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시계 제조 업계, 마지못해 전자상거래 환영한다
상태바
시계 제조 업계, 마지못해 전자상거래 환영한다
봉쇄 조치 시행 도중 디지털 유통 체계가 인정받았다. 그러나 일부 시계 브랜드는 여전히 온라인 판매를 지원하지 않는다. 이제는 전자상거래를 거부할 시기가 지났다.
By LAURA MCCREDDIE-DOAK, WIRED US

런던 본드 스트리트의 도로는 여전히 조용하다. 한때 수많은 명품 시계 기업 매장을 기꺼이 찾고자 한 해외 관광객의 중심지였던 본드 스트리트가 이제는 규모가 더 작은 현지 시장에 의존한다. 대다수 고객은 한 가지 특별한 시계를 구매하려 할 뿐 매장 주변에서도 큰돈을 지출하려 하지 않는다.

전문 틈새 제품에 집중해도 전 세계 명품 시계 브랜드 상당수가 항상 매장을 두어 외부 세계에 노출되도록 하면서 세계 어느 곳을 가더라도 브랜드 이름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코로나19와 함께 명품 시계 제조사의 전략 변화가 시작되었으며, 어쩌면 장기적인 변화가 이루어질 듯하다.

2020년 봉쇄 조치와 함께 오데마피게와 에르메스, 롤렉스 등 다수 명품 시계 브랜드가 신제품 생산을 아예 중단하고는 기존 재고 판매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스위스의 시계 수출 실적은 곤두박질치게 되었다.

그러나 2021년, 수많은 변화가 발생할 수 있을 듯하다. 2021년 6월, 시계 업계 협회인 스위스 시계 산업 협회(Federation of the Swiss Watch Industry)는 수출 금액이 20억 프랑(21억 5,000만 달러)에 육박해, 2019년 기초 수출 실적의 12.5%를 넘어서면서 2020년 대비 판매량이 71%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까르띠에와 IWC, 예거 르쿨트르, 몽블랑 등 명품 브랜드를 보유한 리치몬트 그룹(Richemont Group)의 주가가 급등했다. 오메가와 해밀턴, 티쏘 등을 소유한 스와치 그룹(Swatch Group)의 주가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다. 영국 유통 매장이 미국 시장으로 확장하면서 2019년, 런던 증권거래소에 상장한 워치스 오브 스위스(Watches of Switzerland)의 주가는 사상 최고가이며, 2021년 5월부터 11월까지 6개월간 78% 급등했다.

모두 단순히 평소에 높은 실적을 거두던 기업이 아니다. 과거, 명품 시계 업계에서 소외된 중고 시장이 호황을 맞이했다. 중고 명품 시계 시장에서 최고 실적을 거둔 기업 중 한 곳인 크로넥스트(Chronext)는 2021년 10월이면, 2억 4,7000만 달러를 확보하면서 주식상장에 성공하리라는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그러나 이후 긍정적이지 않은 시장 상황을 언급하며, 주식상장 계획을 취소했다. 크로넥스트는 전 세계 자산 시장의 변동성이 매우 심한 상황에서 주식상장 계획을 보류한 여러 산업 부문에 걸친 유럽 기업 중 한 곳이 되었다. 에너지 가격 폭등과 예상보다 이른 시점에 발생하는 인플레이션 문제 탓이다. 그러나 크로넥스트가 주식상장을 했다면, 중고 명품 시계 시장의 경쟁사인 크로노24(Chrono24)도 크로넥스트의 뒤를 따라 주식상장에 나섰을 것이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크로넥스트 CEO이자 공동 창립자인 필립 만(Philipp Man)은 “다수 고객이 중고 시장을 매우 빠른 속도로 받아들인다는 사실이 놀랍지는 않다. 중고 명품 시계 수요 증가를 견인한 이들은 명품을 새로이 정의하고, 새로운 쇼핑 전략을 지닌 차세대 고객이다”라고 말했다. 만은 신규 고객을 수요가 매우 높으면서 당장 재고를 구할 수 있는 제품에도 직접 접근하고자 한다고 설명한다. 그와 동시에 파텍과 롤렉스 등 고객 구매 대기 명단이 길면서 희소성이 일반적이면서도 놀랍게도 전자상거래 유통 경로가 전혀 없는 파텍, 롤렉스 등을 간접적으로 비판했다. 이어, 업계의 미래는 디지털 사용이 매우 능숙하면서 다수 브랜드가 당연히 온라인 유통 경로를 보유했으리라 기대하는  Y세대와 Z세대 고객에게 달려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식료품 부문 제외 영국 전자상거래 업계가 전체 유통 업계의 약 50%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온라인 거래 사이트가 없다는 사실이 더는 단독성을 의미하지 않는다. 이제는 변화에 강력히 저항하면서 고객이 원하는 바를 이해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율리스 나르딘과 제라드-페리고 CEO인 패트릭 프루니옥스(Patrick Pruniaux)가 설명한 바와 같이 고객은 첨단화된 온라인 서비스 접근을 원한다. 따라서 앞으로 다양한 온라인 서비스 경로를 제공하지 않는 기업이 기회를 놓치게 될 것이 분명하다.

명품 시계 브랜드가 전자상거래를 적극적으로 채택하는 것에 반대하는 행보는 스위스 시계 업계의 회복을 견인할 최대 요소인 중국 디지털 플랫폼 티몰 럭셔리 파빌리온(Tmall Luxury Pavilion)을 놓치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대대적인 성공을 거둔 티몰 유통 부문에서 분리된 초대자 전용 단독 서비스 제공 플랫폼인 티몰 럭셔리 파빌리온의 영향력은 코로나19 내내 급격히 커졌다. 해외 여행이 급격히 감소하면서 가상 쇼핑 환경에서 시간을 보내는 중국 소비자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2018년, 다른 브랜드보다 2년 일찍 온라인 매장을 설립하면서 티몰 럭셔리 파빌리온을 일찍 채택한 명품 시계 브랜드 브라이슬링의 최고 디지털 및 기술 관리자인 안토니오 카리에로(Antonio Carriero)는 “티몰은 전자상거래 플랫폼이면서도 신규 고객 인구 집단에 접근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일 완벽한 생태계이다. 또, 전문적인 디지털 사용 능력을 보유한 신규 고객층의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는 매력적인 플랫폼이다”라고 말했다.

사실, 대다수 명품 시계 브랜드에 티몰 럭셔리 파빌리온 플랫폼은 디지털 전략의 가상 부분이 되었다. 2017년 출시된 럭셔리 파빌리온의 명품 시계 판매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250%나 급증했다. 까르띠에와 IWC, 파네라이, 바쉐론 콘스탄틴 등 리치몬트 그룹이 소유한 명품 시계 브랜드 7곳 모두 현재 티몰 럭셔리 파빌리온에서 제품을 판매한다. 스위스의 주요 시계 업계 행사인 워치스 앤드 원더스(Watches and Wonders)는 럭셔리 파빌리온과 협력 관계를 체결해, 상하이에서 행사를 개최했다. 물리적 공간에서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티몰 접속자는 행사 현장에서 볼 수 있는 제품의 3D 모델을 착용하면서 맞춤화된 제품 사용 경험을 누릴 수 있었다. 중국 유명 브이로거인 오스틴 리(Austin Li)는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브랜드의 출시 제품을 논의하는 생방송을 진행하면서 시청자 700만 명을 확보했다.

카리에로는 “오늘날 명품 브랜드는 중국 시장과 디지털 시장을 공략할 확실한 전략을 갖추어야 한다. 중국 시장과 디지털 시장이 결합은 미래 명품 브랜드 참여의 미래이며, 이를 기반으로 한 제품 공급이 이미 이루어지고 있다. 고객은 여러 채널을 다르게 보지 않는다. 고객 참여 능력을 보유하고, 고객이 있는 곳을 찾는 것은 명품 시계 브랜드의 손에 달려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디지털 시장의 성장세가 물리적 매장의 종말을 의미하는 것만은 아니다. 중국으로의 대대적인 이동이 스위스에도 매우 중요한 연쇄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이동이 제한된 상황에서 관광객의 부재 탓에 홍콩과 마카오 시계 매장의 판매 실적이 급격히 하락했으나 중국 본토에서는 오히려 판매 실적이 대폭 증가했다. 홍콩 보석 및 시계 유통 업체 초 타이 푹(Chow Tai Fook) 대변인은 명품 시계 판매 실적이 55.4% 상승한 결과는 국내 수요 호황과 해외여행 제한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이어, 명품 시계 판매 실적 상승세 덕분에 초 타이 푹은 중국 본토에 시계 전문 매장 12곳을 추가로 운영하기 시작하고, 자체 명품 시계 사업 확장 방안도 함께 모색하고 있다.

현재 명품 시계 브랜드가 직면한 과제는 물리적 매장과 기존 전자상거래 플랫폼, 새로운 온라인 환경 간의 시너지를 통해 디지털을 우선시하는 고객 세대의 관심을 자극하는 것이다. 계속 인터넷을 유망한 시장으로 채택하는 것을 계속 기피하는 브랜드는 장기적으로 고객과의 긴밀한 연결을 확보하는 데 난항을 겪게 될 것이다.

카레이로는 “이제 전자상거래가 단순히 실적 향상만을 위해 마지막으로 선택할 수 있는 전략이 아닌 브랜드의 전체 전략이 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제 단순히 말로만 디지털 유통을 옹호하거나 디지털 시장에 전혀 참여하지 않았던 명품 시계 브랜드가 디지털 공간을 최대한 활용해야 할 때이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The Watch World Is Finally Being Forced to Embrace Ecommerce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RECOMMENDED