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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준비생의 현명한 이력서 검토 소프트웨어 다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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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준비생의 현명한 이력서 검토 소프트웨어 다루기
채용 담당자가 입사 지원이자 검토 과정에 기계를 활용하는 사례가 증가하는 추세이다. 따라서 영리한 이들은 기계의 검토 능력을 앞지르려는 전략을 고안한다. 그런데, 그럴 만한 가치가 있을까?
By ARIELLE PARDES, WIRED US

2021년, 시린 니리자데(Shirin Nilizadeh)는 취업을 위해 옷을 갖추어 입은 친구에게서 전화 한 통을 받았다. 니리자데의 친구는 여러 취업 포털 사이트에 무제한으로 이력서를 보냈으나 인사 담당자가 확인하지 못한 채로 어디론가 사라진 것 같다고 말했다. 니리자데는 "당시 친구는 모든 사람에게 '이력서 검토  과정에 무슨 속임수가 있을까?'와 같은 질문을 했다. 니리자데는 취업 조언을 할 수 없었으나 한 가지 좋은 생각을 떠올렸다. 텍사스주 알링턴 소재 텍사스대학교 컴퓨터 과학자인 니리자데는 상대의 컴퓨터 시스템을 공격하는 방식인 보안 정보 전문가이다. 당시 니리자데는 취업 포털 시스템을 조작해, 특정 지원자의 이력서가 제외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대다수 대기업은 채용 과정에 소프트웨어를 사용한다. 입사 지원자 추적 시스템이라는 프로그램은 온라인 입사 지원을 신중하게 검토하고는 입사 지원자의 지원 직무와의 적합도를 기준으로 점수를 책정한다. 오라클의 타레오(Taleo)와 같은 일부 소프트웨어는 채용 담당자에게 짧은 면접 질문 목록을 제공한다. 평가 결과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이력서는 니리자데의 친구처럼 채용 담당자가 이력서를 단 한 번도 열람하지 않은 상태가 된다.

니리자데는 이력서 순위 평가 알고리즘을 조작할 수 있을지 확인할 실험을 고안했다. 링크드인과 깃허브를 포함한 다양한 개인 웹사이트에서 이력서 100건과 취업 포털 사이트 인디드(Indeed)에서 다양한 구인 공고를 수집했다. 이후 텍스트에 구인공고의 키워드를 삽입해, 일부 이력서를 임의로 강화했다. 이력서 순위 평가 프로그램을 실행하자 키워드를 이용해 강화한 이력서가 16회나 더 적합한 지원자로 분류되며  순위가 훨씬 더 향상된 것을 확인했다. 이력서가 다른 채용 직무 더 적합한지 혹은 기업이 올린 공고의 직무와 적합하다고 분류되었는지는 전혀 상관이 없었다. 

니리자데의 실험은 순수하게 학문적 측면에서 진행됐다. 니리자데는 2021년 가을, 주로 보안 연구원이 읽을 것으로 염두에 두고 이력서 순위 평가 프로그램 실험 결과를 논문으로 게재했다. 그러나 채용 과정에 소프트웨어가 만연해지면서 입사 지원자가 이력서 파일 메타데이터에 키워드를 추가하거나 볼 수 없는 텍스트에 아이비리그 대학 명칭을 포함하는 등 각자 자체적인 변경 전략과 함께 면접 기회를 높이기 시작했다. 구글 신입직에 지원한 어느 한 취업 준비생은 이력서에 자신의 페이스북 페이지를 추가했다고 밝혔다. 구글의 입사 지원자 추적 시스템이 다른 테크 기업의 이름을 언급한 이력서에 가산점을 부여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일부 지원자는 경쟁사 이름을 이력서에 언급하는 전략이 도움이 됐다고 말한다. 프랑스 에콜 폴리테크니크 석사 과정 재학생인 마르코 가르시아(Marco Garcia)는 2021년 여름, 인턴직 채용 면접 기회를 얻는 데 큰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이후 지원하고자 하는 공고의 직무 설명 내용을 이력서에 작은 흰색 글씨로 복사하여 붙여 넣었다. 맨눈으로는 글씨를 볼 수 없으나 컴퓨터는 복사하여 붙인 내용을 볼 수 있다. 직무 설명 내용을 추가하자 확실히 이전보다 더 많은 면접 기회를 잡게 되었다.

이력서 제출은 채용 과정 중 한 단계일 뿐이며, 수많은 채용 과정이 발로 뛰며 일자리를 찾고, 자필로 이력서를 작성하는 전형적인 입사 지원보다는 참조를 통해 이루어진다. 그러나 대다수 채용 공고가 온라인에 게재되므로 입사 지원자는 이력서 검토 시 알고리즘에 의존해야 한다. 인사담당 직무 경력 18년 차인 인적자원 관리자 협회(Society of Human Resource Managers) 고문인 줄리 쉬베버(Julie Schweber)는 "채용 공고 한 건당 어디서나 100~250건의 이력서를 받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쉬베버 고문은 소프트웨어가 직무 범위에 적합하지 않은 입사 지원자 최대 75%를 분류한 뒤 채용 담당자가 소수 입사 지원자 후보를 두고 다음 채용 단계를 진행하도록 도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Pixabay]
[사진=Pixabay]

하버드대학교 경영대학원의 경영학 교수인 조셉 풀러(Joseph Fuller)는 소프트웨어가 특정 지원자에게 불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21년 가을, 미국 평등고용기회 위원회(US Equal Employment Opportunity Commission)는 채용 과정에서의 인공지능(AI)의 역할을 검증할 계획을 발표하면서 채용 과정에 적용되는 각종 신기술이 첨단기술의 차별을 향한 길을 나타낼 수 있다는 우려를 언급했다. 그와 동시에 풀러 교수는 입사 지원자 추적 시스템이 이력서에서 불규칙한 내용을 작성한 지원자를 제외하는 일이 일상이라고 설명하는 보고서를 발행했다. 예를 들어, 채용 격차나 채용 기업의 키워드와 맞지 않는 능력을 보유한 지원자는 이력서 검토 시스템이 자동으로 불합격 처리한다. 풀러 교수는 "기업이 채용 과정의 효율성을 높이려 할 때, 이력서 검토 시스템과 같은 기술을 매우 그럴듯하게 만들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력서에 키워드를 숨기는 등 교묘한 전략보다는 인간이 직접 이력서를 검토하도록 초점을 두는 것이 더 중요하다.”
네이트 스미스, 레버 CEO

다른 여러 기업이 입사 지원자 평가 알고리즘 장벽을 통과하도록 취업 준비생이 서류 전형에 합격하도록 이력서를 최적화할 방안을 모색한다. 이력서 통과 최적화 지원 기업 중 한 곳인 잡스캔(Jobscan)은 단 한 차례도 면접 기회를 잡지 못해 불만이 있는 취업 준비생을 대상으로 입사 지원자 추적 시스템 접근 권한을 제공한다. 잡스캔은 이력서 점수와 키워드 일치 정도 등 채용 담당자가 평가 시 활용하는 부분을 보여주면서 입사 지원자의 면접 기회를 높인다고 주장한다. 또한, 표현 추가 및 '팀 플레이어', '자발적 행동' 등과 같은 이력서의 전형적인 표현 편집 기능을 위한 특별 기능도 제시한다. 잡스캔은 2014년 서비스 출시 후 지금까지 100만여 명이 자사 소프트웨어를 사용했다고 홍보한다.

레지매치(ResyMatch)와 리주네이트(Résunate) 등 다른 취업 준비생 지원 툴도 입사 지원자가 공고에 설명된 직무와의 적합성을 확인하고, 이력서에 특정 키워드를 언급해야 하는 횟수를 제시한다. 레지매치 창립자인 오스틴 벨칵(Austin Belcak)은 이력서 검토 기술이 2000년대 초반 입사 지원자의 검색 결과 노출을 강화하려 한 방법과 비슷하다고 말한다. 2000년대 초반에는 최대한 많은 키워드를 추가하고, 개인 웹사이트 색상과 같은 색을 배경으로 적용한 이력서를 게재하는 전략을 주로 활용했다. 웹페이지 방문자는 구직자의 전략을 눈치채지 못하지만, 구글은 해당 전략을 활용한 이력서가 게재된 웹페이지를 선택하고는 웹사이트 페이지 순위를 높게 평가한다. 그 후 구직자의 알고리즘 우회 전략이 진화하면서 검색 엔진 최적화라는 새로운 분야가 등장했다. 벨칵은 이력서 최적화 전략 자체는 간단하지만, 일부 입사 지원자 추적 시스템이 갈수록 영리해진다고 말했다.

입사 지원자 추적 시스템 개발사 SAP 석세스팩터스(SAP SuccessFactors)는 머신러닝을 활용해 개인 역량과 경력이 채용 공고 설명에 명시된 직무 설명과 일치하는 수준을 기준으로 입사 지원자 점수를 평가한다. SAP 석세스팩터스 회장 질 포펠카(Jill Popelka)는 입사 지원자 추적 소프트웨어가 이력서 머리글 혹은 바닥글의 여백에 흰 글씨로 '회계 회계 회계 회계'라고 작성한 이력서와 같은 이력서의 마구 작성된 키워드 분류 작업을 하지 않도록 진화했다고 말한다. 

그러나 입사 지원자 추적 시스템 기업 레버(Lever) CEO 네이트 스미스(Nate Smith)가 지적한 바와 같이 입사 지원자가 이력서 평가에서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하려 자체적으로 소프트웨어를 우회할 수 있더라도 항상 취업 성공에 도움 되는 것은 아니다. 스미스는 "이력서에 키워드를 숨기는 등 교묘한 전략보다는 인간이 직접 이력서를 검토하도록 초점을 두는 것이 더 중요하다. 속임수를 적용한 이력서는 인간이 보기에 이상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쉬베버 고문은 입사 지원자 평가 소프트웨어의 역할은 가이드에 더 가깝다고 말한다. 이력서가 훌륭하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면, 면접이나 입사 제안을 받지 못할 것이다.

이에, 채용 담당자는 이력서 이외에 다른 요소로도 입사 지원자를 평가할 방법으로 전환한다. AI 일자리 연결 플랫폼인 파이메트릭스(Pymetrics)는 간단한 게임과 같은 형태의 핵심 역량 평가 방식을 제공한다. 기업은 입사 지원자가 직접 역량을 설명해야 한다는 압박을 없애면서 직장에서 거두게 될 성과를 보여주도록 한다. 포춘 500대 기업 여러 곳이 활용한 취업 소프트웨어인 버크(Berke)는 입사 지원자의 성격을 평가해 채용 담당자에게 조직과 얼마나 어울릴 수 있는지 알려준다. 취업 포털 인디드도 입사 지원자의 상세 집중도나 비판적 사고력, 정보 기억 능력 등을 평가하는 툴을 제공한다.

취업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이 채용 담당자에게 더 적합한 자격을 갖춘 면접 대상자를 선택하도록 지원한다는 생각을 심어준다. 단, 입사 지원자가 소프트웨어를 속이면서 더 높은 점수를 받을 방법을 찾지 않을 때의 일이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How Job Applicants Try to Hack Résumé-Reading Softwa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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