인 스티븐 로젤버그(Steven Rogelberg) 박사는 시간을 단축하여 집중도를 높인 회의가 구시대적이라고 주장한다. 로젤버그 박사는 "무엇으로 칭하든 행동 검토 이후의 장벽과 불신이라는 개념이 이미 수십 년 동안 신속한 프레임워크와 기관 전략에서 큰 비중을 차지했다"라고 설명했다. 로젤버그 박사는 빠른  회의에 다시 집착하기 시작한 현재의 흐름이 비공식적 상호작용의 부재 때문에 발생했다고 확신한다. 비공식적 상호작용은 많은 지도자가 원격 근무 인력 관리 방식 변경을 추진하게 된 요인이기도 하다. 또, 로젤버그 박사는 15분 회의가 신속한 동시 작업을 유지하면서 고립을 피하기 위한 수단 중 하나일 뿐이라고 본다.

다른 요소의 도움 없이 15분 회의만으로 지나친 일정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1시간으로 기본 설정된 구글 회의로 관리하면서 캘린들리(Calendly)와 두들(Doodle) 등 자동화 앱을 사용하면서 직원은 회의 일정이 가득한 하루 일정과 종종 일주일 전체 일정을 확인할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휴먼팩터랩(Human Factor Lab)은 직원이 화상회의 통화 한 건을 끝내는 즉시 다른 회의를 시작할 때 뇌의 스트레스 수치가 급격히 증가한다는 사실을 확인하며, 여러 기기를 계속 전환할 때의 심리적 영향을 입증했다. 회의를 먼저 주관하는 이가 아니라면, 회의 일정을 다루기 어렵다.

전문 직종을 떠나 업무에 더 깊이 집중하고 제대로 참여하기 위해 의미 있는 시간 간격이 필요하다. 주기적인 간격을 둔 작업 참여는 업무 집중 흐름을 방해하면서 생산성과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로젤버그 박사는 여러 차례의 연구를 통해 일정 시간 회의를 하면서 휴식 시간도 정해두면, 성취감과 만족감이 향상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5~10분 동안 회의 도중 휴식 시간을 두면서 회의 일정과 회의가 없는 날을 일정 간격으로 정하고, 회의 후 최소 2~3시간 연속 자유시간을 두는 것이 이상적이다.

로젤버그 박사는 "많은 이들이 회의가 가까워질 때 우려하는 부분은 타인을 위해 자기 시간 관리 권한을 포기하고 하루 동안 회의 때문에 시간 균형이 무너졌다는 느낌을 계속 받는 것이다"라고 언급했다. 긴 회의 시간 사이에 회의 대기시간도 길게 두면, 생산성에 아무 의미가 없다. 2015년, 오하이오주립대학교는 많은 이들이 회의 전 한 시간 동안 시간이 짧다고 느낀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많은 이들이 회의 때문에 집중도가 줄어들 것을 예측하기 때문이다.

2020년, 남라타 산두(Namrata Sandhu)는 100% 원격 근무 제도를 채택하는 기후 기술 스타트업 바우(Vaayu)를 창립하고, 15분 회의 기준을 도입했다. 산두는 "전문 직종에 종사하는 기간 중 대부분의 시간 동안 협업했다. 많은 이들이 일정을 정하는 태도의 영향을 받았다. 그 이유는 업무 일정이 가득 찬 상태이면서 모든 직원이 한자리에 모이기 2~3주 전부터 일정을 정해야 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바우 직원은 회의 일정과 관련된 문제를 완화하고자 계획을 미리 정하지 않는 것을 권장한다. 실제로 일정을 자유롭게 개방한 접근방식을 채택했을 때, 동시 협업이 더 많이 진행되었다. 산두는 "협업이 필요할 때마다 동료를 찾아 대화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많은 직원이 일정을 자유롭게 두었을 때, 더 생기를 찾으면서 업무 집중 시간이 늘어났다고 말한다"라고 전했다.

회의 계획에 앞서 각각의 회의가 필요한가 평가해야 한다. 정해진 시간에 모든 일을 처리하려는 태도를 중단하고자 할 때, 회의를 주관하기 전에도 회의 필요성을 다시 한 번 더 검토하는 것이 핵심이다. 로젤버그 박사는 안건의 틀을 잡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그는 "회의 주제가 아닌 안건을 질문의 답으로 두어야 한다. 만약, 어떠한 질문도 떠올릴 수 없다면, 회의가 필요하지 않다는 의미일 수도 있으며, 회의 필요성을 질문하면서 회의에 참석해야 할 인물을 판단할 수 있다"라고 언급했다.

기업은 협동 접근방식에 더 분명한 목적을 두어야 하며, 15분 회의 실험을 광범위한 전략으로 보완할 수 있다. 헬스케어 앱 개발사 쓰리바(Thriva)는 팀원이 동시에 업무를 하지 않을 때, 짧은 영상을 업데이트하며 복합 근무 중일 때도 업무 도중 잠시 산책 회의를 진행한다. 전자상거래 기술 공급사 알파그린 그룹(Alphagreen Group)은 줌 화상회의를 장시간 사용하면서 밀려오는 피로감을 줄이고자 셀프 뷰(self-view)를 실행하지 않도록 서서히 변화를 추진했다. 비영리 검색 엔진 개발 단체 에코시아(Ecosia)는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을 회의가 없는 날로 지정했다.

일부 기업이 회의 문화를 개선하고자 단계별로 발전 과정을 택하는 가운데, 다른 기업보다 한발 더 나아가 회의를 전혀 하지 않는 기업도 있다. 플랫폼 파트너십 기업 더소울(TheSoul) 부사장인 빅터 포트렐(Victor Potrel)은 회의를 하지 않거나 3년간 업무 메일을 보내지 않았다. 더소울은 70개국에 원격 근무 인력 2,500여 명을 두고 있으며, 2019년에는 프로젝트 관리 툴과 디지털 출판, 간편 메시, 영상 을 이용해 편리한 시간에 각자 업무를 진행하는 방안을 채택했다. 포트렐은 "많은 직원이 회의 없이 최소화된 수단만으로 업무를 진행할 때, 자신 있는 업무에 집중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메일과 회의는 구시대적인 업무 방식이다. 따라서 더소울은 모든 입사지원자에게 연락할 때, 면접을 보지 않는다. 많은 이들의 흥미를 충족시키며, 더소울이 신의 직장이라고 말한다"라고 전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The Rise of the 15-Minute Mee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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