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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 슈아이, 그리고 중국 검열의 진짜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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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 슈아이, 그리고 중국 검열의 진짜 목표
중국 정부 검열은 단순히 대화 주제와 키워드 이상의 문제이다. 사회 인적, 물적 자원을 파괴하기 직전에 이르렀다.
By RUI ZHONG, WIRED US

“계란으로 바위를 치거나 관심을 끌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더라도 당신과 나에 대한 진실을 이야기할 것이다.” 중국 테니스 더블 스타 펭 슈아이(Peng Shuai)가 남긴 글이다. 펭 슈아이는 웨이보에 게재하고 30분 뒤, 검열이 이루어지기 전에 삭제했다. 이제 펭 슈아이의 이름을 검색 결과에서 찾아볼 수도 없다.

펭 슈아이가 장 가오리 전 부총리가 성적 관계를 강요했다고 고소하는 유례없는 행동을 한 것은 맞지만, 이 외에도 중국 내 고위급 인사가 개입된 유명 성범죄 폭로가 지난 몇 년간 이어졌다. 펭 슈아이의 게시글 삭제 직전 2021년 초, 샨지(Xianzi)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진 대본 작가인 저 샤오수안(Zhou Xiaoxuan)이 고위급 인사의 성범죄를 폭로했다. 2014년 초에 처음 SNS에서 확산된 저 샤오수안 작가의 고소 대상은 중국 국영 채널 뉴스 앵커이자 간판 진행자인 주쥔(Zhu Jun)이다. 저 샤오수안 작가는 주쥔을 상대로 법정 공방을 벌이고, 피해보상금 5만 위안(약 7,600달러)과 인터뷰 도중 의상실에서 신체를 더듬은 행위 공개 사과를 요구했다. 2021년 9월, 판사는 저 샤오수안 작가의 주장을 입증할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최종 판결을 내렸다. 이후, 저 샤오수안 작가는 또 한차례 SNS를 이용했다. 이번에는 사법부가 자신을 담당한 법무팀을 대한 방식을 비판하며, 성범죄 사실을 입증할 증거 제출을 막은 방법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저 샤오수안 작가의 SNS 계정이 갑자기 차단되었다.

펭 슈아이와 저 샤오수안 작가가 겪은 끔찍한 경험 모두 성폭력 피해 사실을 알려 지지받기 위한 노력과 관련이 있다. 각각의 사건 관련 해시태그는 단순한 트렌드가 아닌 지역사회를 성희롱이라는 고통스러운 경험으로 연결하는 촉매제이기도 하다. 저 샤오수안 작가의 사건이 온라인에서 누리꾼의 이목을 집중시켰으며, 더 많은 여성이 공개적으로 이야기하고 피해 사실을 털어놓으면서 서로 연대하도록 독려한다. (저 샤오수안 작가도 2014년, 어느 한 친구가 성희롱 피해 사실을 이야기한 글을 올린 것을 보고 똑같이 털어놓기로 결심했다.) 반면, 펭 슈아이의 실종은 과거에 겪은 고통스러운 일을 자세히 공유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불러일으킨다. 오사카 나오미(Naomi Osaka)와 세레나 윌리엄스(Serena Williams), 스티브 사이먼(Steve Simon), 여자 테니스 연맹(WTA) 회장 등 세계적 스타 모두 ‘#펭슈아이는어디있나(#WhereisPengShuai)’ 해시태그를 게재했다.

펭 슈아이와 저 샤오수안 작가의 성범죄 피해 사실 폭로 이후 중국 정부 검열은 모든 부정행위 증거를 은폐하고 중국 정부와 정치 문화의 핵심적 지위를 차지한 권력이 있는 남성의 명성을 보호하려는 목적으로 이어졌다. 저 샤오수안 작가의 사건을 보면, 검열은 친구와 저 샤오수안 작가의 성공을 바라는 이들을 따랐다. 300명이 입장한 위챗 그룹이 저 샤오수안 작가의 법정 공방을 계기로 갑자기 사라졌다. 펑 슈아이의 게시글 때문에 웹 사이트에서 펭 슈아이와 장 가오리 전 부총리의 이름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그리고 테니스와 논란이나 파국과도 같은 사건을 지켜볼 때를 뜻하는 속어인 ‘멜론’이라는 표현도 일시적으로 온라인에서 사라졌다. 게다가 펭 슈아이의 게시글이 사라진 뒤 며칠간 웹사이트가 사라진 속도는 자기 검열을 조장한다.

이번 사건과 피해 사실을 폭로한 일을 지지한 세력이 받는 처우 모두 중국 검열이 단순히 정책과 가이드를 위반한 콘텐츠 억압을 넘어서 교묘하게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중국 SNS 검열 비판 분석 결과 대부분 언급량이 증가하는 단어나 구문, 검열 혹은 분류된 주제에 집중한다고 본다. 그러나 검열 기능은 간편한 접근 방식이 제안하는 것보다 훨씬 더 광범위하며, 온라인 공간과 지역사회 파괴 문제를 아우른다. 검열은 단순히 특정 키워드에만 집중하지 않는다. 기관의 가상 세계 역량과 능력이 공산당의 정치적 위험성 평가 방법의 핵심이다. 또한, 일반적으로 법률 집행 기관이 주류 정치에 포함되지 않은 집단을 공격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시민 단체가 폐쇄돼, 단체가 사라진다면 SNS 바깥 세계와 연결할 수단이 거의 없는 개인은 자원 기록이 거의 없으면서 인맥 연결 수단이 사라지게 된다. 특히, 중국 사용자가 채팅과 결제, 블로그 게시글 게재, 여행, 그 외 디지털 기록 보관 활동을 하는 위챗에서는 특히 사용자의 활동 정지나 퇴출은 일상 속 모든 소통과 생활 수단 차단을 의미한다.
 
[사진=Pixabay]
[사진=Pixabay]

단순히 주제의 문제가 아니다. 근본적으로 사회적 자원 해체의 문제이다. 콘텐츠 급습은 정부가 제거하고자 하는 텍스트나 이미지의 단기적인 문제를 나타낼 뿐만 아니라 사회 운동가 고립과 신규 자원 생성 능력 약화를 통해 사회 운동가의 재구성 능력을 약화하기도 한다. 검열을 조직화와 시민 사회의 토대를 파괴하는 피해를 소홀히 하는 유일한 단편적 방식으로 개념화한다면, 사회 운동가의 능력을 약화할 수 있다.

지난 10여 년간 중국 검열은 콘텐츠나 키워드만 사용한 검열로만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SNS의 사회적 특성이 중국 만리방화벽 현대화와 유지의 핵심이라는 사실을 초기부터 알아냈다. 시진핑 주석은 2016년 연설 당시 사이버 공간을 정보 혁신과 사이버 보안의 ‘정신적 정원’이라는 특성으로 설명했다. 시진핑 주석은 개념으로 구성한 정원이 “사이버 공간의 훌륭한 생태계를 갖춘 맑은 하늘과 신선한 공기가 대중의 이익에 부합한다. 반대로 사이버 공간의 악화하는 생태계와 치명적인 대기 상태가 형성되면, 그 대가는 대중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직접 말하지는 않았으나 시진핑 주석이 비유한 바의 핵심은 중국 공산당에 불필요하면서 제거해야 할 부분과 대상 등이다.

공산당 내부 문헌에도 특정 키워드 금지를 넘어선 범위에서의 디지털 소셜 네트워크의 힘을 인정한다. 사회적 영향력을 지닌 인물 통제 강화로 이어진 초기 공산당의 웨이보 환경 연구에서 연구원은 웨이보 환경을 시민 영역의 새로운 경계라는 점을 확인했다. 공산당 소속 학자는 연구 문헌에 다음과 같은 내용을 작성했다. “사이버 공간은 체계적인 장벽이 없다. 또는 이념적 제한 결합도 없다. 다른 계급과 영역, 미디어 유형 교환이나 통합, 사고 대립과 함께 여론 환경이 갈수록 복잡해질 것이다.”

주제를 바탕으로 한 금지는 여전히 검열의 통합 부분이면서 1989년 천안문 광장 대학살과 같이 과거부터 금기시된 주제 언급과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BBC 등 정부가 금지한 언론사 콘텐츠 출판을 금지한다. 하지만, 2000년대 말부터 블로거와 SNS 인플루언서가 급부상하자 여론 환경은 인플루언서의 영향력과 공산당 지도부가 커뮤니티를 형성한다고 판단한 비정부 기관의 능력을 억제할 의도를 지닌 운동의 표적이 되었다.

이론적으로 팔로워 수가 많은 SNS 사용자는 공인이 아닌 평범한 시민이다. 그러나 2010년대 중반, 공산당은 SNS 인기 사용자에게 중국 당국 정책 지지자 역할 수행이나 법률 집행 기관의 처벌 및 관리 커뮤니티 해체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했다. 2013년, 갑작스러운 블로거 단속 시행 도중 소설가 하오 쿤(Hao Qun) 작가는 검열 상황을 다음과 같이 적절하게 요약했다. “중국 정부는 인플루언서의 관계를 단절하고, 웨이보에서 형성되는 관계를 모두가 고독하기만 한 중국 사회와 같은 관계로 바꾸고자 한다.”

2021년 11월, 펭 슈아이가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과 영상 통화를 종료할 때, 웨이보와 위챗 환경 모두 사실상 WTA에 보낸 초기의 조작된 듯한 메일을 언급하며 검열 사항을 위반한 키워드 논의를 처벌했다.

저 샤오수안 작가의 사례에서는 기관의 위험성을 평가하는 검열은 수많은 지지 세력을 우려하는 듯했다. 마찬가지로 저 샤오수안 작가의 사건 판결이 진행되는 법원 현장 바깥을 계속 감시하려는 보급품을 보내는 행위를 비롯해 물리적 세계에서의 행동 동원 능력도 우려했다. 저 샤오수안 작가 지지의 집단적 특성도 마찬가지로 우려 대상이었다.

시위 주도자와 성범죄 피해자의 입을 막는 행위는 비슷한 사건을 모으고 여론 운동을 펼칠 능력을 약화하는 데 동원하는 여러 가지 전략 중 하나이다. 지역사회의 금기 지정과 정치적으로 불편한 관점을 고립시키는 전략은 페미니스트 집단부터 마르크스주의 노동 조직, 2020년 우한의 코로나19 발병 문제를 다룬 시민 기자까지 다양한 범위의 집단에 확대된다.

저 샤오수안 작가는 징역형이나 구금 선고를 받지 않았으나 행동 감시 자체는 저 샤오수안 작가의 정의 옹호 발언 수위를 낮추거나 침묵을 위한 압박을 가해, 저 샤오수안 작가의 사건이 널리 알려지는 것을 막고자 하는 의도를 담고 있다. 저 샤오수안 작가의 계정 차단은 다수 지지 세력에게 논의나 의견 공개 측면에서 금지된 사례의 예시를 지정한다. 저 샤오수안 작가는 감시, 계정 폐쇄의 여파를 이야기할 때, 항소 결정을 내렸으나 게시글 삭제 조치 때문에 흔들린 듯한 모습을 보였다. 저 샤오수안 작가는 끝까지 법적 대응을 이어갈 예정이지만, SNS 계정이 갑작스레 무자비하게 차단된 사실에 크게 충격받았다. 저 샤오수안 작가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나의 모든 행동이 범죄라고 느끼기도 했다. 고문을 받는 듯한 느낌이었다”라고 설명했다.

저 샤오수안 작가와 마찬가지로 페미니즘 운동가 루 핀(Lü Pin)도 다른 페미니스트와 함께 공동 창립한 단체인 페미니스트 보이시스(Feminist Voices)가 갑자기 차단되면서 고통을 겪었다. 페미니스트 보이시스 차단은 중국 검열이 영원히 이루어지면서 사회 운동가와 펭 슈아이를 비롯해 평범하지 않은 고통스러운 경험이 있는 이들의 소통 수단이 위험한 상태로 온라인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나타낸다. 루 핀은 “정부의 행동은 페미니스트 집단을 다른 이와 고립시키는 것이다. 따라서 서로 연대해야 하며, 더 나아가 저항 대안 지식을 생성하고 확산시켜 나가야만 한다. 어찌 됐든 페미니즘이 능숙하게 처리할 수 있는 부분이다”라고 말했다.

중국 검열과 플랫폼 유지는 여러 측면의 특징이 있으며, 일부분이나 전체를 쉽게 따라 할 수 있다. 검열의 연속적인 영향은 특정한 시점에 특정 주제 논의를 막는 것 이상으로 장기적으로 강화할 수 있다.

펭 슈아이 검열은 중국 SNS 전반에 걸쳐 계속 이어지며, 펭 슈아이의 이름과 이야기 모두 웨이보, 위챗 출판 플랫폼에서 금지됐다. IOC는 펭 슈아이의 안전을 확신하지만, 펭 슈아이와 미투 운동에 참여한 이들의 이야기의 효과가 사라지도록 검열 행위의 조직적인 변화는 계속 이루어진다.

입증된 바와 같이 정치적 불편함을 기억하는 일은 위험하다. 다른 이들이 정치적 불편함을 기억하도록 돕고자 하는 일은 훨씬 더 위험하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Peng Shuai and the Real Goal of Chinese Censorsh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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