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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의 데이터 센터 건설 계획, 네덜란드 주민 분노 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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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의 데이터 센터 건설 계획, 네덜란드 주민 분노 유발
네덜란드는 매우 매력적인 빅테크 기업의 데이터 센터 부지가 되었다. 그러나 지역 주민은 주민이 사용할 친환경 에너지를 모두 악용한다고 주장한다.
By MORGAN MEAKER, WIRED UK

61세인 수잔 샤프(Susan Schaap)가 네덜란드 고향 지올드(Zeewolde)에서 차량으로 30분간 이동해야 하는 인근 도시인 레이리스타드(Leylystad)로 향하던 중 풍력 터빈과 양 몇 마리 때문에 차량 통행 문제를 겪었다. 페이스북 모기업 메타의 계획이 승인되었다면, 샤프의 견해는 네덜란드 최대 규모 데이터 센터에 따라 바뀌었을 것이다.

메타의 데이터 센터 건설 계획 반대 운동가가 된 샤프는 “메타의 데이터 센터는 지올드와 같은 작은 마을에 설치하기에 규모가 매우 크다”라고 말했다. 이어, “네덜란드에는 이미 데이터 센터 200곳 이상 설치됐다”라며, 메타의 데이터 센터 건설 추진 때문에 드넓은 농지를 단 한 기업이 독차지하게 되는 부당한 일이 발생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샤프를 포함해 지올드 다른 지역 주민도 메타의 네덜란드 내 첫 거대 데이터 센터 설립 부지로 지올드를 선택한 것에 크게 분노한다. 많은 주민의 주장에 따르면, 메타는 네덜란드의 재생 에너지 공급량 상당 부분을 차지해 음란물과 음모론, 메타와 같은 SNS 플랫폼에 동력을 공급할 수 있다.

샤프를 포함한 다수 지역 주민의 태도는 영국, 독일과 함께 유럽 3대 데이터 센터 핵심 중심지 중 한 곳인 네덜란드로 대거 유입하려는 빅테크 기업의 계획을 향한 대대적인 태도 변화를 반영한다. 테크 업계 대기업의 데이터 센터 건설 추진은 2022년 지방 선거를 앞둔 네덜란드의 국가적 논의 사안이 됐다.

암스테르담은 데이터 센터의 트래픽을 인근 지역으로 분배하는 대규모 인터넷 교환 중심지가 됐다. 그리고, 연결성과 섬유를 향상해 광범위한 초거대 데이터 센터를 설립하여 인근 데이터를 처리할 방안을 모색하는 테크 업계 대기업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2015년, 마이크로소프트가 테크 기업 중 최초로 네덜란드에 첫 번째 초거대 데이터 센터를 설립했다. 업계 단체인 네덜란드 데이터 센터 협회(Dutch Data Center Association)에 따르면, 2015년 이후 마이크로소프트는 네덜란드에 초거대 데이터 센터 두 곳을 추가 건설했으며, 그 수가 더 증가할 전망이다. 그러나 메타의 지올드 데이터 센터 설립 계획인 ‘트랙터 필드4(Tractor Field 4)’는 빅테크 기업이 지금까지 구상한 데이터 센터 건설 계획 중 가장 규모가 크다. 데이터 센터의 넓이는 올림픽 수영장 1,300곳을 합친 것과 맞먹는 수준인 166헥타르(약 166만m2)이며, 연간 데이터 소모량은 지올드 지역 주민 2만 2,000명의 연간 데이터 소모량의 최대 2배에 이르는 1,380GWh이다.

트랙터 필드4는 항의 시위 촉발과 함께 5,000명의 서명이 담긴 청원서 제출이라는 운명을 맞이했다. 샤프는 시팅 데이터트루스(Sichting DataTruc)라는 공식 단체를 조직하고는 지역 주민의 의견이 의회에서 힘을 얻도록 했다. 단체마다 각각 다른 우려 사항을 제기했으나 모두 단체 자체에서 데이터 센터 건설을 반대하지 않는다는 주장을 고수했다. 생물 다양성 옹호 단체 랜드 폰 온스(Land von Ons)의 캐롤라인 드 루스(Caroline de Roos)는 “데이터 센터 건설 자체를 반대하지 않는다. 다만, 매우 훌륭한 농지를 데이터 센터 설립 부지나 다른 업계에서 사용하는 것을 반대한다. 작물 재배와 수확이 가능한 토지를 낭비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라고 주장했다. 샤프는 데이터 센터 규모가 문제라고 주장한다. 그는 “메타의 데이터 센터 면적은 허용 가능한 수준을 넘어섰다. 최근 설문 조사를 통해 응답자 70%가 메타와 같은 초거대 규모 데이터 센터가 너무 크면서 지역 주민이 사용할 전기와 물을 소모한다는 점에서 반대한다고 답변했다”라고 강조했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데이터 센터가 큰 이익을 주지 못하면서 지역사회의 자원을 빼앗는다는 지올드 지역 주민의 주장은 지역에 설립될 데이터 센터가 이른바 메타의 SNS 제국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악화되었다. 샤프가 메타의 데이터 센터 설립 반대를 위해 생성한 페이스북 페이지 최상단에는 네덜란드 시골 평지에 우뚝 솟은 건물 5채의 모습을 담은 만화가 로날드 우드만(Ronald Oudman)의 스케치가 등록됐다. 각각의 건물에는 ‘포르노’,  ‘가짜뉴스’, ‘어리석은 대화’, ‘좋아요와 댓글’, ‘음모론’이라고 적힌 라벨이 있다. 샤프는 “데이터 센터는 병원용 의학 애플리케이션이나 금융 애플리케이션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 어떠한 목적도 없으며, 단순히 즐거움을 위한 것이다. 지역 주민은 데이터 센터를 통해 얻을 수 있는 부분이 거의 없다. 메타는 지역 사회 계획과 사회적 이익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매우 어리석은 말장난에 불과하다. 데이터 센터 설립 후 실제 지역 주민이 얻을 수 있는 이익은 땅콩만큼 매우 적기 때문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메타 대변인은 네덜란드에 건설하고자 하는 데이터 센터 유형과 관련된 질문에 답변을 거부했다. 다만, 지올드의 모든 주민을 위한 좋은 이웃이 되기를 바란다면서 데이터 센터 건설 계획을 추진할 시 지역 사회와 협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올드 의회는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메타가 지역 경제 투자와 데이터 센터가 생성하는 잉여 열을 무료로 사용하도록 하는 데 합의했다고 공지했다.

지역 주민의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의회와 지올드 지역 정치인 모두 트랙터 필드4 추진을 지지한다. 2021년 12월, 지역 정치인인 에게 얀 드 욘게(Egge Jan de Jonge)는 지역 신문 드 스텐터(De Stentor)와의 인터뷰에서 “지올드 의회는 데이터 센터가 지역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리라 믿는다”라고 말했다.

12월 17일, 지올드 의회는 메타의 지역 토지 사용 허가 찬성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이내 메타의 데이터 센터 건설 찬반 투표의 합법성에 의문이 제기됐다. 불과 며칠 뒤 네덜란드 상원 의회가 결정을 번복했다. 즉, 중앙 정부가 최종 승인을 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중앙 정부의 메타 데이터 센터 건설 승인 여부가 2022년 3월 지방 선거 이전에 발표될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메타는 지올드 의회의 투표가 긍정적인 결과라고 설명했으나 메타 대변인은 지올드 데이터 센터 건설 결정이 끝난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투자 결정을 고려하기 전 처리해야 할 일이 매우 많다”라고 말했다.

가장 보편적인 데이터 센터 설립 반대 주장은 메타가 네덜란드 가정에 보급돼야 할 청정에너지를 마구 소비하게 된다는 점이다. 드 루스는 “데이터 센터의 전기 소모량이 천문학적일 것이다. 그중 상당수는 네덜란드에서 어떠한 방식으로든 확보할 수 없는 친환경 전기이다”라고 말했다. 2021년 12월 연합 합의에서 새로 출범한 네덜란드 정부도 데이터 센터의 전기 소모 반대 정서를 반복하며, “초거대 데이터 센터 부지 가동을 위한 재생 에너지 수요는 사회적, 경제적 가치와 비교했을 때, 심각한 수준으로 많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그러나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소속된 네덜란드 데이터 센터 협회(Dutch Data Center Association) 관리 총괄인 스티즌 그로브(Stijn Grove)는 데이터 센터가 아닌 온라인 접속자가 전기를 소모한다는 점에서 데이터 센터의 전기 소모량이 막대하다는 주장은 잘못됐다고 반박한다.

그로브 총괄은 “정치인은 불만을 제기하면서도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계속 사용해 각자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데이터 센터 건설 불만 제기는 기본적으로 이메일과 인터넷, 클라우드 사용에 불만을 갖는 것과 같다”라는 견해를 피력했다.

그로브 총괄은 OECD 국제 에너지 기구(International Energy Agency)가 발표한 데이터를 언급하며, 데이터 센터 업계가 호황을 맞이했어도 지난 10년간 데이터 센터의 에너지 사용량은 일정한 수준을 유지했다고 제시했다. 그로브 총괄은 “네덜란드 데이터 센터의 실제 에너지 사용량을 자세히 분석하면, 네덜란드 전 지역의 에너지 소모량 중 단 0.32%임을 확인할 수 있다. 데이터 센터의 에너지 소모량은 매우 적은 편이다”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테크 업계의 재생 에너지 경쟁이 시장 수요를 이끌면서 신규 풍력 발전소 자금 확보에 도움이 돼, 실제로 네덜란드의 친환경 산업 부문을 촉진한다고 확신한다.

네덜란드 위트레흐트대학교 에너지전환 규제 및 관리 부교수인 산느 에이커붐(Sanne Akerboom)도 데이터 센터가 네덜란드의 청정에너지를 마구 소모한다는 주장이 잘못된 정보에 따른 주장이라고 말한다. 에이커붐 부교수는 “데이터 센터는 주로 풍력 발전소 터는 주로 풍력 발전소와 가깝다. 그러므로 데이터 센터에서 재생 에너지 생성량 대부분을 소모한다고 인식하기 쉽다. 그러나 네덜란드에는 재생 에너지 공급량을 전부 소모할 정도로 데이터 센터가 설립되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대신 에이커붐 부교수는 데이터 센터 가동 후 지역 주민에게 돌아가는 이익이 그리 많지 않다는 점에는 동의한다. 네덜란드는 높은 사용자 수요에 대한 저렴한 에너지 가격을 지지해 에너지 관련 부문을 더 매력적인 투자 부문으로 만들었다. 에너지 투자 기반 가격 인하 구조는 기업이 소규모 데이터 센터 여러 곳보다는 대규모 데이터 센터 한 곳을 운영하는 것을 택하도록 한다. 상대적으로 데이터 센터 운영 비용이 더 저렴해, 재생 에너지 기반 시설 설립에 큰돈을 부담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다만, 기본적으로 수익을 차지한다”라고 말했다.

네덜란드 지역 사회 중 데이터 업계의 데이터 센터 확장을 두고 갈등을 빚는 곳은 지올드뿐만이 아니다. 

2019년, 암스테르담은 1년간 신규 데이터 센터 건설 계획을 일시 중단했다. 당시 암스테르담 지역이 전 세계적으로 데이터 센터가 가장 많다는 점을 언급했다. 당시 암스테르담 대변인은 “데이터 센터 건설은 지역 주민의 소비와 생활 습관 형태에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데이터 센터는 에너지 소모량이 높은 탓에 매우 넓은 공간과 전기 그리드 설치 장소와 관련해 큰 부담을 준다”라고 발표했다. 또한, 마이크로소프트의 비링에르메이르 지역 데이터 센터 시설이 지역 풍력 터빈 82개로 생성할 수 있는 전기 대부분을 소모한다는 논란이 제기된 바 있다.

메타와 같은 기업은 지역 주민이 네덜란드 자원을 네덜란드 국경을 넘어선 곳의 인터넷 사용 전력 공급을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는 데이터 민족주의라는 새로운 유형의 갈등도 빚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최신 데이터 센터 건설 중단 추진 단체인 세이브 더 비링에르메이르(Save the Wieringermeer)는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비링에르메이르의 데이터 센터 설립 수준은 이미 네덜란드 전역의 데이터 사용량 대비 지나치게 많다. 결국 네덜란드에 설립된 전체 데이터 센터 중 25~35%만이 네덜란드 내 데이터 사용 전력을 공급한다”라고 주장했다.

네덜란드 지방 의원인 라스 루이터(Lars Ruiter)는 지역 데이터 센터 설립을 둘러싼 각종 비밀 관련 논쟁 이후 결국 소속 정당이었던 자유민주당(VVD)을 탈당했다. 루이터 의원의 소속 지역인 홀란츠크론(Hollands Kroon)은 면적 50헥타르(약 50만 m2)인 마이크로소프트의 신규 초거대 규모 데이터 센터를 2020년 중으로 공개한 직후 시설 건설에 돌입할 예정이었다. 2021년 1월, 마이크로소프트는 홀란츠크론 데이터 센터 부지에 토지 16헥타르(약 16만 m2) 추가 사용 승인을 받았다.

언론 기관인 AD는 메타도 마이크로소프트와 비슷하게 데이터 센터 설립 부지 일부만 사용 승인을 받고, 추후 추가 영역 사용 승인을 받으려는 전략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AD는 메타의 지올드 데이터 센터 건설 계획을 두고 지역 농부와 처음 논의했을 당시 메타의 미국 대표단이 영상 통화에서 이름 전체를 밝히지 않아 데이터 센터 설립 기업을 확실히 알 수 없었다고 보도했다.

현재 독립당 의원으로 출마한 루이터 의원은 데이터 센터 자체를 반대하지 않지만, 데이터 센터 설립 협상 방식을 반대한다. 루이터 의원은 “정부 기관은 데이터 센터 설립 관련 사항의 투명성을 강화해야 한다. 데이터 센터 설립이 이루어질 지역 인근 주민에게 의견과 원하는 바를 확실히 물어보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Facebook’s Data Center Plans Rile Residents in the Netherlan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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