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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과학자의 복귀, 직접 대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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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과학자의 복귀, 직접 대비하라
오염된 강의 수질 검사부터 방사능 수치 측정까지 일반 시민이 직접 환경 연구를 진행한다.
By ANDREW KERSLEY, WIRED UK

리차드 바타비(Richard Battarbee)는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학자로 평생 민물 생태계를 연구했다. 그러나 은퇴 후 요크셔로 향한 뒤 오염된 강을 되살리기 위한 최전방에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바타비의 거주지 인근 마을인 일클리 마을 어부의 그물망에 콘돔과 물수건, 위생 타올 등이 잡히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많은 지역 주민이 어류를 포함한 여러 동물종이 집단 폐사하는 것을 알아차리기 시작했다. 매번 폭우가 내릴 때마다 강물 색이 탁한 색으로 변한다. 일클리 마을의 와프강에 무언가 문제가 생긴 것이 틀림없다.

바타비와 와프데일 자연학회(Wharfedale Naturalists Society)의 지역 구성원은 강물의 진짜 오염 원인이 지역 민영화 수자원 기업인 요크셔 워터(Yorkshire Water)의 지나친 폐수 방류라고 의심했다.

그러나 정부와 요크셔 워터 모두 지역 주민의 도움 요청을 외면하지 일클리 지역 주민이 대중이 진행하는 과학, 연구에 의존해 시민의 환경 보호 방식에 도움을 주면서 과학 연구 기관 전체가 여러 가지 의문 사항을 제기하도록 만들었다.

지역 주민의 활동 범위는 특정 사안을 다루는 연구 설계와 주도부터 특정 데이터 수집 도움과 같은 간단한 역할까지 다양하다.

일클리 마을 지역 주민은 지역 위원회와 폐수 방류 주범인 지역 수자원 기업 요크셔 워터의 연구 제안 거주를 우려했다. 2010년 이후 예산이 1억 2,000만 파운드에서 4,800만 파운드로 삭감된 영국 환경보호청(EA)은 강의 오염 수준 조사나 관찰 모두 불가능하다는 답변만 했다.

지역 주민은 도움을 받을 곳이 없어 일클리 클린 리버 그룹(Ilkley Clean River Group)이라는 이름으로 강의 수질 오염 수준을 과학적으로 직접 입증하기 시작했다.

바타비는 실제 오염 원인이 쓰레기와 배설물 문제가 아닌 현재 강을 뒤덮은 눈에 보이지 않는 병원균일 수 있다고 의심하기 시작했다. 강은 매년 수천 명이 수영을 하러 오는 인기 지역이기도 하다. 바타비는 “폐수와 관련된 병원균 농도를 확실히 입증할 데이터가 없었다. 강의 수질 오염 문제를 연구할 때, 어떠한 프로토콜도 찾아볼 수 없었다. 따라서 다른 과학자가 실제로 하는 활동을 그대로 하면서 저서 집필 시 확인하는 바를 보면서 방법론 발견 연구를 이어갔다”라고 말했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그러나 연구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시민 집단과 과학 연구를 진행하는 일은 겉으로 보는 것보다 더 어렵다. 대다수 과학자와 같이 대학 연구기관이 확보할 수 있는 요소에 의존하지 못해, 일클리 클린 리버 그룹은 전문 수질 검사 샘플링 비용을 직접 부담해야 했다. 또, 지역 주민이 직접 샘플을 모으기도 했다. 비숙련 지역 주민이 이끄는 집단은 강의 여러 구역에서 샘플 최대 100가지를 수집했다. 샘플 수집 이후 영하 온도에 보관하고는 신뢰할 수 있는 표본 검사 결과를 얻기 위해 24시간 뒤 코벤트리 지역 연구실에 보냈다.

결국 바타비가 이끈 연구는 폐수 방류 탓에 강의 병원균 수치가 지나치게 높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일클리 마을 지역 주민으로 구성된 시민 과학자 집단의 데이터를 보았을 때, 일클리 마을로 폐수가 유입되는 구역 인근 수질 오염 수준은 수영할 수 있는 지역에서 받아들일 수 있는 대장균보다 32~43배 더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바타비아 일클리 지역 주민이 자발적으로 모은 데이터는 2020년 12월 자로 성공한 수영 구역 수질 상태 적용 기준을 이끄는 데 활용되었다. 수영 구역 수질 상태는 일반 강이 EA의 확실한 보호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 규제 허점이 존재하는 영역이다. 일클리 마을 일대의 와프강은 영국 내륙 하천 중 최초로 보호 대상이 되었다.

이후 일클리 클린 리버 그룹은 아이와프 프로젝트(iWharfe project)를 출시했다. 와프강을 따라 125km 구역까지 거주하는 주민이 와프강의 오염 수준을 시험하면서 현재의 폐수 방류 상황이 수질 오염에 미치는 영향을 감시하려는 취지로 등장한 프로젝트이다. 바타비는 “일클리 클린 리버 그룹은 시민 과학자 집단의 힘으로만 할 수 있는 ‘대의 샘플링’이라는 작업을 할 수 있었다. 이 덕분에 많은 사람이 모여 동시에 샘플을 얻을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오염이 더 심각한 지역과 오염이 시작된 지역을 지목하기 수월해졌다. 연구 과정에서 초기 폐수가 강 전체에 피해를 주며, 특정 영역의 대장균 수치는 수영 허가 구역의 대장균 기준치보다 55배 더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일클리 마을의 사례가 특이한 사례는 아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2020년, 영국 강과 바다의 폐수 방류량이 40만 3,171건에 이른다는 사실을 보도했다. 이는 구시대적 기반 시설을 사용하면서 신규 시설 투자를 하지 않는 수자원 기업이 300만 시간 동안 폐수를 방류한 수준이다. 이제 런던과 윌트셔부터 레이크지방, 스코틀랜드까지 여러 지역의 사회 운동가 집단이 일클리 마을과 같은 조치를 택해 지역 강가의 수질 검사 책임을 진다.

그러나 지역 사회의 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 과학은 전 세계적으로 성장세를 기록하는 추세이다. 비용 부담이 적은 기술을 함께 활용해 일반 시민이 더 저렴한 비용으로 감시하도록 하는 추세와 정부 기관 신뢰도 하락, 기후 변화 때문에 촉발된 환경 위기 증가 상황이 더해졌다. 이는 갈수록 많은 이들이 주변 자연환경의 눈에 보이지 않는 피해를 감시할 수단으로 시민 과학을 채택한다는 의미이다.

어느 한 비영리 단체가 동시다발적으로 이루어지는 시민 과학 계획을 국제적 운동으로 전환하려 한다. 세이프캐스트(Safecast) 공동 창립자 피터 프랑켄(Pieter Franken)은 일본 정부가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고 규모를 제대로 다루지 못하여 단체를 설립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뉴스 진행자는 일본 전역의 방사성 물질 누출 수준이 보통 수준이라고 제시하는 공식 그래픽을 보여주며 소식을 전달했다. 그러나 공식 그래픽은 1~2가지 측정 결과만을 기준으로 둔 채로 제작되었다. 프랑켄은 “많은 과학자가 연구실에서 작업한다. 특정 연구에 매우 정확히 집중한다. 그러나 재해 발생 시 과학자의 연구 상황이 달라진다. 또, 후쿠시마 원전사고 당시 과학계는 특정 지역의 재해 심각성을 정확히 측정하지 못했다. 대신 도로 수십만 곳의 재해 수준을 측정해야 했다”라고 설명했다.

세이프캐스트는 GPS 기능을 지원하는 모바일 방사선 측정기를 차량에 부착하고 자발적으로 연구에 참여하는 익명의 시민 과학자에게 센서를 분배하면서 방사선 측정 기록이 될 수 있는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었다. 프랑켄은 “많은 과학 논문이 20가지 혹은 40가지, 100가지 데이터 포인트를 두고 발표되었다. 세이프캐스트는 1억 7,500만 가지 측정 결과를 수집했다. 세이프캐스트 시민 과학자는 일본 전 지역을 돌아다니면서 데이터를 수집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세이프캐스트 시민 과학자 5,000~10,000명이 일본과 전 세계 방사선 수치 추적에 자발적으로 참여했다고 밝혔다. 또, 비교적 최근에는 대기 오염 수준도 측정했다. 세이프캐스트의 데이터 모두 완벽히 공개되며, 누구나 접근할 수 있다. 또, 새로운 시민 과학자 집단이 새로운 분석 결과를 추가하면서 데이터 업데이트가 꾸준히 진행된다.

시민 과학은 대기 오염과 기후 변화 악화 탓에 제기된 각종 환경 문제 퇴치에 도움이 되도록 고안된 독특한 분야이다. 한 가지 견해를 제시하자면, 수십만 명이 수집할 수 있는 데이터양은 전문 과학자가 일반적으로 모을 수 있는 데이터 포인트보다 훨씬 더 많다. 대규모로 정확한 수치 측정이 필요한 오염이나 방사선 유출과 같은 재해가 광범위한 지역에서 심각한 피해가 발생했을 때, 시민 과학자 집단이 수집한 것과 같은 대규모 데이터가 매우 중요하다.

또, 시민 과학자가 제공하는 데이터의 안정성을 살펴볼 수 있다. 많은 시민이 수집한 데이터의 공개 접근성은 부족한 자금 지원이나 정치적 위기 때문에 중간 개입자가 데이터 접근성을 방해하는 상황을 없애면서 데이터를 충분히 확보할 기회를 제공한다. 일례로, 우크라이나에서는 전쟁 때문에 현지 원자력 발전소 상황을 관측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프랑켄은 “우크라이나 상황은 위기 발생 시 과학 연구와 데이터 수집과 관련해 발생할 수 있는 일을 보여준다. 가장 먼저 데이터를 수집할 수 없다는 문제가 발생한다”라며, “데이터를 중앙집중 관리한다면, 데이터 탈취나 손실 피해를 겪을 수 있다. 따라서 세이프캐스트는 탈중앙화 데이터 역량을 확실히 보유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라고 말했다.

시민 과학에는 항상 비판론이 따르기 마련이다. 일각에서는 전문 지식을 갖추지 않은 시민이 엄격한 과학적 기준이나 신뢰성이 없어 부실하거나 편견이 담긴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프랑켄은 세이프캐스트가 확보하는 시민 과학자의 데이터 수집량은 여러 명이 특정 지역의 데이터를 한 차례 이상 측정해, 데이터 격차를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데이터 자체보다는 시민 과학이 매력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부분적인 이유는 대규모 인구 집단이 이전보다 더 보편적으로 과학과 소통할 수 있다는 점이다. 스테픈 프리츠(Steffen Fritz) 국제 응용 시스템 분석(IIASA) 산하 전략적 계획 프로그램 국장은 시민 과학이 불확실성과 거짓 정보, 정치적 양극화 문제가 더 심각해지는 시대에 데이터와 과학 신뢰성을 향상할 방법이라고 말한다. 프리츠 국장은 “모두가 과학을 누구나 더 쉽게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이해한다. 과학자는 그동안 사용한 것과 다른 용어를 사용하고, 전문 용어사용을 줄여야 한다. 대중이 과학을 이해해야 한다. 시민 과학은 시민 누구나 데이터를 수집하도록 하면서 시민의 권리 신장과 발언 권한을 부여한다”라고 설명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Brace Yourself For the Comeback of Citizen Scientis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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