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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질병 감시 과정의 급진적 변화 견인…현재 상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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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질병 감시 과정의 급진적 변화 견인…현재 상황은?
코로나19 때문에 전 세계가 사상 최고 수준의 역학 조사 과정을 개발해야 했다. 그러나 이제는 바이러스 위협이 오래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역학 조사 수준을 축소한다.
By GRACE BROWNE, WIRED UK

3월 25일(현지 시각), 지난 2년간 영국에서 가장 큰 인기를 누린 데이터세트가 중단됐다. 과학자와 언론인, 아마추어 데이터 조사관 모두 독립된 정부 기관인 영국 통계청(ONS)가 운영하는 코로나19 감염 설문조사(Covid-19 Infection Survey)의 웹사이트에 연락했다. 매일 밤 참가자 18만여 명이 면봉 검사를 진행하는 코로나19 감염 설문조사는 영국 최대 코로나19 감염 및 항체 조사 기관 중 한 곳이다. 코로나19 감염자 수와 특정 지역 혹은 연령대의 위험성이 더 심각한지 검사한다. 표본 집단이 매우 넓은 데다가 전체 인구 중 일부를 임의로 선정하기 때문에 검사 지침이나 개인행동, 검사 접근성 등의 지역 변화 편견을 피한다.

임의로 선정된 가구는 ONS가 보낸 조사 등록 안내 우편물을 받는다. 조사 등록 후 담당 직원이 자택을 방문해 면봉으로 조사 참여자를 대상으로 면봉 검사와 비강 검사를 진행하고는 몇 가지 간단한 질문을 한다. 조사관의 첫 방문 후 조사 참여자는 조사에 계속 참여해 매월 진행하는 혈액 검사를 포함한 후속 조사에 참여할 것인지 선택할 수 있다. 조사를 통해 수집한 정보는 조사 참여자의 건강 기록과 연결돼, 코로나19 감염과 백신 접종 상태가 감염 이후 의료 시설 방문 빈도 혹은 건강 상태와 같은 요소에 미치는 영향을 발견한다.

조사 참여자는 참여 대가로 호텔과 영화관, 슈퍼마켓 바우처를 보상으로 받는다. 설문조사는 영국을 포함한 세계 각국에서 코로나19 역학 이해와 신규 변이 바이러스 신속 대응 역할에 매우 중요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코로나19 조사 수요가 높은 시기에 ONS는 수요일, 개봉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대대적으로 예상된 영화 티저 트레일러 공개와 같은 방식으로 금요일의 주간 수치 예측 결과를 발표했다.) 셰필드대학교 보건 불평등 모델 연구원인 콜린 앤구스(Colin Angus)는 “세계 다른 곳의 검사 중 영국의 코로나19 감염 설문조사와 비교할 만한 조사가 있는지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영국의 코로나19 감염 설문조사의 특별한 요소는 조사 참여자 임의 선정이라는 점이다. 코로나19 증상이 발현하거나 코로나바이러스에 노출된 이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일일 검사 데이터와 달리 코로나19 감염 설문조사는 말 그대로 아무나 조사 대상으로 선정해 표본을 채취한다. 일일 검사 수치는 코로나 검사 접근성과 특정 연령이나 인구 집단 내 검사 추가 검사 여부 등과 같은 사회적 불평등 때문에 질병 상황을 정확히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옥스퍼드대학교 레브험 인구통계 연구소(Leverhulme Center for Demographic Science) 소속 인구학 및 인구 보건 교수인 제니퍼 빔 다우드(Jennifer Beam Dowd) 교수는 “조사 참여자를 임의로 선정한 코로나19 감염 설문조사는 과학적으로 확신할 수 있는 유일한 조사이다. 이미 검사를 받은 이의 현실 세계 데이터를 수집하려 할 때, 각종 복잡한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코로나19 발생 3년 차로 접어들자 잉글랜드는 코로나와의 생활을 선언하면서 광범위한 코로나19 데이터 수집 비용과 같은 대가를 정당화하는 일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추세이다. 2022년 2월 말, 영국 정부는 코로나19 감염 설문조사를 계속 진행할 예정이지만, 조사 참가자 수를 줄이는 등 규모를 축소한다고 발표했다. 이어, 3월 중순, 두 가지 다른 주요 감염 설문조사 자금 지원 종료를 발표했다.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연구팀이 매달 영국 전역에서 15만여 명을 임의로 조사하며, 제3차 감염의 무증상 감염 사례를 발견한 실시간 지역사회 감염 평가 연구(REACT study)를 3월 말 중단한다. 앱 기반 조사 참여자의 증상 추적 연구인 ZOE 코로나 연구(ZOE Covid study)는 4월 1일 자로 자금 지원을 종료하며, 코로나19 감염에 가장 취약한 인구 집단만 무료 검사를 받을 수 있다.

앤구스 연구원을 포함한 다수 전문가가 코로나19 제한 조치와 감시 수준을 동시에 완화하는 일은 현명한 조치가 아니라고 경고한다. 설문조사가 신규 변이바이러스나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없는 코로나19 감염 사례의 초기 경고 시스템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가장 기본적인 수준으로 제한 조치를 완화하면, 코로나19 감염 대비에 보유할 수 있는 것은 데이터뿐이다. 앤구스 연구원은 “코로나19 제한 조치와 감시를 모두 중단하는 행위는 두 귀를 막고 아무것도 보지 못하면, 나쁜 일은 없는 일이 된다고 주장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라고 말했다.

에모리대학교 임상통계 전문가인 나탈리 딘(Natalie Dean) 박사도 앤구스 연구원의 주장에 동의하며, “지금이 코로나19 제한과 감시를 완화할 적합한 시점이 아니라고 본다. 신규 변이 바이러스의 위협이 존재해, 또 다른 코로나19 대유행 발생 위험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일부 연구원은 코로나19 관련 설문조사 자금 지원 중단에 큰 실망감을 드러냈다. ZOE 공동 창립자이자 킹스칼리지런던의 유전역학 교수인 팀 스펙터(Tim Spector)는 와이어드에 보낸 공식 성명에 “자금 지원을 갱신하지 않는 일은 영국이 과학계에 큰 실수를 범한 일이라고 본다. 영국 보건안전국(UKHSA)은 코로나19 대유행병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점을 인정했다. 따라서 영국 정부의 자금 지원 중단 결정 소식은 놀라우면서도 실망스럽다”라고 작성했다.

임페리얼칼리지 런던 공중보건 교수이자 실시간 지역사회 감염 평가 연구 조사관인 헬렌 와드(Helen Ward) 교수는 더 실용적인 접근방식을 택해, 설문 조사 비용에 지출해야 하는 비용이 매우 많으며, 예산 규모가 수십억에 이를 것이라는 트윗을 게재했다. 그리고 지금은 여러 연구팀이 그동안 확인한 정보를 공유하기 가장 좋은 시기라고 언급했다. 와드 교수는 “실시간 지역사회 감염 평가 연구를 계속 추진하는 것을 원하지만, 이제는 합리적으로 생각하면서 각자 진행한 감시 연구의 가장 긍정적인 측면을 구상할 때이다”라는 의견을 남겼다.

코로나19는 바이러스 게놈 배열을 통해 바이러스 진화 방식을 입증하는 데 변이 바이러스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설명하며,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가 등장할 때마다 백신 제조사의 백신 제조 공식 변화에 도움을 주었다. 영국 연구 기관 쿼드럼 연구소(Quadram Institute)의 생물정보학자인 앤드류 페이지(Andrew Page)는 과거, 과학계가 실시간 게놈 배열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으며, 알아냈어야 하지만 관료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한 탓에 게놈 배열의 중요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페이지 박사는 “학계에서는 실시간 게놈 배열의 중요성이 제기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나 항상 학문 연구 단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세계보건기구(WHO)가 2020년 초, 코로나19를 전 세계 대유행병으로 선언하고 단 며칠 뒤 코로나19 유전학 영국 콘소시엄(Covid-19 Genomics UK Consortium)이 설립돼, 무료 지역사회 검사 프로그램과 ONS, 실시간 지역사회 감염 평가 연구 등을 포함한 일부 자원을 이용한 표본 배열 작업을 진행했다. 페이지 박사 연구팀은 단 일주일 만에 지역 병원에서 코로나바이러스 표본 배열을 완료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영국을 ‘코로나바이러스 게놈 배열 선두 국가’라고 칭하며, 페이지 박사 연구팀의 성과를 신속 보도했다.

그러나 대규모 무료 검사 종료와 함께 게놈 배열에 사용한 표본 집단의 규모가 훨씬 더 축소됐다. 실시간 지역사회 감염 평가 연구와 병원 허가를 통해 자체 표본을 수집한 콘소시엄 구성원인 페이지 박사의 연구소 관계자는 2022년 4월 중순께 연구 운영을 중단할 예정이다. 페이지 박사는 “연구 규모 축소를 시작한 것에 안도감을 느낀다”라고 말했다. 다만, 표본 수집 규모 축소와 함께 신속한 문제 발견 사례도 감소할 것이라는 점에 동의했다. 페이지 박사는 “그러나 안타깝게도 연구 규모 축소와 함께 단점이 뒤따를 것이다”라고 말했다.

영국 보건안전국 대변인은 공식 성명서에 “정부가 자금 지원을 중단하더라도 바이러스와의 생활이라는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기 시작하면서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와 다양한 데이터 자원으로 코로나19 상황을 계속 관찰할 예정이다. 또한, 코로나19 감염 사례의 게놈 배열 작업도 계속 진행하면서 추가로 심층 정보를 제공할 것이다. 그 어느 때보다 바이러스의 특성을 더 많이 파악하게 되었다. 실시간 지역사회 감염 평가 연구가 다른 여러 감시 연구와 함께 지금까지 매우 귀중한 심층 분석 정보를 제공해 코로나19 시기 내내 중요한 사항을 판단할 정보를 준 것에 매우 감사하다. 현재 세대의 기억에서 가장 심각한 공중 보건 위기 사태 내내 감시 연구를 지원한 모든 조사 참여자에게도 감사함을 표한다”라고 작성했다.
 
ONS의 코로나19 감염 설문조사 규모 축소가 어떤 형태로 진행될 것인지 아직은 확실히 알 수 없다. 와이어드가 이를 문의하자, ONS 대변인은 다음과 같은 짧은 공식 성명을 보냈다. “영국 정부는 현재 진행 중인 감시가 바이러스 대응의 다음 단계에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앞으로 그동안 확인된 모든 변이 바이러스를 포함한 바이러스 추적을 이어갈 것이다. 조사에 참여한 모든 가구에 바이러스와 그 여파를 확인할 중요한 정보 수집 작업을 계속 진행할 예정이라고 안내했다. 추가 상세 정보는 추후 상황에 따라 발표할 예정이다.”

페이지 박사는 ONS의 규모를 축소한 코로나19 감염 설문조사도 Sars-CoV-2 변화 상황을 계속 관찰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한 표본을 제공하리라 예상한다. 그는 “그동안 코로나19에만 집중했으나 이에 대한 연구를 독감이나 다른 질병 연구로 옮기는 것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따라서 그동안의 데이터가 매우 중요한 유산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앤구스 박사도 규모 축소 이후에도 코로나19 조사가 유용할 것이라는 점에 동의한다. 앤구스 박사는 “조사 규모가 축소된 상태로 다량의 귀중한 데이터를 유지할 수 있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추후 다시 조사 규모를 확대해야 한다면, 과거 조사 운영 상황보다 새로 적용할 부분에 더 규모를 확장하기 수월할 것이라고 전했다.

반면, ZOE 코로나 연구의 추적 앱 연구팀은 정부의 자금 지원 중단 이후에도 조사를 계속 진행한다고 약속했다. 연구팀은 3월 15일 자 언론 보도를 통해 조사 참여자에게 매일 데이터를 게재해달라고 촉구했다. 스펙터 교수는 와이어드에 보낸 공식 성명서에 “ZOE 코로나19 연구는 정부 지원이 없어도 연구를 계속 이어갈 것을 약속한다. 또, 맞춤형 영양 기업이자 모기업인 ZOE가 ZOE 코로나19 연구에 단기적으로 자금을 지원할 예정이다. 연구팀은 그와 동시에 연구를 계속 이어갈 다른 방법을 찾을 것이다. 조사에 충실하게 참여하는 이들의 도움과 함께 계속 코로나19 증상과 확산 상황을 추적하면서 다른 여러 만성 질환도 조사할 예정이다”라고 작성했다.

코로나 시대에 갑작스레 크게 발전한 질병 감시 연구 수준은 앞으로 인류의 다른 질병 추적 방식에 오랫동안 영향을 미칠 것이다. 2022년 3월, 영국 정부는 코로나19 관련 게놈 배열 연구 계획을 발표하면서 연구 성과를 다른 질병에도 활용하고자 한다고 발표했다. 지역별 코로나19 확산 수준을 추산하는 기준이 된 폐수 감시는 다른 질병 추적 방식으로도 연구할 예정이다. 이는 코로나19 확산 전 연평균 사망자 수가 3만 명 안팎이었던 영국의 인플루엔자와 폐렴 사망자가 지난 2년간 거의 없었으나 추후 다른 질병과 함께 다시 증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예를 들어, 코로나19 감시 조사 방법으로 독감 전염 역동성을 더 자세히 이해하고, 최초 감염자와 전파자를 제한하고 백신 효과를 확인하는 데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또 다른 대유행병 위협이 등장할 때, 질병 감시 조사 자원이 어떠한 형태로든 존재하여 조사 규모를 확대할 수 있다. 딘 박사는 “전염병 발생 중간에 확산세가 줄어든 시점에도 가치를 더하는 질병 조사 기반 시설을 유지해 추후 활용할 수 있도록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다우드 교수는 영국 전역의 연구팀이 지금까지 코로나19를 통해 알게 된 사실을 인구 전체의 감염 부담 완화로 전환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는 “학계가 전체 인구의 전염병 감염 상황과 함께 집단 면역과 전염병 감염 상황의 상호작용 이해도를 재차 높일 수 있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학계의 전염병 이해의 새로운 시대를 열 것이다”라고 말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The Pandemic Revolutionized Disease Surveillance. Now Wh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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