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9일(현지 시각), 위키리크스 창립자 줄리안 어산지(Julian Assange) 지지 단체가 블록체인 기반 사회운동가 수집품으로 구성된 NFT를 판매하여 5,000만 달러가 넘는 금액을 확보했다. 이번 NFT 판매는 어산지의 소송 비용을 지원하기 위해 이루어졌다.
‘클록’이라는 이름의 NFT는 어산지와 디지털 아티스트 팍(Pak)의 협력으로 제작됐다. 클락은 어산지가 미국의 범죄인 인도 송환 요청을 대기하는 동안 수감된 런던 벨마시 교도소(Belmarsh Prison)에 구금된 날짜를 세는 디지털시계의 모습을 담았다.
어산지는 위키리크스가 아프가니스탄 전쟁과 이라크 전쟁 등 기밀 문건을 폭로하여 받게 된 여러 차례의 간첩 혐의를 제기한 미국의 요청에 따라 범죄인을 송환한다는 영국 법원의 판결에 항소할 계획이다. 만약, 유죄 선고를 받게 된다면 최고 175년 징역형을 선고받게 된다. 팍은 사회 운동가 수집품을 모은 어산지DAO(AssangeDAO)의 NFT 판매 후 기부금은 어산지의 법률 변호를 위한 기부금 조성 비영리 단체인 함부르크의 와우 홀랜드(Wau Holland) 재단에 전달된다.
어산지는 유명인 중 가장 최근 개인의 명분 때문에 탈중앙화 자율 조직(DAO)을 설립하면서 기존 자금 조달 웹사이트와 자금 조달 과정을 우회했다는 논란에 휩싸이게 된 인물이다.
DAO 설립 과정에 참여한 어산지의 형인 가브리엘 십톤(Gabriel Shipton)은 다년간 암호화폐 콘퍼런스에 참석한 경험이 있으며, 줄리안의 철학과 100% 일치한다고 확신하는 목표를 지닌 대중의 열정적인 지지를 바란다고 말했다. 결국, 어산지는 영향력이 있는 암호화 기술 창립자이자 암호화폐 블록 구축을 논의한 사이퍼펑크(Cypherpunks) 메일링 목록에 포함된 인물이다. 어산지의 혁신적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는 2010년 결제 서비스 제공 단체에 블랙리스트로 지정되자 이듬해 유명 기관 중 최초로 비트코인 기부를 받았다. 그러나 영국 암호화폐 개발자 아미르 타키(Amir Taaki)와 아일랜드 기자 레이첼 로즈 오리어리(Rachel-Rose O’Leary), 베를린에 거주하는 수학자 실케 노아(Silke Noa) 익명의 해커 맥케나(McKenna)와 피스칸테스(Fiskantes) 등 현대판 사이퍼펑크를 구성한 2021년까지만 하더라도 십톤의 노력은 결실을 보지 못했다.
십톤의 주도로 설립된 사이버펑크는 2021년 12월, 어산지의 본국 송환 판결을 계기로 텔레그램에서 송환을 막을 방안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현재 애리조나주 연방 교도소에서 조건부 무기징역형을 지내는 다크넷 마약 거래 시장 실크로드(Silk Road) 크리에이터인 로스 울브리치(Ross Ulbricht)를 지지하고자 구성된 단체인 프리로즈DAO(FreeRossDAO)의 영향을 받았다. 프리로즈DAO는 울브리치가 제작한 NFT 판매로 각각 1,200만 달러, 620만 달러를 확보했다. NFT 판매 금액은 울브리치가 직접 지정한 재단에 소송 및 홍보 비용으로 전달됐다. 타키는 “프리로즈가 DAO를 설립하면서 크게 성공했다. 프리로즈DAO의 선례가 어산지를 돕는 방법을 암시하는 역할을 했다”라고 말했다.
[사진=Pixabay]
2021년 4월에는 미국 국가안전보장국(NSA) 내부고발자 에드워드 스노든(Edward Snowden)이 미국 법원 항소심 판결문으로 제작한 자신의 얼굴을 담은 NFT를 판매하며 540만 달러를 모았다. 따라서 어산지DAO도 암호화폐를 최대한 모아 팍과 어사지의 NFT 경매로 이동하도록 한다는 간단한 임무에 동의했다. NFT 제작은 어산지의 구금 시간을 나타낸 시계 NFT를 안전하게 보관하거나 적어도 지정된 가격 범위 내에서 판매하고자 진행됐다.
2월 3일(현지 시각), 어산지DAO는 암호화폐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주스박스(Juicebox)에서 이더리움 기부를 받기 시작해 약 5,200만 달러를 확보했다. 이더리움 기부자 모두 기부 대가로 어산지DAO의 자원 사용 방법을 두고 생태계 토큰 보유자 누구나 의견을 제시할 수 있도록 자체 발행 암호화폐인 $JUSTICE 토큰을 지급했다. 타키는 $JUSTICE가 단순히 법정화폐나 암호화폐 직접 기부를 요청할 때보다 어산지DAO 메커니즘의 기부금 확보 효율성을 강화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단순한 기부는 제대로 의견을 표출하기 충분하지 않다. 그러나 기부 후 약간의 혜택을 받는다면, 추가로 동기를 얻게 된다”라고 덧붙였다. 타키는 사이퍼펑크에 어산지DAO가 함께 모여 초기 사이퍼펑크인 어산지의 석방을 도울 완벽한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NFT 경매 후에는 프로젝트에 더 적은 금액을 전달하고 어산지에 초점을 둔 다른 프로젝트를 위해 암호화폐 일부를 남겨둘 것인지 논의했다. 그러나 결국 어산지DAO가 기부금으로 받은 이더리움 토큰 1만 6,593개를 모두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어산지 DAO가 전달한 기부금은 암호화폐 거래소 크라켄(Kraken) CEO의 두 번째 최고 입찰 가격보다 4,000만 달러가량 더 많았다.
어산지의 과거 문제는 다음과 같이 다양하다. 어산지는 스웨덴에서 성범죄 혐의로 수사를 받은 적이 있으며, 러시아의 GRU가 해킹으로 탈취한 정보를 유포한 혐의로 런던 소재 에콰도르대사관에 피소되기도 했다. 그러나 노아는 어산지에 대한 생각이 무엇이든 어산지에게 제기된 혐의 모두 왜곡됐으며, 표현의 자유와 내부고발자 보호에 대대적인 위협을 가한다고 주장했다.
줄리안 어산지의 협력자이기도 한 스텔라 모리스(Stella Moris) 변호사는 DAO가 정치범과 정치범의 명분을 지지할 행동을 이끄는 새로운 모델을 제공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정치범도 어산지의 선례를 따르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DAO는 출범 초기,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킥스타터(Kickstarter)를 향한 암호화폐 업계의 문제 있는 대응이라는 인식이 있었으나 암호화폐 스타트업의 자금 조달과 함께 기부자에게 자체 발행 토큰 지지를 제공하는 데 활용되었다. 이제는 사회운동가부터 정치적 행동, 갑작스러운 행동까지 다양한 집단 활동 계획 수단으로 진화했다. 2021년, 프리로즈DAO가 등장하기 직전 컨스티튜션DAO(ConstitutionDAO)가 결국 실패로 끝난 미국 헌법 원문을 구매하고자 4,700만 달러를 조달했다. 결국, 어느 한 헤지펀드 매니저가 컨스티튜션DAO가 구매하려 한 미국 헌법 원문을 구매했다. 2010년대, 쿠르드족을 위해 시리아 IS에 맞서 싸웠던 타키는 2018년에 암호학과 혁신적 기법을 모두 완벽히 갖춘 해커 학술 단체 설립 소식을 발표했다. 타키는 해당 프로젝트를 위해 DAO를 출범할 수 있다고 밝혔다.
프리로즈DAO, 어산지DAO 등 새로운 유형의 DAO는 여전히 다음과 같은 특정 사례에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자칫하면 DAO 기부에 참여하려는 암호화폐 지지 세력의 정체가 드러날 수 있다는 문제이다. 100% 비공개라고 대대적인 홍보가 이루어졌으나 인기가 가장 높은 암호화폐 다수는 사실상 익명이며, 간혹 사용자의 신원을 영구 추적하게 될 수도 있다. 오리어리는 “지금 당장 암호화폐 기부금 조달 과정은 100% 투명성을 유지한 상태이다. 컨스티튜션DAO와 같은 조직에는 문제가 될 부분이 없지만, 어산지DAO와 같은 성격을 지닌 DAO에는 투명성이 기부자와 조직 설립자를 모두 위험한 상황으로 몰아넣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타키와 오리어리는 2021년 10월,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린 암호화폐 컨퍼런스에 참석해, 암호화폐 기반 탈중앙화 금융(DeFi, 디파이)의 언어유희로 이름을 지은 프로젝트 다크파이(DarkFi)를 공개했다. 다크파이는 암호화폐와 탈중앙화 금융 사용자 모두를 위해 강력한 수준의 익명성을 제공한다. 다크파이는 DAO 크라우드펀딩을 100% 익명으로 진행되도록 하면서 논란에 휩싸인 명분이나 인물 지지와 관련한 위험성을 최소화하고자 한다. 타키는 “100% 익명성을 보장하는 DAO와 NFT 경매를 구성하고자 한다. 익명성이 보장된다면, 그 누구도 조직과 경매 과정에서 발생하는 일을 볼 수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사진=Pixabay]](/news/photo/202202/3732_4971_572.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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