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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운동가 집단, 푸틴의 선동 광고 장벽에 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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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운동가 집단, 푸틴의 선동 광고 장벽에 도달
틴더와 구글 맵, 텔레그램 등 여러 앱이 지금 당장 사회운동가 집단의 우크라이나 실제 상황을 공유하도록 돕는다.
By MORGAN MEAKER, WIRED UK

르네(René)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때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34세인 르네는 독일 뉘른베르크에서 1,000km 이상 떨어진 곳에서 생활한다. 르네는 우크라이나에 가족이 없으며, 과거 우크라이나를 간 적도 없다. 그러나 러시아가 침공할 당시 도움을 원했다. 르네가 위치를 모스크바로 변경 설정한 데이팅 앱인 틴더도 우크라이나 여성이 전쟁의 실상을 이야기하도록 도왔다.

르네는 “(러시아의 침략 행위는) 단순한 군사 작전일 뿐이며, 우크라이나인 대다수의 사망 원인이 자살과 같은 일이라고 주장하는 어느 한 여학생과 대화한 적이 있다. 당시 그 학생과 논쟁을 벌였다. 그리고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생각을 알려주어서 고맙다고 말했다”라고 전했다. 르네는 의뢰인이 자신의 사회 활동을 아는 것을 원하지 않아 이름 전체를 공개하지 않을 것을 요청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략하자 러시아인은 실제 상황을 자세히 공개하지 못하도록 숨기는 선동 광고라는 장벽에 갇히게 되었다. 러시아 국영 언론은 침략 행위를 ‘특수 군사 작전’이라고 주장할 뿐 전쟁이라는 표현은 절대 사용하지 않았다. 러시아 군대가 건물을 폭파하는 사진이 아닌 우크라이나에 도움을 주는 사진을 촬영했다. 우크라이나에 도움을 청하는 군대 사진은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전체 사진 중 약 70%이다. 구체적인 수치의 신뢰성을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뉴욕타임스 보도 내용과 같이 우크라이나인 가족을 둔 러시아인도 단순히 고도의 공격에 따라 군사 시설만 공격 대상이 되었을 뿐이며, 민간인을 향해 총을 겨누는 러시아 군인의 사진은 모두 조작되었다고 믿는다.

그러나 온라인에서 다음과 같은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러시아인이 우크라이나의 실제 상황을 알게 된다면, 시위를 벌이고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주도한 블라디미르 푸틴을 축출할 것이다. 지난 일주일 동안 많은 이들이 러시아에서 서비스가 차단되기 전까지 틴더와 구글 맵, 러시아 정부가 검열한 페이스북 게시글 등의 리뷰를 통해 러시아 국민에게 메시지를 보내면서 러시아 내 푸틴 규탄 시위가 발생할 것인지 확인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온라인에서 개별로 러시아인에게 접촉한다는 전략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월 23일(현지 시각), 러시아인에게 보내는 영상을 공개하면서 시행됐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해당 영상을 통해 “지금의 충돌(전쟁)이 우크라이나인에게 자유를 선사한다고 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인은 이미 자유로운 생활을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의 침략 초기, 자발적 해커 무리가 우크라이나 군대에 자원입대했다. 그러나 일반 인터넷 사용자도 러시아 정부의 차단 대상에 이름을 올리기 전인 SNS 플랫폼을 이용해 온라인에서 각자 전쟁에서 제 역할을 찾는다. 러시아 국영 통신사 타스(TASS)의 공식 페이스북 게시글에 어느 한 여성이 “러시아 국민을 향해 말한다. 러시아 정부가 모든 정보 유포에 영향력을 행사한다. 이에, 독일에 거주하는 이들이 현재 우크라이나에서 푸틴이 촉발한 끔찍한 전쟁이 벌어지고 있음을 알린다”라는 글을 남겼다.

뉴욕대학교에서 거짓 정보를 연구하는 컴퓨터 과학자 로라 에델슨(Laura Edelson)은 “러시아에서 러시아인에게 접근하기 매우 어렵다. 러시아 정부가 현지 미디어 환경에 매우 엄격한 통제력을 행사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 정부는 우크라이나 정부 인사는 전쟁의 참혹한 만행을 자행하는 나치 세력으로 가득하다는 단편적인 각종 믿음을 성공적으로 조작해왔다. 에델슨은 “거짓 주장을 서서히 줄이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르네는 지금도 러시아에서도 접속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서양 SNS 플랫폼인 틴더를 사용하고자 한다. 그는 틴더 운동 퇴출을 위해 러시아인 친구에게 러시아 정부를 향해 전쟁 반대 목소리를 낼 것을 촉구하는 글을 번역하도록 요청했다. 그리고 해당 번역물은 틴더에서 프로필 사진과 함께 유포한다. 트위터에서 같은 글을 공유했을 때, 다른 이들도 자신과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르네 이외에 SNS 플랫폼으로 전쟁의 실체를 알리는 또 다른 사회 운동가인 젠스 오스테로(Jens Osterloh)는 룩셈부르크에 거주하는 IT 업계 종사자이다. 그는 여성 10여 명과 대화한 뒤 우크라이나를 아는지 질문했다. 그중 6명은 우크라이나에서 발생하는 일을 알고 있으나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답변했다. 나머지 네 명은 이라크 전쟁, 아프가니스탄 전쟁처럼 미국이 개입한 전쟁이라고 주장했다. 이때, 오스테로는 “미국이 과거와 같은 잘못을 범한다는 점을 이용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학살 행위를 정당화하려 하는가?”라고 되받아쳤다. 이후 단 한 명과도 대화를 계속 이어갈 수 없었다.
 
[사진=Pixabay]
[사진=Pixabay]

테크 부문은 항상 러시아 선동 광고를 막는 데 자사 서비스 사용을 허용하는 것에 항상 불편해한다. 오스테로는 러시아 여성과 대화를 시작한 지 단 이틀이 지난 3월 7일(현지 시각) 틴더에서 영구 차단됐다. 그는 틴더 고객 지원 센터에 러시아에 정보를 전달하기만 했다는 메시지를 보냈으며, 자신의 상황은 이례적이라고 언급했다. 오스테로는 계정 복구 요청에 어떠한 답변도 받지 못했다. 틴더는 와이어드의 문의에 답변하지 않았다.

틴더가 러시아 선동 광고 확산 방지 시도를 막아 문제가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월 28일(현지 시각), @Konrad03249040라는 트위터 계정을 관리하는 이는 “러시아 대도시 가게나 커피숍, 음식점 아무 곳이나 방문해 구글 맵을 실행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나는 해커가 아니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할 뿐이다”라고 작성했다. 해당 게시글은 트렌드 게시글이 됐다. 특히, 해커 조직 어나니머스가 해당 글을 공유하자 대중의 관심도가 급격히 치솟았다. 어느 한 사용자는 모스크바 음식점 ‘그랜드 카페 닥터 지바고(Grand Cafe Dr Jhivago)’에 “러시아 정부는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과 관련, 거짓 정보를 유포한다. 구조 작전이 아니다. 우크라이나에는 나치가 없다!”라는 리뷰를 남겼다.

구글 맵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벨라루스 장소 신규 리뷰를 일시 차단했다. 구글 관계자는 와이어드에 구글 맵의 리뷰 시스템은 누리꾼의 소통을 도울 목적으로 설계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또, 거짓 정보 유포 상황 속에서 신뢰할 수 있는 중요한 정보를 보장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진실을 알리려는 노력은 소규모로 임의의 대중을 선택하면서 진행되며, 디지털 게시물을 마구 배포하듯 진행되면서 거짓 정보 유포 상황에 영향을 미치기를 바라면서 이루어진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된 이들은 수많은 러시아인에게 접촉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플랫폼인 텔레그램과 유튜브를 최대한 활용하면서 친러 선동 광고 확산세를 서서히 줄이려 한다.

2월 27일, 200rf For Yours라는 웹사이트가 개설됐다. 러시아인이 우크라이나 포로가 되거나 전사한 가족이나 친구를 찾도록 돕는다. 웹사이트의 명칭은 소련 시절 군대 부호 단어인 1980년대 아프가니스탄에서 시신을 수습할 때 펼친 작전인 카고-200(Cargo-200)을 지칭한다. 200rf For Yours는 러시아 군인이 사망하거나 포로로 잡힌 모습을 담긴 사진을 대거 유포하며, 영상은 포로가 된 러시아 군인의 모습을 담은 영상을 게재하는 유튜브와 더 잔혹한 사진을 공유하는 텔레그램 채널 사이에서 유포된다. 텔레그램 채널 참여자 수는 60만 명을 넘어섰다.

텔레그램 채널은 각종 잔혹한 사진으로 가득하다. 시체 더미와 턱이 빠진 어느 한 남성이 진흙 속에서 사망한 채로 쓰러진 모습 등을 볼 수 있다. 200rf For Yours는 시신 본국 송환 시 사망자의 상세한 정보를 확인하는 데 도움이 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사진을 게재한다고 주장한다. 빅터 안드루시프(Viktor Andrusiv) 내무부 장관 보좌관은 200rf For Yours에 게재된 영상을 통해 “많은 러시아인이 자녀와 아들, 남편 등 가족의 행방과 안전을 우려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따라서 온라인으로 전쟁 포로와 전사자의 사진을 게재해 푸틴이 우크라이나 전투에 동원한 사랑하는 가족을 찾는 데 도움을 주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안드루시프 보좌관이 해당 웹사이트를 개인적으로 개설한 것인지 아니면 우크라이나 내무부를 대신해 개설한 것인지는 확실히 알려진 바 없다. 안드루시프 보좌관과 우크라이나 내무부 모두 와이어드의 문의에 답변하지 않았다.

에델슨은 “전쟁 포로와 전사자 사진을 온라인으로 공유하는 것은 러시아 대중은 물론이고, 러시아 군대에도 호소할 수 있다.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는 셈이다”라며, “포로가 되거나 사망한 적군의 모습을 보는 일이 절망적일 수 있다. 특히, 포로와 전사자의 부모, 친구, 가족이 사진을 보는 것도 매우 절망적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온라인을 이용해 전쟁의 실상을 알린다는 전략은 러시아가 자국 인터넷에서 국제 사회와 접촉할 수 있는 부분을 남길 때만 효과를 볼 수 있다. 틴더와 구글 맵, 텔레그램, 유튜브 모두 러시아인이 러시아 정부의 선동 광고를 보지 않는 세계인과 소통하도록 연결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다만, 현재 러시아에서 접속할 수 있는 서양 플랫폼의 상황이 불분명하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 정부는 페이스북을 전면 차단하고, 트위터 서비스는 일부분 정지했다. 또, 틱톡은 러시아의 라이브스트리밍 기능과 영상 게재 기능 지원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새로운 내용이 발표될 때마다 러시아인을 둘러싼 선동 광고라는 장벽이 갈수록 강력해졌다. 그와 동시에 선동 광고 장벽을 깨려는 이들의 목소리도 커졌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Activists Are Reaching Russians Behind Putin's Propaganda W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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