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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선동 광고 교착 상태 도중 페이스북·트위터 차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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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선동 광고 교착 상태 도중 페이스북·트위터 차단
최근 러시아 정부의 긴장 고조 상황은 미국 플랫폼이 러시아 사업 유지를 원할 때의 불편한 선택을 드러낸다.
By MORGAN MEAKER, WIRED UK

3월 4일(현지 시각), 러시아 정부가 페이스북 차단 소식을 공식 발표했다. 그리고 몇 시간 후 트위터도 차단되었다. 러시아 정부의 페이스북, 트위터 차단 조치는 2월 24일(현지 시각),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테크 업계 대기업과 러시아 정부 간의 교착 상태의 주요 긴장감 고조 상황을 나타낸다.

러시아 정부의 발표는 페이스북, 트위터가 친러 성향 계정에 취한 조처에 대한 보복으로 풀이된다. 러시아 미디어 규제 당국인 로스콤나조르(Roskomnadzor)는 페이스북이 러시아 언론과 정보 자원을 차별한 사례 26건을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정부의 이번 차단 조치가 영구적으로 시행될지는 불확실하다. 페이스북 모기업 메타의 글로벌 문제 사장인 닉 클레그(Nick Clegg)는 러시아 정부의 차단 발표를 두고 “서비스 복구에 필요한 모든 조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페이스북은 러시아에서 차단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분주하게 러시아 정부의 통제 대상으로 보이는 언론 기관을 분류해왔다. 로스콤나조르는 이를 두고 검열 행위라고 분노했다. 2022년 2월 말, 러시아 사용자가 현지 언론 기관인 리아 노보스티(RIA Novosti)와 TV 채널 즈베즈다(Zvezda), 뉴스 웹사이트 Lenta.ru와 Gazeta.ru에서 페이스북 게시글 링크에 접속할 때, ‘러시아 국가 통제 언론’이라는 표현 옆에 붉은색 느낌표가 표시돼 사용자에게 ‘뒤로 돌아가기’나 ‘계속 접속’을 선택하도록 안내했다. 페이스북이 국가 통제 언론으로 분류한 페이지 모두 우크라이나에서 발생하는 폭력 사태 정보를 배제했다. 불과 일주일 전, 즈베즈다의 페이스북 페이지는 폭격으로 무너진 우크라이나 건물 사진은 한 장도 게재하지 않았다. 대신 팔로워에게 특수 작전 일부를 수행하던 중 일부 병사가 영웅과 같이 사망했다고 전하며, 러시아 공군이 돈바스 지역 갈등 상황을 자유화하며, 우크라이나가 도네츠크를 공격했다는 거짓 주장을 펼쳤다. 과거, 우크라이나는 도네츠크를 공격했다는 러시아의 주장을 부인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략한 뒤 세계는 금융 체계를 푸틴 정권의 무력행사를 약화할 무기로 변환시켰다. 미국은 러시아 중앙은행과의 거래를 금지했다. 영국은 자국 항구 일대에 러시아가 소유하거나 통제, 임대한 선박 한 채라도 정착하지 못하도록 지시했다. 이제 러시아 규제라는 대대적인 압박은 주요 테크 기업에 미국 플랫폼에서 러시아 정부의 자체 소식 보도를 강화하는 러시아 국영 언론 기관을 대상으로 자체 제재를 시행할 것을 촉구한다. 2월 25일, 메타는 RT와 스푸트니크를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에서 차단하라는 영국 정부의 요청에 응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도 와이어드에 미하일로 페도로프(Mykhailo Fedorov) 우크라이나 부총리의 서한을 받은 사실을 확인시켜주었다. 페도르프는 블라디미르 푸틴의 선동 광고를 유포하면서 유럽연합에 러시아 정부 관련 계정을 전 세계에서 삭제하면서 디지털 무기 판매 기관 역할을 한다고 SNS 플랫폼을 비난했다.

그러나 러시아 정부의 페이스북과 트위터 차단 소식은 차단 조치에 따른 대가를 보여주었다. 러시아 선동 광고를 대상으로 유사한 단속을 시행하고자 계획한 다른 SNS 플랫폼에 보내는 경고로 풀이할 수 있다. 러시아 사업을 운영하는 미국 SNS 사이트는 다년간 지나친 감시 행위를 펼친 러시아 플랫폼에 대한 진보 대안이라고 판단할 만한 수준은 물론이고, 러시아 규제 당국의 러시아 사업 퇴출을 촉발하기는 어려울 정도로 미국의 정체성을 충분히 유지해왔다. 우크라이나 위기 사태는 러시아 사업을 운영하는 미국 SNS 기업의 신중한 균형을 유지했다. 우크라이나 정부가 SNS 플랫폼에 러시아 국영 언론 전면 차단 압박을 가하자 우크라이나 정부의 요청대로 러시아 언론을 차단할 때, 러시아가 디지털 철의 장막의 뒤에서 자국민의 SNS 접속 차단과 같은 보복을 시행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2월 25일까지만 하더라도 미국 테크 플랫폼 중 러시아를 차단한 곳은 2016년에 러시아 서비스를 차단한 링크드인 단 한 곳이었다. 대신, 다른 테크 업계 대기업은 러시아 사용자 수 9,900만 명을 확보하는 등 큰 인기를 누렸다. 데이터베이스 분석 기업 스태티스타(Statista)가 공개한 바와 같이 2020년, 유튜브가 러시아 인기 SNS 플랫폼 순위 1위를 차지했으며,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모두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트위터는 인기 순위 11위를 기록했다. 외교 관계 독일 위원회 소속 연구 펠로인 알레나 에피파노바(Alena Epifanova)는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터와 러시아 정부 간의 관계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부터 이미 복잡했다고 말한다. 러시아 정부는 미국 SNS 플랫폼 접속 차단 대신 플랫폼 내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려 했다. 로스콤나조르는 2015년부터 강력한 SNS 기업의 콘텐츠 차단 의도로 구상한 각종 법률을 발표했다. 그러나 에피파노바의 설명대로 대다수 플랫폼이 지금까지 간신히 제한 조치를 피했다. 그는 “외국 기업과 특히 미국에 본거지를 둔 기업이 실질적으로 규제를 따르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대신, 미국 플랫폼은 지역 사회운동가와 독립 언론인을 비판한 러시아 인터넷에서 자유를 확보했다는 명성을 쌓아올 수 있었다. 에피파노바는 “미국 기업은 러시아 반정부 인사와 정부 비판 세력을 위한 유일한 공간을 제공했다"라고 전했다.

그러나 테크 업계 대기업과 러시아 정부 간의 관계가 모든 측면에서 압박을 받게 되자 온라인 자유가 어려움에 처했다. 전직 UN 표현의 자유 특파원 데이비드 카예(David Kaye)는 “테크 업계 대기업을 향한 압박 중 하나는 러시아 사업 철수 압박이다. 러시아 사업 철수와 같지만, 또 다른 압박은 더 빠르면서도 강력한 방식으로 거짓 정보를 관리하고 차단하는 것이다. 다만, 러시아에서 기업의 거짓 정보 콘텐츠 유지라는 새로운 압박이 시행되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2월 24일, 트위터와 페이스북, 유튜브 모두 엄격한 조치 선택을 피하라는 안내를 받았다. 대신, RT와 같은 친러 성향의 방송을 유럽연합, 우크라이나 등지에서 분류하고 수익화를 중단하여 차단하는 등의 조치에 초점을 두었다. 메타와 구글이 소유한 유튜브 모두 자체 플랫폼 내 광고를 통한 러시아 국영 언론의 수익화를 막았다. 트위터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역의 공고를 모두 중단했다. 우크라이나 내 폭력 사태가 고조되자 SNS 플랫폼이 추가 조치를 시행했다. 2월 28일(현지 시각), 트위터는 러시아 국영 언론 웹사이트가 게재한 트윗 노출 횟수를 줄일 것이라고 발표했다. 다음날 메타도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서 국영 언론 기관의 콘텐츠 유형 지위 강등 조치를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러시아 정부는 재빨리 자국 국영 언론을 대상으로 어떠한 제재를 시행하든 보복 조치가 이어질 것이라고 분명히 밝혔다. 3월 4일, 페이스북과 유튜브, 트위터 모두 접속이 제한돼, 러시아 내 접속 속도가 느려졌다. 페이스북 차단 단 몇 시간 전, 모스크바에 거주하는 커뮤니케이션 전문가인 알레나 게오르고비아니(Alena Georgobiani)는 페이스북 플랫폼 이미지와 아이콘 모두 로딩 속도가 매우 느렸으며, 유튜브도 재생 시간이 5분 가까이 걸렸다고 전했다. 2022년 3월 초, 구독자 130만 명을 확보한 진보 성향의 라디오 방송국 에코 오브 모스코우(Echo of Moscow)의 유튜브 페이지는 ‘존재하지 않는 채널입니다’라는 오류 메시지로 대체되었다.

그와 동시에 러시아 미디어 규제 기관은 SNS 플랫폼 대상 통제 강화와 함께 기존 규제 준수 압박을 가하면서 규정을 따르지 않는 기업에는 광고 금지 처분을 내린다고 위협했다. 러시아 규제 기관의 압박은 일상 속 미국 SNS 플랫폼 사용이 증가한 러시아 사용자의 불안감을 불러일으켰다. 러시아 디지털 권리 단체 로스콤스보보다(RosKomSvoboda)의 최고 법률 관리자 사르키스 다르비니안(Sarkis Darbinyan)은 모스크바에서 “로스콤나조르는 미국 SNS 플랫폼을 전면 차단해, 직접 통제할 수 있는 러시아 사용자의 우크라이나 전쟁 정보 확산을 막으려 한다”라고 말했다.

미국 기업이 러시아 규정을 완벽히 준수한다면, 진보 성향을 지닌 사용자를 잃게 될 것이다. 반대로 러시아 규정을 준수하지 않는다면, 러시아 정부의 차단 대상이 될 수 있다. 다르비니안은 “전쟁을 막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러시아 사용자를 모두 차단하는 것이 현명한 생각은 아니라고 본다. 다만, 러시아 사용자가 현재 발생하는 상황의 사실을 담은 진짜 정보를 얻을 수 없어, 러시아가 제대로 된 정보가 없는 곳이 될 수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페이스북 차단 며칠 전, 게오르고비아니는 주변 친구에게 페이스북이 갑자기 차단될 상황에 대비해, 페이스북 플랫폼으로 텔레그램 상세 정보를 공유하도록 이야기했다. 그는 “러시아인은 서양 세계에서의 차단을 우려하면서 살아가고 있다”라고 전했다.

러시아의 페이스북 차단은 다른 미국의 SNS 기업이 러시아 국영 언론의 플랫폼 노출 상태 유지나 러시아 퇴출 대비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유튜브, 트위터를 비롯한 플랫폼이 러시아의 요구 조건을 받아들이더라도 러시아 국영 언론의 플랫폼 노출 허용 수준에는 이견이 발생할 수 있다. 일부 전문가는 선동 광고 유포 악화가 러시아 사용자의 전 세계 인터넷 접속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감수할 만한 대가라고 본다. 카예는 “제재는 러시아나 우크라이나가 서로 소통할 능력을 저하하는 수단으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라며, 미국 SNS에서의 선동 광고 금지 이후 달라지는 부분이 있을지 확신하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국영 언론은 러시아 언론 부문을 장악했으며, 많은 전문가는 러시아 국영 언론의 장악력이 최근 러시아 내 서양 세계 적대감 강화에 일조했다고 말한다. 2022년 2월, 여론 조사 기관 레바다(Levada)가 발표한 바와 같이 러시아 국민 60%는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의 긴장 상태를 촉발한다고 생각한다. 2021년 11월 기준 같은 답변을 한 응답자는 10% 더 적었다.

미국 국책연구소 대서양위원회(Atlantic Council) 소속 상주 수석 펠로인 에머슨 T. 브루킹(Emerson T. Brooking)은 “러시아에서 RT와 같은 채널을 보여주는 SNS 플랫폼을 비판할 생각은 없다. 이를 중요한 문제로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언론 환경을 장악했다. 또, 항상 국영 언론으로 공격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브루킹은 미국 테크 기업이 친러 성향의 해외 채널을 차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현재 상황에서 해외 친러 성향 채널은 러시아의 행동 정당화를 위해 군사와 함께 배치한 무기와 같다. 이러한 무기는 다른 대중을 설득할 목적으로 다른 국가로 향할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페이스북의 러시아 국영 언론 차단은 해외의 러시아 국영 언론 차단이 러시아 퇴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검증했다. 디지털 권리 단체 아티클 19(Article 19) 소속 법률 및 정책 총괄인 바르보라 부코브스카(Barbora Bukovská)는 “플랫폼이 서양에서 러시아 채널을 제한한다면, 러시아에서 그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라고 언급했다.

다른 여러 전문가는 일부 플랫폼이 다른 플랫폼보다 상대적으로 더 안전하다고 생각한다.

알렉세이 나발니의 러시아 대통령 선거 유세운동 국장이자 디지털 권리 단체 인터넷 보호 협회(The Internet Protection Society) 공동 창립자인 레오니드 볼코프(Leonid Volkov)는 “러시아 인구 대부분이 페이스북의 러시아 현지 대체 서비스 브콘타크테(Vkontakte)를 사용하므로 페이스북이 매우 중요하지는 않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볼코프는 유튜브와 같은 채널 차단이 자칫하면 정치적 타격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말한다. 유튜브는 러시아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플랫폼이며, 러시아 경쟁 플랫폼인 러튜브(RuTube)의 사용자 수는 매우 적은 편이다. 볼코프는 “푸틴은 러시아 인터넷 사용자 대부분 정치에 관심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러시아인은 지금도 TV를 정치 정보의 주요 출처로 사용하며, 인터넷은 데이트와 게임, 스포츠 등을 위해 사용한다. 따라서 유튜브 사용자가 1억 명이라고 가정해보자. 전체 사용자 중 2,000만 명은 정치적 동기에 따라 유튜브를 사용하며, 푸틴 비판 성향의 정보를 얻는다. 그러나 푸틴이 유튜브 전면 차단 결정을 내린다면, 나머지 8,000만 명의 분노를 불러일으킬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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