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항공기 수천 편, 텅 빈 좌석과 함께 비행...항공기 운항 멈출 수 없어
상태바
항공기 수천 편, 텅 빈 좌석과 함께 비행...항공기 운항 멈출 수 없어
코로나19 이전의 공항 사용 규정 때문에 수많은 항공사가 승객이 없는 빈 항공기를 계속 운항한다.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이 심각할 것이다.
By CHRIS STOKEL-WALKER, WIRED UK

2021년 12월, 프랑크푸르트 공항에서 이, 착륙한 항공기는 총 2만 7,591대로, 하루 평균 890대가 이동했다. 그러나 2022년 겨울, 대다수 항공기가 탑승객 단 한 명도 태우지 않은 채로 이동했다. 프랑크푸르트에 본사를 둔 독일 최대 항공사인 루프트한자는 이번 겨울 탑승객이 없는 비행기 총 2만 1,000대를 운항했으며, 루프트한자 항공기와 벨기에 계열사 브뤼셀항공의 항공기를 동원해 공항 내 게이트 점유율을 유지하려 했다고 밝혔다.

항공편 이동 반대 운동 세력은 탑승객이 없는 항공기 운항 문제를 항공사가 밝히기를 거부하는 만연한 문제라고 확신한다. 지금까지 탑승객이 없는 항공편 운항 수치를 구체적으로 밝힌 항공사는 루프트한자 단 한 곳이다. 2022년 1월, 기후운동가인 그레타 툰베리(Greta Thunberg)는 텅 빈 항공기 운항 문제의 실제 규모를 믿지 않는다는 트윗을 게재했다. 툰베리의 주장은 보통 항공 업계가 동의하였다. 그 한 가지 사례로 루프트한자 CEO 카르스텐 슈포어(Carsten Spohr)의 발언을 언급할 수 있다. 그는 “단순히 항공사의 공항 내 이, 착륙장 확보를 위해 불필요한 텅 빈 항공기 운항 관행”을 지적했다. 그러나 루프트한자는 텅 빈 항공기 운항 문제의 접근 방식을 바꿀 수 없다고 밝혔다. 빈 항공편 운항이 이루어지는 이유는 항공사가 항공편 이동량이 많은 공항에서의 게이트 유지를 위해 특정 비율의 계획된 비행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린피스 분석 결과를 보았을 때, 루프트한자의 탑승객이 없는 항공편 운항 관행이 유럽 항공 부문 전체에서 똑같이 이루어진다면, 2022년 유럽 전역에서 텅 빈 항공기 총 10만 대가 운항되면서 가스 소모량이 심각한 내연기관 차량 140만 대와 맞먹는 수준으로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고 볼 수 있다. 그린피스 대변인 헤르위그 슈스터(Herwig Schuster)는 “지구에는 기후 위기가 들이닥친 상태이며, 유럽연합 내 교통 부분의 배출량은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추세이다. 아무 목적 없이 이, 착륙하면서 오염을 일으키는 텅 빈 항공기 운항 문제는 실제 인류가 직면한 위기 중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라고 말했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다수 항공 애널리스트는 텅 빈 항공기 운항 문제 규모를 언급했다. 일부 애널리스트는 텅 빈 항공기 운항 문제가 지나치게 과장된 문제이며, 루프트한자와 같이 문제를 인정한 소수 항공사만 관련된 문제라고 확신한다. 그러나 혹자는 현재 텅 빈 항공기 수만 대가 비행하며, 항공사가 홍보 타격 때문에 사실을 밝히지 않는다고 본다.

컨설팅 기업 JLS 컨설팅(JLS Consulting) 소속 항공 컨설턴트인 존 스트릭랜드(John Strickland)는 “항공사가 게이트를 두고 있는 유일한 이유는 공항의 게이트 제공 능력이 부족하다고 인식했기 때문이다. 만약, 항공사를 위한 게이트 공급이 부족하지 않았다면, 항공사는 언제든지 원할 때마다 항공기를 운항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항공편 이, 착륙에 필요한 공간 수요와 주요 공항의 이, 착륙 게이트 수 때문에 항공사 간 공간 확보 경쟁이 치열하다. 업계 단체인 국제 공항위원회(Airports Council International)의 발표에 따르면, 2020년 전 세계 공항에서 운항된 항공기 수는 총 6,200만 대이다. 운항 항공편 수가 매우 많은 것처럼 들리지만, 실제로 전년 대비 운항된 항공편 수는 40% 가까이 감소했다. 항공사의 수요를 위해 전 세계 공항 200곳 이상이 이른바 공간 할당 체계를 운영해, 전체 탑승객 15억 명을 위한 항공 이동 서비스를 관리한다. 전 세계 공항 중 한 곳을 출국 공항으로 선택했을 때, 해당 공항이 공간 할당 체계를 운영할 확률은 43%이다.

많은 항공사가 경쟁사에 자금을 건네 이, 착륙 게이트를 확보하기도 한다. 런던 히드로 공항의 사용료가 가장 비싼 게이트 두 곳의 사용료는 2016년 기준 총 750만 달러로 집계됐다. 당시 부유한 소형 항공사인 오만 항공이 에어프랑스와 KLM에 새벽 5시 30분, 오만 수도 무스카트에서 런던까지 오가는 항공편 게이트를 확보하기 위해 큰 돈을 건넸다. 항공 컨설팅 기업 심플 플라잉(Simple Flying)의 경로 개발 애널리스트인 제임스 피어슨(James Pearson)은 “지상과 항공 경로를 이용해 항공사가 보유한 모든 것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다. 이론적으로 이, 착륙 게이트 확보를 위한 비용 지출은 훌륭한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미국 항공기 애널리스트 밥 만(Bob Mann)이 설명한 바와 같이 현재의 항공편 수요 부재 탓에 게이트를 확보하고자 하는 기존의 대형 항공사와 게이트 사용을 원하는 신속 운항을 지원하는 신규 항공사 간의 갈등이 더 심각해졌다. 항공편 수요 부재는 코로나19 시대에 오래 이어진 골칫거리이자 전 세계 항공편 이동 감소 효과의 원인이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2020년 전 세계 항공편 이동량은 2019년 대비 60% 감소했다는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2021년 탑승객 수는 코로나19 이전 대비 49% 감소했으며, 2022년 항공편 운항 재개 시작 이후에도 항공편 수요는 2019년보다 28~33% 적을 것으로 보인다. 또, 2019년 대비 2022년의 항공 업계 손실 규모는 총 2,000억 달러이며, 탑승객은 약 13억 명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탑승객이 없지만, 항공사는 그동안 확보한 공항의 이, 착륙 공간 유지를 위해 서비스를 운영해야 한다. 항공 애널리스트 데이비드 글리브(David Gleave)는 “이, 착륙을 위한 게이트 상실은 곧 항공사 대차대조표의 자산 손실로 이어진다”라고 언급했다.

2020년 3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는 항공사의 유럽 공항 내 게이트 할당량 중 80% 이상 항공편을 운항에 사용해야 한다는 요구 조건을 제시하고, 일정 비율의 항공편 운항 조건을 달성하지 못하면 경쟁사에 게이트를 할당하는 규정 적용을 중단했다. 해당 규정은 미국에서 2001년 9.11 테러의 여파와 2008~2009년 금융 위기 여파로 중단된 적이 있다. 이후 할당량의 80% 이상을 운항해야 한다는 규정은 적용되지는 않았으나 2021년 10월 자로 항공사에 전체 게이트 50%를 서비스 운항에 사용해야 한다는 규정이 적용됐으며, 2022년 3월이면 최소 64% 이상으로 증가할 예정이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대중교통 부문 집행위원장인 아디나 아이오아나 바린(Adina-loana Vălean) 위원장은 “아직 정상화가 이루어지지는 않았으나 2022년 여름까지 정상적인 공항 게이트 관리 복귀가 이루어지도록 추가 조치를 시행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2020년 1월, 유럽연합을 탈퇴한 영국은 게이트 할당량의 70% 이상을 항공편 운항에 사용해야 한다는 규정을 두었다.

코로나19 확산 시작 당시 게이트 할당 담당 기관은 항공편 운항 조건 규정 적용을 취소했다. 스트릭랜드는 “공항 측은 항공사가 할당 규정에 따른 항공편 운항 조건을 유지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지했으며, 항공사는 항공 교통 부재와 함께 텅 빈 항공 경로를 이동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른 방식으로 이전과 같은 항공편 운항 조건을 다시 적용하고자 한다. 항공 교통이 다시 수립되면서 공항과 게이트를 보유하지 않은 일부 항공사가 할당 규정 적용을 원래 수준으로 되돌려야 한다고 주장한다”라고 설명했다.

라이언에어와 이스트젯 등 저가 항공사는 현재 사용하지 않는 게이트를 사용하고자 했으며, 지금도 미사용 게이트를 차지하기를 바란다. 저가 항공사의 게이트 수요와 함께 기존 항공사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운항 항공편을 유지할 수 없으나 항공편 운항 조건 정상화를 인식하고 있다. 또, 실제 항공편 이동이 정상화될 확률이 높다. 텅 빈 항공기 운항을 통해 항공사는 원하는 게이트를 확보할 수 있으며, 앞으로는 만석인 항공편을 운항하기를 바란다. 게이트는 ICAO가 주관하는 할당 컨퍼런스에서 여름과 겨울, 1년에 두 차례 할당된다. 게이트 할당을 원하는 항공사는 컨퍼런스 개최 30일 전까지 할당 신청서를 제출해야 한다. ICAO의 규정에 따라 컨퍼런스에서 사용 가능한 게이트 50%를 신규 신청 항공사에 할당한다. 피어슨은 비행 1회당 수천 달러 수준인 텅 빈 항공편 운항 손실 금액은 업계 정상화 이후 항공기 이동 경로와 게이트 유지 비용과 비교했을 때 매우 적은 금액이라고 말한다. 그는 “특히 여름이면 절정을 기록하기 시작하는 항공 업계에서 항공사가 항공기 운항을 이어가지 않는다면, 상황이 더 악화될 것이다”라고 전했다.

그러나 항공 업계는 텅 빈 항공편 운항에 크게 분노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국장 윌리 월시(Willie Walsh)는 영국 공항의 항공사 대상 항공편 운항 비율을 전체 게이트의 70%로 늘린 것이 실제 항공편 수천 편이 승객 탑승률이 매우 낮은 상황에서 항공편을 운항해야 하며, 환경 측면에서 어리석은 결정이라는 비난을 받았다고 전했다. ICAO가 계산한 배출량 기준 런던 히드로 공항과 암스테르담 스히폴 공항 간 항공편 운항 시 공간 한 곳마다 연료 2,500kg 이상을 태워야 하며, 이는 이산화탄소 배출과 관련이 있는 부분이다.

피어슨은 “항공사는 텅 빈 항공편 운항을 원하지 않지만, 난처한 상황에 처해있을 수 있다. 어쩔 수 없이 텅 빈 항공편을 운항해야 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텅 빈 항공편 운항의 환경 여파가 매우 심각하다는 사실은 당연하다. 그러나 전체 항공편의 비율과 비교했을 때, 텅 빈 항공편의 비율은 극소수에 불과할 수도 있다.

피어슨은 모든 항공사가 원하는 바가 평생에 걸쳐 한 번 발생할 법한 대유행병 때문에 충돌한 상황에서 공항의 게이트 할당 제도 운영 융통성 부재가 문제의 원인이라고 추측한다. 그러나 피어슨은 문제의 대안이 있는지 확신하지 못한다. 점유 게이트 수 대비 할당 운항 제도 채택 중단을 계속 이어간다면, 자칫하면 항공 부문의 성장세 중 상당 부분을 기여하는 라이언에어와 위즈 에어 등 급속도로 성장하는 저가 항공사가 소외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저가 항공사는 소수 대형 항공사가 차지한 가장 귀중한 게이트를 절실히 원하기도 한다.

글리브는 단거리 항공편만 운항하는 저가 항공사를 대상으로 런던 히드로 공항과 같은 대규모 공항 내 게이트 점유 허가 시 문제가 복잡해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영국에서 미국으로 비행할 때 단거리 저가 항공편만으로 이동이 가능한가?”라며, 문제를 지적했다.

공항의 항공사 대상 할당 제도에 명시된 항공편 운항 비율은 너무 빠른 시간에 급격히 높인 탓에 텅 빈 항공편 운항 추세가 증가할 것이다. 그와 동시에 항공편 이동의 환경 여파에 대한 인식이 그 어느 때보다 더 높은 상황에서 지구 오염 문제를 일으킬 것이다. 피어슨은 “탑승객 부재와 높은 게이트 점유 수요 간 문제를 다루어야 한다. 사실대로 말하자면, 그 외 문제를 다룰 다른 방법이 있는지 확신하지 못한다”라고 말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Thousands of Planes Are Flying Empty and No One Can Stop Them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RECOMMEND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