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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자흐스탄의 혼란 악화, 암호화폐 채굴 산업의 불확실한 상황으로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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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자흐스탄의 혼란 악화, 암호화폐 채굴 산업의 불확실한 상황으로 이어져
카자흐스탄은 전 세계 제2의 비트코인 채굴 국가가 됐다. 그러나 정치적 혼란과 정전 사태가 업계에 심각한 타격을 주자 절망적인 듯한 미래 전망이 제기됐다.
By GIAN M. VOLPICELLI, WIRED UK

2017년, 데니스 루시노비치(Denis Rusinovich)가 카자흐스탄에서 암호화폐 채굴 기업인 매버릭 그룹(Maveric Group)을 창립했을 당시 순식간에 대박을 터뜨릴 것이라고 예측했다. 중국과 러시아와 국경을 맞댄 카자흐스탄은 추운 기후와 채굴 장비를 설치할 무수히 많은 낡은 창고와 공장, 특히 전기를 마구 소모하여 암호화폐를 발행하는 채굴 시설의 전력 공급을 위한 매우 저렴한 에너지 비용까지 비트코인 채굴 업자가 원하는 모든 조건을 갖추었다.

루시노비치는 “카자흐스탄에서 시작한 암호화폐 채굴 산업은 매우 좋은 기회였다. 2020년 6월, 중국이 갑자기 암호화폐 채굴을 금지하자 전 세계 비트코인 채굴 네트워크 60~70%를 차지하던 중국에서 활동하던 상당수 채굴 업체가 채굴 사업 관련 결정을 내리면서 마지못해 카자흐스탄으로 이동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중국 채굴 사업장의 대규모 이동 결과로 카자흐스탄 내 채굴 장비 수가 무려 8만 7,849개에 이르렀다고 추산했다. 카자흐스탄이 암호화폐 채굴 사업자의 새로운 사업 중심지가 되고 1년도 지나지 않아 카자흐스탄 내 초기 암호화폐 채굴 사업 성행이 과거의 일이 되었다. 현재 카자흐스탄 내 비트코인 채굴 사업자 대부분 얼어붙은 기계와 대중의 소요 사태, 카자흐스탄 전역을 이동하는 러시아 군대에 맞서는 상황이다. 그리고 카자흐스탄 내 사업 및 주거 유지를 선택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2022년 1월, 카자흐스탄 남부 지역에서 연료 가격 폭등하면서 시위가 벌어지면서 경찰의 억압과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Nursultan Nazarbayev) 전 대통령의 안보위원회장 자리 사퇴, 인터넷 접속 차단이라는 결과로 이어지자 혼란이 카자흐스탄 전역을 휩쓸었다. 소련 붕괴 후 형성된 군사 동맹인 집단 안보 조약 기구(CSTO) 조약에 따라 움직이는 러시아가 이끄는 군사 동맹이 카자흐스탄에 주둔했다. 인터넷 접속 차단은 암호화폐 채굴에 매우 큰 영향을 미쳤다. 비트코인 네트워크는 지금까지 해시레이트가 12% 하락했다. 암호화폐 분석 기업 아케인 리서치(Arcane Research) 소속 애널리스트 자란 멜레루드(Jaran Mellerud)는 인터넷 접속 차단만으로 카자흐스탄 채굴 사업자가 기록한 손실이 총 720만 달러에 육박한다고 추산했다. 다수 채굴 사업자에게 최근의 인터넷 접속 차단은 수개월 동안 이어진 사업 운영난이라는 불운한 사업 흐름 순환 중 가장 최근 발생한 악재이다. 그동안 저렴한 에너지 비용 때문에 카자흐스탄 이전이라는 유혹에 빠졌던 기업은 현지의 노후화된 전력 그리드가 에너지 소모량 급증 원인이 되는 급격한 암호화폐 채굴 기업의 대규모 유입을 다룰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카자흐스탄 정부는 암호화폐 채굴 기업이 국가 전체에서 생성하는 에너지 8%를 차지한다는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정전과 전력 공급 중단 사태를 다루는 데 크게 애먹은 카자흐스탄 정부는 2021년 10월, 정식 등록된 암호화폐 채굴 기업의 전력 공급량을 고정하기 시작하면서 그리드 부담이 심각할 때는 전력 공급을 중단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사진=Pixabay]
[사진=Pixabay]

즉, 인구 대부분이 극심한 추위를 겪는 겨우내 난방에 의존할 때, 암호화폐 채굴 사업장이 전력 수요가 가장 많은 시간대에만 가동을 중단하는 것이 최상의 상황이라는 의미이다. 암호화폐 채굴 사업장 공동 입주 기업 시브(Xive) 창립자인 디다르 베크바우오프(Didar Bekbauov)는 “저녁 6시부터 11시까지 전력 공급사가 간혹 암호화폐 채굴 사업 단지에 전력 공급을 중단한다. 사업 운영에 확실히 문제가 되는 부분이다. 3월에 겨울이 끝나면서 암호화폐 채굴에 문제가 없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루시스노비치는 다른 사례를 전했다. 그는 암호화폐 채굴 사업 자체를 운영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단순히 가치 상실만의 문제가 아니다. 루시노비치는 다수 채굴 기업이 전력 공급 중단 사태 탓에 불과 한 달 만에 수천만 달러를 잃었다고 말한다. 베크바우오프는 손실을 기록하지 않았지만, 추운 날씨가 암호화폐 채굴 사업의 또 다른 위험성을 대변한다고 설명했다. 주로 영하권을 기록하는 채굴 장비에 종종 냉각된 수분이 붙어, 장비가 손상될 수 있기 때문이다. 베크바우오프는 “장비가 즉시 가동 중단 상태가 된 데다가 날씨가 추우면, 장비가 얼어붙는다”라고 말했다. 카자흐스탄 국가 블록체인 및 데이터 센터 산업 협회의 알란 도르지예프(Alan Dorjiyev) 회장은 다수 암호화폐 채굴 사업 운영자가 시위 내내 얼어붙은 채굴 장비를 보호하기 위해 추가 보안 비용을 지출한다고 전했다. 그는 “그동안 만난 채굴 부문 기업 운영자 모두 채굴 시설 보안 비용 지출 규모를 늘렸다고 말했다. 채굴 장비가 매우 비싸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대다수 채굴 시설이 에너지가 풍부하면서 시위 발원지와 먼 북부 지역에 밀집했는데도 발생한 상황이다.

그런데, 아직도 상당수 채굴 기업이 카자흐스탄을 떠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카자흐스탄에 발이 묶였다는 잔혹한 현실 탓이다. 러시아와 캐나다, 미국 등 암호화폐 채굴 기반 시설이 있는 대다수 주요 국가는 적절한 수의 시설이 심각한 수준으로 부족하다는 문제를 다루는 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암호화폐 채굴 기업 룩소 테크(Luxor Tech) 사업 개발부사장 알렉스 브래머(Alex Brammer)는 “채굴 기업의 터가 없는 데다가 가동 시설이 없는 것보다 심각한 상황은 없을 것이다. 미국 내 주식 상장된 최대 규모 채굴 기업도 3~6개월 이내로 암호화폐 채굴자가 언제나 시설을 가동하도록 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라고 말했다.

브래머 부사장이 언급한 바와 같이 목표 정착지의 사법 관할지와의 관계 구축이라는 기본 작업을 하지 않은 채로 카자흐스탄에 등장한 채굴 업자는 언제나 시설을 가동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디지털 자산 담보·연구 기업 비트우다(BitOoda) 연구 총괄 샘 닥터(Sam Doctor)는 갈수록 증가하는 수요와 암호화폐 시세 반등 추세가 이어지는 도중 처음부터 신규 채굴 시설을 설립하는 데 소요되는 평균 대기 시간이 24개월로 갑자기 길어졌다고 설명했다. 닥터 총괄이 전한 바와 같이 특히 중국에서 이전한 채굴 사업자를 중심으로 카자흐스탄 내 채굴 사업자는 평균 대기 시간을 고려하더라도 미국 사업 운영이 가능하도록 에너지 트랜스포머 여러 종류를 구매해야 한다. 현재 트랜스포머 확보 대기 시간은 6~12개월이다.

암호화폐 채굴 사업자가 간신히 사업장을 이전하더라도 이전 가치가 없을 것이라는 잠재적인 문제를 우려한다. 베크바우오프는 카자흐스탄에서 미국으로 채굴 장비를 옮기는 데 2주 이상 소요되며, 장비 운송 도중 손상될 위험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사용하던 장비를 옮길 때, 장비는 손상 위험성에 취약하다”라고 언급했다. 막대한 운송 비용 부담 문제 이외에도 미국으로 장비를 옮기려면, 카자흐스탄에 장비 가격의 12%를 수출세로 납부할 수 있는 수준의 충분한 비용을 지출해야 한다. 게다가 대다수 채굴 장비가 중국산이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장비 가격 대비 27.6%를 중국산 장비에 책정된 이른바 트럼프 관세로 납부해야 한다. 상대적으로 이전 비용 부담이 적은 목적지는 러시아이다. 그러나 베크마우오프는 러시아도 미국과 똑같이 채굴 기반 시설 부족 문제를 겪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천문학적인 비용과 채굴 기반 시설 문제 때문에 다수 사업자가 카자흐스탄을 떠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루시노비치도 마찬가지로 아직은 채굴 장비를 외국으로 옮길 계획이 없다. 정치 갈등과 카자흐스탄 국경을 넘어 다른 국가로 이동하는 여정이 이전보다 훨씬 더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루시노비치는 “국경을 넘어 러시아로 향하더라도 해외 이전 영향을 받게 될 것이다. 관세 절차를 생각해보았는가?”라며, “카자흐스탄 정부는 매일 해외 출하 제품을 전부 직접 확인할 정도로 크게 우려한다”라고 말했다.

추가 확인 절차는 해외 이주를 선택한 사업자의 이주 대기 지연이 더 길어지는 더 큰 불이익을 낳을 수 있다. 루시노비치는 “이제부터 암호화폐 채굴 사업장 이전은 사실상 기다림과 상황 관측의 문제이다”라고 언급했다.

어떠한 변화도 발생하지 않으리라는 의미가 아니다. 2021년 12월, 암호화폐 채굴 기업 비트푸푸(Bitfufu)는 채굴 장비를 해외로 운송했다. 도르지예프 회장은 또 다른 채굴 기업 세 곳이 비트푸푸에 이어 장비를 챙겨 카자흐스탄을 떠났다고 주장했으나 해당 기업명은 밝히지 않았다. 브래머 부사장은 이름이 공개되지 않은 또 다른 카자흐스탄 내 암호화폐 채굴 사업 기업이 지난 며칠간 이어진 카자흐스탄 내 인터넷 접속 차단, 혼란 사태 등을 계기로 사업장 이전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현재 카자흐스탄 암호화폐 채굴 기업의 대규모 유출은 없다. 브래머 부사장은 “카자흐스탄 암호화폐 채굴 업계에서는 중국의 채굴 금지 공식 발표 이후와 같은 기업 대규모 유출 추세를 전망했다. 중국에서는 채굴 사업장에 전화가 끊임없이 울렸다. 그러나 카자흐스탄에서는 아직 중국의 암호화폐 채굴 금지 이후와 같은 상황이 관측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불과 몇 달 전만 하더라도 전 세계 암호화폐 채굴 전력 3위권에 이름을 올렸던 카자흐스탄의 운명이 한순간에 갑작스레 180도 바뀌었다. 사실, 일각에서는 여전히 카자흐스탄의 부분적인 어려움일 뿐이라며 낙관론을 유지한다. 도르지예프 회장은 카자흐스탄 정부의 현지 암호화폐 채굴 부문을 더 효과적으로 규제하는 동시에 미등록 채굴 사업장 운영 퇴치가 업계 안정성과 명확성을 강화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다만, 현재 업계가 직면한 위기가 정부의 암호화폐 채굴 사업 관련 계획 추진에서 다른 곳으로 관심을 돌릴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 베크바우오프는 정부가 현지 에너지 생성량을 늘리기로 했으며, 암호화폐 채굴 기업도 카자흐스탄에 필요한 전력 생산 수준을 만족하기 위한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암호화폐 채굴 기업이 투자 금액을 늘릴 에너지 프로젝트를 모색하고 있다. 또한, 풍력 발전소나 수력 발전소 건설 기회도 모색하면서 카자흐스탄에서 얻을 수 있는 성과를 관찰한다”라고 전했다.

암호화폐 채굴 기업에 미치는 실질적인 여파는 장기적으로 체감하게 될 것이다. 루시노비치는 카자흐스탄 내 모든 신규 투자 부문을 완벽히 재평가했다고 밝혔다. 현재 미국에 있는 베크바우오프는 와이어드와의 전화 통화를 통해 새로운 사업장 위치를 찾고자 시장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닥터 총괄은 “카자흐스탄에는 암호화폐 채굴 산업의 미래가 없다”라고 언급했다. 만약, 한 차례 내부 상황이 안정화돼 채굴 시설 부재 타격이 줄어든다면, 카자흐스탄 내 일부 암호화폐 채굴 사업 운영자의 이동이 가능해지면서 다른 곳으로 사업장을 이전할 수 있다. 그러나 사업장을 옮기더라도 채굴 장비는 카자흐스탄에 그대로 둔 채로 수명이 다할 때까지 장비를 그대로 가동하고, 작동 중단 시 다른 장비로 절대로 교체하지 않을 수도 있다. 브래머 부사장은 “카자흐스탄에는 일부 구세대 장비가 있는 채굴 단지가 등장할 수도 있다. 우라늄과 구형 비메모리 반도체 칩이 가득한 소련 벙커와 같은 모습일 것이다”라고 말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As Kazakhstan Descends into Chaos, Crypto Miners Are at a Lo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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