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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최대 리튬 광산, 정치적 혼란에 빠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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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최대 리튬 광산, 정치적 혼란에 빠지다
유럽은 전기차 배터리 소재를 유럽 대륙 안에서 공급하고자 한다. 그러나 세르비아 선거 직전의 강력한 반대는 유럽 시민이 광물 채굴 기업을 불신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By MORGAN MEAKER, WIRED UK

온통 붉은색뿐인 지붕으로 덮은 여러 주택이 세르비아 서부 지역에 있는 곤지 네델지스(Gornje Nedeljice) 마을을 둘러싼 들판이라는 거대한 카펫을 가로질러 설립되었다. 마을 주민인 마리자나 페트코피치(Marijana Petković)에게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이다. 페트코비치는 2050년까지 달성한다는 목표로 추진되는 유럽의 경제 기후 중립을 위한 계획인 친환경 전환을 반대하지 않는다. 그러나 곤지 네델지스 마을 주민이 라즈베리를 재배하면서 벌떼를 유지하는 곳인 세르비아의 비옥한 자다르 계곡(Jadar Valley)이 다른 국가의 전기차 생산을 위해 파괴라는 피해를 감수하라는 요구를 받았다고 믿는 이들 중 한 명이다.

다국적 광물 채굴 업계 대기업인 리오 틴토(Rio Tinto)는 페트코비치의 집에서 약 300m 떨어진 곳에 전기차 배터리 100만 개를 생산할 수 있는 수준의 리튬이 있어, 24억 달러를 지출해 유럽 최대 리튬 광산을 형성하고자 한다. 그러나 페트코비치를 포함한 다른 지역 주민은 리오 틴토의 리튬 광산 설립 계획을 반대하면서 회복할 수 없는 수준으로 환경을 파괴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를 리오 틴토 측에 물어보자 리오 틴토 대변인은 와이어드에 “리튬 광산 계획을 추진하는 내내 자다르 광산을 최고 수준의 환경 기준에 따라 개발할 필요가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라고 답변했다. 그러나 페트코비치는 리오 틴토 측 답변을 믿지 않는다. 페트코비치는 “유럽 서부 지역의 친환경 전환과 자다르 계곡 인근 지역 주민의 삶을 원한다. 그러나 리튬 광산 설립을 위해 자연 파괴가 발생해도 괜찮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자다르 광산 설립은 공식적으로 진행되지 않았다. 지역 주민이 몇 달 동안 광산 설립 계획 반대 시위를 벌이자 정부가 한발 물러났으며, 2022년 1월 자로 취소됐다. 1월 20일(현지 시각), 아나 브르나빅(Ana Brnabić) 세르비아 총리는 리오 틴토의 리튬 채굴 허가 권한 번복 후 “자다르 광산 설립 계획을 우려하는 한 추진을 중단한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하지만 여전히 지역 주민 사이에서 시위 때문에 4월 3일 치를 대통령 선거와 의회 선거 상황이 암울해지는 것을 막고자 광산 설립 계획을 취소했으며, 현 정권의 재임 이후 재시작 할 수도 있다는 의구심이 만연하다. 오스트리아 칼-프란젠스 그라츠대학교 동유럽과 남유럽 역사 및 정치 전문 교수인 플로리안 비버(Florian Bieber)는 “선거 전의 음모일 수도 있다. 만약, 세르비아 정부가 선거 이후 자다르 광산 설립을 재개해도 그리 놀랍지 않을 것이다. 정부가 원하는 것은 경제적 이익이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리오 틴토의 어느 한 주주도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현 정부의 재임 이후 광산 설립을 다시 추진할 수 있다는 생각을 밝혔다. 이어, 리오 틴토는 선거 후 광산 설립 계획을 재협상하리라 기대한다고 전했다. 리오 틴토 측은 선거 후 광산 설립 협상 재개 계획을 부인하면서 자다르 광산 설립 계획과는 상반되는 활동을 계획하거나 구축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유럽은 화석연료 차량을 단계적으로 줄일 대규모 계획을 세웠다. 2021년 7월, 유럽연합은 2035년까지 휘발유 차량과 디젤 차량 판매를 금지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유럽연합은 휘발유 차량과 디젤 차량을 유럽에서 공급한 리튬을 포함한 모든 원자재로 제작한 전기차로 대체하고자 한다. 현재 세계 최대 리튬 공급 국가는 호주와 칠레, 중국이다. 그러나 유럽은 전기차 생산에 필요한 원자재의 유럽 내 공급량을 늘리고자 하는 야망이 있다. 독일 첨단화된 지속 가능성 연구소(Institute for Advanced Sustainability Studies)의 펠로인 에밀리 버링하우스(Emily Burlinghaus)는 “전기차 소재 모두 다른 국가로 출하하는 비용이 매우 비싸며, 여러 차례에 걸쳐 전 세계로 운반해야 한다. 따라서 원자재 공급 운영을 배터리 제조 공장이나 자동차 제조 공장 인근에 두는 것이 출하 비용이 훨씬 저렴하면서도 안전하다”라고 설명했다.

유럽인에게는 전기차 전환이 안보 문제이기도 하다. 2020년, 마로시 셰프초비치(Maroš Šefčovič)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부위원장은 “유럽연합이 현재의 화석연료 의존도를 주요 원자재 의존도로 대체하도록 둘 수 없다”라고 말했다.

문제는 유럽인이 원자재 채굴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채굴 기업을 믿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리오 틴토가 세르비아에서 직면한 지역 주민의 항의 시위는 세르비아만의 특이한 상황이 아니다. 2021년 10월, 포르투갈에서도 리튬 이온 채굴 반대 시위가 벌어졌다. 11월에는 채굴 기업 벌간 에너지(Vulcan Energy)가 지역사회의 원자재 채굴 계획에 반대를 직면하자 라인강 상류 지역의 리튬 채굴 작업을 중단했다. 그러나 세르비아 주민의 채굴 반대라는 가혹한 상황은 유럽연합의 유럽 내 리튬 공급이라는 야망의 중대한 문제를 나타낸다. 2020년, 세프초비치 부위원장은 유럽연합이 리튬을 비롯한 원자재 없이 기후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유럽연합은 기후 목표 달성을 위해 2030년까지 리튬 공급량을 현재보다 18배 늘려야 하며, 2050년까지는 60배 더 늘려야 한다고 덧붙여 전했다.

리오 틴토가 곤지 네델지스 마을에서 겪은 강력한 반대 여론은 채굴 기업이 2004년, 전혀 다른 광물을 발견한 직후 시작됐다. 광물 발견 지역인 자다르 계곡의 이름을 따른 새로운 광물인 자다라이트(jadarite)는 붕산염과 리튬을 모두 함유했다. 리오 틴토는 붕산염과 리튬 모두 친환경 전환 역할을 한다고 밝혔다. 리튬은 전기차 배터리 소재로, 붕산염은 풍력 에너지와 태양열 에너지 공급 원료로 사용할 수 있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사회 운동가 집단은 그 후 몇 년간 리오 틴토 직원이 마을 생활에 깊이 참여했다고 말한다. 리오 틴토는 마을 주민의 결혼식에 참석하고, 주민과 함께 종교 공휴일을 함께 기념했다. 마을 주민에게 리오 틴토 직원이 된다면, 함께 지구를 구할 수 있다는 지역 TV 광고를 송출하기도 했다.

지역 운동 단체인 네 다모 자다르(Ne Damo Jadar)의 구성원인 페트코비치는 초기에는 리오 틴토 측과 마을 주민과의 관계가 좋았다고 말한다. 마을 주민은 리오 틴토가 단 20헥타르의 영역에 광산을 설립하고자 한다고 밝혔을 때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페트코비치는 “리오 틴토 관계자는 자연을 파괴하지 않는 현대 광산을 설립할 것이라고 말했다”라고 전했다. 그러나 2021년, 마을 주민은 리오 틴토의 광산 설립 계획이 극도로 변한 사실을 알게 되었다. 리오 틴토는 테니스 코트 1만 개를 합친 것과 맞먹는 수준의 총 600헥타르의 면적에 광산을 설립하고자 했다.

페트코비치는 “리오 틴토가 2004년, 마을 주민에게 광산 설립 계획을 두고 거짓말한 사실을 알게 되면서 리오 틴토에 맞서 싸웠다”라고 말했다. 그와 동시에 환경 우려도 제기되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리오 틴토의 자금 지원이 이루어진 어느 한 연구 자료를 입수했다. 해당 자료는 광산이 어떤 방식으로 생태계와 지역 강가에 회복 불가능한 수준의 변화를 일으킬지 설명한다. 또, 자다라이트 채굴 계획과 가공 과정을 포기할 것을 권고했다.

광산 설립 계획의 진실을 알게 된 시점이 지역 주민의 리오 틴토를 향한 분노가 세르비아 정부와 외국 채굴 기업과의 관계에 대한 전 국민의 분노로 촉발하게 되었다. 비버 교수는 세르비아가 유럽연합 국경 안에 포함된 국가이지만, 다른 유럽연합 국가처럼 엄격한 규제를 시행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많은 투자 기업이 세르비아에 주목했다고 말한다.

2021년 4월, 수천 명이 수도 베오그라드에서 열린 이른바 ‘세르비아의 환경 반대 시위’에 참석했다. 시위는 2021년 내내 불규칙적으로 진행됐다. ‘수자원 사용 권리(Right to Water)’ 계획에 함께하는 사회 운동가 자크리나 지브코비치(Žaklina Živković)는 시위는 단 한 기업만 겨냥한 것이 아니라고 언급하면서 세르비아 정부가 리튬 광산 7곳을 포함해 향후 15년간 광신 40곳을 설립할 계획이라고 덧붙여 전했다. 이어, “리오 틴토는 모든 투자 기업과 세르비아에 설립 예정인 모든 광산을 대표한다”라고 말했다.

국책 연구소 유럽 외교 관계 위원회(European Council on Foreign Relations)의 수석 정치 펠로 엔제루시 모리나(Engjellushe Morina)는 세르비아 광산 설립 반대 시위를 이어간 지 1년을 앞둔 시점에 치르는 4월 3일 선거가 세르비아 환경 보호 세력에게 중대한 순간이 될 것으로 본다. 모리나는 “세르비아의 친환경 운동이 약간의 승리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지만, 러시아 관련 분쟁도 이어지고 있다”라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언급했다.

모리나는 유럽에서 전쟁이 다시 발발한 상황이 세르비아의 집권 연합당과 알렉산더 부치치(Aleksandar Vučić) 세르비아 대통령의 권력 강화에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광산 설립을 승인한 부치치 대통령의 세르비아 진보당(Serbian Progressive Party)이 이끄는 집권 연합당은 3월 31일(현지 시각), 진행한 여론 조사에서 안정적으로 지지율 1위를 기록했다.

곤지 네델지스 마을의 상황을 다시 이야기하자면, 페트코비치는 리오 틴토가 대통령 선거 결과를 우려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페트코비치는 리오 틴토가 선거 결과를 떠나 광산 설립을 멈추기에는 지나치게 큰 돈을 투자했다고 확신한다. 리오 틴토는 자다라이트를 추출할 자체 기술을 개발했다. 해당 기술은 세계 어느 곳에서도 발견할 수 없는 기술이다. 페트코비치는 정부가 리오 틴토 광산 설립 계획을 중단한 뒤 리오 틴토가 마을을 떠날 준비를 한다는 징조가 전혀 없었다고 언급했다. 리오 틴토는 지금도 곤지 네델지스 마을에 자리 잡고 있으며, 현지 부동산을 계속 매입하고 있다.

3월 30일, 또 다른 사회 운동 단체인 마스 사 드라인(Marš sa Drine)은 리오 틴토가 선거 이후 광산 건설 작업 재개를 준비한다는 증거라고 주장하는 통화 녹취록의 상세한 내용을 공개했다. 해당 전화 통화 내용은 리오 틴토의 광산 설립 작업과 관련이 있는 베오그라드대학교의 어느 한 교수와 리오 틴토의 세르비아 계열사인 리오 사바(Rio Sava) 직원을 사칭한 익명의 소식통 간의 대화이다. 대화 도중 두 인물은 독일 기업 DMT와 오스트리아 기업 타이센(Thyssen)의 장비 도착을 논의했다. 대화 당사자인 베오그라드 교수는 두 기업의 장비 모두 4월 중으로 전달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DMT와 타이센, 해당 대화 당사자인 교수 모두 와이어드의 의견 요청에 답변하지 않았다. 리오 틴토 대변인은 공식 성명을 통해 유출된 통화 내용과 관련, 거짓 정보 녹음이 의심스럽다고 설명하면서도 광산 설립 계획 중단 전 DMT, 타이센과 계약을 체결한 적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덧붙여 전했다.

마스 사 드라인은 “리오 틴토가 2022년 1월에 거짓말했다”라는 트윗을 게재하며, 트위터 팔로워를 향해 광산 설립 계획 반대투표를 촉구했다. 마스 사 드라인은 “볼트든 불도저든 상관없이 취소된 계획 측면에서 장비 도입 자체를 논의한 이유가 무엇인가?”라는 트윗을 게재했다.

일각에서는 리오 틴토가 세르비아에서 매우 강력한 반대 여론을 직면한 이유가 환경 피해와 관련된 리오 틴토의 여러 선례 때문이라고 본다. 버링하우스는 “지금까지 채굴 기업은 에너지 전환에 사용하는 광물 변경 시 대중의 눈에는 부정적으로 보였다”라고 말했다.

비영리 단체 유럽 환경국(European Environmental Bureau) 환경정의 정책 부국장인 디에고 마린(Diego Marin)은 유럽 전역의 전기차 원자재 광물 채굴 반대는 지역 이기주의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마린 부국장은 “지역사회는 ‘거주 지역 환경 파괴와 희생으로 만드는 것이 무엇인가? 바로 채굴 광산이 있는 지역 주민은 절대 구매할 경제적 여유가 없는 부유층을 위한 차량을 생산한다’라고 주장한다”라며, “결국, 더 깨끗한 공기를 위한 대가를 내지만, 토지 자체는 더 심각한 수준으로 파괴된다”라고 강조했다. 사회 운동가 집단이 깨끗한 공기를 원하지 않는다는 의미가 아니다. 그러나 유럽 친환경 단체 사이에서 다음과 같은 생각이 확산되었다. 바로 친환경 전환이 지구를 파괴하는 대규모 생산에만 집중하는 자본주의 재구성으로 변질되었다는 견해이다.

마스 사 드라인 소속 사회 운동가이자 배우인 보자나 노바코비치(Bojana Novakovic)는 “친환경 전환의 목적은 산업 전환이 산업을 통해 해결할 수 없는 문제에 적합한 것처럼 만드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유럽연합 관료는 유럽 시민을 대상으로 채굴이라는 새로운 시대를 향한 확신을 재차 심어주고자 했다. 2021년, 리스본에서 친환경 채굴 컨퍼런스에서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원자재 부처 국장인 피터 핸들리(Peter Handley)는 “과거의 채굴은 매우 심각한 오염을 유발하는 과정이었다. 이제는 기술적으로 크게 발전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유럽 환경 보호 세력은 친환경 채굴 가능성을 두고 엇갈린 견해를 보였다. 명성이 실추된 역사가 없는 새로운 기업도 마찬가지이다. 노바코비치는 “테레사 수녀가 자다르 계곡에서 리튬을 채굴하고자 하는 가는 중요하지 않다. 테레사 수녀는 나와 같은 시대를 사는 인물이 아니다”라며, “비옥한 토지에서 리튬을 채굴할 환경친화적인 방식이 있을 것이다. 바로 시기이다. 과거에는 전혀 환경친화적인 노력이 이루어진 것이 없다”라고 설명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Europe’s Biggest Lithium Mine Is Caught in a Political Maelstr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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