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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주민, 금지 미디어 접속 위해 스마트폰 탈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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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주민, 금지 미디어 접속 위해 스마트폰 탈옥
어느 한 신규 보고서를 통해 북한의 소수 인원이 활발하게 활동하는 스마트폰 해커 집단이 디지털 제한 수준이 가장 엄격한 북한 정권에 맞설 수 있다는 사실이 제기되었다.
By ANDY GREENBERG, WIRED US

세계 대다수 국가에서 보편적으로 이루어지는 스마트폰 루팅(rooting)이나 탈옥(jailbreaking) 관행은 기기 사용자가 애플이나 구글 운영체제에 적용된 제한 사항을 조작해 다양한 앱과 소프트웨어를 설치할 때 사용한다. 반면, 북한 주민 중에서는 삶과 정신적인 측면에서 다방면으로 탈옥과 같은 기기 조작 행위를 이용해 더 확대된 시스템 제어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도록 하려는 이들이 증가하는 추세이다. 

4월 26일, 북한 전문 인권 단체인 루멘(Lumen)과 국책연구소인 스팀슨 센터(Stimson Center)의 북한 프로젝트인 38 노스(38 North)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연구원 마틴 윌리엄스(Martyn Williams)가 주민의 정보 접근 범위를 제한해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수준으로 인터넷을 제한하는 북한 스마트폰과 이동통신 상태 보고서를 발행했다. 해당 보고서는 북한 정권이 승인한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이 북한 사회에 만연하지만, 디지털 제한 조치로 북한 사용자가 정부 공식 제재가 없는 앱이나 파일을 내려받을 수 없도록 제한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보고서는 디지털 억압을 일삼는 북한 정권 내부에서 북한 탈옥 집단이라는 이례적인 새로운 세력에 주목했다. 북한 탈옥 집단은 스마트폰을 해킹한 뒤 몰래 인터넷 접근 권한을 되찾고는 북한 정권이 금지한 외국 콘텐츠 세계로 접속할 문을 연다.

윌리엄스는 “북한 정부와 북한 주민 사이에서 기술을 두고 끊임없는 전쟁이 펼쳐졌다. 신기술이 등장할 때마다 보통 북한 주민은 어느 정도 불법 목적으로 기술을 접할 방법을 모색한다. 하지만 비교적 최근까지만 하더라도 탈옥과 같은 형태의 기기 조작을 통한 기술 접근이 이루어진 사례는 없었다”라며, “미래 북한의 자유로운 정보 접근 측면에서 일부 주민이 기기를 탈옥해 정부 통제를 무너뜨리고자 할 의향이 있다는 사실을 시사한다”라고 말했다.

디지털 활동과 다른 여러 형태를 포함해 북한 내 문제 행동과 관련된 자세한 사항을 수집하는 일은 어려운 것으로 악명 높다. 억압 정권이 통치하는 북한이 어떠한 정보 관리 사항도 건네지 않는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극도로 어려운 일이다. 루멘이 확인한 북한 내 탈옥 관행은 탈북민 두 명과 인터뷰하여 수집한 정보를 바탕으로 한다. 그러나 윌리엄스는 탈북민 두 명 모두 자기가 소유한 스마트폰은 물론이고 타인이 소유한 기기까지 탈옥을 도왔으며, 서로 정보를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탈북민과 대화를 나눈 또 다른 북한 전문 연구원 여러 명도 북한 내 탈옥 관행과 비슷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고 밝혔다.

루멘과 윌리엄스가 인터뷰한 기기 탈옥 경험이 있는 탈북민 모두 정부가 승인한 중국산 중저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평양 2423(Pyongyang 2423)’과 ‘평양 2413(Pyongyang 2413)’을 해킹했다고 밝혔다. 이후 탈옥한 스마트폰으로 외국 미디어를 접하고 정부가 승인하지 않은 앱을 설치할 수 있었다. 두 탈북민의 탈옥 행위는 정부가 개발한 북한 주민의 스마트폰용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우회한다. 북한 정부의 운영체제는 수년간 기기에 내려받는 모든 파일에 북한 정부의 암호화 서명을 제출해야 한다. 암호화 서명이 없다면, 해당 파일은 즉시 자동 삭제된다. 두 탈북민 모두 기기 탈옥 후 스마트폰에 설계된 인증 제도를 제거하고 게임과 남한 영화, TV 쇼 등 외국 미디어, 북한 주민이 공산당 정권의 엄격한 금지 조치 시행 중에도 접근 방법을 찾는 데 혈안이었던 전자책까지 각종 금지된 앱을 설치할 수 있었다.
 
[사진=Pixabay]
[사진=Pixabay]

두 탈북민은 또 다른 전체주의 조치로 평양 스마트폰의 정부 개발 운영체제는 임의로 기기 스크린샷을 촬영한다는 사실을 언급했다. 스크린샷 촬영은 항시 이루어지는 주민 감시를 서서히 확립하고자 적용한 요소이다. 정부가 임의로 촬영한 스크린샷 이미지는 스마트폰 저장소에서 접근할 수 없어, 사용자가 직접 보거나 삭제할 수 없다. 스마트폰 탈옥 후에는 정부가 임의로 촬영한 감시 스크린샷에 접근한 뒤 삭제할 수 있다.

두 탈북민 모두 루멘과의 인터뷰에서 탈옥 후 친구의 기기 접근 제한도 제거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모두 상업적 서비스를 위해 스마트폰을 탈옥한 이들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종종 일상 속 활동 이외에는 정보 자유를 확대하기 어려웠다. 일부 사용자는 단순히 스마트폰을 중고로 판매하기 전 저장소를 비우기 위해 특정 스크린세이버를 설치하거나 스마트폰의 감시용 스크린샷을 삭제하고자 한다.

반면, 북한 전문 비영리 단체 LiNK의 박석길 대표는 루멘의 인터뷰에 응한 한 탈북민은 서양 세계의 해커와 같은 정신이 탈옥을 선택하는 데 부분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박 대표도 루멘이 인터뷰한 탈북민과 대화한 적이 있다. 박 대표는 “북한 주민이 기기 탈옥을 감행하는 데는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이 아니다. 단순히 할 수 있는 무언가를 하면서 능력을 시험하고자 쫓고 쫓기는 활동을 이어가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두 탈북민이 기기 제한 조치를 우회하고자 사용한 기술적 수단은 제한적인 중고 계정임을 고려했을 때, 분명하지 않다. 그러나 두 탈북민 모두 USB-C 케이블을 이용해 스마트폰을 윈도 PC에 연결한 뒤 탈옥 툴을 설치했다고 밝혔다. 한 탈북민은 평양 2423에 설치된 소프트웨어에 숨겨진 경로로 프로그램을 설치하는 데 이용할 수 있는 취약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취약점을 이용해서 탈옥 프로그램을 내려받는 동시에 중국으로 연결하고는 몰래 북한으로 다시 연결한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탈북민은 탈옥 툴 설치 경로를 정확히 밝히지 않았으나 평양 일류 대학인 김일성종합대학에서 컴퓨터 과학을 전공했다고 밝혔다.

오랫동안 북한 미디어와 기술을 연구한 오픈 테크놀로지 펀드(Open Technology Fund) 프로그램 부사장인 나트 크레천(Nat Kretchun)은 루멘이 인터뷰한 탈북민 두 명 모두 북한에서 급부상하는 스마트폰 탈옥 집단의 대대적인 대표 인물이라고 말했다. 크레천 부사장은 “북한 김일성종합대학이나 김책공업종합대학, 북한 지역 곳곳에 기본적으로 탈옥 툴을 제작하고는 기기 탈옥이라는 대담한 행동을 몰래 이어간다. 그와 동시에 직접 시행한 탈옥 활동을 되돌릴 수 있는 경로를 어느 정도 남겨둔다. 또, 기술 문해력이 어느 정도 있으며, 실질적으로 탈옥 프로그램이 실행하는 기본적인 방식을 정확히 구상하고 매우 영리한 우회 방식을 찾는 집단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크레천 부사장을 포함한 다른 여러 연구원은 컴퓨터 문해력을 갖춘 북한 주민이 매우 드문 편이며, 다양한 툴을 공유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북한 기기 탈옥 집단 구성원은 소수라고 밝혔다. 윌리엄스는 북한 스마트폰을 변경해 USB 연결 상태를 비활성화하는 일이 탈옥의 더 큰 걸림돌이 된다고 전했다. 다만, 2020년 말, 스마트폰 조작 프로그램 불법 설치 행위를 금지하면서 안전 프로그램 설계 없이 불확실한 프로그램 배포 조치를 차단하는 과정에 가담한 이들은 벌금형에 처한다는 법률 규정을 시행한 사실에 주목했다.

루멘이 발행한 보고서는 “스마트폰을 조작하는 북한 주민 수를 추산하기 어려우며, 인터뷰에 응한 탈북민이 설명한 내용 모두 탈옥 행위가 만연하지 않다는 점을 시사한다. 탈옥이라는 특정한 표현이 북한에도 존재한다는 사실은 북한 당국이 인지하면서 우려할 수 있는 규모로 이루어진다는 점을 시사한다”라고 분석했다.

북한 내 기기 탈옥 집단 규모는 상대적으로 작은 편이지만, 박석길 대표는 소수 스마트폰 해킹 집단도 북한 주민이 정부 통제에 맞서 싸우고자 한다는 사실을 드러낸다고 주장했다. 또, 세계 각국의 기기 탈옥 세력이 정부 통제에 맞서고자 하는 북한 주민을 돕도록 설계된 해킹 툴 개발과 배포 노력을 집중적으로 펼쳐야 한다는 사실을 덧붙여 전했다.

박 대표는 “북한의 탈옥 집단은 전 세계 기술 전문가 집단에 보내는 명확한 신호이다. 북한의 탈옥 행위는 정부에 맞서고자 하는 패기를 지녔다. 탈옥과 같은 기기 해킹은 북한 주민이 억압과 감시, 검열의 수동적인 객체가 아니라는 사실을 시사한다. 북한 주민은 해결책을 마련하면서 정부 억압을 우회해 북한 정부가 원하지 않는 바를 알게 되면서 정부가 체제 전복 요소로 판단한 것을 공유하며, 궁극적으로 북한 정권에 맞설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들어낸다”라는 견해를 피력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North Koreans Are Jailbreaking Phones to Access Forbidden M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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