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디지털 화폐의 미래, 블록체인에 없다?
상태바
디지털 화폐의 미래, 블록체인에 없다?
종이 화폐의 프라이버시 보장을 원한다면, 종이 기록이 남지 않는 요소가 필요하다.
By GILAD EDELMAN, WIRED UK

디지털 화폐라는 표현을 들었을 때, 가장 먼저 어떤 것이 떠오르는가? 어떠면, 종이 영수증 청구에 사용하는 벤모(Venmo)와 같은 앱과 친구에게 저녁 식사 비용을 입금할 때와 같은 상황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혹은 암호화폐를 떠올릴 수도 있을 것이다. 어찌 됐든 초기 비트코인 백서의 제목은 ‘비트코인, P2P 전자 화폐 시스템(Bitcoin: A Peer-to-Peer Electronic Cash System)’이다. 

그러나 디지털 결제 수단 중 실제 화폐와 같은 것은 없다. 종이 화폐와 달리 인터넷 연결과 은행 계좌가 모두 있어야만 사용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디지털 결제 수단에는 오랫동안 현금을 시민 자유주의 세력과 정치 반대 세력, 범죄 조직 모두가 선호하는 수단으로 만든 요소가 없다. 종이 기록이 남지 않는 유일한 화폐는 종이 화폐이다.

3월 28일(현지 시각), 미 의회에 도입된 법안은 현금의 가치와 프라이버시를 모두 디지털 형태로 재생성할 방안을 모색한다. 전자화폐법(ECASH Act) 법률은 미국 정부가 은행 정부가 아닌 하드웨어에 보관하며, 인터넷에 연결하지 않아도 사용할 수 있는 디지털 화폐 발행을 실험하도록 한다. 새로운 감시 증명 화폐 발행이라는 아이디어는 정부에서 회의주의적 견해를 마주하게 될 것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종이 화폐가 서서히 사라지려 하는 상황에서 종이 화폐를 대체할 실제 디지털 대안이 더 강력해지기만 한다.

사용자의 거래를 전체 공개 상태로 기본 설정하는 것으로 악명 높은 벤모와 같은 결제 앱이 화폐의 대체 수단으로 완벽하지 않은 이유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주변으로 자금을 이체하는 사용자 누구나 정부나 해커 조직이 접근할 수 있는 디지털 자취가 영구적으로 남는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 반면, 암호화폐는 프라이버시가 없으며, 사용이 어렵다. 프라이버시는 비트코인의 초기 매력 중 주된 요소였다. 초기 암호화폐 옹호론자도 블록체인이 중앙 통제기관의 감시에서 벗어나도록 한다고 확신했다. 중앙화된 장부가 아닌 분산 장부를 사용해, 거래를 차단하는 역할을 하는 은행과 같은 중간 개입자의 거래 개입에서 자유로워졌다. 계좌를 오프라인 신원이 아닌 암호화 지갑 주소와 연결하면서 거래 익명성을 유지한다. 이 때문에 각종 불법 활동에 암호화폐를 악용하게 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그러나 필자의 동료인 와이어드의 앤디 그린버그(Andy Greenberg) 기자가 출판을 앞둔 저서에서 주장한 바와 같이 암호화폐의 익명성이라는 초기 믿음은 잘못 적용됐다고 주장하며, 영구적으로 공개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된다고 주장한다. 법률 집행 기관에 거래와 지갑을 현실 세계의 신원과 연결할 방법을 찾는 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윌라메트대학교 법학과 교수인 로한 그레이(Rohan Grey)는 “광범위한 계획에서 분산 장부와 일반 장부의 대립은 현금과 같은 프라이버시라는 의문사항과는 거의 관련성이 없다”라고 말했다. 그레이 교수는 더 의미 있는 구분은 토큰과 계좌라는 두 가지 다른 화폐의 차이점 구분이라고 설명했다. 만약, 화폐로 결제할 때, 물리적 토큰으로 돈을 건넨다. 토큰 보유자 누구나 화폐가 있으며, 외부 기관을 통한 거래는 없다. 반면, 벤모나 은행을 통해 화폐 거래를 할 때는 장부에 숫자 몇 개를 전달하면서 거래 기록이 새로 추가된다. 암호화폐도 마찬가지이다. 유일한 의미 있는 차이점은 금융 기관 대신 네트워크 전체가 거래를 승인한다는 점이다.

즉, 다양한 온라인 결제 수단을 두었어도 진정한 디지털 화폐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단순히 이론적인 구분이 아니다. 종이 화폐는 지난 몇 년간 사용률이 감소하는 추세였다. 특히, 코로나 시대에 현금 사용률 감소세가 더 빠르게 드러났으며, 갈수록 더 많은 기업이 종이 화폐 채택을 중단했다. 이 때문에 은행 계좌를 보유할 여유가 없어 종이 화폐 이외의 결제 형태에 접근할 수 없는 은행 계좌가 없는 이들을 중심으로 위험성이 제기되었다.

개인 발행 암호화폐 때문에 급격히 위기를 느낀 세계 각국 정부는 그동안 이른바 중앙은행 발행 디지털 화폐(CBDC)를 모색해왔다. 페이팔이나 벤모의 정부 지원 서비스 버전을 떠올려보아라. CBDC는 저소득층을 위한 공공 은행 옵션을 생성하면서 은행 계좌가 없는 이들의 금융 접근성 문제를 해결한다. 그러나 종이 화폐를 대체하지는 못할 것이다. 경제의 전면 디지털 전환이 불가피한 탓에 미래에 대중은 결제 앱이나 은행, 암호화폐, CBDC 중 한 가지를 결제 수단으로 택해야 한다. 즉, 미래에는 모든 금융 결제가 정부나 민간 기업의 감시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매사추세츠주의 민주당 소속 의원이자 하원 금융 기술 전담팀(House Task Force on Financial Technology) 의장인 스테픈 린치(Stephen Lynch) 의원이 발의한 전자화폐법은 금융 결제가 감시 대상이 되는 일을 피할 방안을 모색한다. 전자화폐법은 ‘전자화폐 및 보안 하드웨어법’의 앞글자를 따른 흠 잡을 데 없는 법안이다. 그레이 교수가 자문한 린치 의원의 전자화폐법 발의안은 미국 재무부가 화폐와 같은 기능을 하는 디지털 달러 시범 프로그램을 시행하도록 지시한다.

그레이 교수의 전자화폐법 자문을 지지하는 예일대학교 법학대학원 연구원인 라울 카릴로(Raúl Carrillo) 박사는 “디지털 금융 공공 옵션을 보유해야 한다면, 모든 국민을 포함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그 핵심은 오프라인에서의 사용 가능 여부이다”라고 말했다.

오프라인 사용이 지원되는 디지털 화폐는 어떤 모습일까? 재무부가 1860년대 이후 종이 화폐를 발행했듯이 디지털 화폐를 발행한다. 현금 기능을 위해 화폐는 단순히 정부의 장부나 분산 블록체인 장부에 둘 수 없다. 즉, 화폐를 하드웨어로 보관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보관 하드웨어는 독자형 기기일 수도 있고 SIM 카드처럼 스마트폰의 보안 하드웨어 환경일 수도 있다. 기본적으로 기기의 다른 부분과 분리할 수 있는 칩 형태로 제작돼, 전체 운영체제의 보안에 의존하지 않을 것이다.

이와 같은 아이디어는 한동안 제기되었다. 1990년대, 몬덱스(Mondex)를 비롯한 여러 기업이 오프라인 결제를 지원할 화폐 저장 가치를 지닌 카드를 개발했다. 그러나 각국 정부는 디지털 화폐 발행 아이디어를 채택하지 않았으며, 오프라인 결제 시스템을 모색하던 기업은 신용카드 업계에 인수됐다. 와이어드의 스티븐 레비(Steven Levy) 기자는 1994년도 기사에 “연방준비제도 대변인에게 전화를 걸어 전자화폐에 대해 묻자, 대변인이 비웃었다. 마치 필자가 UFO 환율과 같이 엉뚱한 질문을 하는 것과 같은 반응을 보였다”라고 작성했다.

현재 디지털 화폐 기술은 더 원활하게 실행되며, 적용 사례도 더 확실해졌다. 필자는 최근 위스퍼캐시(WhisperCash)의 최고 기술 관리자인 라즈반 드래고미레스큐(Razvan Dragomirescu)와 대화했다. 드래고미레스큐는 줌을 통해 필자에게 위스퍼캐시의 상품을 보여주었다. 결제는 블루투스를 사용하거나 수신인의 ID 번호와 금액을 입력하는 방식으로 카드 간 처리된다. 수신인 ID 번호와 금액 입력 시 거래 정보는 거래 당사자의 거래와 금액 정보를 암호화한 10자리 수로 구성된 암호화 해시를 생성한다. 위스퍼캐시의 또 다른 주요 상품은 SIM 카드에 고정해 사용하면서 스마트폰을 디지털 화폐 지갑으로 변환하는 보안 칩이다. 보안 칩은 개발도상국 대중이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모바일 기기인 피처폰에서도 실행한다.

기술적으로 기술적 수준에서 보안 칩을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의 핵심 요소는 보안이다. 주로 외부 공격자가 아닌 화폐 보유자로부터 화폐를 안전하게 보관하도록 하는 것이다. 모든 디지털 화폐의 보편적인 문제 중 하나는 이중 결제 문제이다. 간혹 디지털 화폐 결제 시 같은 결제 건을 여러 차례 진행하면서 시스템을 파괴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디지털 화폐 기기 보유자는 이중 결제 문제에서 보호하도록 시스템을 변형하는 장점을 누릴 수 있다.

드래고미레스큐는 “디지털 화폐 보관 기기는 사용자의 적”이라며, “사용자는 이중 결제를 시도하면서 화폐를 불법 복제하고는 각종 제한을 우회할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지금까지 생산된 모든 하드웨어와 마찬가지로 위스퍼캐시도 완벽한 보안을 지원할 수 없다는 점을 인정했다. 위스퍼캐시의 현실적인 목표는 비싸면서 오랜 시간을 소모해 그 누구도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칩을 변경하는 것이다. 국가가 지원하는 화폐는 그 종류를 떠나 기기에 보관할 수 있는 금액과 거래 한도 등 제한 사항이 적용될 것이다. 미국 은행이 1만 달러 이상의 현금 인출이나 예치 건을 보고해야 하는 것과 비슷한 방식이다. 해커가 간신히 디지털 화폐 지갑 보안을 해제해 이중 결제를 하더라도 모든 이의 지갑은 한도가 있다는 점에서 실질적으로 탈취한 디지털 자산을 사용하기 어려울 것이다.

현재 디지털 화폐가 직면한 장벽은 기술적 문제가 아닌 정치적 문제이다. 정부 관료는 누가 어디에 지출했는지 거래 기록을 감시할 수 있는 것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미국에서는 집행기관이 갈수록 디지털 화폐를 범죄 수단으로 악용하지 못하도록 성공적으로 막더라도 많은 국회의원이 암호화폐를 악용하는 범죄 조직에 분노를 드러낸다. 미국과 같은 환경에서는 감시 저항성이 더 큰 디지털 화폐는 도입 설득이 어렵다.

전자화폐법은 디지털 화폐의 감시 관련 각종 우려를 예측한다. 디지털 화폐를 기존 자금 세탁 및 테러 방지 수단, 고객 정보 파악 상태 유지, 요구사항과 규제를 보고하는 금융 거래 대상으로 구체화하여 설명한다.

프라이버시는 하드웨어 기반 디지털 화폐의 유일한 채택 장점이 아니다. 네트워크와 연결되지 않아 본질적으로 인터넷 접근이 불가능하거나 자연재해 피해가 발생한 곳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기후변화 때문에 갈수록 더 증가하는 전망이기도 하다.) 따라서 머지않아 등장할 디지털 기술의 미래는 오프라인 옵션을 지원하는 CBDC가 될 것이다. 지금까지 위스퍼캐시가 홍보한 요소이다. 국제통화기금의 전직 애널리스트이자 위스퍼캐시 고문인 존 키프(John Kiff)는 “첫 번째 대규모 고객 집단은 자연재해 위험성을 우려하거나 온라인을 사용할 수 없는 이들의 비율이 높은 국가 출신일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전했다. 키프가 언급한 이들은 인터넷에 접속하지 않고도 처리할 수 있는 거래 서비스가 필요하지만, 거래 자체는 주기적으로 중앙은행에 업데이트해야 한다.

대중에게 진정한 디지털 화폐를 공급할 능력에 대한 의문점은 궁극적으로 철학적 문제이다. 대중이 개인 금융 수준의 프라이버시를 누릴 권한의 필요성을 둘러싼 판단에 따라 답변이 달라질 것이다. 또, 대중의 삶이 그 어느 때보다 더 온라인 중심으로 전환하고 상점과 마케터가 신속한 채택을 열렬히 원하는 대중의 모든 구매 기록 상세 데이터 생성과 함께 정부는 디지털 화폐의 장벽을 넘어서진 못하는 비밀의 영역을 먼저 해결해야 할 것이다.

전자화폐법 지지 세력은 미 의회가 문제를 강력히 지지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고자 한다. 그레이 교수는 “항상 디지털 형태에서 물리적 화폐와 함께 누리던 자유 보호는 이미 대중이 누리는 자유를 보존하기 위한 기본적 요소이다. 만약, 프라이버시를 없애고자 한다면, 그에 따른 문제를 감수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The Future of Digital Cash Is Not on the Blockchain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RECOMMEND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