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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원주민, 게임 배경으로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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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원주민, 게임 배경으로 등장
브라질 원주민을 게임 주인공으로 채택한 아라니는 게임의 진정성과 포괄성 확대를 위해 크게 한걸음 내디뎠다.
By GABRIEL LEÃO, WIRED US

습한 정글의 밤이다. 다리가 하나이고 턱이 분리된 생명체가 젊은 원주민 여성인 주인공 앞에서 포효한다. 주인공은 양손에 날이 두 개인 창을 들고 맞서 싸울 준비를 한다.

현재 브라질에서 제작 중인 게임 아라니(Araní)에 등장하는 장면이다. 아라니는 주요 캐릭터인 선트라이브(Sun Tribe)의 원주민 전사의 이름을 따라 정했다. 아라니는 비밀의 신적인 힘에 맞서 주민을 보호한다. 아라니는 2018년, 브라질 북동부 지역인 페르남부쿠주의 게임 스튜디오 디오라마 디지털(Diorama Digital)이 공개한 게임이다.

브라질은 세계에서 영토가 5번째로 큰 국가이면서 다양한 문화가 밀집한 국가이다. 2002년 개방된 영화 시티오브갓(City of God)의 배경으로 등장하는 빈민가 출신 주민과 관광객에게 익숙한 카니발 축제, 열대 보사노바 등이 등장하지만, 디오라마 디지털 팀은 원주민과 전통 지역 사회에 주목했다.

브라질의 원주민 인구는 총 85만 명이며, 총 300개 원주민 지역 사회가 존재한다. 브라질 지리통계연구소(Brazilian Institute of Geography and Statistics)는 브라질 인구 2억 1,330만 명 중, 1.1%는 원주민이라는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게임 개발자인 에버라도 네토(Everaldo Neto)는 계획 단계에서 아라니의 제어 능력은 캐릭터 스스로 분명하게 선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게임의 모든 요소는 매우 유기적인 방식으로 발생한다. 게임 주인공의 주변 환경이 아닌 주인공 아라니가 게임의 모든 상황을 선택하는 것처럼 보인다. 도전 규모로 고려할 때는 작지만, 과감한 행동을 하는 강인한 여성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브라질 원주민 마을을 게임 배경으로 선택하는 사례가 증가하는 추세이다. 일례로 2020년, 코로나19 확산세 도중 프리파이어(Free Fire) 토너먼트는 원주민 게임 사용자로 구성된 길드 288개가 참가한 원주민 마을 컵(Indigenous Villages Cup)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됐다. 토너먼트에는 과라니(Guaraní)족과 카라자(Karajá)족, 샤크리아바(Xakriabá)족, 카라파로(Kalapalo)족, 카이강(Kaigang)족, 카이오와(Kaiowá)족, 아몬다와(Amondawa)족, 쇼크렝(Xokleng)족을 포함한 여러 부족이 참가했다.
 
[사진=Araní Game Twitter]
[사진=Araní Game Twitter]

와이어드는 원주민 게임 사용자 세 명과 인터뷰해, 원주민의 실제 브라질 게임 커뮤니티 경험을 더 자세히 알아보았다. 인터뷰에 응한 이들 모두 일부 플레이어가 원주민의 게임 참여를 이상하다고 받아들였으며, 간혹 원주민 출신이거나 원주민의 유산을 물려받은 사실을 의심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21세 의과대학생인 와레라 소에이키 킨 수루이(Walela Soeikigh “Kin” Suruí)는 브라질 서부 론도니아주 수루이 파터(Suruí Pater)족 출신이다. 수루이는 “오늘날 원주민을 향한 편견이 무수히 많다. 특히, 전자 제품과 관련된 편견이 매우 심각하다. 대부분 원주민은 모바일 기기나 컴퓨터, 게임 콘솔을 보유하지 않고 자연에서 원시적인 생활을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원주민 게이머가 원주민도 원할 때마다 게임에 접속하고, 문화와 출신 배경과의 관계를 유지한 채로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마투그로수 지역의 테레나(Terena)족 출신인 23세 트위치 스트리머이자 학부생 요토레 테레나(Yotolé Terena)는 “아라니는 게임에서 원주민을 대변한다고 느끼기 위해 매우 중요하다. 원주민 캐릭터를 포함한 게임이 드물기 때문이다”라고 전했다.

수루이는 아라니가 매우 훌륭한 게임이라고 호평하며, 원주민을 잔혹하게 묘사하지 않고 훌륭한 이야기와 함께 진짜 원주민 문화를 확고히 나타낸 보기 드문 게임이라고 설명했다.

원주민이 등장하는 게임으로 독립성 부여
게임 역사에서 미 대륙 전 지역 출신 원주민은 현실과 그리 다르지 않은 학대라는 오랜 과정을 공유한다. 1982년, 이제는 사라진 게임 스튜디오인 미스티케(Mystique)가 아타리 2600(Atari 2600)용 게임인 커스터스 리벤지(Custer’s Revenge)를 출시했다. 커스터스 리벤지의 주인공은 장애물을 피하면서 기사 모자와 반다나, 장갑, 부츠를 착용하고 성기가 커지는 것을 볼 수 있는 옷을 착용해 막대기에 몸이 묶인 원주민 여성을 강간한다. 몇 년 전 커스터스 리벤지 재출시 시도가 추진됐을 때, 당연히 대중의 반발이 이어졌다.

1991년, 코나미(Konami)는 고전적인 사이드 스크롤링 런 앤 건(run-and-gun) 게임인 선셋 라이더스(Sunset Riders) 아케이드 게임 버전을 출시했다. 선셋 라이더스에는 원주민을 부하로, 스칼펨(Chief Scalpem) 선장을 대장으로 그린 단계가 등장한다. SNES 버전에서는 스칼펨 선장이 사라지고, 대장의 이름이 위그웜(Chief Wigwam) 선장으로 이름이 바뀐다. 위그웜 선장의 충실한 부하는 여러 단계에 걸친 불법 행위를 하면서 증가한다. 위그웜이라는 이름은 닌텐도 스위치와 플레이스테이션 4 콘솔용 아케이드 버전에서 스칼펨이라는 이름보다 더 적합하다고 인정받았다.

아라니는 과거에 묘사한 원주민의 이미지를 없애고 누구나 가장 좋아한 과거를 볼 수 있도록 포괄성을 강화한 미래 설계의 시작점이다. 루나(Luna)라는 이름을 사용하는 미림 고샬베스(Mirim Gonçalves)는 22세 게이머이자 브라질 남부 산타카타리나 지역의 과나리족 출신이다. 고샬베스는 게임이 자아 발견의 중요한 요소라고 말한다. 루나는 프리파이어 원주민 마을 컵에 참가했다. 루나는 게임을 원주민 문화와 고통을 보여줄 교육 수단으로 보는 알파벳 기록 및 예술 교사이기도 하다.

요토레는 “많은 이들이 신화와 신앙, 구전 신화의 차이를 알지 못한다”라며, 아라니가 원주민 문화 알리기와 대중의 원주민 문화 교육에 앞장선다는 약속을 지켰으면 한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디오라마 디지털 연구팀은 원주민 문화 이야기와 문화, 언어, 철학 모두 사실을 반영하여 게임을 제작하는 데 헌신한다. 연구팀에게는 올바른 원주민 문화 이해가 복합적인 진화 과정이다. 네토가 말한 바와 같이 디오라마 디지털은 게임 제작 시 염두에 두는 요소에 연구 수단과 원주민 문화를 존중하기 위한 각별한 주의 간 균형을 맞추고자 한다.

게임 제작 동기 중 일부는 주류 수단에서 얻게 되었다. 아라니의 투쟁과 폭력을 주제로 한 방식은 보더랜드 3(Borderlands 3)와 헬블레이드(Hellblade)부터 갓 오브 워(God of War), 데빌 메이 크라이(Devil May Cry)까지 여러 게임의 영향력을 기록했다. 식민지 통치에서 벗어난 후의 시대를 다룬 멜 깁슨(Mel Gibson)의 아포칼립토(Apocalypto)를 포함한 일부 영화도 아라니의 이야기 구성에 영향을 주었다.

요토레와 수루이, 루나 모두 미디어에서 원주민에 대한 선입견이 있는 이미지를 다루면서 극심한 사회적 불평등과 원주민의 기술 접근 제한, 그 결과로 이어진 게임과 게이밍 수단 접근성 제한까지 심각한 문제가 있는 현실을 살아야 한다.

전 세계의 무수히 많은 수단과 마찬가지로 게임은 코로나19 확산세와 함께 현지 정치, 경제적 위기가 이어지는 도중 요토레와 수루이, 루나를 포함한 수많은 브라질인에게 마음의 편안함을 선사한다.

수루이는 “코로나19 때문에 모두가 힘겨워한다. 수루이족은 코로나19 사망자 수가 많았으며, 개인적으로 할머니와 삼촌도 코로나19 때문에 세상을 떠나게 된 힘겨운 순간을 겪어야 했다”라고 밝혔다.

수루이는 특히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게임이 많은 이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면서 스트레스를 완화해, 코로나19 때문에 떨어져 지내는 친구, 친척과 함께 소통할 기회를 키운 것을 확인했다.

원주민 사회 운동가가 이끄는 기관인 브라질 원주민 합동 기관(APIB)은 브라질 원주민 중 코로나19 사망자 수가 1,200명을 넘어섰으며, 5만 9,000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되었다고 추산했다. 외딴 지역에 거주해 연락을 취하기 어려운 원주민의 코로나19 감염 상황은 포함하지 않았다.

브라질 원주민 게임 커뮤니티와 요테레, 수루이, 루나를 비롯한 브라질 원주민 출신 게이머는 각종 고난 속에서도 실제로 접하는 게임에 브라질 원주민이 NPC나 피해자, 선입견을 지닌 악당이 아닌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게임을 보기를 바란다.

그때까지 아라니는 플레이스테이션과 엑스박스 콘솔 버전, PC 버전 게임 개발을 유지할 것이다. 브라질에서 오래 이어진 경제적, 정치적 위기는 아라니를 비롯한 게임 업계의 개발 작업이 중단되는 등 불확실한 상황에 빠지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아라니는 게임을 출시할 때, 게임 세계에서 원주민 문화를 표현하기 위한 중대한 도약을 거둘 수 있을 것이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Brazil's Indigenous Gaming Scene Is On the Ri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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