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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용 보트의 소재는 ‘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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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용 보트의 소재는 ‘울’?
진보적 사고를 지닌 어느 한 뉴질랜드 기업이 제조 체인에 수요가 없는 울을 추가해, 농부와 지구를 구하고자 한다.
By CHRIS HASLAM, WIRED UK

뉴질랜드에 대한 사실을 물어본다면, “뉴질랜드는 사람보다 양이 더 많다”라는 답을 듣게 될 확률이 높다. 사실이다. 뉴질랜드 내 양은 총 3,000만 마리이고, 전체 인구는 440만 명이다. 따라서 울 생산이 뉴질랜드의 주요 수출 품목이자 국가의 자부심이라는 점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울 제조 업계가 심각한 수준으로 쇠퇴하는 추세이다. 2021년 전체 울 수출량이 30.2% 하락해, 매출 3억 6,700만 뉴질랜드달러(약 2억 5,130만 달러)를 기록했다. 게다가 울 가격이 너무 낮아 종종 농부가 양털로 울 생산 시 부담하는 비용이 판매 비용보다 더 크다.

고급 메리노(Merino) 울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초극세사인 메리노 울은 여전히 판매 가격이 비싸지만, 뉴질랜드의 전체 울 생산량 중 단 10%만 차지한다. 뉴질랜드산 울 80%는 사실 스트롱 울이며, 매우 단단한 천연 섬유이다. 주로 카펫과 러그에 더 자주 사용된다.

취향 변화와 인조 섬유의 인기 때문에 뉴질랜드의 스트롱 울 재고가 지나치게 많다. 현재 판매 실적 향상을 기다리며 쌓인 스트롱 울 재고는 약 100만t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26세 투자자 로건 윌리엄스(Logan Williams)와 윌리엄스가 운영하는 기업인 시어 에지(Shear Edge)는 갈수록 소외되는 소재인 스트롱 울을 자르고 보트와 칼, 울타리 등 현재 플라스틱으로 생산되는 것은 무엇이든 제작하기 위한 용도로 최대한 활용하고자 한다.

윌리엄스는 가공된 스트롱 울을 주로 옥수숫가루로 생산하는 바이오 기반 폴리젖산(PLA)을 포함한 폴리머 소재에 추가하는 기법 활용을 선도했다. 그 결과 플라스틱 사용량이 감소함과 동시에 플라스틱 소재보다 더 가볍고 강력한 제품이 탄생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점은 울 소재 플라스틱을 기존 플라스틱 생성 기계로 가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윌리엄스는 “울은 케라틴 단백질로 구성됐다. 실제로 지구상 가장 강력한 천연 소재이므로 폴리머에 추가할 때, 매우 강력하면서도 가벼워진다. 따라서 폴리머에 더 많은 울을 넣을수록 제품이 더 가벼워진다. 그와 동시에 플라스틱의 필요성이 감소한다”라고 말했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뉴질랜드 북섬 오클랜드 남부 지역 소재 시어 에지의 해밀턴 공장에서 생산하는 펠릿(pellet)은 새로운 장비에 투자할 필요 없이 플라스틱 제조를 대체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윌리엄스는 “시어 에지의 펠릿은 거의 모든 제조 과정에 전반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 몰딩과 압축 성형, 회전 성형, 열 성형을 포함한 모든 과정에 사용할 수 있다. 시어 에지의 고객은 기존 장비의 온도와 회전력만 살짝 변경하면 된다. 눈에 보이는 섬유 이외에도 업계 표준과 거의 일치한다”라고 설명했다.

시어 에지의 울 합성물은 ISO와 ASTM 등 국제 표준 인증을 위해 뉴질랜드 정부가 소유하여 국가에 도움이 될 과학 연구를 수행하는 기업인 시온 리서치(Scion Research)의 테스트를 받았다. 인증 결과, 시어 에지의 울 합성물이 더 가볍고 단단할 뿐만 아니라 충격에 강력하면서도 인장 강도까지 갖추었다.

현재 시어 에지의 일일 울 합성물 생산량은 4t이며, 윌리엄스는 스트롱 울을 활용해 농부에게 그동안 가치가 없다는 인식이 있는 울 제품으로 소득원을 제공하고자 한다. 특히, 농부는 버리게 될 수도 있는 양의 복부와 측면, 일부분에서 생성한 플리스를 부분적으로 활용해, 소득을 올릴 수 있다. 현재 시어 에지의 공식은 성능 저하 없이 일반 폴리머 35%를 대체한다. 유리섬유와 같은 소재와 달리 100% 재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가치가 있다.

윌리엄스는 “시어 에지는 어느 공장에서든 어디에나 추가할 수 있는 펠릿을 제작해 진입 장벽을 낮추려 한다. 누구나 시어 에지의 펠릿을 활용해 플라스틱을 대체할 울 합성물을 생산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시어 에지는 지금까지 여러 기업과 협력 관계를 체결해, 울 펠릿을 선보였다. 시어 에지의 울 펠릿이 활용된 대표적인 예시로 뉴질랜드산 빅토리 칼 가공과 양 목장을 위한 첨단 기술이 적용된 울타리, 카약, 쌍동선 등이다. 쌍동선은 2022년 2월 중으로 뉴질랜드 북섬과 남섬을 나누는 쿡 해협을 건너면서 테스트할 예정이다.

PLA와 같이 환경친화적이면서 생물 분해성을 지닌 해결책을 널리 홍보하고자 갈망하는 동시에 시어 에지의 펠릿은 폴리히드록시알카노에이트(PHA)와 고밀도 폴리에틸렌(HDPE), 저밀도 폴리에틸렌(LDPE), 폴리프로필렌(PP), 페트(PET), 폴리아미드(PA), 폴리염화비닐(PVC) 등 대다수 소재에 포함하여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다용도로 활용하기 좋다.

그러나 기본 소재의 종류를 떠나 펠릿은 플라스틱 순환량을 줄일 것이다. 일반 카약의 무게는 약 20kg이지만, 울 소재를 추가한 카약의 무게는 18kg 상대적으로 더 가벼워진다. 울 소재 카약의 무게 감소 수준은 비닐봉지 약 2,000개를 절약한 것과 같은 수준이다. 이는 매년 해양에 폐기되는 쓰레기 900만 t과 비교할 때 자주 사용하는 표현이 맞다. 그러나 윌리엄스는 공급사와 제조사, 지구에 도움이 되는 혁신이 실제로 환경오염 수치 변화로 이어질 정도로 인기를 얻을 수 있기를 바란다.

시어 에지 이외에 다른 여러 기업도 인간이 만든 각종 소재를 울로 대체할 방안을 모색한다. 영국 기업 솔리드울(Solidwool)은 다년간 허드윅 양털과 바이오 수지 혼합 소재를 사용해 맞춤형 가구와 액세서리를 생산해왔다. 또, 스코틀랜드 스트라스클라이드대학교와 스페인 세비야대학교는 2010년 프로젝트를 통해 울과 해초 혼합 소재를 활용해 더 강력해진 친환경 벽돌 실험을 진행했다.

또, 뉴질랜드 기업 울쿨(Woolcool)은 100만 t 상당의 울 재고를 매우 효율적인 천연 대체 소재로 냉동 선박을 훌륭하게 설계했다. 울쿨이 냉동 선박에 채택한 천연 소재는 재활용 폴리에틸렌 포장 내부의 세척과 윤택, 봉인 과정을 거친 100% 펠트 양털이다. 100% 생물 분해성 소재이며, 퇴비에 추가할 수 있으나 최소 24시간 동안 식품 냉동이 가능한지 입증되지는 않았다.

다만, 폴리머보다 생산 비용이 약 20% 더 비싼 시어 에지의 접근방식이 여러 제조사의 관심을 받아 윌리엄스가 바라는 바와 같이 세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시어 에지의 목표는 연간 울 소재 판매량 5만 t 달성과 25개 산업 분야의 핵심 고객사 50곳 확보이다. 윌리엄스는 “다른 소재보다 생산 비용이 더 비싼 이유는 울 생산에 온 정성을 쏟는 농부를 위해 울 가격을 높인다는 시어 에지의 철학 때문이다. 그러나 울 재고를 구할 수 없으면서 실제 발생할 확률은 매우 낮지만 뉴질랜드 울 산업이 붕괴하는 상황이라면, 재활용 울로 전환하거나 해외에서 대체 소재를 찾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This Recyclable Boat Is Made From Wo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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