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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부, 코로나 백신 여전히 접종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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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부, 코로나 백신 여전히 접종 불가
각종 거짓 정보와 혼란스러운 공중 보건 메시지 탓에 임신부의 코로나 면역 문제를 다루지 못했다. 오미크론이 세계를 강타한 현재 산모와 아기 모두 위험에 처했다.
By GRACE BROWNE, WIRED UK

코로나19가 발생한지 햇수로 3년이 됐다. 그러나 임신부의 면역력을 지원할 백신 접종률은 현저히 낮다.

2022년 1월 1일(현지 시각) 공개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 내 18~49세 여성 중 임신 도중 2차 백신 접종까지 마친 이들의 비율은 40% 수준으로, 5세 이상 전체 인구의 2차 백신 접종률인 66%보다 더 낮다. 흑인 임신부의 백신 접종률은 25%로, 다른 인구 집단보다 현저히 낮다. 영국 데이터를 보더라도 상황은 크게 다를 바 없다. 다만, 2021년 8월 기준 출산한 여성 중 2차 백신 접종까지 완료한 이들의 비율은 22%였다.

오미크론 감염 사례가 급증하는 현재 임신부의 낮은 백신 접종률은 문제가 된다. 2021년 말 영국 감독 기관인 예방접종 및 면역 공동위원회(Joint Committee on Vaccination and Immunization)는 각종 연구를 통해 코로나19 감염에 가장 취약한 집단임이 입증됐다는 점에서 임신부의 백신 접종을 우선순위로 둘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임신부 사이에서 각종 거짓 정보가 만연해져 백신이 불임이나 유산, 체내 생성된 스파이크 단백질의 태반 단백질 손상과 같은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각종 근거 없는 소문이 확산됐다. 워싱턴포스트 조사 결과, 거짓 주장의 영향을 받은 상태에서 첫 출산을 앞둔 부모를 겨냥한 앱의 토론 포럼은 물론이고, 임신부와 자녀의 백신 접종 지연을 위해 의사를 설득할 방법을 포함한 각종 요령을 함께 공유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그동안 임신부는 비임신부보다 백신 거부가 더 심각했다. 하버드의과대학 산부인과 및 출산 생물학 부교수이자 여성 건강 원격 의료 기업 메이븐 클리닉(Maven Clinic)의 최고 의학 관리자인 닐 샤(Neel Shah)는 “기본적으로 임신한 이들이 건강 상태를 몹시 우려한다는 사실을 이해해야 한다. 임신부가 주변의 모든 것을 위협적이라고 느낄 만큼 임신 관련 사회적 메시지가 넘쳐난다”라고 말했다. 임신부 사이에서는 부모나 아기에게 미칠 잠재적인 위협의 사소한 징조도 산불이 번지듯 빠른 속도로 우려가 확산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다음과 같이 매우 정확한 사실을 말하자면, 데이터를 통해 백신은 전체적으로 안전하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2022년 1월, CDC가 발표한 데이터에 따르면, 백신 접종을 완료한 임신부 4만 6,000여 명은 조산이나 표준보다 지나치게 작은 아이 출산 위험성이 더 증가하지 않았다. 최근의 또 다른 여러 연구를 통해 코로나 백신 접종이 출산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사실도 입증됐다. 모유 수유 도중 백신 접종의 위험성을 입증할 증거도 없다. 사실, 신체가 코로나19 면역을 위해 보호 항체를 형성한 후 모유 수유가 아기도 어느 정도 코로나19 면역 능력을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반면, 해당 데이터는 코로나19가 이미 임신부와 아기 모두에게 치명적이라는 사실도 입증했다. 2020년, 영국 의학저널(British Medical Journal)에 게재된 어느 한 연구 논문은 임신 도중 코로나19에 감염된다면, 조산 위험성은 두 배, 사산 위험성은 세 배 증가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미국에서 발표된 또 다른 연구를 통해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망률이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은 임신부보다 22% 더 높다는 사실도 입증됐다. 출산 당시 코로나19에 감염된 임신부는 자간전증을 앓거나 제왕절개 분만을 선택해야 할 확률이 더 높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전문의도 ‘코로나 태반염’이라는 이름으로 임신 도중 코로나19의 부작용 사례를 보고하기 시작했다. 태반염은 주로 전염병 때문에 발생하는 태반의 염증이며, 사산과 관련이 있다. 더 심각한 점은 중증 코로나19 환자 사이에서 코로나 태반염 발견 사례는 없다는 사실이다. 코로나 태반염은 주로 증상이 상대적으로 경미한 이들에게서 발견됐다.

2021년 7월까지만 하더라도 코로나 증상으로 영국 병원을 찾은 임신부 99% 이상이 백신 미접종자였다. 그러나 백신 접종률이 매우 낮은 원인으로 거짓 정보 탓만 할 수는 없다. 사실, 코로나 백신 접종률이 매우 낮은 이유는 혼란스러운 공중 보건 메시지 탓이다. 세계 각국의 공중 보건 기구는 코로나19 대응 전략을 계속 변경했다. 처음에는 임신부는 백신 접종을 할 수 없다고 발표했다. 이후 임신부도 백신 접종이 가능하지만, 적극 권고하는 바는 아니라고 발표했다. 미국 임신부의 백신 접종 허용을 처음 권고하기까지 8개월이 걸렸다.

공중 보건 당국의 일관적이지 않은 태도 탓에 임신부는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누구의 말을 들어야 하는지 혹은 현재의 권고사항이 무엇인지 확신할 수 없었다. (임신부라는 표현은 트랜스젠더와 성 정체성을 명확히 밝히지 않은 부모도 아우르는 표현이다) 임신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소속 면역학자인 비키 메일(Viki Male)은 “그동안 공중 보건 당국의 권고사항이 바뀔 때마다 모든 이들이 핵심을 제대로 파악하도록 메시지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공중 보건 당국의 지침 변경사항이 적용 대상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기 때문에 공중 보건 당국의 지침 변경 자체가 중요하지 않다.

메이븐 클리닉은 자체 연구를 통해 미국 임신부 500명에게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이유를 물어보았다. 응답자 60% 이상이 택한 답변은 ‘임신 도중 백신 접종을 권고한다는 사실을 몰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지금도 영국 의약품 건강 관리 제품 규제청(MHRA)의 화이자 백신 공개 평가 웹페이지에는 “여전히 임신한 여성의 백신 접종 안전성을 충분히 입증할 증거가 부족하다”라고 명시됐으며, 모유 수유 여성도 백신 접종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명시됐다. 그러나 두 가지 주장 모두 사실이 아니다.)

메일은 캐나다가 국가 차원에서 임신부의 면역력 보호 문제를 비교적 훌륭하게 다룬다고 주장했다. 캐나다 당국은 모든 정책 변경 사항을 두고 분명히 소통했으며, 백신 접종을 완전히 마친 캐나다 임신부의 비율은 미국, 영국보다 훨씬 더 높다. 일례로, 온타리오주는 2021년 9월까지 임신부 60%가 최소한 코로나 백신 1차 접종을 완료했다.

보건 당국이 아기 엄마와 임신부를 대상으로 조산사, 주치의, 산부인과 의사 등 전문가의 권고 신뢰도 유지 노력을 펼쳤다. 그러나 임신부가 받은 메시지 내용은 혼란스러웠다. 메이븐 클리닉의 조사 결과, 응답자 3명 중 1명은 의료 기관에서 백신 접종을 피하라는 권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영국 출산 자선단체 프레그넌트 덴 스크류드(Pregnant Then Screwed)가 현지 임신부를 대상으로 진행한 또 다른 설문 조사에서는 응답자 40% 이상이 보건 전문의에게 백신의 안전성을 문의했다고 답변했다.

샤는 “특히 임신부를 중심으로 대중이 공중 보건 당국의 메시지에 혼란을 느끼면서 전달 속도가 느린 대다수 이유는 코로나 대응 전략에 임신부를 우선순위로 두지 않았기 때문이다”라고 지적했다. 과학 연구계에서는 오랜 역사에 걸쳐 여성, 특히 임신부를 잊었다. 1950년대 수천 명의 사산과 기형아 출산을 유발한 매우 치명적인 약물인 탈리도마이드(thalidomide)가 남긴 비윤리적 잔재 이후 의학 연구원이 임신부를 대상으로 접근할 때, 과도할 정도로 신중한 태도를 취하도록 했다. 그러나 이번 코로나19는 다르다. 랜셋(The Lancet)에 공개된 연구에 따르면, 코로나19 치료와 백신 접종 임상시험 3/4은 임신부를 철저히 배제했다. 샤는 “의사를 포함한 보건복지 전문가가 저항력을 갖추지 못한 임신부에 대한 기본적인 지위 탓에 임신부에게 의약품을 처방하는 것을 지나칠 정도로 주저하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즉, 백신 안전성 관련 데이터 대기 지연 때문에 많은 이들이 백신을 회의적으로 보거나 우려하게 되는 시간이 길어졌다. 한편, 메일은 보건 당국의 소통 지연이 이유를 불문하고 거짓 정보를 유포하는 이들이 대중에게 큰 피해를 주게 된 분명한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백신 접종 전략에서 임신부를 우선순위로 두어야 한다는 사실은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다. 메일은 “임신부가 백신 접종을 원하는 집단일 것으로 생각해야 한다. 만약, 임신부의 백신 접종을 원한다면, 임신부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지카바이러스 이후 학계가 구성한 집단 ‘프리벤트(Prevent)’는 공중 보건 위기 상황 발생 시 백신 임상시험에서의 임신부의 윤리적 포함 관련 지침을 마련했다. (프리벤트의 명칭은 ‘백신 및 전염병 신기술 관련 윤리적 임신부 연구(Pregnancy Research Ethics for Vaccines, Epidemics, and New Technologies working group)’의 첫 글자를 따라 정했다) 지침에는 명확하면서 상황에 따른 임신부의 백신 효율성과 임신부의 백신 신뢰를 확실히 심어줄 증거 기반 전략이 포함됐다.)

그러나 메일은 이번 코로나 백신 보급 상황에 프리벤트의 지침이 적용되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그는 “코로나19와 같은 상황이 또다시 발생한다면, 임신부의 백신 접종이 필요할 때 전문가는 임상시험 단계에 임신부도 포함해야 한다”라는 견해를 피력했다.

샤는 임신부를 우선순위로 두지 못한 점과 그에 따른 암울한 파장 모두 예견하고 대비했어야 하는 문제라고 확신한다. 샤는 “대유행병과 전쟁, 자연재해 등 모든 인재 발생 상황에서 임신부가 겪게 될 건강 고통은 매우 극심하다. 임신부 보호 관련 교훈을 문제가 닥칠 때마다 매번 뒤늦게 깨닫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라고 한탄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Pregnant People Are Still Not Getting Vaccinated Against Cov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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